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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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스타온 퍼레이드
양훈·양석천·이향자 - 뚱뚱이와 홀쭉이 추억의 코메디
양훈·양석천·이향자
뚱뚱이와 홀쭉이 추억의 코메디
1963.07.03 방송
스타 온 퍼레이드는 스크린의 스타들을 초빙해 현장에서 노래와 연기를 보고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스크린에서 낯익은 스타들이 노래와 연기로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는 스타 온 퍼레이드 오늘도 인기스타 세 분과 리듬에이스 악단을 마이크 앞에 모셨습니다. 과연 어느 스타가 등장해서 어떤 프로그램이 펼쳐질 것인지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기대하면서 진행을 맡아 수고해주실 시나리오 작가 유한철 씨에게 사회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 유한철 입니다. DBS 동아방송국이 중파 1230킬로 사이클로 보내드리는 스타 온 퍼레이드 그 10번째 시간을 맞이 했습니다. 수마와 흉작이라는 ...의 시련이 거듭 닥쳐 온 요즘 우리들 마음은 납덩이 처럼 무거운 채 좀처럼 개운치 않습니다만은 이것을 극복하는 길은 희망을 상실치 않는 마음의 자세일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본 동아 방송국은 베스트 코메디언 스타들로 오늘 프로를 마련하야 잠시나마 여러분과 함께 웃으며 시름을 놓아드려 이 ...의 시련을 이겨나갈 용기를 북돋아 가며 수재분 여러분에게 새로운 희망을 잠시나마 드려볼까 하고서 프로가 마련되는것 같습니다. 오늘 나와주시는 스타는.

- 양훈 입니다.

- 양석천 입니다.

- 이향자예요.

- 그럼 먼저 밴드 플레이로써 엄토미와 리듬에이스가 연주하는 경음악으로 편곡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트 제1악장을 들으시겠습니다.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트 제1악장 - 리듬에이스 악단

- 양훈 씨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코메디 스타로서 무대와 스크린에 첫 데뷰 하신 후로 많은 작품을 남기셨고 최근에는 그 홈드라마에서 인상적인 그 의젓한 아버지 역 또 ...같은 작품에서는 억센 액션스타로 또 전향을 하셔서 대단히 그 다채로운 활약을 하고 계신데요. 어떠십니까. 집에서도 늘 가족들을 웃기십니까?

- 집에서는 통 말이 없습니다. 집에서는 별명이 없어요. 부처님이라 그래요. 하도 말을 안하니까. 하하하.

- 그러면 나와서 무대나 스크린에서만 웃기게 되는군요.

- 그렇습죠.

- 그대로 역시 즐거운 시간이 많으실텐데 애가 몇이세요?

- 저기 둘 입니다.

- 아버지 처럼 다 체격이 좋습니까?

- 아니요 스마트 합니다.

- 지금 체중이 얼마나 되세요?

- 제가 그러니까 200파운드니까 25관...

- 네. 네. 요전날 그 저 무대에서 뵈오니까 그 알제리아의 타토롤의 그 무슨 저 서장으로 나오신걸 제가 봤는데 홍콩서는 뭐 상당히 그 재미난 로맨스를 남겼다고 또 외신이 전하고 그랬는데.

- 그런거 없습니다.

- 지금 이거 집에서 듣지 않을까요?

- 큰일 났죠.

- 그 홀연히 최근 그 가고싶은 외국 같은데 있으세요?

- 글쎄 뭐 홀연히 아니라 그 외국은 항상 가고 싶습니다.

- 알제리아 인가요?

- 네. 그 방면이지요. 역시 미국 보다는 구라파 쪽으로 가고 싶어요. 역시 이제 알제리아 그 쪽이니까 역시 아프리카던가 말이죠.

- 에디오피아.

- 지중해 부근 같은데.

- 지금 이 우리들이 지금 당면한 이 코메디극의 트래디 코메디라고 지금도 있고 그냥 슬랩스틱도 있고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조금 앞으로 인제 세계적 시야를 넓혀 가려면 역시 구라파 적인 그 희극적 요소를 우리네 감정에 아마 같이 넣어야 될 때가 온 줄로 알아요.

- 글세요. 벌써 그 사실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우리나라 현실하고 저희들이 갖고있는 무대나 스크린 하고 그 보는 관중하고 그 참 힘든 문제 입니다.

- 오래 살아온 그 습관이나 이런 토속 때문에 아마 그러리라고 생각 됩니다. 마침 여기 또 양석천 씨도 나오셨으니까 즉흥극을 또 해주셔야겠어요. 파출소 얘긴데.

- 파출소 얘기.

- 통행금지.

- 아 그럼 어떻게.

- 경찰관은 양훈 씨가 해주시고.

- 네. 네.

- 취객 통행금지에 관련 취객은 양석천 씨.

- 내 술하곤 꼭 이렇게 인연이 있네.

- 뭐 항상 취해 있으니까 취객은 잘하실겁니다.

- 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 네.

- 아니 근데 지금 몇 신 줄 아십니까.

- 글쎄요. 지금 비상시 입니까?

- 아니 저 여보세요. 시국을 말하는게 아니라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시간 말입니다

- 네. 시계가 없습니다.

- 아니, 시계가 없다는 것으로써 핑계가 됩니까?

- 네? 아니 내 성미가 장대같은 사람인데 내가 핑계는 무슨 핑계를 댄다고 그러십니까?

- 아니 그래 저 인척 없는 이 깊은 밤에 무섭지도 않으세요? 그 홀쭉하고 마른 분이 간도 참 크시구만.

- 여보시오. 순경 아저씨 당신이 뚱뚱하다고 위세를 부리는거요? 근데 몇 근이나 나가십니까 도데체.

- 그 시장에서 소고기는 안 사다 잡수셨군요?

- 아니 남이 사다 먹든 안 사다 먹든 무슨 상관 있습니까?

- 아 천만에요. 요즘 저 도량형법이 통일돼서 근은 안쓰고 킬로를 쓰게 됐으니까요. 제 체중은 그러니까 115킬로 입니다.

- 아 그렇습니까. 나보다 굉장히 무겁군요.

- 내가 딴소리만 했군요. 저 실례지만 야간 통행증 있으세요?

- 그런거 가져 본 일이 없습니다.

- 없으시다?

- 네.

- 그러면 무슨 빽 같은거 있으세요?

- 빽은 있습니다.

- 아하하 그러세요?

- 네. 여행할 적에 보스톤 빽 같은거 있습니다.

- 아니 저 그런 빽이 아니라 데체 무슨 빽을 가지셨길래 통금시간에 대로를 활보 하십니까?

- 자고로 군자는 대로 행이라 이런말 있지 않습니까?

- 아하 저 글귀 쓰시는걸 보니까 지식인이신데 직업은 무엇입니까.

- 시...시예요.

- 시시... 시시하다니요?

- 여보시오. 남의 직업을 왜 시시하다 그러십니까. 내 직업은 붓 한자루만 들거 같으면 온 세상을 주름잡는 시인이올시다.

- 아 시인이시군요.

- 예.

- 하기야 이태백도 시를 쓰려고 주야장창 했었다니까. 선생께서도 시를 쓰실려고 시를 가리지 않고 마실려고.

- 하하하하. 맞았습니다. 하하하하. 이 비대한 몸집과는 달라서 뛰어난 동찰력 학사쓴 게시로군?

- 아닙니다. 한 10년 됐습니다. 저 댁은 어디십니까?

- 네. 우리집은 여기서 보면 저기 저 산마루턱 15통 6반에 있습니다.

- 아 그렇다면 더군다나 들어오셨다가 날이 밝거든 가십시오.

- 그러지 말고 순경 선생님 인심 좀 쓰고 나 좀 보내 주십시오. 내가 생기기를 요모양 요꼴로 생겨서 다른사람이 날 잘못보면 유괴법으로 볼까봐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 저 뭐 보내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도 전혀 안면 없는 분이니까 신분도 알수 없고 해서.

- 네. 저는 저 동네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잘 아십니다. 홀쭉이 시인이라 그러면 세상이 다 압니다.

- 아 예. 저 잠깐 들어 오십시오. 저 지서주임께 양해나 얻으시고.

- 그러니깐 결국 날 못 믿겠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네? 네. 알았습니다. 좋습니다. 들어가지요.

- 많이 취하셨군요?

- 네? 아니 거 붙잡지 말고 이거 놓으십시오. 나 혼자 걸어 가겠습니다.

- 아니 이거 양 선생 아니십니까.

- 예.

- 아니 주임님 잘 아시는 분입니까?

- 네.

- 역시 빽이 있긴 있군요.

- 아까부터 내 빽이 있다 그러니까.


- 그러면 양훈 씨 노래 하나 불러 주세요.

- 제가요?

- 아까 내가 언뜻 들으니까 엄토미 씨 하고 이마이너라고 뭐 하던데.

- 에이 마이너 라고.

- 에이 마이너 라고 그랬어요?

♬ 양훈

- 이향자 씨.

- 네.

- 국립극단의 단원으로 활약을 하시고 또 영화 혹은 성우로서는 아마 다른 사람이 추종하기 어려우신데.

- 그렇습니다.

- 사실이지요 뭐.

- 무대 생활이 지금 얼마나 되시죠?

- 여학교 졸업맞고 갓 나왔으니까는 이럭저럭 역사는 한 15년 넘었어요.

- 벌써요?

- 네.

- 성우로서는 제가 듣기에 그때 홍콩에서도 여러가지의 역을 한꺼번에 도맡아서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고 7가지의 소리를 낸다는 그런 말씀을 듣고 계신데.

- 그렇게까지 여러가지는 못 내지만 한 두어 서너개 되죠. 인제 그게 불어가지고 일곱 여덟가지라고 그랬지요.

- 최근 영화한 지금 작품 어디에 나가시더라?

- 저야 밤낮 뭐 단역이지요. `다시 놓지 않는데`

- 네. `다시 놓지 않는데`

- 그리고 `총천연색 세 아가씨`

- 네. 네. 네. 네.

- 두 가지 나가고...

- 저 하나는 양인호 씨 작품이고 하나는 박천우 씨 작품이로군요.

- 네. 네.

- 그 우리나라 그 배우들이 최근 연극과도 상당히 관련을 갖게 되고 무대 하고도 저 이렇게 퍽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 네.

- 이향자 씨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국립극단 아마 저 출연때는 늘 아마 다른 영화는 일절 출연 안하시고 거기만 나가고 계시다고 얘기 듣고 있는데.

- 아 뭐 저 이번에 그런데 신협 아주 왕성해요.

- 신협은 아마 9월에 다시 공연을 갖는다고 그러는군요.

- 네. 좀 앞으로 좀 해볼까.

- 네. 어떻든 우리들이 무대하고 스크린 하고 긴밀한 그런게 있어야겠어요.

- 네.

- 지금도 여러가지로 목소리를 내셨다니까 한번 그 자기의 실력을 뭐 있죠 왜 채소장수하고 어린 딸하고의 대화.

- 네. 벌써...

- 네.

- 그 그럼 즉흥적으로. 잊어버렸는데 그냥 즉흥적으로 한번 해보죠.

- 그냥 즉흥적으로 하시죠.

- 이것도 남자 목소리가 약간 끼는게 있어서요. 어색하지만 좀 들어주세요.


- 아이고 어서 오세요. 아이고 따님을 다 데리고 오시고.

- 아 예. 저 상추 두 단 하고, 오이 다섯개, 그리고 당근 두 묶음만 주세요.

- 아 네. 네. 상추 두 단에 오이가 다섯개 당근이 두 묶음 또 없으세요?

- 다음에 또 들르지요. 여기 돈 있어요. 아이 그럼 안녕히 계세요.

- 어 잠깐만 계세요. 아가, 너 앵두 좋아하지? 네 손으로 마음껏 집어 가거라. 응? 왜? 앵두 좋아하지 않니?

- 좋아해요.

- 아 그럼 어서 집어가. 네 마음대로 양껏. 부끄러운 모양이군. 그럼 내가 주랴? 자, 주머니 벌려라. 이제 됐지?

- 안녕히 계세요.

- 잠시 후 집에 돌아와서요.

- 얘, 영희야.

- 네?

- 너 아까 가게에서 아저씨가 앵두 줬지?

- 네.

- 그런데 왜 네 손으로 마음대로 가지라는데 안 가졌니?

- 아 그것도 몰라요 엄마는?

- 왜 부끄러워서?

- 아이 천만에요.

- 그럼 미안했니?

- 아이 뭐가 미안해요. 가지라는데.

- 그럼 뭐야?

- 그것도 몰라 엄만? 내 손은 작은데 가게 아저씨 손은 내 손 보다 아주 크잖아요.

- 이거 원 쟤좀 봐.


- 일곱가지 소리가 아니라 열네가지 소리를 내시는구만.

- 참 거 정말 잘하시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 저 혼자 계신 탓인지 노래는 `짝을 잃은 외기러기`를 잘 부르신다는데.

- 네. 근데 먼저 도데체 제가 노래를 한가지 밖에 모르거든요.

- 전부 전부 합해서 한가지.

- 전부 한가지 밖에 몰라요.

- 귀한거 오늘 듣게 됐소.



- 잘 하십니다.

- 잘하시는데.

- 그러면 여기에서 리듬에이스와 엄토미 씨의 밴드 연주로써 `푸른 다뉴브강`



- 양석천 씨.

- 네.

- 아마 지금 분장을 하고 계신것 보니까 촬영 현장에서 뛰어 오셨는데.

- 네. 그렇습니다.

- 무슨 영화에 지금.

- 지금 이 저 양훈 씨 하고 같이 그 저 신필름에서 `삼형제와 사십인의 처녀` 하고 있습니다.

- 네. 근데 그 지금 그 이마 위에 큰 점을 그리고 오셨는데.

- 네.

- 그것이 작품하고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 네. 이것이 오늘 촬영하기 전 장면에 무슨 사건이 있어서 인제 나이트 클럽에 바에 들어 갔다가 거기서 인제 매를 맞은거 인제 그 다음 얘기 랍니다. 그래서 그래서 이걸 바르라 그래서 바른 겁니다.

- 맞고 오신거로군요.

- 네. 맞고 왔죠.

- 터지고 온거지요.

- 밤낮 터지는데 소질 있으셔.

- 집에서는 안 터지는데 바깥에 나오면 잘 터져.

- 코메디 코리아에 아마 기 맴버로 한때 또 영화 제작까지 직접 발 벗고 나서셨댔고 최근은 또 TV 방송 무대로 자주 뵙게 됩니다만 요전 그 민속가극단에서는 연기하는 방자로 나오셨지요?

- 네.

- 그리고 이번에 희극제에서도 둘이 같이 나오셨나요?

- 네. 둘이 같이 나왔었습니다.

- 상당히 성황이었다는데요. 역시 저희들에게 요새처럼 이 웃음이 필요한 시절은 없는것 같습니다. 자꾸 매말라 가는 때에 어떻든지 웃겨주신다는 것이 우리들에게 양식보다 더 나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봐요.

- 네. 감사 합니다.

- 양훈 씨 하고 두리의 콤비 소위 세칭 말하기는 홀쭉이 뚱뚱이 맴버라고 하는건데요 언제부터 이게 시작된건가요?

- 그게 아마 두리 그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한 십 한 1년 2년 뭐 이렇게 되겠습니다.

- 영화 출연은 양훈 씨는 저 `청춘 쌍곡선` 전에도 있습니까?

- 있었습니다만도 주연은 그게...

- 양석천 씨는.

- 그리고 그 후에.

- 네.

- 우리가 맨 먼저 촬영 한게 뭔가요.

- `천지유정`

- `천지유정` 이라는건 그 합작 영화인가요?

- 합작이에요.

- 네. 한·미 합작 영화. 네. 웃음속에 눈물이 있다고 하지만은 어떤 때 가장 울듯 싶은 생각이 날때도 있습니까?

- 뭐 그런 때 많지요. 네. 지금 사람을 웃긴다고 그럴제 이것이 내가 가진 직업이다 혹은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해서 웃깁니다만도 제 자신은 과히 그렇게 뭐 항상 좋아서 웃기는건 아니구요. 걱정되는 일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고 괴로운것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을 것 같이 생각 됩니다.

- 역시 코리안 채플린이라 역시 느끼는 그런 자기만의

- 또 웃음 자체가 말이지요.

- 네.

- 역시 그 비극적인 요소가 없어가지고는 진정한 웃음이라고는 볼 수가 없잖아요?

- 그렇지요. 그렇지요. 그렇지요.

- 그리고 세계의 희극의 역사를 보더라도 말이지요.

- 네.

- 지금 말씀드린 채플린이나 이런거 역시 그 속에 흐르는 테마나 주체성이 처음부터 그 비극 아닙니까.

- 그렇지요.

- 근데 표현을 갖다 희극으로 할 뿐이지 말이지요.

- 네.

- 한국에서도 역시 그 희극이라는 것이 말이지요.

- 네.

- 볼땐 웃어도 그 흐름 같은건 말이지요. 가슴을 찌르는 그런 어떤 그런 슬픈 애조가 띈 그런것이 대중한테 많이 환영을 받고 말이지요.

- 네. 특히 저 양석천 씨나 양훈 씨를 우리가 화면으로 볼 적에 짓밟힌 인생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요.

- 그렇죠. 사실 그렇지요.

- 아닌게 아니라 많이 짓밟혔습니다

- 지금도 짓밟히고 있지요.

- 그러면 여기에서 한번 더 두 분의 콤비로써 이번거는.

- 그 이 선생님 역시 저 요전에는 내가 어떻게 잘못해가지고 하다 보니까 이 잡혀 들어가는 입장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양훈 씨를 잡아봐야겠습니다.

- 좋습니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 양반이 소리가 안들리나? 여보세요.

- 음. 누구야.

- 저 다 보셨습니까?

- 아 보는걸 옆에서 보셨으면서 뭘 물어 보십니까?

- 참나 이 양반 그 저 저 거시기 앞에 단추나 좀 채우십시오. 네? 단추나 채우세요. 아니 근데 이거 길에서 이거 아 이거 참 이 양반 큰일 났군 그래.

- 아 근데 왜 그러슈?

- 아 왜 그러는게 아니라 가지고 다니시는건 좋지만 그 함부로 아무데나 내버리시면 큰일 납니다 거.

- 네? 무슨 말씀 이시오 근데.

- 이 양반이 이렇게 못 알아 들으시나. 저 여보십시오. 이 시민이라는 것은요. 이 그 서울이면 서울에 그 깨끗하게 그 어떻게 환경을 좋게 만들까 이런데 협조를 해주셔야 할 분이 아 이게 길에서 무슨 짓입니까 이게 도데체.

- 아 여보시오.

- 네. 네.

- 아니 도데체 뭐 무슨 얘기를 하는거요 그런데.

- 아니 그 입때 모르십니까 그래? 그 저 가지고 다니시는걸 아무데나 버리시기때문에 그게 경범죄에 걸린다 이 말씀 입니다.

- 아니 내가 뭘 가지고 다니는걸 나는 원래 성격이 깔끔하고 인색해서 담배꽁초 하나 안 남도록 피우는 성격인데.

- 하하 이 양반.

- 이것은 사실 화재 예방에도 참 좋은 표본 이구요.

- 네. 이거 이거 화재는 커녕 이거 지금 홍수가 날 지경입니다. 이거 왜이러십니까.

- 홍수라? 가만있자 한강변에선 우리 조카가 살고 있는데 걔네집에 무슨 변이라도 생겼소?

- 한강에 홍수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홍수가 났습니다. 아시겠어요? 네.

- 아. 아이구 이거 미안하오.

- 뭐 미안하실 건 없고 다시 이런거에 대해선 좀 조심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아시겠죠? 이건 경범죄라 그래서요 이게 50원씩 이거 벌금을 내게 마련입니다.

- 벌금이요?

- 자 그럼 저 여기 있수다.

- 아니 이건 뭐 꼭 내시라는 것이 아니라요.

- 아니 우린 성미가 급하고 더러워서 낼 건 꼭 내야만 속 시원하니까. 자 받아 두시오.

- 아니 이건 또 백원짜리 아닙니까.

- 거슬러 주시오.

- 없는데 거스름 돈.

- 아 거슬러 주시오.

- 파출소로 가시죠 그럼.

- 아니 내가 파출소를 왜 간단 말이오?

- 네?

- 돈 냈으면 그만이지 거슬러 주시오. 난 또 성미가 더러워서 줄 돈도 꼭 줘야 하지만 받을 돈도 꼭 받아야 하는 법이니까.

- 그럼 저 이렇게 하실까요?

- 뭘 어떻게.

- 50원 남은걸로 여기서 한번 더 보시지요.

- 여기서?


- 그러면 양석천 씨.

- 네.

- 아끼고 아끼시던 노랠 하나 여기서 불러 주시겠어요?

- 뭐 전 노래도 이거 다른 분들이 다 잘 불러놔서 여기서 될지 모르겠어요.



- 여러분과 즐기던 스타 온 퍼레이드 시간 어느덧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이 시간이 거듭 수재분 여러분의 마음에 양식에 돼 줄 것을 믿으며 다음 이시간 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대단히 수고 하셨습니다.

- 수고 했습니다.

- 오늘의 출연 뚱뚱이 양훈, 홀쭉이 양석천, 이향자 그리고 사회에 유한철, 경음악과 반주에 엄토미가 지휘하는 리듬에이스 악단 이상 여러분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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