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서울의 애인’은 민간방송이 시도한 최초의 대북방송이었다. 당시 상당한 청취층을 확보했던 ‘심야의 블루스’를 할애해 새벽 1시반부터 30분 동안 방송된 ‘서울의 애인’은 “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의 애인입니다.”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종합구성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의 애인’이 대북방송으로 성가를 높이자 다른 민간방송들도 다투어 대북방송을 시작 했으며 이는 결국 69년 2월 ‘자유의 구름다리’라는 타이틀로 민방합동 대북 프로그램을 탄생시키는 촉매가 된다.

# 국내 첫 마라톤 실황중계

제37회 동아마라톤 풀코스 생중계
 (66.3.21)
‘빠르고 정확한 뉴스’로 방송보도에 새 시대를 연 동아방송은 ‘뉴스는 여러분의 생활입니다. 동아뉴스는 잠들지 않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더불어 계속 절대적 우위를 지켜나갔다. 동아뉴스는 큰 이슈나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특히 위력을 발휘했는데 이는 집중보도와 심층보도의 질량에서 다른 방송사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66년 겨울 456가구가 불타고 21명이 숨진 남산 판자촌 화재사고 때 보여준 기동성과 68년 1월 무장공비 서울침투 사건 때 생포된 김신조(金新朝)와 단독 인터뷰에 성공한 것 등은 동아뉴스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또 70년 와우시민아파트 붕괴사고 때는 기본편성을 무시하고 거의 전일(全日) 보도체제에 들어가 뉴스 절대 우선이라는 동아방송의 이미지를 십분 살렸다.

개국 초 13명이던 뉴스실이 68년 43명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헬리콥터(종달새호) 세스나기(보라매호) L-S기(파랑새호) 등 항공기와 고성능 FM카 2대 등 우수한 기동력은 다른 방송사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잠망경 안테나, 휴대용 발전기, 휴대용 무전기 등 최신 기기도 한몫을 했다.

우리나라 방송보도 부문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적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힌 ‘뉴스 쇼’는 이와 같은 보도역량의 결정체였다. ‘라디오 조간’과 ‘라디오 석간’으로 종합뉴스의 지평을 연 동아방송은 69년 10월31일부터 30분짜리 본격 뉴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뉴스 쇼’를 시작한다.

‘뉴스 쇼’는 편집국 부·차장이 진행하며 오프닝 이슈에 이어 주요뉴스, 전화 인터뷰, 특파원 코너, 생활정보와 일기예보 등으로 다양하게 엮었다. 이런 포맷은 뉴스 스타일에 새로운 변혁의 바람을 몰고 와 지금은 뉴스 프로그램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전파의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취재기자들이 육성으로 청취자에게 다가가 친밀감과 신뢰도를 높인 것은 ‘뉴스 쇼’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이르는 정치·사회적 격동기에 시대의 증인으로 자임했던 ‘뉴스 쇼’는 72년 1월 타의에 의해 폐지됐다가 74년 4월1일 다시 부활하는 등 파란을 겪었다. 국내에서 처음 마라톤 풀코스 실황중계를 해낸 것도 동아방송이다. 66년 3월 경인가도에서 열린 제37회 동아마라톤이 그 무대였다. 이정규 전하도 등 중계기술반은 2주일 동안 전파발사 시험을 거듭한 끝에 남산과 인천 만국공원 두 곳에 중계소를 설치했고 김주환 한경희 김인권 등 담당아나운서와 중계방송 요원들은 3차례 예행연습을 통해 치밀한 준비작업을 마쳤다.

드디어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에서 오류동을 왕복하는 마라톤 풀코스 실황중계의 막이 올랐다. 중계요원들은 충분한 예행연습으로 코스의 특징과 주변풍경에 익숙해 경기상황을 밀도있게 전달할 수 있었고 ‘내리막 코스’ ‘오르막 코스’ ‘주폭(走幅)’ 등 쉽고 적절한 중계용어를 사용하는 세련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용어들은 지금도 마라톤 중계에서 쓰인다.

3. 영광과 시련

72년 10월 유신체제가 막을 올리면서 한국언론은 사전검열로 사실상 자율기능을 상실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언론계 정화’와 규제조치가 잇따라 취해졌다. 동아방송도 그 포화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자율적인 조치라는 미명 아래 ‘금지사항’이 통보됐다. 드라마는 삼각관계나 불륜, 가정 파탄 소재는 피해야 하고, 중류 이상 가정을 배경이나 소재로 삼거나 지나친 사투리를 써서도 안 되며, 다큐멘터리 드라마는 국론통일을 저해할 정치적 사건은 다루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공개 쇼에서는 고고나 사이키 등 광란적인 가무와 장발족을 등장시킬 수 없도록 했고 눈물, 한숨, 체념 등을 노래한 대중가요는 금지곡으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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