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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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비밀 - “비밀이라면 더 알고 싶은 법”
비밀
“비밀이라면 더 알고 싶은 법”
1973.02.11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504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여러분 감사 합니다. 전영우 입니다. 얘깃거리는 `비밀`로 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실 분들을 소개해 드리면은 단골손님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새 손님에 한국기독교양자회 회장 심현숙 씨, 작가 최인호 씨 그리고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첫번째 노래손님 비둘기 씨스터즈 `엿타령`을 다같이 부탁해 듣겠습니다.

♬ 엿타령 - 비둘기 씨스터즈

- 비둘기 씨스터즈 두 아가씨의 노래 `엿타령` 이었습니다. 이번주 화제는 `비밀` 입니다. 이서구 선생님께서 비밀은 지켜야 할거겠지요? 대개는.

- 사람이 비밀이 없을 수가 없고 양심적으로 산다고 비밀 하나도 없이 탁 털어 놓다가는 세상은 혼돈 천지가 돼가지고 정지를 못하게 됩니다. 비밀이라는 것은 이건 참 아주 젠틀하게 꼭 지킬것만 지키면 되는것이 이게 인간이 사는 질서에 가장 중요한 걸로 압니다. 가령 부부간에도 싸우다가 언짢은 소리를 하다가도 기분이 아주 역해지면은 금새 때려 죽이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그때 얘, 넌 내가 지금 당장 때려 죽이고 싶다 하면은 그건 이혼되고 맙니다. 그러나 그건 잠시 발칵 올라오는 성미지 지나가면 그만인데 있는대로 비밀을 다 털어놓으면 큰일 나구요 부모 형제간에도 미울때도 있고 참 아주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때도 많은데 그게 인간의 그 짧은 소위 감정적인 그 정이라는 것이 늘 떠오르니까요 그걸 잘 간수해서 서로 평화스럽게 애정을 유지하고 잘 살려면 비밀은 절대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대신 좀 질이 나쁜 비밀은 또 나중에 얘기 하겠습니다만은 참아서 결과가 좋은 일이면은 그 비밀은 불선이 아니라 잘한 일이라고 그렇게 볼수도 있습니다.

- 네. 오늘 새손님으로 조선일보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의 작가인 최인호 씨가 나왔습니다. 최인호 씨 좀 화순을 받아 주시지요. 오늘 비밀에 관한 얘긴데요. 지금 쓰고있는 그 `별들의 고향` 거기서 말하고 싶은건 대개 뭔지요. 그 소설 쓰기 전에 대개 그러한 얘기는 하지 않습니까, 신문에.

- 아 네. 근데 뭐 거기에 그 흔히 그 흥미로운 독자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 네.

- 무슨 그 사실 그 약간 멜로드라마 같은 얘기지만 거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처녀가 아닌데 인제 처녀로 숨기고 결혼을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인제 그 재미있게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 독자들이요.

- 네. 제 생각에는 비밀은 왜 생기냐는 문제는 어떤 그 상대적인 문제겠구요.

- 네.

- 어떤 그 비밀을 특히 그 남자 보다는 여자인 경우에는 어떻게 그 비밀을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네. 그럼 앞으로 좀 그런걸 얘기를 전개 시킬것을 기대 합니다. 그리고 이제 잠깐 화순을 돌리겠습니다. 오늘 새손님으로 나오신 한국기독교양자회장 심현숙 씨요. 지금 최인호 씨는 `별들의 고향`의 주인공이 어떤 비밀이 있는데 그냥 결혼을 했다 뭐 그런 얘기에요. 그러면은 심현숙 씨 지금 한국기독교양자회 회장직을 맡고 계신데 여기서 주로 취급 하시는 일이 소위 그 미혼 어머니인가요? 미혼 어머니 문제라고 얘길 듣고 있습니다. 그럼 미혼 어머니들이 그러니까는 애기를 중심으로 해서 상담을 많이 하게되는 모양이죠?

- 네.

- 그중에서 몇 케이스를 좀 얘기해 줄 수 있을까요?

- 네. 저.

- 이름은 밝히지 마시고.

- 네. 저 이름은 저 기억도 잘 못하고 저희가 그 아마 직업도 여러개 많이 있지만 그 비밀 문제를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이 그 사회 사업가의 직업이 아닌가 특히 양자나 이런 미혼모 상담을 맡은 저희 한테는 양자한 양부모들의 비밀도 지켜줘야 되고 또 그 미혼모 즉 결혼하지 않고 애기를 낳은 사람들의 그 비밀도 지켜줘야 되고 그런 가운데 앉아있는데 지금은 저희가 미혼모 상담이라고 하지 않고 미혼부모 상담 그럽니다. 왜냐하면 저희를 찾아오는 숫자가 재작년 1971년도에 550명이 찾아왔고 1972년도인 작년에 700여명이 찾아 왔는데 그중에 많은 퍼센트가 아버지가 찾아 왔어요. 그래서 이제는 미혼의 경우는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자고 섞여있기 때문에 미혼부도 있고 미혼모도 있다고 해서 미혼부모 상담이라고 합니다.

- 네. 결혼을 해야 자녀를 갖고 자녀를 가져야 부몬데 결혼은 안했지만 자녀는 있으니 부모다 그래서 미혼모부 그렇게 말씀 하시는건가요?

- 네.

- 네. 관심이 가면서도 좀 어떻게 좀 어정쩡한 이런 그 화제가 되겠습니다. 네. 그러니까는 결혼하지 않은 분이 애기를 가져도 할 말은 있다 그래요. 할 말은 있다. 할 말은 있다 하는게 아마 비밀에 관한 얘긴것 같습니다. 김두희 교수님께서.

- 뭐 비밀이라고 하면은 뭐 사전에 어떻게 나와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은 제 나름대로 해석을 하면은 저는 이 일정 범위내에서 밖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되있는 정보나 지식 뭐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서 그 범위는 이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 개인의 경우 제일 작은 비밀이 그거겠지요 범위가. 혼자만이 알고 남한테 알리지 않는 비밀이 있겠고, 조금 더 커지면은 가정의 비밀 자기 가정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 비밀, 회사의 비밀 이런것이 있겠고, 제일 크게는 국가의 기밀 소위 국가의 비밀 이런 것이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비밀이라고 하는 것이 그 일정한 시간 동안만 비밀이고 그 다음에는 비밀이 아닌 또 그런 경우도 있어요. 학교같은데서 입학 시험을 치를 때 그 시험에 관한 관리 사항 이런것은 발표만 나면은 비밀이 아닌데 그때까지는 비밀로 한다 이런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까 이 비밀을 지켜야 옳으냐 지키지 않는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이 비밀을 지킨다 안지킨다 하는것 보다도 저는 거기에 앞서서 그것이 관연 비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엄격히 좀 결정을 해가지고서 좀 비밀이 될거는 비밀로 하고 그렇지 않은것은 공개를 하고 이랬으면 좋겠는데 괜히 사람들이 비밀을 가지는걸 좋아해서 아무것도 아닌것도 이거 비밀이다 비밀이다 하는 그런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또 남의 비밀을 알고싶어 하는것이 사람의 심정이고 또 알고싶은 것도 남은 모르고 나만이 알고싶어 하는거 이것이 그 사람의 심정인것 같습니다.

- 네.

- 그래서 쓸데없이 남의 비밀을 캐는 이런 그 경향이 있는것 같아요.

- 네. 근데 그 사람들의 관심이 남의 비밀에 대해서 쏠리 때가 있다 근데 그것이 평범한 사람의 경우면은 뭐 모르겠는데요 또 인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라면은 그게 화제에 화제에 꼬리를 물것 같아요. 아직 노래는 안했지만 김상희 씨요. 오늘 우리가 비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비밀에 관한 김상희 씨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 뭐 다른 분들께서는 각자 그 분이 처한 위치에서 얘기를 해주셨으니까 별게 없지만 조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인기인들은 뭐 조그마한 일이 있어도 그것을 와전 하거나 아니면 확대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치 불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것이 비밀인가는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 조금은 그 뭐라고 해야 될런지 모르겠어요. 티끌만한 것이 나중에 태산처럼 불어나는게 우리 인기 직업인들 주변에 있는 이야깃거리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비밀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은 전부다 공개된 비밀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는 비밀은 사실 없는것 같아요.

- 네. 그렇게 얘기를 하시는군요. 양주동 박사님께서는 지금 비밀에 대한 정의를 놓고 한참 궁금하시고 기다려...

- 네. 제1라운드가 거진 끝날 무렵에서 내가 발언 하지만은 제목이 오늘 `비밀`인 모양인데 그러나 비밀에 대한 말풀이야 무슨 비밀로 할것 있습니까. 대개 두가지 뜻이 있지요. 주관적으로 말하면 남에게 알리지 않을 일이 비밀이고 또 객관적으로 말하면은 감추어져서 드러나지 않는 일이 그게 비밀인데 영어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어로 시크릿 하지요? 따로 떼어논단 말이에요. 격리 시켜서 아무쪼록 드러나지 않게 하는것 또 비서란 말이있지요 비서. 비서라는 말은 우리 동양에서도 옛날로부터 나온 말인데 그러나 서양에 그 시크릿 하면 마찬가지에요. 그 비밀 문서를 맡아서 간직할만한 사람 입니다. 다시 말하면 믿을만한 신뢰할만한 이가 그게 비서라는건데 근데 종류는 이제 제2라운드에서 얘기 하겠지만 우리 인간사회에는 자고로 비밀 천지 비밀 투성이 입니다. 우선 개인의 비밀로 말하면 개인의 신체상의 비밀 몸에 있는 비밀 특별히 여성의 비밀 그 한문에 옛날에 어떤 사람이 남 저 귀중한 고귀한 분의 그 몸둥아리에 배꼽 밑에 붉은 흠집이 있는것을 말했던 사람이 있어요. 아 남의 그 여자의 배꼽 밑에 붉은 흠집이 있는걸 어떻게 압니까. 큰 변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뭐 죽었지 아마. 재앙의 홍지라고 배꼽 밑에 붉은 사마귀가 있는걸 알았던 것을 누구한테 얘기 했어요. 또 신라시대의 어떤 왕의 귀가 당나귀 귀처럼 그거 감추고 있는걸 말했다가 봉변당한 친구가 있지요? 그 누군가요 경문왕인가요? 그런 신체상의 비밀과 또 이제 방금 논제가 된 남녀간의 비밀 결혼 전과 결혼 후의 비밀 여자가 결혼 전에 전과가 있다든지 전과 3범이라든지 아 그런거 최인호 씨의 별의 고향에도 내가 애독하는 중인데 뭐 경아라는 여자가 뭐 어떤 남자하고 연애 해가지고 아이를 뱄다가 아이를 지웠어요. 그걸 감추고서 시집 갔는데 아직은 빵꾸가 안났어요. 드러나지 않았어요. 작자가 어떻게 처리 하려는가 살살 지금 돌아가고 핵심만 자꾸 늘이고 딴소리만 자꾸 하는데. 그런데 말이죠. 또 셋째는 금전상의 비밀 남의 예금에 관한 비밀 재산이 얼마 있느냐 비밀 또 가정사의 비밀 뭐 무수히 있습니다. 나도 약간 있습니다만은. 또 특별히 규방의 비밀 규방 남의 안방에 남의 안방에 비밀한 일을 정사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알 도리도 없는거고 또 옛날에는 그 궁정의 비밀 이서구 선생 주로 그거 많이 취급 하지요? 궁전간의 비화. 옛날 궁중에선 참으로 쉬쉬 절대로 보고도 보지 못한 채 궁정의 비밀 또 국가의 비밀은 주로 기밀이라고 그러지 기밀 기밀문서라고 일급 비밀이라고 또 대자연의 비밀 이 대자연의 비밀은 이제 봄철이 차차 가까워 옵니다만 누가 비밀을 누설 합니까? 풀이 휘트간의 시에 풀이 말이죠 풀이란 무엇이냐. 우리 보통 사람은 대자연의 비밀을 모르니까 그 대자연의 비밀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파란 나온 파랗게 나온 하나님이 떨어뜨리는 손수건이라고 했더군요. 휘트간의 시에. 대자연의 비밀은 우린 보통 알수가 없습니다. 나같은 사람은. 이제 그걸 알려주기위해서 하나님께서 일부러 오전 4시에 봄날에 깨가지고서 와서 그 파란 스카트를 아 파란 행크치프를 파란 손수건을 떨어뜨렸어요. 그게 풀이라고 했더군요. 대자연의 비밀. 또 이 대우주의 비밀 대우주의 비밀은 속속 지금 월세계 화성, 목성, 금성으로 자꾸 가니까 요컨대 과학의 힘으로 정복 되겠지만은 그 비밀이 무수히 많습니다. 헌데 그 비밀에 대해서 내가 결론을 말하자면은 비밀이 꼭 드러나고야 마느냐 나는 그 중용에 동양의 사상 가운데 중용이라는 책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숨긴것 만큼 드러나는게 없다. 세상의 제일 비밀은 숨겨 두는거고 비밀이 가장 드러나는거에요. 난 그 말을 믿습니다. 암만 비밀로 감추어둬도 결국은 드러나고야 맙니다. 우리 보통 사람은 비밀이라고 생각 하지만 좀 큰 사람의 눈으로 보면은 비밀이 아니에요. 그 한문에 뭐라는고 하니 장두놈이라 그럽니다. 머리를 감추고 꼬리는 드러낸다고 장두노미 그 무슨말인고 하니 꿩이 말이지요 꿩이라면은 매한테 쫓기다가 급하게 돼요 잡히게 돼요. 그래 얼른 풀숲에다가 풀숲에다가 자기 대가리만 풀숲에다 꽂고서 자기 꼬랑지는 장끼는 내놓고 있어요. 그러면 자기는 안보이니까 남들은 모르겠다 하고 그걸 소위 장두노미 라고 합니다. 머리는 감추고 꼬리는 드러나고 있다고 인간만사 대개 그런거지요. 그럼 한가지만 더 붙이겠습니다. 남녀에 관해서 그 결혼 전에 그 비밀을 이를테면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 하는게 옳으냐 고백하지 않는게 옳으냐. 첫날밤에 둘이서 밀회를 속삭이면서 자 우리 다 털어놉시다 까짓거 뭐든지 털어놉시다 그럴적에 여자들이 살살 그 말에 끌려가지고서 그래요 그럼 나도 여차여차 했어요. 안됩니다. 그러지 마시오. 안돼요. 토마스 하디의 소설 테스라는게 그거 아닙니까. 그 알렉이란 알렉산더라는 남자하고 있던것을 테스가 고백 했다가 일평생 큰 코 다칩니다. 하니까 그거 고백하지 않는것을 나는 권하고 싶습니다만은 또 다른사람 몰라 부재차한지도 몰라. 얘기가 너무 길어서 비밀 다 폭로했다. 그만.

- 노래 듣겠습니다. 김상희 씨를 맞이해서 `가고 싶어라` 다같이 박수로 청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가고 싶어라 - 김상희

- `가고 싶어라` 김상희 씨가 노래 했습니다. 비밀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새손님으로 나오신 심현숙 씨는 대개는 그 외국분들이 그 양자회를 하고 또 우리나라 그 애기들을 외국으로 입양시키는 뭐 그러한 예는 흔히 봐 왔고 들어 왔는데 그러니까 심현숙 씨가 한국기독교 양자회에서 하는 그 양자를 입양시키는 것은 그러니까 외국에 입양시키는 건가요?

- 아니요. 저희가 하는거는 전적으로 이 저 국내 양자 입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우리 애기 양자 하는.

- 네.

- 옛날에들 보면은 대개 그 조카벌 친척양자 그렇지 않으면 지금 저 저희 민법에 있는 이성양자 김씨가 박씨 양자 할 수 있는 그런 양잔데 저희가 하는것은 그거하고 아주 조금 멀어서 대개 그 애기 못 낳는 분들이 인제 자기 대를 이어야 될텐데 본인이 낳을 수 없고 또 예를 들어서 무슨 첩의 소생이라든가 바깥에 나가서 그 바람을 피워서 데리고 올 만큼 부부 사이는 나쁘지는 않고 그런 경우에 대개들 애기를 양자해서 자기들 대를 잇겠다 하는 분들이 하는 양자 그런 양자를 하고 있습니다.

- 그럼 그동안에 그 입양시킨 케이스는 모두 얼마나 되나요?

- 네. 지금 올해까지 한게 저희가 한 1600명이 양자를 해가셨어요.

- 네.

- 근데 대개 인제 애기 없는 가정만 양자 하는 줄 아시는데 이제들은 그 딸만 있는 가정에서 아들도 하시고 아들만 있는 가정에서 딸도 하시고 그렇게 해서 많은 가정들이 지금 양자를 하려고 오시고 있어요.

- 근데 심현숙 씨가 그 사업을 처음 시작하실 때에는 어떠한 동기로.

- 제가 맨 처음에 양자회에 6년전에 1967년에 들어갔는데 하루는 이렇게 앉았으려니까 애기를 밴 부인이 찾아 왔어요. 근데 앉을적에 몸이 무거워서 한 9개월쯤 된것 같이 보였는데 몸이 무거운데 텅 하고 앉아요. 그래서 애기 밴 사람이 왜 양자회에 찾아왔을까 하고 아주머니 어떻게 오셨어요 그랬더니 양자 하나 하려고 왔대요. 그래서 아 지금 임신 중이신데 양자를 어떻게 또 양자를 하시느냐 그랬더니 아 이거는 지금 다른걸로 쳐맨거래요. 그리고 이제 내달이면 애기 낳을 달인데 지금 배꼽달린 애기를 내달쯤 부탁하려고 왔다 그래요. 제일 처음에 우리나라에서 양자를 시작을 하니까 대개들은 본인들이 연극을 하시고 나중에 인제 이런 애기 구해준다는걸로 알고 양자를 신청 하시더군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남편이 모르는 분도 있어요. 우리 시골같은데는 아직도 자꾸 유산되고 그러는 분들은 여자 곁에 가면은 유산된다 그래서 한 다섯달째 부터는 아예 방을 따로따로 쓰고 그러기 때문에 자기 부인이 정말 애 뱄는지 안 뱄는지도 모르는 분도 있고 정말 저희로서는 그렇게 부부간에 그런 비밀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절대적으로 부부는 동의를 해야된다 하고 그거를 이해시키는데만 저희가 한 5,6년 걸렸어요. 이제는 완전히 남편하고 부인하고는 인제 그런 비밀은 저희 사무실 찾아오는 분은 그런 분이 없게 됐습니다.

- 네. 그러니까 그 생각이 처음에 어디서 싹텄죠? 그런 일을 해야겠다는.

- 저희가 그런 일을 시작한건요 우리 지금 여러분들이 아마 저 백차가 어떤데에 윙하고 달려와서 그 애기 길에 버러진 애기 이렇게 데려다가 저 시립 영아원이라고 사직동에 있는 고아원에 데려다 놓는거 보신 분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 애기들이 자꾸 연 7,8천이 버려지고 있어요. 그런 애기가 왜 자꾸 버려질까. 버려지면 그 중에 많은 애기들이 죽고 또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병 걸려서 죽거나 이제 그렇게 돼서 결국 해외 양자를 하는 양자회에서 양자 보내는걸 보고 저희가 착안 하기를 분명히 버리는데 이유가 있을거다 그래서 그걸 조사해보니까 그 결혼 외의 관계에서 나오는 애기들이 많이 버려지는 그런 결과를 보고 그래서 미리 그거를 막으면은 애를 안버릴게 아니냐 그래서 막으니까 이제 막는것이 바로 그 미혼의 관계에서 애기 밴 사람 또 애기 낳은 사람을 우리가 상담을 해주면 그것이 이제 결국 방지하는거다 해서 그런데서 착안을 한 겁니다.

- 네. 좋은데 착안 하셨습니다. 요새 와서는 이게 인제 양자회 입양 시키고 이제 그런거지만은 전에 이런 그 단체나 이런 생각이 있기 전에는 흔히 그 한간에서 개구녁받이라는 얘기들이 있고 그런 케이스가 있는데 그걸 좀 이서구 선생님께서 얘기를 해주셨으면 거기에 얽힌 얘기가 있을것 같습니다.

- 그 개구녁받이는 아주 문자 그대로 개구녁받이 입니다. 옛날에 우리나라 집에 왠만큼 잘사는 집에는 대문을 닫으면요 개가 놀러 나갔다가 밤에 들어올 수가 없고 누가 개가 초인종을 누릅니까 대문을 두드립니까. 그러면 개가 실수를 하게 되니깐요 개가 드나들만큼 아래다가 대문 옆에다 구멍을 뚫어 줍니다. 그러면 개는 드나들고 사람은 못 드나들고 그래서 개구녁인데 남의 집에다 어린애를 버릴려면은 대문 밖에다 놓으면 좀 허술하니까는 그 어린애가 인제 개몸집 밖에 더 돼요? 그러니까는 그 개구녁으로 보자기에 싸서 쏙 집어 넣으면 쏙 들어가거든 그래서 개구녁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개구녁받이에요. 그게 요새 가옥 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개구녁 모르시니까 좀 이상하지만 옛날에는 그 집집에 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개구녁받이가 들어와가지고 인제 집안 식구들이 절대 비밀을 지키고 하는데 결국은 나중에 알게돼요. 우리 집안에도 그런 아이 하나 있어서 벌써 나하고 나이 같은 사람이 다 됐으니까 미안 합니다만은 그 여러가지 그 부조리가 사와요. 그러니까는 그 문제 개구녁받이를 몇 살 적에 일러 주느냐 결혼할 때 일러주느냐 결혼 전에 일러주느냐 장가들어서어른 된 뒤에 일러주느냐 한번은 일러줘야 할텐데 그걸 일러주지 않으면 그건 뭔가 모르게 참 그 사람에 대해서 서글픈 인생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 개구녁받이는 참 딱한 사정 입니다. 근데 말끝에 하나 아까 양 박사가 궁정얘기 말씀을 하셨는데 세상에 비밀 많기로는 궁정이고 비밀 없기도 궁정 입니다. 왕이라는 일은 뭐든지 비밀 맘대로 지키고 참 구중심처사니까 아무것도 아닌데 왕은 하나도 비밀이 없습니다. 그러니가 왕은 무치라. 왕이 부끄러운걸 알면 왕노릇 못해먹는데요. 왜그러느냐. 무슨 일이든지 다 상궁 내시들이 좇아 다니면서 왕의 24시간은 꼭 지켜보는것이 법입니다. 코 고는 음성의 높이 횟수까지 센다는 그런 정도고 하다못해 방귀를 뀌어도 방귀를 뀌셨다 오늘은 몇 번을 뀌셨다 뭐 구리더라 덜 구리더라는 모릅니다만은 그런 용도를 적는 것이 소위 그 궁중의 일기 입니다. 그런데 그중에 제일 기막한 것이 왕이 후원에 놀러 나갔다가 인제 궁녀가 삼천궁녀라지만 어디 우리나라가 삼천궁녀 창덕궁 들어가 보세요. 삼천명을 어디다 놔 기릅니까. 뭐 개미도 아니고 사람인데. 그러니까 아마 수요가 많다는 얘기겠는데 그래도 더러 많았겠지요. 한 수백명은 됐어요. 그런데 그 젊은 상궁들이 전부 왕 하나 바라보고 삽니다. 왕이 그 바쁜 사람이 언제 그 여자들을 다 좋아 합니까. 그 도저히 계산이 안 나와요. 그러니까 인제 꽃이나 피고 후원에 인제 비원에 인제 진달래 개나리 피고 살구꽃 피면은 궁녀들이 예쁘게 차리고 꽃구경 나간 척 어떻게 왕하고 한번 눈이나 맞아볼까 하다가 왕이 가다가 아쿠 저거 뭐 저런게 있었던가 그래서 너 이리 오너라 손목이나 잡아 보시고 정자로 올라 가면은요 모든 나인들이 돌아 섭니다. 그게 무슨 표현 입니까. 마음대로 노시요 우린 못 봅니다 그러고 가야 할텐데 가지를 않고 쭉 나무 뒤에 돌아 섭니다. 그 창피해서 못하잖아요? 왕은 그걸 창피하게 여기면 왕될 자격이 없어요. 여러분 창피한 분은 왕될 생각 아예 하지 마세요. 그런거 아무 아주 무심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나무나 무슨 개미나 토끼로 보이나 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엔조이 다해요. 그럼 나중에 기록에 남습니다. 왕이 오늘은 아무 정자 밑에서 아무 상궁 아무 나인하고 이러쿵 저러쿵 했다 적어 놉니다. 그러면 그 기록 올리면 대왕대비전 어머니 아주머니 계시잖아요? 윗어른이 그 기록을 보시고 아 이거 안됐다 그냥 둘 수가 있냐 그래서 그 색시 불러다 머리 얹히고 치마 새로 가라 입히시고 그리고 인제 치마를 왼치마를 입히시죠 바른치마를 입다가요 그러면 인제 왕의 후궁이 되는 거에요. 그래서 왕의 후궁 한번 되려면은 절차가 많습니다만 늘 그 비원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듣고 있습니다.

- 네. 오늘 새손님으로 나오신 작가 최인호 씨는 대개 글쓰는 시간은 언제 입니까.

- 네. 밤에 씁니다.

- 밤에 몇시쯤이요?

- 밤 남이 다 잠들 때를 기다려가지고 쥐처럼 씁니다.

- 네. 남이 다 잠들 때를 기다려가지고 쥐처럼 쓴다. 네. 그럼 한 12시 넘어야 하나요?

- 네.

- 네. 그럼 조용한 가운데 쓰는군요.

- 네.

- 그 낮에 쓰면 안되나요?

- 근데 그 남들이 자고 있을 때 쓰고 있다는 기분도 묘한 쾌감 같은 것도 있구요.

- 네. 남들은 다 자지만은 나는 글을 쓴다 할 때의 그 쾌감 그건 뭐 경험을 해보지 못한 우린 잘 모르겠구요.

- 오싹 하지요.

- 하하하.

- 요기가 돌지요.

- 단골손님 중에 이서구 선생님이 아마 또 같은 밤에 쓰세요? 이석우 선생님도?

- 나도 어젯밤도 샜습니다만은 밤도 밤중이라야 합니다. 새벽 한 서너시에서 한 대여섯시 까지가 좋습니다. 조용 하구요. 천하가 다 내거에요. 다 내거에요. 나 혼자 이 세상을 사는것 같아서 오싹 외롭지요. 해서 원고 쓸 적에 정신이 집중이 돼서 쓰는걸 뭐 글쓴이는 대개 그럴텐데 거기다 내가 좀 집에가서 뭐 대우 받지 않는게 아니라 이실직고를 하면요 그런 적에 그렇게 오싹할 적에 문을 똑똑 두드리지도 않고 기침 한번 안하고 그림자 같이 바람같이 뭐 하나 등 뒤에서 어른 거립니다. 그러면 내 아내예요. 같이 늙는 아내 입니다. 젊은 아내면 자랑같아 안합니다만은 따뜻한 커피 한잔 가지고 왔어요 어깨에다 따뜻한 손을 얹는데 그 연애할 때 그 손 그대로에요. 늙은이 손은 아니에요.

- 네.

- 커피 주시오. 이거 참 좋습니다. 좋아요. 어떠십니까.

- 그럼 최인호 씨의 커피는 누가.

- 글쎄요 저 이 선생님 한테는 제가 연배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참 죄송스러운 얘기지만은 그 박목월 선생님 시에 그런 그 시가 있대요. 그 글을 쓰고 새벽에 다 탈고를 하고나서 그 달을 바라보면 굉장히 시장기가 삭 돈다는.

- 달빛을 보면 시장기가 돈다구요.

- 네. 그런 말이 있는데 진짜 그 밤을 새우고 나면은 더구나 원고가 잘 나갔을 때 말입니다.

- 네.

- 잘 나갔을 때는 새벽녘에 시장기가 돌아요. 아주 그 묘한 시장기가 도는데.

- 그럼 해장국이라도 하나 하시지.

- 글쎄요 그 나가고 사람들하고 같이 있고 싶지는 않고 혼자서 그 시장기를 처리하려고 그러면은 참 그럴 때가 있어요.

- 네. 그럴 때. 그럴 때는 어떡합니까, 이 선생님께서는. 시장기가 도시면은. 커피도 인제 지나고.

- 뭐 제 방에는요. 방은 조그만 방입니다만은 아주 이상적인 방입니다. 여기 책있고 여기 뭐있고 뭐있고 해서 드러누워서도 손만 내밀고 발만 피면은 전부 필요한거는 다 걸쳐 있어서 아주 살기 편하게 계획된 방입니다. 그래서 방은 좁습니다만은 아주 굉장히 나로서는 살기 좋은 방인데 역시 먹을것은 내 손으로 ... 해 먹구요 커피도 타 먹고 다 도구가 있습니다만은 그래도 같이 늙는 아내가 자식들은 다 자는데 그 불효 아닙니다. 자는게 옳은 얘기에요. 그러니까 자식 원망이 아니라 다 자는데 그래도 아내가 있어서 와서 따뜻한 차 한잔 끓여 주면요 거 참 이거 좋습니다. 좋아요.

- 네. 최인호 씨 요새 쓰고있는 연재소설 `별들의 고향`에는 지금 현재 등장인물이 몇 사람이나 되나요 대충.

- 여섯 사람쯤.

- 열 사람이요?

- 여섯 사람쯤 됩니다.

- 여섯 사람이요. 근데 언젠가 그 수호지요. 중국 수호지를 번역한 분 얘기를 들어보면 수호지에 등장 인물이 좀 많습니까? 그러니까 일일이 그 인물을 그려나가고 그러는데 통일이 있고 일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인물을 전부 그려놨댑니다. 벽에다 붙여놓고 아 오늘은 이 사람 하고 저 사람 하고 인제 그러는걸 생각 하면서 글을 써나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인호 씨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 글쎄요. 가끔가다가 그렇게 혼돈이 옵니다.

- 네.

- 혼돈이 오는게 아니라 어떤때에 혼돈이 오냐면 이제 사람 이름 같은거는 혼돈이 안오구요.

- 네.

- 무슨 나이랄까. 그렇지 않으면은 그 사람이 3년전을 그렸으면은 만일 이제 그런 실수를 할 때가 있어요. 여름인데도 갑자기 무슨 풍경 묘사를 하다 보면은 여름인데도 무슨 긴 치마를 입었다든가 그런 그 아주 굉장히 그 넌센스를 할때가 있지요. 그러니까 그럴 때에는 그 메모를 해둬요. 잘 보이는 곳에다가 메모를 해두면은 그것이 굉장히 참고가 되지요.

- 네.

- 그런식으로 처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 네. 그러니까 생각을 쭉 그려 나가는거니까 속바뀔 때가 있군요. 계절같은 것이 말이지요. 감각이. 네. 김두희 교수님께서.

- 이 비밀이 있을 수 없다. 모든 비밀은 탄로 된다. 이런 말씀이 있었는데요. 그건 아마 이 비밀이라고 하면은 그걸 보통 다른 식보다 더 알고 싶어 한다는 사람의 심정 이것이겠고 다음에는 사람들이 비밀을 간직하지 못하고 입이 가벼워서 이제 말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 밖에 낸다 이런데서 나오는 거겠지요. 그런데서 아마 이 비밀 그 사람에 관계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빨리 그 누설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 혼자만이 알고 있는거 그런 비밀이라면 뭐 누설 안되는 수도 저는 있을걸로 알고 있어요. 나 혼자만이. 그러니까 아까 이 부부 과거에 그 결혼 전에 어떤 그 남녀관계에 있어서의 남성관계에 있어서의 그 비밀 같은건 자기만이 가질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있으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할지도 모르고 그런데서 비밀이 탄로 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양 박사께서는 아까 결혼 전의 비밀은 절대 말하지 말라 그랬는데 그것은 그 경우에 따라 조금 전 다르게 생각을 해요. 말을 안해서 될 경우와 말을 해야 될 경우 두 가지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 상대방이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서 그 정말 고민을 하고 그 나중에 그걸로 해서 부부관계가 파탄이 날 정도의 인물이라면은 뭐 숨기는데 까지 숨겨 보다가 그러나 결국은 또 탄로가 날테니까 그때 뭐 어떻게 또 뭐 방법을 간구 하는거고 뭐 그렇지 않고 남편되는 사람이 그 상대방의 비밀 과거에 그런거 일체 무관심 하다 이제부터만 나한테 충실하고 뭐 정절을 지켜주면 좋다. 이런 그 성실하고 굳건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발표 하고서 이쪽이 가볍게 홀가분한 기분으로 그 있는것이 낫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비밀을 자기가 가지고 있을라면 상당히 그 괴로울 겁니다. 이 잠꼬대나 혹 해서 그것이 탄로나지 않을까 또는 누가 다른 사람이 말해서 탄로나지 않을까 이런데 상당히 그 괴로울테니까 그 괴로움을 빨리 벗는다는 것도 필요한데 다만 그때는 상대방이 그 과거에 그걸 가지고서 트집을 잡지 않을 그런 그 관대한 사람일 경우 여기에 국한 되겠지요.

- 네.

- 그런데서 저는 비밀 꼭 그 비밀 해야만 하느냐 안하느냐 오늘 문제는 결정 될걸로 알고 있어요.

- 네. 노래 듣고 지나갑니다. 김상진 씨를 맞이해서 `너와 나의 행복`을 다같이 부탁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너와 나의 행복 - 김상진

- `너와 나의 행복` 김상진 씨가 노래 했습니다. 아까 양주동 박사님께서 그 `별들의 고향` 애독자의 한 분이라고 스스로 말씀 하셨는데 거기 여주인공의 이름이 경아라고 그랬나요?

- 네.

- 근데 지금 양주동 박사님께서 상당히 서스펜스를 느끼시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은 지금 경아가 그런 그 과거를 지니고 결혼을 해서 사는데 이게 언젠간 얘기가 나와야 할텐데 왜 안나오냐 왜 안나오냐 해서 서스펜스를 느끼시는 모양인데 진전은 뭐 얘기할 수 없겠지요.

- 그것은 비밀 입니다.

- 네. 그렇겠지요. 네. 아주 오늘 화제에 적중한 그런 대답이었습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 양 박사님은 어떻게 해서 거기에 관심이 그렇게 기울어지셨는지요.

- 그거 작가가 말씀을 아주 잘하셨는데요 그거 비밀 이겠지요. 그걸 그냥 말하고 말면은 돈벌이가 안됩니다. 자꾸 끌어가다가 주먹 가운데 아무것도 없어도 이거 뭔지 이거 뭔지 이거 뭔지 하다가 한 두어시간만 이거 아무것도 없어 콩알밖에 없습니다. 그거 미리 얘기하면은 장편소설이 안되니까 그런가본데 좌우간에 내가 그 한창 지금 재미난 얘기를 하지만은 좀 수습을 해야 되겠습니다. 그 나는 아까부터 장두노미라 머리를 감추고 꼬리를 뭐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내민다 또 중용에 ...이다. 숨긴것 만치 드러나는게 없다 그런 얘기를 하는데 세상에 비밀이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비밀한 얘기라도 송알송알 얘기해도 우리 속담에 있지 않습니까 낮 말은 뭐 누가듣고? 새가듣고? 또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이런 말도 있고 또 어느 친구가 나한테 와서 아 선생 선생님 친구가 아니라 누가 와서 선생님 아 이 얘기는 절대로 비밀인데요 선생님께만 말씀 드립니다. 내 그 얘기하기 전에 말하지 말게 아 절대 비밀이란걸 나한테 얘길하면 내가 다 알기만 하면 돼? 난 그런 얘기 듣기 싫으네. 이하 생략이 아니라 이하 중단 하고 미리 끝내고 맙니다. 헌데 뭐 그 따위 얘기 자꾸 오래 지껄이거 없고 또 옛날 얘기로써 옛날 중국의 고사로써는 그 유명한 양진이라는 사람의 사지라는거 아시죠? 넉사 자에 알지 자 그 청렴한 관리 뇌물 먹지 않는 관리 양진이가 동네 사술제에 갔는데 속관이 뇌물을 바쳤어요 밤중에. 슬그머니 와가지고 금덩이 금 10근인가? 10근이면 상당히 크지요? 금 10근을 가지고 슬그머니 상관에게 바쳤습니다. 하면서 하는 말이 밤중에 아무도 모르는 절대 비밀이오니 안심하고 받으시옵소서 그러니까 양진이가 웃으면서 자네 사지 아나? 사지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넉사 자에 알지 네 분이 안다. 누가 압니까. 천지, 시지, 자지, 아지 아니야? 하나님이 알고 신령님이 알고 천지 신지 자지 아지 자네가 알고 내가 알고 네 사람이 벌써 다 알고 있어. 사지라는 말 천지, 신지, 자지, 아지, 자지라는 말 잘못 듣지 마시오. 천지, 신지, 자지, 아지. 그런데 그 시시한 얘기 자꾸 지꺼릴거 없구요 내가 좋은 시나 좀 낭독 하지요. 하나는 내가 젊었을 적에 지은 시 1922년이니까 내가 19살 때 지은 시 입니다. 제목도 `영원한 비밀` 이에요. `영원한 비밀` 내가 그때 걸작이라고 생각했던 시 입니다. 금성잡지 창간호에 실렸던 시지요. 그 내용이 뭔고하니 내가 어떤 여자하고 연애를 했는데 그때는 내가 순진해서 사랑한단 말도 못했어요. 손목 한번도 못잡아 봤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도 날 사랑 하건만은 그 말을 종래 못하고 말았어요. 그러다 갈리고 말았습니다. 그 서글픈 심정을 뭐라고 할까 영원한 비밀이라 영원히 몰랐다 그말이지요. 님은 내게 황금으로 장식한 작은 상자와 상으로 만든 열쇠를 주시면서 님께서는 나한테 황금으로 장식한 조그만 박스 스몰박스 조그만 상자와 상아로 만든 아이보리로 만든 열쇠를 주시면서 언제든지 그의 얼굴이 그리웁거든 가장 갈급할때 열어보라 말씀 하시다. 자기가 간 뒤에 언제든지 자기 얼굴이 보고싶거든 가장 마음이 답답할 적에 정 참을 수 없는 경우에 이 상자를 열어 보아라. 님은 내게 황금으로 장식한 작은 상자와 상아로 만든 열쇠를 주시면서 언제든지 그의 얼굴이 그리웁거든 가장 갈급할 때 열어보라 말씀하셨다. 그 다음에 죽 와서요. 날마다 날마다 나는 님이 그리울 때마다 황금상을 가슴에 안고 그 위에 입맞춰왔으나 님이 간 다음에 날마다 날마다 나는 그리울때마다 황금상자를 가슴이 안고서 차마 열어보지는 못하고 그 위에 키스를 했지만은 보담더 갈급할때가 후일에 있을까 하야 마침내 열어보지 않았었노라. 좋다. 가장 갈급할때 열어보라 했거든요. 정 견딜수 없을 경우에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 이제 갈급할 날이 온다. 그러니까 열어보고 싶었지만은 보담더 그리울때가 후일에 있을까 하야 종래 열어보지 않고 말았데요. 아까워서 안 열어 봤데요. 아이고 죽겠다. 나는 좋아합니다. 내가 그때 열어볼수 있었는데 그때 열어볼수 있었어요 손목만 잡았더라면 헌데 열어보지 않고 말았어요.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먼 먼 후일에 참으로 내가 황금상을 정말 열고싶었을때 아 그때는 이미 상아 열쇠를 잃었을것을 정말 견딜 수 없어서 열어봐야 하니까 상자를 그땐 열 수가 없더래요. 종래 못 열어보고 말았어요 그래서. 황금상 그것은 우리 님께서 날 버리고 갔을 때 마지막 주신 영원의 영원의 비밀이러라. 종래 못 열어보고 말았습니다. 정말 열어보려 하니까 열쇠가 없더란말이죠. 1922년 내가 스물 열아홉살때 지은 작 입니다. 이걸 걸작이라고 지어가지고서 그 여자 관철동 12번지에 그 여자의 하숙에 갔습니다. 그 시를 자필을 가지고 가서 그 여자에게 부들부들 떨면서 바쳤어요. 이 시를 읽어 보십시오. 그 여자 약간의 문학정 상식이 있었어요. 속눈썹이 길었습니다. 아이고 양 선생님 시가 걸작이네. 아 내가 어떻게 상기가 되는지 와세다 대학교에서 이걸 영어로 번역을 했어요 내가 걸작이라고. 유치하지요. 영어로 번역해가지고서 영문학 교수인 레이몬드 반탁이라고 하는 영국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 시인한테 갔다 뵈었어요. 이거 걸작이냐 어떠냐 상징주의다 심볼리즘이다. 상징주의가 무슨 상징주의야. 그 시인이 이렇게 들여다 보더니 굿 아이디어! 그 아이디어만은 좋다고 아이디어만 좋은게 뭐야. 일대 걸작이 아이디어만 자 그러나 날 가로막지 말구요 이런 유치한 시 보다도 고 한용운 대사의 만해 한용운 대사 알지요? `비밀`이라는 시 유명한 시 입니다. 잠깐 10초면 읽어요.
비밀입니까 비밀이라니요 나에게 무슨 비밀이 있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비밀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마는 비밀은 야속히도 지켜지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의 비밀은 눈물을 거쳐서 당신의 시각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의 모든 비밀은 눈물을 거쳐서 당신의 눈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의 비밀은 한숨을 거쳐서 당신의 청각으로 들어갔습니다. 귀로 들어갔습니다. 그 밖의 비밀은 한 조각 붉은 마음이 되어서 당신의 꿈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 한줄 잘썼다 나보다. 이거 마지막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만은 마지막에 눈으로도 귀로도 아무것으로도 느낄 수 없는 비밀이 있습니다만은 그러나 그 비밀은 소리없는 메아리라 메아리와 같아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물론 한용운 대사의 범신론적 입장에서 자기의 선적 경지를 선적 불교의 선적 경지를 말한겁니다만은 그건 다 설명 하려면 시간이 길어서 그만 중단.

- 노래 듣겠습니다. 임희숙 양을 맞이해서 `잊었을거에요` 박수로 청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잊었을거에요 - 임희숙

- 임희숙 양의 노래 `잊었을거에요` 지금 우리가 다같이 들어 봤습니다. 비밀에 얽힌 얘기로 즐겨본 504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프로듀서 안평선, 기술 김영소, 반주 노명석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에 전영우였습니다. 504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입력일 :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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