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마침 방송국에 들른 작곡가 이희목에게 작곡 임무가 떨어졌다. 즉석에서 곡이 완성되자 전속악사들이 주제가를 녹음하고 가수 한명숙과 가수 겸 프로듀서인 강수향이 함께 노래를 불러 일사천리로 캠페인 송 제작이 끝났다. 오후 5시 뉴스가 끝나자 갓 제작된 캠페인 송은 바로 전파를 탔다.

기적 같기만 한 이런 스피드는 무엇보다 제작진의 의욕이 넘친 데다 파격을 허용하는 동아방송의 분위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가능했다. ‘걸어서 가자’ 주제가는 건전 가요로도 오래도록 애창된다.

‘김희갑쇼’의 김희갑
동아방송은 유행어의 산실이기도 했다. “이거 되겠습니까, 이거 안 됩니다”. 아침 8시에 방송된 세태풍자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구봉서입니다.’가 낳은 이 유행어는 삽시간에 전국으로 번져 경기장에서, 시장에서, 교통혼잡 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터져나왔다. ‘김희갑 쇼’가 탄생시킨 “에이, 모르는 소리”, ‘막둥이 가요만보’가 만들어낸 “골라잡아 한 곡조 꽝!”의 인기도 그에 못지 않았다. 구봉서와 김희갑은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코미디언들이다.

동아방송은 중계방송과 뉴스에도 발군의 기량을 보였다. 보도기능을 강력한 이미지로 앞세운 동아방송이 실황중계에 비중을 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64년 1월31일 미국 케이프 케네디 우주기지에서 인공위성 레인저 6호를 발사했다. 발사 성공은 바로 미소 우주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동아방송은 발사실황이 로스앤젤레스를 통해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단파로 중계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단파를 잡아 간접 중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단파수신기를 긴급 입수하는 한편 중계 준비를 위해 미국의 김남호 통신원은 극비리에 케이프 케네디로 날아갔다. 드디어 새턴 로켓 발사 카운트 다운과 함께 시작된 중계방송은 김남호 통신원의 현지보도와 서울대 위상규 교수의 해설로 무려 3시간이나 이어졌다. 동아방송의 억척스러움이 불가능을 가능한 일로 만든 것이다.

스포츠 캐스터도 화려했다. 축구 하면 전영우와 우제근, 야구 하면 김인권과 원창호, 농구 하면 한경희와 김주환. 여기에 배구는 김인권과 김주환, 권투는 한경희…. 스포츠 중계 외의 일반 중계에서도 동아방송은 의욕적이었다. 국회 본회의를 실황중계해 민의 수렴과정을 점검한 것과 연극 ‘만선(滿船)’ 공연을 직접 중계한 것 등이 대표적 예다.

# 뉴스는 역시 동아방송

동아방송의 특성은 뉴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동아방송 설립 취지가 신문과 방송의 상호보완을 통해 보도사명을 충실히 하자는 데 있으니만큼 개국 초기부터 보도에 기울인 노력은 남달랐다.

동아뉴스는 종래의 방송뉴스와는 질이나 양, 성격이 달랐다. 동아방송 이전의 방송 뉴스는 해외 뉴스와 정부기관의 발표문을 주로 알리는 관보적인 국내 소식이 주종을 이뤘다. 동아방송은 이러한 낡은 틀을 과감히 깨고 방송뉴스에 대한 청취자들의 고정관념을 일순간에 바꿔 놓는다. 초대 뉴스실장 고재언의 회고.

“…사건기사는 신속하고 대담하게, 정치기사는 사실에 입각해서 적나라하게, 경제기사는 생활에 밀접한 내용을 알기 쉽고 듣기 좋게, 문화기사는 전문적인 것보다는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현장 녹음을 많이 땄고 문장도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구어체를 쓰려고 애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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