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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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사랑 - “전복을 먹을 때 마다 사랑을 느껴요”
사랑
“전복을 먹을 때 마다 사랑을 느껴요”
1973.01.14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500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전영우 입니다. 동아방송 개국과 함께 시작한 유쾌한 응접실이 오늘로써 500회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500주라고 하면은 10년에서 몇 주일이 모자랍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유쾌한 응접실은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면서 500회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애청해 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매주 이 자리에 나오셔서 재미있고 유익한 말씀을 들려주시는 세 분 단골 손님 그리고 새 손님, 노래 손님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500회째 맞는 이번주 화제는 `사랑`으로 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소개해 드리면은 단골 손님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새 손님에 조흔파 씨, 엄앵란 씨 그리고 여러분의 노래 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첫번째 노래 손님 정훈희 씨의 노래 `꽃 길`을 다같이 청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꽃 길 - 정훈희

- 정훈희 씨의 노래 `꽃 길` 이었습니다. 정훈희 씨를 비유해서 그 꽃이라고 우리가 생각을 하면은 이제 막 그 꽃봉우리가 터질려는 아마 그런데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아주 청순한 노래 잘 들려줬습니다. 정훈희 씨는 그동안 유쾌한 응접실에 여러번 나왔었지요? 인기있는 노래 손님으로.

- 네.

- 네. 오늘 우리가 500회를 맞이 했어요. 그동안에 정훈희 씨도 여러번 나오고. 오늘 얘깃거리는 `사랑`으로 정했습니다. 정훈희 씨가 사랑 그러면은 어떻게 얘기 좀 해줄 수 있을까요? 사랑에 대한 얘기.

- 글쎄요. 사랑 그러면은 글쎄 여러가지 사랑이 있겠는데요.

- 그렇지요.

- 저희들 같이 이성간의 사랑은 일단 사랑에는 진실이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 사랑에는 진실이 있어야 할것이다.

- 네.

- 그렇겠지요.

- 네. 그러니까 제 노래 제목을 지금 뭐 피알 하는게 아니구요.

- 네.

- 물론 사랑에도 또 뭐 할아버지가 손자를 사랑하는 사랑.

- 네.

- 그리고 또 요즘은 현대인들의 사랑은 또 여러가지로 변했다고 봐요.

- 네.

- 뭐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랑.

-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랑?

- 네. 그러니까 그걸 사랑이라고 그럴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요.

- 네.

- 그것도 사랑은 사랑일테니까요.

- 네.

-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랑 그러면 진실된 사랑 참된 사랑 그렇게 생각해요.

- 네.

- 글쎄 저는 잘 모르겠구요 사랑에 대해서 여러 선생님들 좋은 말씀이 계실건데.

- 듣기로 할까요?

- 저는 듣겠어요.

- 네. 그럼 양주동 박사님께서 정훈희 양이 좀 듣고싶어 하는 군요. 사랑에 대한 얘기를.

- 사랑에 대한 얘기요.

- 네.

- 500회째 방송 입니다만은 내가 번번히 이 방송에서 그 화제에 대한 말풀이를 늘 해왔는데 오늘은 좀 딱합니다 왜그러냐면은 그 사랑이란 말이 그 말풀이를 가지고 도무지 안될 거에요. 물론 말풀이 하자면은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인정으로 대하는 마음이 그게 사랑일텐데 그러나 그 말을 가지곤 정의가 잘 안됩니다. 사랑이라 그러면은 좀 장타라 모양으로 내가 엮어 나가면은 인간사회에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인데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하나의 혈액이라고 볼 수 있고 제2의 혈액 이지요. 혈액 아닌 혈액이고 또 유대라고 말할 수도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 또 윤활제라고도 말할 수 있고 매끈매끈 하게 돌아가는 윤활제 또 접착제 꽉 붙이는 시멘트 모양으로 꽉 붙이는 접착제 라고 말할 수도 있고 또 조금 차원을 높이면은 모든 도덕과 윤리의 지상명령이요 또 제일원인 제일원이라는 말 좀 어려운 말입니다. 코사 프리마 라고 라틴 말인데 최초의 원인 모든 우주와 인간의 동력이 어디서 나오느냐 사랑에서부터 나온다고 첫째 원인이라고 난 생각 합니다. 또 모든 종교에요 뭐 이를테면 유교나 유교에도 뭐 어질 인 자를 많이 얘기 하지만 사랑 애 자가 좀 높은 원인 입니다. 또 불교에서도 자애니 자비니 여러가지 얘기를 많이 하지만 요컨데 사랑이고 또 기독교에서 물론 더 말할 것 없이 사랑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세가지 요소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 중에도 사랑이 가장 높은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한데 그 밤낮 오래 지껄여야 벌거 없고 저 고어 풀이나 조금 하고 지금 말은 사랑한다 우리가 누구나 그러지요? 옛날엔 그 사랑 애 자를 닷을 애 자라 그럽니다. 닷을 애. 닷는 다구요. 그 닷는다는 말이 무슨 말이냐면 아랫 다 자에다가서 그 삼각형 한 잔데 닷을 애 사랑 애 안그러고 다슬 애 그래요. 그 모성애 같은 육친간의 사랑을 의미 합니다. 어째 그러냐면 닷는다는 말의 어원은 다사롭다 따뜻하다 어머니 젖가슴이 따뜻하다는 그 어원에서 나온 겁니다. 그리고 몹시 사랑하는거는요 괸다 그래요 괸다. 괴일 총 괴일 애 총애 한다구요. 그건 곱게 여긴다. 곱게 본다. 가령 첩을 요망스러운 첩을 내가 괸다 그러면 그에 대하여 곱게 본다 그말이구요. 그런데 그 내가 한 마디 더 붙일 것은 사랑이라는 말이 우리 순진한 한국말로 생각 하지만 그게 아닙니다. 한문에서 나왔어요. 여러분 깜짝 놀라리라. 사랑이 아니라 원래는 사량 입니다. 사량. 생각 사 자에 헤아릴 량 자에요. 무슨 까닭으로 사량이 사랑이 됐느냐. 그걸 설명 하자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긴 말할 것 없고 가령 신랑을 갖다가 황해도에서 신량 그럽니다. 새파란 신량이 그래요. 량. 량서방이 량서방이.. 그건 그렇다 하고 사량이라는 말의 어원은 어디서 나왔냐면 상대방을 헤아려주는 겁니다. 그게 옛날 말에서는 반드시 I love love가 아니에요. I think 생각한다 I remember 내가 기억한다 그런 뜻 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 현대 말에 사랑이라는 말이 됐냐면은 그 상대해주고 헤야려주는 것이 사랑이 아닙니까? 가령 내 사랑하는 애인이 냉수에다가 손을 담그고 겨울에 그 뭘 씻습니다. 그러면 내가 가슴이 저려요. 아이고 내 손을 차라리 담궜으면 좋겠다. 얼마나 손이 시릴까. 생각해주고 헤아려주는 것이 사랑 입니다. 한데 좀 긴 말 지껄였습니다만은 암만 사랑이란 말을 말풀이 하고 정의 해야 다 소용 없는 거고 옛날 시조가 옳지요 그저. 사랑이 어떻더냐 둥그더냐 모나더냐 아이 돈 노우 나도 모르겠소. 사랑이 어떻더냐 둥그더냐 모나더냐 길더냐 짧더냐 얼마나 길더냐 짧더냐 밟고 나마 자이더냐. 한 발 두 발로 재고 나서 한 자가 남느냐. 하그리 긴줄 모르되 끝간줄을 몰라라. 사랑이란 것은 하그리 긴줄 모르지만은 끝간 데를 모르는게 사랑 입니다. 그런데 이걸 내가 우리나라 시조의그 유명한 시조 아니에요? 사랑이 어떻더냐 길더냐 짧더냐 그 사랑이라는건 참으로 말로만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근데 우리나라 시조의 걸작인데 그걸 내가 서양사람 한테 어느 제자 한테 그걸 박사과정에 들어온 서양사람 한테 내가 강의를 하는데요 솔건이라는 사람 입니다. 그 사람이 내 제잔데 아 시조의 걸작이 뭐냐 하고 묻길래 내가 사랑이 어떻더냐 둥그더냐 모나더냐 길더냐 짧더냐 밟고 나마 자이더냐 하그리 긴 줄 모르되 끝간데를 몰라라 기가막힌 걸작이라고. 그게 무슨 말이냐 그러길래 내가 영어로 문의 했지요. What is love. It is love or short. 그무슨 소린지 모르겠데요. 그 무슨 소리냐. What is love. It is love or short. 뭐 이러니까 그 서양 사람이 두고 노려봤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너는 아직도 한국 문학의 멋을 모른다. 더군다나 사랑이 뭔지 너도 해봐라 이 자식아. 그랬지. 그만 합시다. 너무 길었어.

- 김두희 교수님께서. 양 박사님 말씀중에 그 사랑이란 것은 어원을 따지시는데 사량이라구요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이라고 그러는데 김두희 교수님께서는요.

- 뭐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씀 뭐 틀림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헤아리느냐 이것이 아마 사랑의 대상의 문제가 되겠는데.

- 사랑의 대상.

- 네. 근데 일반적으론 아마 사람 사람을 사랑한다 이렇게 되겠지만은 이것이 이 좀 확장 돼가지구서 아까 정훈희 양이 말했지만 돈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고 좀 더 크게 말하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고 그 여러가진데 그 방향이 좀 잘못되면 사랑이 좀 우습게 될 것 같아요. 아까 이 돈 얘기가 나왔는데 돈 이라고 하면 우리 생활을 좀 부유하게 하기 위한 수단일텐데 돈 자체를 사랑한다 이러면 방향이 바뀌었으니까 그 우습게 되는거지요. 돈을 위해서는 목숨 까지도 아끼지 않는다. 파산 했다는 소문을 듣고서 목을 멜라고 돈 없이는 난 살아야 의의가 없다 그래서 그 죽을라고 밧줄을 샀던 사람 있습니다. 나중에 그것이 잘못됐다 당신이 파산한게 아니고 옆집 사람이 파산했다 그러니까 아 그럼 죽을 필요 없다. 그러나 그 돈 주고서 왜 밧줄을 사왔느냐 기왕 사온거 아까워서 죽고 말자. 그래서 죽었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것은 이 돈에 대한 사랑이 방향이 바뀐 거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 네. 근데 그건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 엄앵란 씨는 요즘 어떻게 시간을 보내십니까.

- 네. 아주 사람들이 뚱뚱하다고 그래서요. 제일 첫째 73년에는 좀 날씬해지기를 원하기 때문에 노력해요. 그래서 매일 이렇게 운동 운동으로 요즘은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 그러니까 운동은 걸어다니는 운동 인가요?

- 아니지요. 테니스 하구요.

- 테니스.

- 네. 볼링을 그냥 선 채로 8게임을 칩니다.

- 선 채로요?

- 네. 극히 원시적이지요?

- 네. 앉은 채로 하는 수도 있나요? 볼링을요.

- 앉은 채로 하면 그게 운동이 되지 않겠지요.

- 네. 그러니까 서서 이렇게 있으면서도 그 어려운걸 인제 계속해서 운동 하신다 이거죠? 운동하는 의미요.

- 네.

- 네. 그러니까 요즘은 많이 날씬해지신 거지요?

- 좀 많이 사람들이 그러는데 날씬해 졌다고 그래요.

- 네.

- 그런데 제가 또 날씬하게 하려는 목적도 사랑을 위해서 하지 않을까 너무나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이 없기 때문에 관심을 끌라고 좀 날씬해 질라고 그러지 않을까 이것도 사랑의 원인이 아닐까요?

- 원인도 되고 결과도 되겠지요. 김두희 교수님께서.

- 아까 양 박사께서 사랑의 그 내용이 애매하다 길더냐 짧더냐 뭐 둥그더냐 모나더냐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서 아마 이 사랑두요 사랑에 관해서는 그 정반대 되는 얘기가 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은 아낌없이 뺏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이렇게도 나와요. 그런데서 운동 지금 엄앵란 씨께서 말씀하신 운동과 공통 되는것 같습니다. 운동도 정반대 되는데 쓰이거든요. 엄앵란 씨는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을 하신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저같이 마른 사람은 또 살 찌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이런단 말이에요. 사랑과 똑같이 애매한거다 이런 생각이 들어가요. 네.

- 근데 그 김 선생님 말씀 화두에 사랑은 아낌없이 받는 것 뺏는 거라 그러셨지요? 그리고 다음에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 이렇게 말씀 하실 때 그 며칠동안 유행가 가사를 연구 하시고 나오신건가 라고 전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서구 선생님께서. 아까 그 정미조 양 얘기는요. 옛날 사랑이 참 좋을 것 같다구요. 왜그러냐 하면은 진실하고 단순하고 그리고 깊이가 있고 그런건가요?

- 단순하진 않아요. 단순하진 않지만 복잡 하지요.

- 네.

- 왜그런고 하니 요새는 그저 다방에서 만나거나 극장 표사는데서 만나서 쓱 돌아봐서 한 장 더 사면은 곧 잘 얘기가 되는 그런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은 옛날에는 그게 도저히 안되지 않습니까? 아 뭐 내외하고 서로 봐도 모른 채 해야 하고 겨우 만나야 눈으로 한번 슬쩍 쳐다봐서 눈웃음 치면은 이건 다 된 사랑 입니다. 요새 뭐 같이 어디 극장 구경 간 이상으로 그건 성공한 거에요. 그런 시대가 있어서 저도 그때에 그래서 어떻게 살다 남은 인간이올시다만은 저 젊어서 사랑이란 도저히 못 해 봤습니다. 제가 한번 동네 색시 13살인가 12살 적에 그게 아마 첫사랑 인가봐요. 어떻게 무지무지하게 좋은데 뭐 도리가 없어요. 기껏 한 것이 손 한번 만져 본 거에요. 네. 그것도 그냥 못 만져봐요 물건을 주고 받을 적에 물건 자체만 받지 않고 손 한번 덥석 잡아 쥐면은 그거는 한 10년 갑니다. 그 기쁨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그런 시대 생각을 하면은 참 요새 여러분들은 대단히 참 행복한 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제가 동경 유학 할 적에 잠깐 있을 적에 연애 문제가 생겼는데 제가 좀 부끄러운 얘기 였다만은 짝사랑을 했는데 괜찮아요 지금 저 경상도 대구 사니까 이름은 안 댑니다만은 좌우간 나하고 동갑이니까 한 70 됐을 겁니다. 그런데 아 좋아 죽겠는데 도리가 없어요. 뭐 말 잘 안돼요. 그랬더니 어떤 친구 말이 너 그러지 말고 그 여자가 좀 그 감격성이 있으니 어떡하든 한번 울고 따귀를 한번 때려라 아프지 않게 때려라 그러면 될 것 같다. 이거 당췌 그 역설도 분수가 없단 말이에요. 이렇게 빌어먹고 죽으나 사나 한번 해보고나 죽을 작정 하고설랑은 이제 상여 공원이라고 공원에 그 숲속이 좋습니다. 거기 가가지고 거기를 빙빙 돌다가 어떡하다가 계기를 만났어요. 여자가 팩하고 돌아서길래 한번 갈기는데 아마 스쳤을거에요 아프게는 안 때렸어요. 딱 때렸으니 인제 선공을 했으니까 인제는 몇 해 징역이냐 이건데 아 그냥 팩 돌아서더니 나한테 턱 안겨요. 그거 야 우리 선생님 대단하신 분이다. 이런걸 알으켜 줬구나. 근데 그거 인제 철이 나 생각 하니까는 역시 여자는 그 괜히 눈물 찔찔 흘리고 사랑 하느니 뭐 목숨을 바치라는 그 따위 보다도 한번 사내답게 한번 딱 갈기는게 그것이 내 사랑의 전부다 얼마나 이쁘면 때리겠느냐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거 그런 자극을 준다는거 그건 요새 젊은 얘기로 잠깐 상고가 될 것 같아서 한 말씀 해둡니다.

- 그럼 그 점에 대해서 정훈희 양의 의견을 좀 듣고 싶어요. 한대 맞으면은 더 어떨까요.

- 그런데요. 지금 제가 생각 하기에는 아마 그 선생님께서는 지금 이 선생님이 짝사랑을 하셨다고 그러셨는데 아마 그 여자분도 이 선생님을 좀 좋아하신 것 같아요.

- 네.

- 왜냐면은 제가 여자니까요. 이렇게 저 상대편이 좀 좋다 그러면은 쭉 몇 개월동안 이렇게 데이트를 하고 그러는데 남자가 손도 잡을 줄도 모르고 괜히 부끄러워 하고 그러면은 좀 그 남자가 좋으면서도 아 저거 병신인가.

- 아 네.

- 틀림없이 그럴거에요.

- 네.

- 그리고 만약에 그 남자분이 상대편 남자가 손을 잡으면은 여자 된 도리로서 조금 수치감을 느끼니까 손을 빼겠지요. 그렇지만은 그 잡혔을 당시에는 조금 흐뭇했을거에요.

- 네.

- 그러니까는 좀 뭐라그럴까. 여자 된 몸짓으로서 자꾸 이렇게 싫다고 얘기를 하고 그런 몸짓을 하지만은 조금은 그렇게 바라고 있었을텐데 그때를 이 선생님이 기회를 잡아서 한대 딱 치니까 치시니까 어 이것이 정말 이 분이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아마 안기신것 같아요.

- 네. 그러니까 뺨 한번 맞는걸로 사랑을 확인하는 건가요?

- 근데요 한대 맞고서 사랑을 하는 여자도 있겠지만요. 제가 생각하기엔 한대 딱 때리면 아우 병신 왜 때려 그러고 가는 여자도 있을 거에요.

- 네.

- 해설 대단히 감사 합니다. 그 덕에 제가 그후부터 늘 방송극 연극을 써서 먹고 삽니다. 그때 그때 배운 재줍니다 그게.

- 이제서야 알겠습니다.

- 이서구 선생님이 그 지어서 한 말씀을 그 정훈희 양이 해설을 참 잘했는데요. 정훈희 양의 해설을 듣고서 정훈희 양은 맵게나 얻어 맞았겠다 하는걸 제가 솔직히 여기서 느꼈어요.

- 노래 듣겠습니다. 정미조 양을 맞이해서 `개여울`을 다같이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개여울 - 정미조

- 정미조 양의 노래 `개여울` 이었습니다. 먼저번에는 이서구 선생님께서 그 짝사랑 하던 물론 그 얘기시겠지만은 그 사람을 때리시면서 그쪽의 그 호감 아닌 호감을 산 그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건 하나의 구애 방법인것 같습니다. 사랑을 구하는. 오늘 새 손님으로 나오신 조흔파 선생님께서. 그 사랑을 구하는 구애 방법이나 수단도 다 다를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말이죠. 남자의 경우라든가 여자의 경우라든가 사랑을 구하는 이성에게 호감을 살려는.

- 아 예. 지금 저 따귀 때리고 사랑 구했다는 말씀 들었는데 뭐 그런 일 더러 있는 모양 같아요. 허나 우리가 알기에는 사랑 그 인제 요구 할때요 편지들을 많이 했지요. 요새 전화로도 뭐 하고 그러는 모양인것 같더만은.

- 네.

- 그때 그 편지 러브레터지요? 러브레터로 이렇게 사랑을 구하는 수가 많았는데 요컨데 러브레터라는게 한 반쯤은 거짓말이지요.

- 네.

- 아까 저이 무애 선생께서 그 저 사랑이 어떻더냐 길더냐 짧더냐 둥그더냐 모나더냐 밟고나마 자이더냐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게 그 사랑의 부피라던가 사랑의 모습 아니겠어요? 사랑의 내용에 있어서 그 비슷한 시조 있지요. 수박같이 두렷한 님아 참외같은 단 말씀 마소 가지가지 하시는 말이 모두 다 왼 말이로다 구시월 씨동아 같이 속 성긴 말 말으시소. 이렇게 하는건데 거짓말이다 이말이지요.

- 네.

- 야속스럽다. 다 그렇게 그냥 왜가리 처럼 속에 얼음 박혀서 말한 것 처럼 성글어서 구멍이 이렇게 펑펑 뚫린것 같은게 사랑이 아닌가 이랬는데 그 러브레터의 내용이 거의 거짓말이었어요.

- 네.

- 물론 그 진실도 많이 섞였겠지만은. 그 사람이 흥분하면 사랑에 취해버리면 그 열병처럼 되어 버려서요 그 별게 다 좋지요. 그 여자 밟고 지나간 발자취 까지도 애틋하고 그립고.

- 네.

- 같이 한 방에서 호흡 한다는 것도 좋고 아까 무애 선생님 말씀 하시기를 그 퍽 그 저 고범 선생 말씀 하셨지요. 사랑 그 한번 하는데 손 한번 잡는데 굉장히 그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요.

- 10년을 기억 하셨답니다.

- 네. 춘원 이광수 선생의 작품중에 지금도 질력 날 지경이에요. 손 한번 잡는데 한 서너달 걸리고 그 다음에 뭐 저 이 좀 더 입술 좀 가까이 하는데 또 한 뭐 1년 걸리고 그래놓고는 꼭 결혼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죽내 사내 칼부림이 나고 이래서 그 사랑하는데 퍽 오래 걸렸고 그렇게 그 다짐하는 탐색하는 기간이 퍽 길었는데요. 요새는 뭐 저 옛날에 그저 이 정든님 오시는데 인사를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벙긋 이러던 그 시절은 다 지났구요 요새 야 뭐 어째? 아 너 왜이래 어? 형광등 같이. 이러면은 오히려 여자들이 남자들 덤비고 대드는거.

- 네.

- 이런 모습을 보는데 오히려 그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벙긋 하고 싶어지는건 여자 편이 아니라 남자 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구애를 하기보다 프로포즈를 하기보다 구애를 받는데 어떻게 묘하게 받느냐 여기에 그 상처받지 않고 좀 구애 받을 방법이 없을까 하는거 경계하고 생각해야 할게 남자 편이 아닐까 싶어서요.

- 네.

- 남자의 말석에 앉아있는 이 사람으로서는 여기에 대해선 아무런 의견을 말씀할 경황이 없습니다.

- 뭐 말씀 하실것 같으면서 또 경황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김두희 교수님께서.

- 네. 지금 그 조흔파 선생께서 말씀하신대로 요새는 여자가 적극적이 돼서 남자가 이제 구애를 받는 편이 되기 쉽다 그랬는데 그런 시대에 태어났다면 참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가요. 옛날에 저는 이 좋은 여자가 있으면서도 결국 그 사랑의 고백이라는걸 못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첫사랑이란걸 5살 때 했는데요.

- 네. 상당히 늦게 하셨군요.

- 네. 유치원에 있을 때 그 동창생인데. 그 사랑 한다는 말을 못하고 말았구요. 또 그 다음에 대학 다닐때 역시 그 예쁜 여자가 있었고 자주 만나긴 만나면서도 그 사랑이라는 말을 못하고 말았어요. 사랑을 진짜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았던 것 만은 사실인데 그 못해서 실수를 했어요. 근데 그 시대가 거꾸로 돼가지고서 저쪽이 나한테 구애를 하기 위해서 내 따귀를 때린다던가 뭐 따귀 한대를 맞고서 결혼 한다면 그까짓거 뭐 괜찬다 전 생각을 하는데 그런 시대에 태어나지 못한게 한 스럽습니다.

- 네. 엄앵란 씨께서. 지금 사랑에 관한 얘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 네. 저는요. 화식집에 그 생선회를 먹을제 마다 그 사랑을 느껴요.

- 생선회를 먹을 때요.

- 네.

- 네.

- 그 어떻게 됐냐하면 그 전복을 먹을 때 마다 그 생각이 나는데요. 그 전복은 물에 있으면 한없이 불어나요. 아주 낭만적으로 흐들흐들 한데 좋다고 저를 만지면 와짝 오그라 들어요.

- 전복이요.

- 네. 그거와 같이 그저 남녀간의 사랑 부모지간의 사랑 그저 그 뭐야 사제지간의 사랑 모든 사랑은 너무 흡족하게 주면은 거기서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아요.

- 네.

- 제 친구도 한번은 연애를 하다가 얘 이거 정말 다 깨지게 됐는데 이거... 좀 시켜다오. 그러고 11시 반에 전화가 울고불고 왔어요. 그럴 때 저는 이랬어요. 튕겨라.

- 네.

- 야 튕겨버려 이랬어요. 그러니까 얘 튕기면 날라가지 않니 어떡하니. 튕겨라. 연도 싹 올라갈때 한번 탁 튕겼다 스르륵 풀면 올라간다.

- 네.

- 그거와 같이 사랑도 한번 튕기면 거기에서 또 쓴맛 단맛이 생겨서 거기에서 더 올라가고 더 뜨거워질 수 있어요.

- 네.

- 그러니까 사랑은 항상 너무 주면 안되겠어요. 사랑 관리를 잘해서 조금씩 그저 목마를 때 한방울 씩만 하면 그저 영락없이 성사 될겁니다.

- 네. 또 뭐 정훈희 양은 혼자 박수를 치면서 맞습니다 맞습니다. 옳습니다 옳습니다가 아니라 맞습니다 맞습니다에요. 엄앵란 씨 얘기를 들으면은 사랑을 전복으로 설명을 했고 또 남녀간의 사랑은 튕기는 연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양주동 박사님 어떠십니까.

- 네. 내가 좀 늦게나마 참가를 해야지요. 그 사랑의 종류를 우리가 좀 얘기를 해야 할건데 조금 늦었어요. 사랑의 종류라고 하면 물론 뭐 무궁무진 하잖아요? 장태랑 모양이로 한참 엮어 나가지요. 동성끼리 사랑하는 좀 변태적이지만 동성애가 있고 물론 가장 보편적인건 이성끼리 사랑하는 소위 그 연애라는게 있고 또 부부간의 사랑 또 육친간의 사랑 물론 육친간의 사랑에선 모성애가 가장 높다고 그러지요. 모성애, 부성애, 형제애 소위 우애라고 하는거 또 남자들끼리는 동지애라는게 대단히 존중해요. 동지끼리의 사랑 또 난 전쟁에는 못 나가 봤지만은 군인들끼리는 전우애라는거 전쟁에 같이 나가서 사생을 같이 했던 그 전우애라는걸 참으로 굉장히 높은 사랑이라는 말 들었습니다. 또 요즘 말하는 곁사람의 이웃에 대한 사랑 내지 동포애 동족끼리 사랑하는거 가장 우리에게 요구되는거 지금 물론 또 조국에 대한 사랑 크게 말하면 인류에 대한 사랑 나는 그 인류에 대한 사랑은 많은 노력을 해봤습니다만은 정말 실감적으로 느낀 기회는 적었습니다만은 약간의 인류에 대한 사랑은 있습니다. 그니까 사람의 일평생 그 사람의 사상의 크고 작은것은 자기를 중심으로 해서 자기를 가운데로 해서 얼마나 그 반경이 멀리 나가느냐 자기 가족만 사랑 하느냐 차차 동지를 사랑하느냐 민족을 사랑 하느냐 국가를 사랑 하느냐 인류를 사랑 하느냐 그 반경이 몇 미터가 되느냐 그걸로 결정 된다고 생각 하는데 오늘 애기 하는거 가만히 보니까 뭐 뭐 콩이니 팥이니 사랑 많지만은 결국은 연애가 제일인 모양이군요. 나도 거기에 찬성인데 근데 연애에서는 문제가 무슨 문제인고 하니 육체적인 사랑이냐 정신적인 사랑이냐 그게 가장 말썽이에요. 그 서양 사람들은 소위 그 플라토닉 러브라고 해서 육체를 떠난 사랑 뭐 단테와 베아트리체 같은 그 사랑을 아주 그 굉장한 사랑이라고 칭송하지 않습니까? 근데 동양 사람은 실제적인게 그렇지 않아요. 그 연애라는 말을 우리 한국 사람은 연애라는 말을 몰랐어요. 그 춘원의 ..에도 조선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외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 우리 선조들은 색이라 그랬어요. 색. 연애 한다고 안했어요. 어 그 남자놈들이 색을 즐기면 못쓰는 것이야. 그 색이라 그래요. 그러니 얼마나 천박 합니까. 근데 동양 사람들은 천박은 하지만 실제적은 실제적이에요. 결국은 여자라는게 암만 지껄여도 정신만으로 연애는 성립하지 않다고 난 봅니다. 역시 육체적 사랑이 있어야 되는건데 육체를 짝하지 않은 사랑은 난 일찍이 경험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 그러나 한마디만 더 붙이지요. 그 소위 정신적인 사랑을 대단히 고조하는 패들은 뭐라는고 하니 그걸 진정한 사랑은 정신적인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주장 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느 회의 석상에서 그 참다운 사랑이 뭐냐고 콩이니 팥이니 토론들을 많이 했어요. 내가 잠자코 있다가 있으니까 누가 묻더군요. 그 참된 사랑은 양주동 박사는 뭐를 참된 사랑으로 보시오. 그러길래 내가 있다가 참된 사랑은 도깨비외다. 아 도깨비라니 이거 무슨 말이오? 묻길래 도깨비라는 것은 얘기하는 사람은 많아도 본 사람은 없어요. 얘기하는 사람은 도깨비 봤다 뭐 수많은 사람이 다 한마디 지껄이지요. 그러나 진정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참된 사랑이라는 것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은 본 사람은 적다고 하니까 일자가 수결해서 과연 그 양 박사님 말이 옳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내가 고백 하거니와 그 사람들 그 좌중에 있는 사람들이 무식해서요 블란서 어느 18세기 살롱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게 어느 백작 부인이 한 말이 그 일등 당선한 말이에요. 그 말을 내가 잠깐 빌어서 했더니만 그 친구들 모르고서 양 박사의 말이라고 속았지. 참된 사랑은 도깨비 입니다. 그게 없는거야 그러니 육체를 떠난 사랑이 어디있어. 난 육체를 떠난 사랑 한다면 뭐 여자를 사랑할까 남자를 사랑하지 뭘. 사상을 가지고 사상이 훌륭하고 인격이 훌륭하고 이건 남자끼리 사랑하지 여자가 뭐 여자는 예쁘니까 사랑하지 뭐 예쁘지 않은 걸론 사랑한 적이 없어요.

- 이서구 선생님. 네. 이서구 선생님께서.

- 지금 양주동 씨 말씀에 전폭적으로 찬의를 표합니다만은 제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저보다 나이 젊은 사람이 그 유명한 빅터 레코드에서 옛날 가수되는 분인데 이름은 잘 ...인데 그이가 아주 미남자에요. 그런데 어떤 여자를 연애를 했는데 잘 안돼요. 과부집 딸인데 재산도 많고 얼굴도 예쁘고 좋아서 다들 잘 됐으면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는 거에요. 하루 만나더니 찾아와 울어요. 그래서 제가 그때는 글을 좀 쓰고 했으니까 뭐 선배같이 얘기했던 모양이지요? 아 그놈의 색시가 곧잘 따라오더니 어떤 녀석이 중간에서 뺑줄을 쳐가지고 그리 쏠리는 모양이니 이거 큰일 났습니다 하고 찔찔 운단 말이에요. 가만히 생각하니까 그게 어려워요.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너 마지막 한번 손을 써봐라. 뭡니까. 그러기에 그 녀석이 남의 애인인줄 알고 설랑은 벌써 얼마나 가까운 줄 알면서도 중간에서 뺑줄치는 놈이면 그 놈은 불순한 놈이니까 그거 곧 여자가 깨달을 날이 올지 모르니 그 기회를 노리고서 너는 크게 나가라. 어떻게 나가냐니까 아 좋다고 내가 당신 사랑할 적에 당신 하나 기쁘게 해주자고 하는 사랑이지 내가 기쁘자고 하는거 아니야. 당신이 그 남자 하고 사귀는걸 기뻐 한다면 나는 깨끗이 눈물 흘리고 뒷골목으로 돌아설테니 어서 행복하라고 자꾸 그래봐라. 그랬더니 갔다는 거에요. 그래 갔어. 좀 더 기다려봐. 그랬더니 한 보름 후에 오더니 선생님 왔습니다. 어떻게 왔어 그러니까 그 녀석이 암만 가봐도 자기만큼 따뜻하게 굴어 주지도 않고 자기 벌이로 그냥 여자에 대해서 요구 하는게 많고 봉사하는게 적고 뭐든 여자가 하지 않아서 그 녀석 하곤 못 견디겠다고 도로 찾아 왔대요. 사랑은 봉사 입니다. 사랑할 적에 뭘 바라지를 말고 뭘 기대 하지를 말고 자기의 사랑을 상대에게 바치는 것 그 바치는 걸 저것을 똑같이 바치면은 그 사람은 완전 무결 한게 되고 한쪽에 거짓이 있으면 그 사랑은 오래 지속 못됩니다. 아마 그 윤리는 앞으로 몇 천년 가도 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 네. 정훈희 양은 요새 그 젊은이들이요. 젊은이들이 그 사랑 한다는 그 뜻 이것을 어떤 수단으로 표할 것 같아요?

- 글쎄요.

- 옛날에는 뭐 편지도 썻다고 그래요.

- 네.

- 근데 지금은 전화도 할 수 있겠지요?

- 네.

- 말도 할 수 있겠지요?

- 네. 네.

- 어떤 방법이 많을까요?

- 근데 요즘은 뭐 처음에 물론 이렇게 처음 봐서 사랑을 느껴서 사랑을 하는 수도 있겠지만요. 처음에는 인제 친구로서 자주 만나고 그래서 인제 정이 들어서 사랑을 느껴서 그렇게 하겠는데요. 전 물론 이런 말이 있지요. 사랑을 세 번 해보지 않은 사람 하고는 말도 하지 마라.

- 사랑을 세 번 해본 사람이 아니면 말도 말아라?

- 네.

- 네.

- 그러니까 사랑을 세 번 해본 사람은 그만큼 인생을 이렇게 많이 아는 사람이니까는 뭐든지 의논을 하면은 거기에 해답이 적당한 해답이 나올 것이다 이런 말일 것 같은데요. 그치만은 여자는 일단 한 남자를 만나서 사랑을 느끼면은 그 사람에게서 모든것을 그니까 평생을 같이 살고 싶잖아요. 근데 역시 사랑에는 연분이 있어야겠어요.

- 연분이요?

- 네. 아까 저희 엄앵란 언니가 말씀을 하셨지만 연을 이렇게 날리다가 한번 탁 튕겨야 그 연이 더 높이 올라간다고 그랬는데요. 잘못 튕기다가 연이 줄이 탁 끊어져서 날아가버리는 수도 있잖아요.

- 네.

- 그쵸? 언니. 그러니까 그거는 인제 연을 그 실을 만들때요 유리를 이렇게 깎아서 갈아가지구요 그걸 많이 해서 이렇게 연줄을 만드는데요. 저는 어렸을 때 봤기 때문에 만드는데.

- 그러니까 오빠가 연 날리는 걸 봤나요?

- 네. 네. 그런데 연을 이렇게 높이 날리다가 탁 튕겨주고요 또 날리다가 튕겨주고 그러는데 어느 연이 서로 오빠들이 이렇게 연을 막 날리다가 연싸움을 해요. 그러면은 이렇게 서로 이렇게 실을 이렇게 막 연이 이렇게 얽혀서요 서로 실을 막 이렇게 닿다가 한줄이 하나가 이렇게 끊어져 나가잖아요?

- 그렇지요.

- 그러니까는 이 사랑에도 그런 연들이 서로 얽혀서 하나가 튕겨서 나갈 것 처럼 사랑에도 그런 장애물이 많은 그런 사랑도 있을 거에요.

- 그러니까 사랑에도 보면 연 같이 하는것 보면 희생이 있겠군요.

- 네. 그러니까 그 희생도 있고 그럴테니까 역시 사랑에는 이 선생님이 말씀 하셨던가요. 역시 사랑은 뺏는것도 있고 주는것도 있지만 뺏어야 하면은 그냥 아우 저 사람이 나가서 누굴 만날까 또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어떡하나 이런 각박한 마음 속에서 항상 살면은 자기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까요 자기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잖아요. 그렇지만 나중에 정말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마음을 주고 사랑했던 사람은 설사 연 같이 날아가는 수가 있겠지만 자기가 모든것을 아낌없이 바치고 사랑했던 사랑이니까 별로 후회가 없을 것 같애요.

- 네. 그럼 엄앵란 씨는 그 점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 근데 그 연을 날릴 적에 말이지요.

- 네.

- 여럿이 같이 날리면 꼭 부작용이 생깁니다.

- 그렇겠지요. 여러사람이 날리면.

- 아주 그 동산에 가서 자기 혼자서 그 연을 감상 하면서 그 연 제작에 있어서도 자기가 손수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주 시초부터 자기것을 만들라면 공사를 아주 자기 명의로 딱 도장을 찍어서 해야 합니다.

- 네.

- 그거를 그냥 연을 파는걸 사다가 파는 실을 사다가 이렇게 하면 그게 부작용이 생겨요. 그러니까 처음서부터 실을 꽈서 부레를 저기 삶아가지고 부레물을 먹여가지고 단단히 내 연을 만들어서 줬다 폈다 줬다 폈다 하면 그저 하늘로 확 올라갔다 튕겼다 그러면 그 참 쾌감이라는건 그건 말할 수도 없어요.

- 네.

- 가까이 왔다 멀리 왔다 말이죠.

- 네.

- 그리고 이 사랑이라는게 말이죠 항상 가까이 있으면 별로 맛이 없어요.

- 아.

- 조금 먼 듯 했다가는 또 확 가까워지냐 하면은 또 멀어지고.

- 네.

- 그 밤에 그 혼자 사랑을 생각 한다는 저는 사랑은 장미꽃과 같은 사랑 뭐 누구 말 마따나 뭐 각설탕과 같은 사랑 이렇게 달콤한 것만 얘기 하는데 저는 씁쓸한 사랑이 상당히 맛있는거 같아요.

- 씁쓸한게 맛이있다. 네.

- 네. 그 씁쓸한 맛을 봄으로써 단맛을 볼 수 있는 거구요. 항상 단맛만 느끼면 그 씁쓸한 맛을 몰라요. 그렇기때문에 그 맛의 가치를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항상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는거와 같이 항상 그런게 좀 사랑에 있어서 조절의 제1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네. 아마 정훈희 양도 많이 배웠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노래 듣겠습니다. 이용복 군을 맞이해서 `그 얼굴에 햇살을` 박수로 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 얼굴에 햇살을 - 이용복

- `그 얼굴에 햇살을` 이용복 군이 노래 했습니다. 먼저 오늘 새 손님으로 나오신 엄앵란 씨 얘기가 사랑이라는 것은 늘 그 남들은 단걸로만 얘기 하지만 씁쓸한 그런 그 의미가 있다고 그랬는데 지금 그 이용복 군 노래 하는걸 들으면은 `그 얼굴에 햇살을` 그런 노래는 어떻게 보면 슬픈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흥이 아주 흥쾌한 것 같고 또 그러다가 또다시 슬퍼지는 것 같고 또 그래요. 엄앵란 씨 지금 이용복 군 노래 어떻게 들으셨나요?

- 네. 아주 참 사랑에 겨운 그런 노래예요.

- 네. 사랑에 겨운.

- 네. 오래간만에 이렇게 노래를 듣고 보니까 어딘가 내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아요.

- 마음이 약해진다구요. 네.

- 참 그 음악이라는 그 노래라는 그게 이렇게 마음에 이렇게 약하게 연연하게 만들어 주느냐.

- 네.

- 그 음악은 항상 옆에서 떠나면 안되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요.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만히 생각 했어요. 요즘 사랑의 고아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 갈 길을 한번 생각해 봤어요.

- 네.

- 요즘 40대가 되면은 남자 어른들은 아주 직업으로 봐도 그렇고 그 위치로 봐도 그렇고 상당히 바쁜 시기 입니다.

- 네.

- 그러면 부인으로 말하면 애들을 다 키워놓고 인제 좀 한가해서 인제 이제서부터 남편의 사랑을 좀 따뜻하게 느껴볼까 이때까지는 애들을 기르느라고 정신 없었는데 좀 바라고 있는 그런 고아들이 상당히 집에 많아요. 그 고아들도 이런 얘기를 이런 노래를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서글프고 참 이상할까 그 생각이 나서 인제그 40대 층에 있어서의 이 고아를 어떻게 해결 하느냐. 앞으로 이걸 아주 철저하게 연구 할라고 아주 이 순간에 결심을 했습니다.

- 네. 엄앵란 씨는 지금 그 사랑의 고아 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흔히 고아 하면 다 알지만 사랑의 고아 이건 오늘 처음 얘기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

- 네. 여러가지 사랑이 많지만은 아까 말했듯이 뭐 돈에 대한 사랑도 있고 조국에 대한 사랑도 있고 여자에 대한 사랑도 있고 여러가지 있지만은 간단히 말하자면 사랑은 님인데 사랑의 대상을 우리 말로는 님이라고 합니다. 우리 님. 한데 뭐 긴 이론 다 그만두고요 내 시 한수 읊겠습니다. 어째그러냐 하면 나는 늙어서 이젠 뭐 연애 하기는 틀렸구요. `밤` 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간단해요. 버드런 작자는 버드런인데. 밤두고 지었어요 밤. 밤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밤은 눈이 천개래요 별. 밤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낮은 오직 하나 뿐. 낮의 눈깔은 하나 뿐입니다. 태양은 하나 뿐이에요. 밤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낮은 오직 하나 뿐. 그러나 온 세상의 빛은 사라지네 태양이 지자. 그까짓것 별은 다 소용이 없는거에요. 태양이 지고 나면은 온 세상의 빛은 사라집니다. 태양이 지자. 뭘 얘기 하려고 그럽니까. 마음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진정은 오직 하나 뿐. 난 이거 좋아 합니다. 마음은 눈이 천개가 있어요. 우리의 마음은. 이것도 욕심 내보고 저것도 욕심 내보고 명예냐 돈이냐 하루에도 천가지 눈깔을 갖습니다. 눈깔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진정은 오직 하나 뿐. 영어 원문으로 하트인데 하트는 어려워서 내가 진정은 오직 하나 뿐. 마음은 눈이 천이나 있어도 진정은 오직 하나 뿐 그러나 온 생애의 빛은 사라지네. 사람의 일평생의 빛갈은 다 사라지고 말아요. 그 아랫말 누가 계속해볼 지어다. 사랑 곧 끝나면 인생에 사랑의 끝나면 그 일생의 빛은 그만 사라지고 만답니다. 그 나도 그만 약올라서 오늘 돌아가서 사랑을 한번 다시 시작해야 되겠다. 오늘 좀 못난 여자라도 한번 사랑 해볼까. 돌아가서 내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으리라. 그만.

- 노래 듣겠습니다. 바니걸스 두 아가씨가 나와서 `약속을 잊으셨나요` 박수로 청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약속을 잊으셨나요 - 바니걸스

- `약속을 잊으셨나요` 바니걸스 두 아가씨의 노래였습니다.
`사랑` 이라는 화제로 즐겨 본 500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프로듀서 안평선, 기술 김영소, 반주 노명석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에 전영우 였습니다. 500회째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입력일 : 200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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