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아름답게 태평양 화학과 맛있는 과자의 상징 해태제과 공동 제공입니다.
지난 2월 3일 오후 시내 YMCA강당에서 공개 녹음한 유쾌한 응접실 683회째 단골 손님출연을 끝으로 타계하신
고 양주동 박사님의 생전의 육성을 마지막으로 듣게 됐습니다.
먼저 양주동 박사님의 약력을 이선미 아나운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무애 양주동 박사는 1903년 개성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양고보를 중퇴하고, 중동 학교를 거쳐서 일본에 유학해 28년 와세다 대학 영문학부를 졸업했습니다.
약관 25살의 나이로 숭실 전문 학교 교수로 부임해서 해방 후 동국대학교 교수, 대학원장.
연세대 교수 등을 거쳐서 30여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일본 유학시절 부터 시문학에 도취, 동인지 금성을 발간했으며, 조선 고가 연구 등 국어학계의
불의의 업적을 남겼습니다. 학술회 종실의 회원이기도 한 고 양박사는 학술원상, 문화훈장, 국민훈장 등
을 받기도 했습니다.
고 양주동 박사님의 이선미 아나운서가 소개해 드렸습니다. 동아방송의 유쾌한 응접실 프로그램은
1963년 4월 25일 동아방송이 개국하면서 지금까지 약 14년 동안 매주 한번씩 방송되오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사회를 맡은 사람이 접니다. 그 동안에 제가 사회를 보면서 생전의 양 박사님의 편륜을
느낀대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내 부모님이 내 이름을 양주동이라 한 것은 동양의 기둥이 되라는 뜻이었겠는데,
지금 내 부모님이 나를 보시면은 얼마나 실망이 크시겠는가.
좀 처럼 하시지 않는 겸허한 말씀을. 지난 3일 유쾌한 응접실 공개방송에서 듣고, 수척하신 선생님
신관을 뵈었는데, 돌연 선생님께서 타계하셨다는 부음을 접하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생각하면은 이 방송이 선생님의 고별방송이 되는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1963년 동아방송 개국 프로그램인 유쾌한 응접실. 단골손님으로 출연하시면서 10여년 줄곧,
해학이 넘치는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선생님은 남과 달리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인상이십니다. 언제고 공개방송이 있으면,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곧 예에 준비한 메모지를 책상에 꺼내 놓습니다. 어느경우 어떤 질문이 가더라도 화제의 빈곤으로
주저하시는 양을 거의 못 뵜습니다. 화제는 양의 동서 때와 고금을 가릴 것이 없고, 이야기 구성에는 항상
의도하시는 무엇이 꼭 있는거 같았습니다. 이야기 화순을 드리면은 현학고변이 시원스레 샘 솟습니다.
이때 흥에 흥을 더 하시면은 말씀이 빨라지고, 말씀이 빨라지면은 때로 어느대목은 조음이 불분명 하시어서
말씀하는 내용을 미처 소화하기 곤란할 때도 간혹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유머에는 언제이고 교육적이고, 교양적인 의미가 첨과됩니다.
선생님의 유머는 선생님 특유의 것이면서 거기에는 여유가 있고, 지혜가 있으며, 여운이 남습니다.
생전에 자가용 승용차로 왕래하셨지만은 의복에는 화사가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원색 넥타이와 원색양말을 좋아하시는 양을 뵌 적이있습니다. 머리는 짧게 깎으셔서
시원스런 용모, 넓고 큰 이마와 한 일자로 다무신 입, 그리고 부처님을 닮은 큰 귀까지.
때로는 준열하나 여느때는 서글서글 하신, 첨 뵈서는 굳건한 학문의 집념을, 두번 뵈서는 위선을 특히
싫어하시는 솔직성을, 세번 뵈서는 진실하고 겸허하신 성품을 알게 됐습니다.
10여년을 유쾌한 응접실에서 뵀지만은 무소부지 무소불능은 아니시고, 음악과 공작과 미술은 재주가
없다고 자인하신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열도가 가해지면은 한시는 물론 영시 몇 편쯤 줄줄 암송하십니다.
영문학 전공에서 다시 방향을 새로 잡아 국문학 연구, 특히 고가 연구와 영현 연구로 고전문학을 집대성 하신
학술원 회원, 무애 양주동 박사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동서문화의 해박한 식견으로 토대를 삼은 깊이와 무게를 담은 요문.
그리고 바위같은 너그러움과 군자의 미를 고루 갖추셨던 인자하신 인품.
이제 양주동 박사님께서는 영면의 길을 가신 것 입니다.
저는 별세하기 하루전일 2월3일 YMCA강당에서 녹음한 유쾌한 응접실 683회를 들으시면서
삼가 선생님 영전에 명복을 여러분과 함께 빌고자 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전영호 입니다.
이제 입춘도 지나고, 바야흐로 봄의 문턱에 접어 들고 있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속에 각 학교가
개학을 해서 새로운 기대속에 한 학기가 시작되며, 각급학교 캠퍼스에는 대학생활의 낭만과 진리탐구를
기대하는 많은 신입생들이 교문을 들어서게 되겠습니다.
683회 유쾌한 응접실 그래서 화제를 기대로 정했습니다.
단골손님에 양주동 박사님, 최병길 변호사님, 초대손님에 김두희 교수님, 탈렌트 정소녀 양, 그리고
노래 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김중신씨를 맞이해서 에밀레를 다 같이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박수 및 노래)
김중신씨의 노래 에밀레였습니다.
이번주 화제는 기대입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
네. 말 뜻풀이 부터, 기대라면 한문으로 기약 기 자에 기다릴 대 자니까. 어느 것을 기약해서 바라는 것.
또 이루어 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겁니다. 지금 대학 입시가 다 끝나서 이제 발표를 다 각 대학에서
발표할 모양인데, 몇일 있으면 발표가 되겠지, 그때에 나는 합격이 될까, 안될까.
그런 것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이 기대입니다. 근데 보통 말해서는 기대의 뜻 이상으로 가령 대학의 입시를
말하면은 자기가 기대했던 이상으로 좋은 성적으로 합격이 되었다. 또 기대했던 대로 내가 실력이 있는 만큼
기대했던 그래도 합격이 되었다. 또 반대로 기대했던 이하로 기대에 어긋나게 자기는 합격이 될줄 알았는데,
아깝게도 낙방이 된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또 막연한 기대도 있고, 또 당연한 기대도 있고, 또 우연하게
우연의 기대도 있고, 여러가지 기대가 많겠습니다. 가령 우스운 말로 말하면은 거리에 걸어가는 어떤
여성이 있는데, 몸매가 대단히 좋거든요. 그러니 미인이겠다 하고 기대했었는데, 돌아서 가서 보니까 곰보
딱지에요. 그런것 처럼 기대에 어긋난 것도 있습니다.
또 하나 송구스런 얘기 할까요? 내 이름이 양주동 인데, 기둥 주자에 동녘 동자 입니다. 내 아버지가 내 이름
을 지을 적에 아마 동국에, 우리나라에 기둥이 되라고, 또 동양의 기둥이 되라고 대단히 큰 기대를 걸고서
내 이름을 지으신 모양이에요. 아 지금 내꼴은 뭡니까. 동양의 기둥, 우리나라의 기둥은 커녕 우리집의 섯
가래도 못 됩니다. 대단히 우리 아버지가 지금의 나를 와서 보면은 대단히 기대에 어긋나게요 생각합니다.
이하생략.
네. 그동안에 단골손님으로 나오셔서 재미있는 유익한 말씀 많이 해주시던 김두희 교수님께서 이번에 저희가
특청을 드렸더니 초대손님으로 나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우리가 기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김두희 교수님께서 화순을 좀 받아주시죠.
네. 지금 양박사님께서 입학시험에 대해 얘기가 나왔습니다만은 기대에 어긋나기 쉬운것이 하나가 입학시험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근데 과거에는 특히 그랬는데, 최근에는 문제가 답이 명확하기 때문에,
신문에도 정답이 다 나고, 그래서 그걸 비교해가지고서 대략 아마 틀림없이 든다. 또는 나는 틀림없이 떨어진다.
하는 기대를 해도 그것이 과히 많이 빗나가진 않고, 그 경계선에서 오락가락 하는 사람. 윗 사람이 어떻게 되서
채점이 잘 못 되가지고서 떨어지면 난 들어갈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 서글픈 기대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만은 아무튼 입학시험은 제가 학교 가겠다 이런 생각으로 하고 보지만은 막상 봐 놓고 보면은 꼭 합격
되리라 기대하기 힘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도 저희 학교에서 입학시험을 해서 한 3000여명을 뽑았
습니다만은 제가 그 면접을 담당을 해서 해보았는데요. 과거에는 자신있느냐 하면은 어휴. 자신이 전혀
없습니다. 뭐 붙을 거 같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부분 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사람. 특히 인상에 남는사람.
경상도 학생이었습니다만은 제가 자신이 있느냐. 하고 물어봤더니, 뭐 될겁니다. 아주 그래요.
뭐라고? 그러니까. 안되겠습니까? 그러니까 붙는 다는 소리야? 붙습니다.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데, 그것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신문에 난 답하고 자기가 쓴 답하고 비교해서 아마 상당히 좋은 성적
예년의 커트라인하고 비교해 볼때, 월등하게 뛰어났기 때문에 그런 그 자신을 가지고 될 것을, 입학 될 것을
기대하는 답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갑니다.
네. 한봉남 박사께서..
차를 타고 어떤 시골길을 가는데, 차가 고장이 났어요. 날은 저물고 그래서 근처를 보니까, 조그만 집이
하나 있었는데, 좀 자고 가자고 가서 두들기니까 이쁜 아가씨가 한 사람 나와서 저도 여기서 혼자 사는데,
잘 됐다고 주무시고 가시라고.. 그래서 약간의 기대를 걸고 방에 들어가서 누워있는데, 밤이 으슥해가지고
노크소리가 나더니 아가씨가 들어왔어요. 혼자 주무시는게 쓸쓸하지 않느냐고, 쓸쓸하다고, 그럼 같이 주무
시죠. 아! 좋습니다. 그랬더니 아가씨가 문을 닫고 나갔어요. 그 다음에 제가 가졌던 기대가 얼마나 컸겠습
니까. 잠시후에 다시 아가씨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하는 말이 혼자 주무시기 싫다는데 잘 됐습니다.
다시 지나가던 노인이 한 분 계시니 같이 주무십시오.
하하하하.
아.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인생은 기대의 연속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노래 듣겠습니다. 이번에 차유미씨를 맞이해서 파란낙엽을 부탁해 듣겠습니다.
(박수 및 노래)
차유미씨의 노래 파란 낙엽이었습니다.
기대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병길 변호사님께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려면은 미리 난로를 마련해 놔야 한다. 하는 말이 생각이 나는데요.
기대가 이룰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한편 기대라는 것은 운명과도 같은 점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거 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나, 누구에 대한 기대나
그렇지만은 인생이 원래 짧은 것이고, 또 운명에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다가 기대가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에 오는 낙망, 실망, 낙담, 비애 이런것이 클 걸로 압니다.
제가 주례를 간혹 서는데, 저는 주례를 3단계로 섭니다. 첫째 결혼식장에서는 임금 주자 주례, 피로연에
가가지고는 술 주자 주례, 피로연이 끝나면 달아날 주자 주례. 빨리 달아나 버린다 그 말이죠.
이 3단계가 꼭꼭 들어 맞아야. 그 날 멋진 주례를 섰다고 생각을 하는데, 의례준칙에 관한 법률이 시행하기 전
얘기입니다. 아주 굉장한 집안 자제 결혼식 주례를 해달라고 그래서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결혼식장에 나가서
여느때 주례보다도 더 아주 더 열심히 멋진 주례를 서고, 이제 부터 피로연이다 해서, 피로연 석상에 가면은
그야말로 좋은 술과 좋은 안주가 많이 나올 것이다 해가지고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떡 갔다 그말입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 먼저 마시는 격이죠. 갔더니, 술 한잔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물어봤더니, 그 집이 아주 기독교를 열심히 믿는 분 댁이 되나서, 술은 한잔도 안쓴다는 겁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비짓떡이 얼마다 격으로 공연한 기대만 가지고 갔다가 술 주자 주례가 빠지니까.
곧 달아날 주자 주례로, 36계 달아나와 버렸어요. 뭐 이만한 얘기를 하면 여러분들이 박수를 쳐줄 줄 알고
기대를 했더니, 전혀 박수가 안나와서 한 번더 기대에 어긋난 걸 속상하게 생각합니다.
(박수)
양주동 박사님께서..
네. 고서나 하나 얘기 할까요? 사람이라는 것은 남의 용모로 그 얼굴을 보고서 사람을 불평할게 아닙니다.
옛날 얘기 하나 합니다. 공자가 청양도당에 가다가 광장에 가서 길가에 어떤 여자가 길가에서 뽕을 따는데,
얼굴이 아주 못생겼어요. 그래서 공자가 하도 기대에 어긋나는 여자니까, 공자같은 성현도 역시 실수를
했습니다. 허허, 천하에 못난 여인도 있군. 하고 지나갔어요. 나중에 그 뒤에 제자들이 따라가는데,
자로가 따라오는데 그 여자가 저 사람이 누구요? 우리 선생님이 공자라는 유명한 성인이요. 아 그런 성인이
남의 부녀자를 보고서 비웃는 담? 하고 가서 당신 스승에게 가서 말하오. 당신이 가서 어려운 일을 당하거든,
우리집을 찾아오시오. 그랬어요. 자로가 따라가서 공자에게 그 얘기를 했죠. 공자가 얼마 가다가 그 광장에
가니까, 공자의 얼굴이 그땐 못된 정치가, 양호란 사람 하고 얼굴이 비슷해요. 그래서 거기 있던 백성들이
와~ 하고 일어나서 공자를 양호라고, 그전에 자기들을 학대하던 양호라던 나쁜 관리자로 그래서 질렸다고 그래요.
자공이 일어나서 말 잘하는 사람이 일어나서 그렇지 않다고, 저 분은 공자라는 분이고, 결단코 양호가 아니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지방 사람들이 구슬을 하는 것을 갑갑해 해요. 구슬의 이름이 구곡주 입니다.
유명한 이야기 인데, 구곡주라는 것은 구멍이 똑바로 뚫린 것이 아니라, 아홉굽이로 꼬불꼬불 아홉 구자
꼬불할 굽자 해서 아홉굽이로 꼬불로 뚫렸어요. 이상한 구슬이에요. 그 구슬을 실로 꿰라는 거에요.
실로 꿰메면 성인이고, 실로 꿰지 못하면은 성인이 아니다. 양호다. 그래서 갖다주니까, 공자가 꿰려고 하니까
구슬이 구멍이 아홉굽이로 꼬불꼬불 거리는데, 무슨 재주로 그걸 꿰겠습니까. 그때 자로가 그 얘기를 했지요.
어려운 일을 당하거든 아까 뽕따던 여인의 집을 찾아 갑시다. 그래서 자로를 보냈어요. 자로를 보내서 가서
그 얘기를 하니까, 허허. 그만한 지혜도 없이 남의 부녀자를 보고 비웃는 담? 가서 이렇게 말하세요.
밀의 하나면은 압니다. 자로가 헐레벌떡 와서 공자에게 뭐라하더냐, 무슨 방법으로 꿴다고 하더냐. 하니까
밀의 하라고 합니다. 밀의 하라. 밀의 사. 공자가 오케이 한단 말입니다. 밀의사, 알았다. 그래서 자로한테
명해서 바깥에 나가서 꿀을, 그때에는 된 꿀, 땅벌의 꿀은 길가에도 있습니다. 꿀을 어디서 구해 오너라.
그래서 또, 개미 몇 마리 잡아 오너라. 개미, 밀의, 꿀 밀자에 개미 의자, 그래서 가져왔어요.
가져오니까, 꿀을 물에다 녹여 가지고, 달콤한 물을 만들어 가지고서 구슬을 거기에 담갔습니다. 담그니까
아홉굽이로 구부러진 그 구멍 가운데 꿀물이 잘 들어가 있으니까, 실을 가지고 왔습니다. 개미 허리를 실로
매 가지고서 거기다가 댔어요. 꿀물이 담긴 구슬에 다가 댔습니다. 개미가 그 꿀물을 빨아 먹느라고 꼬불꼬불
기어들어가면서 빨아 먹어요. 빨아먹고선, 몇 시간 만에 저쪽으로 나왔다던가? 다 빨아 먹고 저쪽 구멍으로
나왔어요. 이제 꿰이죠. 그래가지고서 자 봐라. 꿰었다. 하니까 그 광장 사람들이 보고서 과연 성인이다.
포위된 것을 풀자. 그 공자가 겨우 생명을 건졌습니다. 그 광장의 부인은 생김새를 보아서는 도저히 그만한
지혜가 나올 리라고 기대가 안되요. 공자도 오산했죠.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네.
그걸 구곡주의 얘기라고 합니다.
김두희 교수님께서..
기대라는 건 뭐. 거의 들어 맞는 것 보다는 빗나가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이 생각이 되요.
요새 그 무슨 열차라던가, 또는 고속버스, 비행기, 영화관 이런데서 보면은 좌석표. 좌석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에 간다던가 들어간다던가, 여행을 하려고 고속버스를 탄다던가 할 때, 반드시 기대하는게 뭔
가하면 옆자리에 미인이 와서 앉아 줬으면 하는 기대를 대개 가지고 가는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제 경험으로는 비교적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한번도 기대가 들어 맞은 일이 없어요.
매번 그저 할머니가 앉지 않으면은 할아버지가 앉는 다던가, 또는 어린애 데리고 탄 부부가 타가지고서 어린애를
내 옆에 앉혀가지고서 그 카라멜이다, 귤이다. 이런 껍질 벗기고 이래가지고, 지저분하게 버려놓는.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또 버스같은 것을 타면은 앞자리에 노인이라던가, 부인이라는 사람이 서면은
자리를 양보해줍니다만은 그런 경우에 대개 고맙다는 인사가 나오리라 이런건 의례히 기대를 하면서
그런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은 나올것이다. 기대를 하면서 자리를 양보해 주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한테 양보를 하면,
아유~ 고맙습니다. 앉으시죠. 이러면서 앉는 경우가 많아요. 젊은 여자분들 이런 경우에 이쁘게 생겨서 양보를
해주는 거죠. 미우면 양보 안하지만은 이쁘게 생겼을 경우에 자리를 양보해 줄때, 고맙습니다 하고, 앉으면
참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서 기쁜데, 그런데 앉으라고 자리 내주면은 저 쪽에 있는 자기 남편 불러가지고서
앉히고, 고맙다는 말도 없고, 이럴땐 내가 괜히 일어섰다. 참 기대에 어긋났다. 이런 슬픈 생각이 들어갈 때가
많더군요. 기대라는 건 역시 어긋나는 것이 보통이고, 또 거기에 기대의 묘미가 있지 않을까 전 그런 생각을
합니다.
노래 듣겠습니다. 라나와 로스퍼 두분을 청해서 하얀파도를 다 같이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박수 및 노래)
라나와 로스퍼 두 분의 노래 하얀 파도였습니다.
기대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 노래손님 중에서 차유미 양 한테 좀 물어보겠어요.
아까 무슨 기차탈 때, 버스 탈때, 좌석 얘기가 나왔는데, 남성들은 아마 은근히 여성.. 자기 좀 마음에 있는
그런 여성 손님이 좀 와 앉아 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던데,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요?
전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었어요.
전혀 그런 생각은 안하고 있다고요.
네. 그런 기대는 없었고요, 그리고 저는 아직 미스 거든요? 근데 같은 남자분들과 데이트를 한다던지, 그런 경우
있을 때는요. 좀 더 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었으면, 그런 기대는 있는데요. 원래 기대가 크면은 실망이 크다고요.
네.
아직까진 제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 데이트를 한다. 이런 남자면 되겠다. 뭐 이렇게 마음 먹어가지고, 데이트해
보고, 그런 적은 없어요.
아직은 요?
네.
있을 거를 기대는 하죠.
기대하죠. 호호호.
기대는 한다고요. 김두희 교수님께서.. 만약에 차유미 양이 그 옆자석에 왔을땐, 어떻게 김교수님께서는.
그러면 뭐 정신이 반쯤 나가겠죠.
하하하하.
근데, 지금 차유미 양이 질문을 받고 대답할 때, 나는 그 정직하게 대답을 해주리라 기대를 했는데, 말짱
거짓말 입니다.
하하하.
그 기대를 안한다는게 무서운 얘기에요. 왜 그것을 아냐 하면은, 제가 여자대학에도 과거에 강의를 나가서
오래 해봤습니다만은 강의가 좀 지루하면은 여름에 같을 때, 특히 점심시간 후 같을 때, 여학생들이 대게
지루해 하고, 어떤 학생은 좁니다 좀. 빨리 끝내줬으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얼굴에 나타나요.
그런 경우에 남자대학생 얘기 하면 정신들이 다 바짝 듭니다. 이걸 보면은 여자에게 있어서 역시 관심은
젊은 남자다. 하는 걸 알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차유미 양은 아까 완전히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런 것이 확실합니다.
하하하.
노래 듣겠습니다. 김정구씨의 노래 감격시대를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박수 및 노래)
김정구씨의 노래 감격시대였습니다.
지난 2월 3일 오후, 지내 YMCA 강당에서 공개 녹음한 유쾌한 응접실 683회째. 단골손님 출연을 끝으로
타계하신 고 양주동 박사님의 생전의 육성을 여러분과 함께 마지막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다시한번 여러분과 함께. 고 양주동 박사님의 영전에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
지금까지 노래 반주에 노명석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프로듀서 이원영, 기술 성수목, 사회 전영호 였습니다.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아름답게 태평양 화학과 맛있는 과자의 상징 해태제과 공동 제공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및 음악)
(입력일 : 200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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