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종합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6월의 마지막인 지난 주는 가장 비참한 한 주일이었습니다. 폭우로 시작되어 폭우로 끝난 지난 주. 도처에 물나리가 나서 벌써부터 수 많은 수재민이 속출되고 있습니다. 멀리 남쪽 거제도 장승포에서는 29일 마을 뒷산 마루턱이무너져 70여명의 주민들이 비참한 죽음을 한 것은 지난주의 가장 뉴스였습니다. 일요일인 23일 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24일 부터 폭우로 변해 이와 같은 참변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폭우로 영산강과 낙동각 유역의 곡창지대는 침수 소동이 났으며 작년에 이미 뼈아픈 상처를 입을 순천지방 일원에서는 또 다시 ...전답을 유실하는 등 많은 손실을 봤습니다. 부산에서는 15명의 인명피해까지 있었습니다. 거제도 장승포리의 뒷산이 우뢰같은 소리를 내면서 무너진 25일 아침 8시경 장승포 마을 사람들은 말세적인 공포감조차 느꼈다는 현지 소식이었습니다. 지금 장승포에은 아직도 비가 내려 무참하게 파묻힌 시신의 발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발굴된 시체는 모두 37구 뿐이었으며 따라서 이 작업은 앞으로 4-5일 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산사태로 인해서 흙속에 파묻혔다가 20분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김복자양은 몸서리 난 당시의 상황을 본 동아방송 특파원 서병윤 기자에게 이렇게 말해 줬습니다. "어머니가 놀래서 어둑 무너진다하며 빨리 오라 그러는데 그럴적에 천당이 딱 내려앉.... 그래가지고 한 20분. 거기서 파묻혔어요. 파묻혀가지고 20분 가량 있으니까는 마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겠는데....그 옆에서 사람 살려라고 고함을 내지르고. 그럴적에 정신을 차려서 보니까는 공기통도 있고. 막 사람살려라고 했드만. 한 20분 쯤 되니까는 사람들 와가지고..." 김복자양은 아홉 식구 가운데 어머니과 동생 그리고 김양을 합친 세식구를 빼놓고 오빠가족 6명을 모두 잃었습니다.
산이 무너질 것 같아서 장승포어귀 사람들을 긴급 대피시키려고 마을에 갔다가 도리어 참변을 당한 순직 경관 아홉명 가운데 한 사람인 서우석 순경의 어머니도 마을의 죽음에 단장의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29일 까지도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있는 현장에는 해군에서 보내온 덤프트럭 4대. 크레인차 1대. 불도저 3대가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중앙관상대 소식에 의하면 강우전선이 평년보다 빨리 우리나라를 덮고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장마철로 접어 들겠다니 올 가을 농사가 다시 걱정스럽습니다. 관상대 집계를 보면 지난 4월 부터 6월 25일까지 내린 강우량은 9월말까지 내린 평년의 강우량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주초인 24일에 서울의 쌀값이 4천원 선을 넘어서더니 불과 2-3일 동안에 5천원대로 뛰어올라 서민들의 식생활을 크게 위협했습니다. 해방후 일찍이 없었던 이 살인적인 쌀값은 혁명정부 당국을 크게 놀라게 했습니다. 24일 오전 정부는 중앙청에서 긴급 각의를 열고 식량 긴급대책위원회에서 마련한 10개 항목의 대책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구호 양곡 12만섬을 7월중으로 긴급 방출한다. 12만석 가운데 2,672섬은 남한 일대의 수재민 구호양곡으로 방출한다. 정부의 미곡 단속을 완화한다. 소맥의 제분율을 77%에서 85%로 올린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에서는 관민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미국으로 파견해서 잉여 농산물을 원조 받도록 하자고 정부에 건의했으며, 장경순 농림부 장관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유병연 최고위원이 후임장관으로 임명됐습니다. 양곡의 절대 부족량이 424만섬이나 된다는 엄청난 현실에 재야 3당 연락위원회에서는 여야가 합심해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25일 조야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습니다.
민정당 최고위원 이인씨는 25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농림장관의 사임만으로 끝날것이 아니라 최고회의와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는 26일 오전 또 다시 최고회의와 내각에 연석회의를 열고 한 가마에 5천원을 넘어선 쌀값과 홍수에 대책을 논의 했으며 박의장은 서울시내 쌀 배급을 다시 늘여 100%로 하도록 연구해 보라는 지시를 했습니다.
미국에 가 있는 김정렬 대사는 잉여 농산물 도입이 무진 애를 쓰고 있다는 소식이며, 신정당의 허정씨는 책임을 따질 것이 아니라 여야가 합심해서 위기를 넘기자고 말했습니다. 민정당 또한 식량 해결을 위한 회담을 열자면서 정부는 독선적인 종전의 태도를 버리고 범국민적인 협조를 얻어 최선의 방책을 수립하자고 26일 박의장에게 제의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한 최고위원은 여야회담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거부했습니다.
지금 야당 일각에서는 현재 난국 타계와 민생고 해결 그리고 공명선거를 위해서 과도 민정체제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박의장은 27일 정오 전국의 방송망을 통해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국민을 굶기지는 않겠다는 특별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우리의 식량 사정은 결코 대책이 없는 암담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미국의 잉여 농산물의 추가 도입과 그리고 국민각자의 협조는 앞으로 크게 염려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밝은 전망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우방 미국은 우리의 걱정을 공동의 걱정으로 삼아 조속한 원조를 서두르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최단시일 내에 ... 양국은 우리 시장을 풍요롭게 할 것이며 그 때까지 우리는 더욱 상부상조하여 다같이 살아나가는 아름다운 민족애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다시 국민 여러분들에게 절박한 식량 사정에 대해서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을 굶기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을 다할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전대통령 윤보선씨는 이보다 앞서 26일밤 외신기자구락부 초대연석상에서 고통스럽고 중대한 국면에 놓여 있는 국내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하는 방법은 오직 군사정부의 차기 민정참여를 저지시키는 길 밖에 없다고 잘라 말하고 공명선거를 위해서 선거관리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습니다. 허정씨와 전진한씨는 민정당과 신정당을 통합하도록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습니다. 허정씨와 전진한씨는 양당통합 명분을 이렇게 내세웠습니다. 야당측에서 단일후보나 연합전선으로는 선거에 이기기가 어렵고 또 이긴다고 하더라도 안정세력을 구축하기가 어렵다. 이것을 시점으로 해서 야당통합기운은 차츰 무르익어 간 듯도 한 인상인데. 민정당 대표최고위원 김병로옹은 야당연합이나 통합은 좋으나 그에 앞서 인화조성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4대 의혹 사건의 하나인 증권 파동 사건을 심리중인 육군본부 보통 분재에서는 27일 오전 판결 공판을 열고 윤은상 등 10명의 피고에 범죄구성의 증거가 없다해서 전원 무제를 언도 했습니다. 이 판결을 보고 제야 3당 연락위원회는 즉각적으로 그 진상규명에 공동 보조를 취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27일 이 판결의 논평에서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무엄한 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진상규명을 위해서 특별 공동위원회의 구성을 제의할 방침을 결정했습니다. 진상규명 초점은 증권 파동의 직접 최고 책임자의 색출과 그 저단 그리고 막대한 부정 이득의 행방을 밝히는데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한편 민우당에서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그러한 관대한 판결은 공화당에 정치자금을 조달한 골을 참작해서 특별 처분한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논평했습니다.
봉급날인 25일 신내 만리동에 있는 동래국민학교에 형제 권총 강도가 들어와 교원들의 봉급 26만원을 털어 도망치다가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김무영·김관영 형제는 지난 61년 4월 25일 청파국민학교에서 같은 수법으로 255만원을 강탈해 간 범인이었음이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서울시 경찰국은 26일 시내 8개동에서 양곡배급 부정사실을 적발해 내어 8명의 동서기를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남의 통장을 빌어 감쪽같이 유령카드를 만들어 쌀의 횡재했으며 이중배급과 감량지급까지 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것입니다.
한국의 가련한 소녀 김순자양이 미국인의 온정으로 5천달러나 드는 어려운 심장수술을 미국 텍사스 메디칼 센터에서 마치고 지난 26일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 왔습니다. 온정의 샘물을 마시고 다시 건강을 회복한 김양은 완쾌한 그의 가슴에 곱고 커다란 인형을 안고 있었습니다. 김양은 공항에서 그 동안 소식을 묻는 본 동아방송 기자에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가기전 보다 훨씬 나아졌죠? 지금 기분이 어떤가 좀 얘기해주세요. - 지금 기분이 좋아요. - 기분이 좋아요? 그 다음에 저 집에가면 누가 제일 기다리죠? - 어머니 - 제일 보고 싶은게 어머니에요? 미국에 가서는 병원에만 있었어요? - 네 - 딴 데 안 나가고? - 휴스턴시내 돌아댕겼어요. - 휴스턴 시내 - 수술끝나고..
사막과도 같이 거칠은 지난주에 있어서 오직 하나 오아시스와 같은 화제였습니다. 이상으로 주간 종합 뉴스를 마치겠습니다.
(입력일 : 200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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