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유혹 - “인생행로에는 천가지 만가지 유혹이…”
유혹
“인생행로에는 천가지 만가지 유혹이…”
1972.11.12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491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감사 합니다. 전영우 입니다. 이번주 얘기는 `유혹`으로 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실 분들을 소개해 드리면 단골 손님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새 손님에 작가 조흔파 씨, 71년도 미스아이골드 정인자 양 이 밖에 여러분의 노래 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첫번째 노래 선우영하 씨를 맞이해서 `목동의 기타`를 청해 듣겠습니다. 박수로 다같이.

♬ 목동의 기타 - 선우영하

- 선우영하 양의 노래 `목동의 기타` 였습니다. 이번주 화제는 `유혹` 입니다. 먼저 양주동 박사님께서 유혹에 대한.

- 아 또 말풀이인데요. 유혹이라 하면 뭐 달랠 유 자에 혹할 혹 자니까 글자대로 남을 꾀어서 정신을 현혹케 하는게 유혹인데 그 대개 꾀긴 꾀는데 일반 말로 꼬인다 꼬신다 꼬인다 그러는데 대개는 옳지 않은 일로 꼬이는거 좋은 길로 꼬일 수 있지만은 옳지 않은 길로 꼬이는게 많습니다. 헌데 물론 영어로는 템테이션인데 한 가지 붙여 말할것은 그 초기 성경 번역에 유혹이란 말을 꼬인다는 말을 시험이라고 지었어요. 아마 젊은이들은 전혀 이해 못할 겁니다. 가령 유명한 기독교의 주기도문에 나로 하여금 저희들로 하여금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그랬어요. 그 시험이라는 말이 유혹인데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면 요즘 저희들로 하여금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그러면 대학 입학 시험에 들지 말라고 하는 말인가? 그 말이 아니라 초기에는 그 유혹이란 말을 시험이라 그랬습니다. 그런데 개론컨데 그 유혹의 종류가 어떤것이 있느냐. 인간 만사가 유혹 천지 입니다. 우선 제일 많은건 황금의 유혹 이구요. 돈에 관한 유혹 이구요. 둘째는 물론 이성의 특별히 나같은 남자에게는 젊은 여성의 어여쁜 아가씨의 유혹이 많고 또 내겐 그런건 없습니다만은 벼슬의 유혹도 있어요. 벼슬의 유혹 부귀 권력. 벼슬의 유혹도 있고 또 친구의 유혹 친구의 특별히 악한 나쁜 친구의 유혹이 많습니다. 또 농촌 처녀들에겐 무엇이 유혹이던가요? 도시의 유혹인가? 또 나같은 사람은 한가지 그 별취미가 있는데 길의 유혹이 있어요 길. 그 저 오솔길 그 무슨 큰길이나 길을 바라볼 적에는 난 그 특수한 취미 입니다. 그 저 길의 유혹이 있어요. 길을 따라 자꾸만 어디로 갈까. 저리 자꾸 가면 꼬불꼬불한 길을 가면 결국 어디로 갈까 하는 유혹이 있습니다. 그래서 늘 나는 그것을 이상한 취미로 생각하고 있는데 사람이라는 것은 인생 행로에 내가 남을 유혹하는 경우도 있구요 나도 이따금씩 그런 경험 있어요 젊었을적에는 또 남이 나를 유혹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가지인데 그걸 물리치거나 선처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요컨데 한마디 더 말하면 인생행로에는 인생의 가는 길에는 천가지 만가지 유혹이 있다고 봅니다. 난 또 무슨 문제 가지고 너무 길게 지껄이는 것이 유혹을 받 그 유혹이라구요. 한가지 흠이에요. 이하 생략.

- 네. 그럼 이번에 노래는 안했지만 김하정 씨요. 지금 양주동 박사님께서 유혹을 설명하시는 가운데 그 꼬인다 하는 말은 보통 듣는데 꼬신다라는 말씀을 하세요.

- 네.

- 그 김하정 양이 생각할 대 꼬신다는건 어떤건지 말이에요. 우리도 사실 알고는 있지만. 김하정 양의 설명을 좀 듣고자 해요.

- 글쎄요. 꼬신다고 그러면은요.

- 네.

- 아까 양 선생님 말씀하신대로 여자를 남자가 꼬시는 거요. 그리고 또...

- 남자가 여자를 꼬시고. 여자는 남자를 꼬시지 않나요?

- 꼬심을 주로 당하는 편이 되겠지요.

- 그러니까 꼬심을 당한다면 수동형 이군요.

- 그렇지는않지만은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하는 격으로요.

- 그 남자들이 꼬실라고 한 번 마음을 먹고 내가 저건 꼭 꼬셔야지 하고 있으면은 뭐 그냥 죽자사자 따라 다니면서 막 꼬시면은...

- 거기에 대해서 제가 한 마디 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 네.

- 남자가 여자를 꼬일경우 여자가 남자를 꼬일경우 있는데 남자가 여자를 꼬신다고 그러지만 여자가 남자를 꼬신다고 안그럽니다. 호린다고 호린다구요.

- 네.

- 그래서 그건 나쁜 경우의 말이지만 여자한테 꼬심 받았다가 아주 그냥 넉아웃 당하고 넘어지면 화가나서 에이 여우한테 홀렸다 그러는게 그 꼬신다는 얘깁니다.

- 네. 그럼 그 옆에 조흔파 선생님께서. 지금 꼬인다 꼬신다 그랬더니 또 이서구 선생님께서 꼬순다고 또 그러시구요 또 여자한테 당하는거는 홀렸다 그러는데요 그걸 좀 조흔파 선생님께서 정리해서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네. 꼬인다는 말은 꼬이다 이게 꾀다 이렇게 줄여서 말했지요 그래서 꾀임 받는다 이랬는데.

- 네.

- 이 꼬신다는 말은 최근에 유행어처럼 들려오는 말이고 홀린다는 말은 구미호라고 지금 저 이서구 선생께서 말씀하셨는데 홀린다는 것은 꼬리 아홉 가진 여우가 사람 정신 빼먹는것 그것이 홀린다고 그랬지요? 그 여우에 홀렸다 귀신 도깨비에 홀렸다 이랬는데 전에는 그 남자가 그야말로 꼬시면 여자는 홀렸는데 요새는 그 반대되는 경우도 더러 있는것 같이 이렇게 보여지는데요.

- 네.

- 이런 일은 난 잘 모릅니다만은 그렇게 말씀들 하시고 또 요새 작품이나 어디에들 쓴것 보면 여자 편에서 오히려 그 능동적으로 꼬시고 남자가 홀리는 경우가 있는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 네. 그럼 노래 하고 앉아있는 선우 양의 얘길 좀 듣고자 하는데 선우영하 양은 어떻게 생각해요? 오늘 우리가 유혹에 관한 얘기죠? 근데 조 선생님은 남자가 그러는게 아니라 여자가 더 적극적으로 그런다 그래요.

- 네. 그런데요.

- 네.

- 뭐 경우에 따라서 그럴때도 있겠지요. 그런데요.

- 경우가 다 다르군요.

- 그렇지요. 그렇지만 여자가 남자 꼬신다. 역시 여성 상위시대니까 남자의 행동을 여자가 도맡아서 한다고 그럴까요? 그러니까 그런게 좀 많아질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예언을 하시는건가요? 많아질 것 같다. 네. 그럼 선우 양 한테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지금 선우 양 얘기를 들으면은 여성 상위시대라고 그랬지요?

- 네.

- 그럼 그걸 뒤집어서 얘기 하면은 남성 하위시댄가요?

- 뭐 그렇게 되겠죠?

- 네. 그렇게 되겠죠. 김두희 교수님께서 그걸 수긍 하십니까?

- 뭐 억울하지만은 요새 세상이 그렇다고 그러니깐 할수 없이 참는 수 밖에 없지요. 그런데 아까 이 꼬인다 꼬신다 하는거요. 아까 이 조흔파 선생님께서 꼬신다 하는건 최근에 나온 말이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대개 그 말이 좀 뭐라 할까요 좀 사납게 들리기 조금 매정스럽게 변해가는 경향이 있는것 같아요. 고춧가루를 꼬춧가루라고 하고 그런데서 꼬인다 하던 것이 꼬신다 이렇게 됐는데. 그러나 그 꼬인다 하는거 하고 꼬신다 하는건 조금 그 기분이 다른것 같아요. 꼬신다 하는건 어딘가 꼭 발바닥을 살살살 긁는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서.

- 꼬시면은요.

- 네. 그래서 역시 여자가 오히려 꼬시는건 많고 남자는 홀리는게 많아야 할텐데 그건 또 재주가 없고 그러니까 남자가 그저 꼬임을 당하고 꼬심을 당하고 이래저래 당하는게 남자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가는군요.

- 네. 그럼 김두희 선생님 말씀 들으니까는 어떻게 피해망상에 걸리신것 같아요. 그 옆에 앉아있는 미스아이골드로 뽑힌 정인자 양이요. 미스아이골드라 그러면 그게 무슨 말인가요? 그러니까는 눈이 예쁜 아가씨다 그런건가요?

- 뭐 예쁜것만 갖고 따지진 않을 거에요.

- 아 눈이 예쁜것만이 아니다.

- 네.

- 네. 그럼 거기 선발 기준이 어디 있어요?

- 선발 기준은요.

- 네.

- 눈이 시력도 정상이어야 되구요.

- 시력이 정상이면 몇점 몇 부터지요?

- 2.0 부터...

- 네. 그럼 정인자 양은 3. 그러면.

- 뭐 양쪽이 1.5 1.5 니까요.

- 네.

- 더하면 3.0 되겠지요 뭐.

- 네. 아 1.5를 합하니까 3.0 이군요.

- 네.

- 네. 이러다가 또 안과 선생님이 들으시면은 무식 하다고 얘기 듣겠습니다. 그러면은 1.5 1.5구요. 그러니까 눈을 중심으로 한 그 여성미를 봤겠군요? 네. 그럼 금으로 뽑혔 아 골드로 뭐 골드나 금이나 마찬가지겠지요. 미스아이골드로 뽑혔을때 아주 기분이 좋았을것 같아요.

- 네.

- 이왕이면은 1등을 하고 싶었겠지요. 네. 근데 뽑혔을 때 소감이 어땠어요?

- 소감을 그때도 여쭤보셨는데요 말이 안나올 정도였어요.

- 네. 난 그때 물어본 적이 없는데요.

- 아니 뭐...

- 아 거기서 인제 진행하는 사람이요? 그래서 인제 말이 안나올 정도라고 그랬나요?

- 뭐 아무말도 안했어요.

- 네. 그 뭐 좀 소감이 있었을텐데 아무말 할수 없는 소감이었던 모양이죠?

- 눈동자로 말했죠 뭐.

- 아 눈동자로 또 말을 했어요? 네. 그거야 애인끼리 할 때 눈동자로 얘기하죠. 네. 이서구 선생님께서.

- 유혹에 대해서는 요새는 뭐 유혹 그런거 없습니다. 유혹할 필요가 없어요. 나 좋다. 너는 어떠냐? 싫다. 싫으면 관둬라. 이러면 그만인데 옛날엔 아닙니다. 상사병이라는게 있어요. 한번 걸리면 유혹하다 못해 영 안들으면 병이나서 죽게 됩니다. 그러면 그 야단나는 그런 시대가 있었는데 그때에 인제 유혹이라는 것은 참 굉장 합니다. 저 남의집 소년 과부 그땐 과부들이 결혼을 안했어요. 요샌 재혼 하라고 권장을 하지만 옛날에는 재혼을 하면 못씁니다. 그러나 인제 재혼 안한 과부가 일수록 예쁘거든요. 그럼 동네에서 청년들이 그 뭐 가만둘리 있어요. 암만 유혹을 해도 듣질 않으니까는 이제 장기전으로 들어 갑니다. 그러면 들창 밖으로요 그 과부가 지나가는 들창 밖 오솔길로 다니면서 밤새도록 기침을 컥컥 합니다. 그게 내가 널 좋다 하는 그런 신호 입니다. 과부가 어떻게 100일만 들으면 못 견딘데요. 그 후에 문 열어 준대요. 그런 유혹이 있는데 그래서 옛날 민요가 있습니다. 하나 적어 왔는데요. 흥타령이에요. 오르며 내리며 잔기침 소리에 컥 하고 나 여기 왔소 말이야 내도 한번 봐조 하는 겁니다. 한데 열렬하지요. 아무리 지가 열렬해도 못견딘다 이런게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의 약점을 노리는데는 정당하게 끈기있는 순수성 있는 유혹을 계속 하면은 희망은 있는 겁니다.

- 네. 조흔파 선생님께서요. 여자가 그 얼굴을 예쁘장하게 화장을 하는 뜻은 어디있다고 보십니까. 여자가 왜 화장을 할까요.

- 여자가 화장하는 이유가 뭐냐 이런 말씀이지요? 역시 그 꼬실 수 있는... 홀릴 수 있는 자격을 많이 구비하는데에 그 목적이 있지 않나.

- 네.

- 이거 저 꾸중들을 말 일지 모르겠습니다만은 아마도 남자가 없는 세상 여자끼리만 산다면 말씀이에요. 그렇게 뭐 화장하고 연지 곤지 찍고 단정하고 그래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있다손 뭐 별로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 않을것 같은데.

- 네.

- 그게 뭐 싫은 척 하면서도 남자가 있으니까 자 요것봐라 하는듯이 예쁘게 해놓고 남의 간장을 각작거리는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네. 그러고보니까는 선우 양의 얼굴이라든가 김하정 양의 얼굴이라든가 또는 미스아이골드로 뽑힌 정인자 양의 얼굴 네 좀 그렇군요. 그럼 노래 듣고 지나가겠습니다. 김하정 양을 맞이해서 `살짝이 옵서예` 모처럼 다같이 청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 살짝이 옵서예 - 김하정

- 네. `살짝이 옵서예` 김하정 양이 노래 했습니다. 우리가 유혹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유혹 하면은 먼저 그 유혹의 대상이 남성 여성일 경우를 주로 말씀 했었는데 김두희 교수님께서요. 유혹의 대상이 뭐 반드시 남성 여성 아니고더라도요 많이 있을것 같습니다.

- 네. 아까 그 양 박사께서 잠깐 말씀을 하셨는데요. 일반적으로 사람이 원하는거 그러면 다 유혹의 대상이 되겠지요. 금욕의 유혹을 받는다던가 권력의 유혹을 받는다던가 또 남자는 그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를 좋아 하니까 역시 또 유혹을 받고 그렇게 되고 그 다음에 뭔지 모르게 좋은것이 나올것이다 해서 또 그 확실하지 않은 것에도 유혹을 받을 때가 있지요? 아까 양 박사께서 길의 유혹을 받는다 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인것 같아요. 길을 가면 어디로 갈까 뭐 그 참 생각 안했던 좋은 곳으로 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서 아마 유혹을 받는 모양인데 제 자신도 가끔가다 밤길에 그런 그 유혹을 받습니다. 이제 자꾸 걸어 간다면 혹 가다가 돈 뭉치라도 떨어지지 않았을까. 이런거.

- 길거리에요?

- 낮에는 안되지요. 낮에는 나보다 먼저 간 사람이 주워 갔을테니까 안되겠고 그래도 기대해보는건 밤에 좀 기대해보지요. 그런데 한번도 걸려 본 일이 없고 또 가끔가다 이 책 같은거 보면 옛날 그 동화도 동화에서 기억이 납니다만은 뭐 그 산길을 가다가 뭐 어떻게 그 지도가 있어가지고 그걸 찾아 갔더니 보물이 나오고 그랬다그래서 말이지요. 저도 그 밤에 산길 저희 뒷산에 가봐요. 그럼 지도도 한 장도 안 떨어져있고 또 그러니까 뭐 보물도 찾을 수가 없고 그런것이 모두가 뭔가 좋은것이 있을것이다. 이런데서 유혹을 받기 쉽다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요?

- 네. 조흔파 선생님께서 화순을 좀 이어 주셨으면 합니다. 유혹의 대상이 반드시 남성 여성이 아닐텐데 또 다른데서는 어디서 우리가 유혹에 끌릴때가 있을까 그런 경험이나...

- 뭐 유혹에 끌리는 경우가 많이 있겠지만은 우리가 오래도록 가슴속에 접어넣고 기억 하는건 역시 이성간의 유혹 이 경우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유혹하는 방법이 뭐 전에 손수건 많이 이용을 했지요. 손수건 흔들면서 이렇게 유혹하는 경우도 있고 슬쩍 이렇게 떨어뜨리고 누가 좀 주워주나 하는 한번 꼬셔보는 그런것도 있었구요. 또 휘파람 부는 일 많았지요. 남의 창 밑에 가서 주책없이 휘파람 불고 섰습니다. 하모니카 가지고 가서 또 하모니카 불지요.

- 네.

- 그리고 요새 그 저 이 전엔 그런게 많지 않았더랬습니다만 추파라는거 윙크 하는거요.

- 네.

- 요새는 실례스럽습니다만 그 저 아가씨들 눈에 속눈썹을 달기 때문에 윙크 하는데 대단히 불편하리라고 생각 됩니다만은 전에는 그 찡긋 찡긋 한쪽 눈만 감았다 떴다 하면 거기에 그냥 이렇게 마음이 솔깃해지고 정신이 반쯤 얼추 나가서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역시 유혹이라고 하면 돈의 유혹도 있겠고 뭐 명예의 유혹 그밖에 많이 있겠습니다만은 그야말로 눈에서 바삭 하고 소리가 날 지경으로 윙크해 줄때에 우리 못 견딥니다.

- 네. 뭐 저희들은 다 견디는데 또 어떻게 조흔파 선생님만 또 못 견디십니까. 네. 이쪽으로 돌리겠습니다. 저 이 그러면은 그 저 이 윙크라고 할거 같으면은 아무래도 미스아이에서 금상을 탄 정인자 양이 좀 그 방면에 아까도 얘길 했어요. 어떻게 그걸 말로 합니까. 다 눈동자로 다 얘기 합니다. 아까 이렇게 얘기 했어요. 그럼 눈동자로 얘기할 수 있는게 몇 가지나 돼요?

- 눈동자로 얘기할 수 있는거?

- 네.

- 이성간이라면은요.

- 좋다는 거.

- 그렇지요.

- 그럼 저쪽에서 윙크를 할 때 이쪽에선 답을 어떻게 해야 되나요? 신호를 어떻게 보내요?

- 뭐 그쪽에서 한 눈을 감은 윙크가 이쪽에서는 뭐 아주 좋다고 표현을 할 때는 두 눈을 싹 감아버리면.

- 아! 저쪽에서 한 눈으로 신호가 오면 이쪽에서는 두 눈으로 쌍끗 이렇게 감는군요.

- 네. 한꺼번에 감아 버리죠.

- 네. 그러다가 언제쯤 뜨나요?

- 그쯤에다가 인제...

- 네. 그럼 바니 아가씨들 둘이 나와있는데 노래는 아직 안했어요. 큰 바니가 좀 얘기를 할까요?

- 네.

- 큰 바니인가요? 작은 바니인가요?

- 큰 바니 맞아요.

- 네. 알수가 없군요 여기선 둘이 다 똑같아서요. 네. 그럼 큰 바니는 지금 우리가 유혹 그런 얘기 하잖아요?

- 네.

- 네. 근데 나는 그런 얘기는 묻고 싶지가 않아요. 그럼 이렇게 가다가 김두희 교수님을 아까 그래요. 뭐 떨어진거 없나 이렇게 보실때가 있다고 그러는데 바니들은 그런건 없을거에요.

- 아직.

- 뭐 주워본 적도 없고.

- 없어요.

- 아 근데요.

- 네.

- 저 중학교 때 그런 일이 있었어요.

- 중학교 때.

- 네. 버스석에서요.

- 버스석에서.

- 네. 남학생일 이렇게 제가 빨간 손수건을 가지고 있었어요.

- 아 네.

- 네. 근데 그걸 들고 있었는데요 뺏었어요 그걸.

- 남학생이 그걸 또 뺏어요?

- 네. 근데 아직 못 찾았어요.

- 아. 그니까 그걸 그러 조흔파 선생님께서. 그 남학생이 버스간에서 큰 바니의 또 그 빨간 손수건을 뺏어 갔다는군요.

- 네.

- 근데 아직은 못 찾았다는데 그 남학생은 왜 그런짓을 했을까요. 남학생이 여학생의 빨간 손수건을 빼어 갔답니다.

- 글쎄요.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그 학생한테.

- 그거 그거야 뭐 날치기지요 뭐.

- 네. 이서구 선생님께서. 그 어떤 심리 입니까?

- 그거 날치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얘기가. 네. 그 뭐 학생이라면 그래도 학교서 무슨 시간인가 하는 시간에 사람의 도리도 배웠겠고 부형의 슬하에서 자랐는데 그래 저 대낮에 여러 사람이 보는데서 숙녀의 수건을 강도질 한다는 것은 그 여간한 용기가 아니면 안되고 그거 하고 징역 갈 생각 하고 한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아주 부지불식간에 하도 참 아름답고 참한 여자가 가진 수건이 그만 좋으니까는 자기도 모르는 틈에 뺏었고 뺏고 보니까 도로 주기가 아까워서 가지고 갔으니까는 아마 지금은 잘 간직해가지구요 본인이 가졌으면 벌써 빨아서 내버릴텐데 지금 그대로 있을 겁니다. 네. 그런 생각하면 그 뭐 아름다운 얘기 같기도 합니다.

- 네. 저 이 선우 양이요. 선우 양은 지금 바니들은 버스간에서 그런 적이 있었대요. 근데 선우 양의 경험 중에서 우리가 얘기 들을 수 있는것 있으면 좀. 그 비슷한 것. 그 반드시 손수건이 아니라도 말이에요. 학교 다닐 때.

- 학교 다닐때요?

- 네.

- 제가 인천으로 통학을 했었어요.

- 서울서요?

- 네.

- 네.

- 근데 이제 암만해도 통학을 하게되면 남학생 여학생 구별을 지어서 타게되지 않으니까 합석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아요.

- 네.

- 그런데 아마 제가 가방을 옆 친구한테 맡겨 놓구요. 이제 잠깐 나갔다 들어왔는데 도시락이 없어 졌어요.

- 가방에서요?

- 네.

- 네.

- 네 근데 옆 친구한테 물어보니까는 잠깐 졸고 있었대요.

- 네. 자기도.

- 네. 근데 그 뒤에 남학생이 셋이 있었거든요? 근데 도시락이 없어짐과 동시에 바람과 함께 사라졌어요.

- 그 학생들이요?

- 네.

- 네. 이서구 선생님 그건 또 어떻게 돼서 그렇게.

- 그거 까닭이 있습니다. 네. 뭔가 하나 갖고 싶은데 마침 손을 넣으니까는 마침 식지 않은 뜨뜻한 아직 식지않은 도시락이 손에 닿으니까는 부지불식간에 이제 밥이라는 건 그렇게 귀한 거라고는 안하니까 이것쯤 훔치는데도 뭣하게 되겠지 하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나 그 밥은 썩었겠지만 그 도시락 그릇은 아직도 그 사람이 또 책상 속에 넣어놨을 겁니다.

- 네. 김두희 교수님께서. 김두희 교수님께서는 그런 경험을 없으셨겠지요?

- 도시락을 뺏긴 일이요?

- 하하하하.

- 뺏어 먹은 일 말씀 입니까? 뺏어 먹을 일도 뺏긴 일도 없습니다.

- 네.

- 그 참 뺏기는 좀 싫지만은 뺏어 먹을 수 있다면은 기회가 있는대로 할 수 있었겠는데 그런 기회를 기차 통학을 해 본 일이 없어서 없구요. 아까 이 손수건으로 유혹 한다고 그래서 손수건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여자가 주워주면 그것이 얘기가 돼가지구서 그 다음에 본격적인 유혹을 해가지고서 결혼을 했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제 친구가 듣고서 말이에요 자기도 할라고 수건을 떨어뜨렸데요 여자가 올 때.

- 네.

- 했더니 그 여자가 뒤로다 그걸 쓱 보더니 하이힐 그 뒤축으로 아주 쓱 부비구선 쓱 지나가더라고 그래요. 그건 성공 못한거지요.

- 네. 그건 또 무슨 심정 입니까, 이서구 선생님. 비비고 지나가는거면.

- 사람이란 그저 이 초대면 첫인상이 제일 중요한데요. 아그 그 색시가 왠만큼은 밉지 않았으면 안그럴텐데 아마 내 보기에는 그 남자가 좀 미련스럽게 생겨서 저거는 그저 만나기만 해도 손해다 재수없다 그런 생각을 갖게 했는가 싶습니다. 책임은 역시 남자한테 있다고 그렇게 보는게 좋습니다.

- 네.

- 아닌게 아니라 그 친구 좀 미련하게는 생겨 있었습니다.

- 그럼 노래 했지만 김하정 양이요. 김하정 양은 그 얼굴도 예쁘고 아름답고 해서 학교 다닐 때 말이에요. 학교 다닐 때 무슨 그 손수건이라든가 뭐 도시락이 아닌 그 비슷한거 그런거 있음직 한데요.

- 근데 얼굴 예쁘단 말을 듣고 보니까 정말 얼굴을 들 수가 없군요.

- 네.

- 근데 어렸을 때요.

- 네.

- 뭐 손수건 이런거는 고사해놓고 저는 인제 편지 같은거 많이 받았어요.

- 편지요?

- 네.

- 그러니까 러브레터 인가요?

- 글세 그런 종류의것인데 그때는 괜히 받기만 해도 인제 어른들 한테 야단 맞을까봐서요 그걸 주머니에다가 이렇게 넣어가지고서는 그걸 안보이게 변소 가서 읽어보고 거기서 버리고.

- 네.

- 그리고 그 다음번에 또 그렇게 편지를 주고 그러면은 아무튼 어떻게 그렇게 하다가 편지가 한번 저도 몰랐는데요 제 주머니에다 넣어 논 것을 집에서 언니가 그걸 발견을 했어요.

- 네.

- 그래가지고 굉장히 혼이 났었거든요.

- 네.

- 그래서 그 후로는 누가 넣은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이름도 밝히지 않고 그렇게 참 끈덕지게 유혹을 했어요 편지로.

- 편지로요.

- 네.

- 그럼 대개 편지 사연은 어떤 겁니까.

- 편지 사연은 인제 그때 어릴때니깐요.

- 네.

- 뭐 자세히 지금 기억은 안나지만은 아무튼 무슨 이 자연에 대해서 막 미리 얘기를 많이 하다가.

- 그러니까 자연을 노래하는 군요.

- 네.

- 네. 또 조흔파 선생님께서. 그 연애편지면 연애편진데 어떻게 왜 편지에다 자연을 노래 합니까?

- 그 뭐 쑥스럽고 수줍으니까 다른건 별로 할 말이 없고 하니까요 자연을 이렇게 끌어서 공연히 쓰잘데기 없는 얘기 넣어서 해야지요. 그 연애편지 얘기 하니까 생각이 나는게 하나 있네요.

- 네.

- 제 친구중에 하나 그 매우 그야말로 참 여자들이 단댓바람에 좋아질만큼 모든 조건을 구비한 친구분이 한 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문장이 그만 아니에요. 잘 안됩니다. 말도 잘하고 하는데 글이 안돼요. 그래서 그걸 여러번 부탁을 받고 대필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 네.

- 그래서 번번이 회답만 오면 찾아 옵니다. 불언천리 하고 찾아와서 그 회답을 써달라고 남 감기몸살에 앓아 누워있어도 그냥 막무가내에요. 이거 써 내라구요. 그래서 그걸 몇 차례 했어요. 한 여남은 차례 했더니 그 다음에는 그 친구가 진짜로 편지 하면 가짜로 알구요. 제가 써야만 꼭 이걸 진짜로 알아서 말씀이에요. 그 분이 그냥 멀리 살면서도 그냥 찾아와서 편지를 쓰고 이러다가 지금 결혼 해가지고 잘 살고 있지요. 그럴 때 가끔 저 초대받아 갑니다. 옛날에 그 편지 대필을 하던 공로로 말씀이에요.

- 네. 김두희 교수님께서.

- 남녀간의 유혹이 아니구요. 남자간에 저쪽 사람을 꼬여가지고 뭘 하나 뜯어 내겠다 이권을 얻겠다 이럴때는 유혹하는 수단으로써는 술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것 같아요. 평소에 술 안 먹고서는 아주 그 딱딱하게 거절하던 사람도 술만 몇 잔 들어가 놓으면 그 다음엔 아주 누그러지는그런 경향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술을 많이 이용하는 모양인데. 대개 이 술자리에 가서 그 처음에 인사 나눌 때 까진 아주 냉정하고 명암주고 아무개 선생님 뭐 이러다가 몇 잔 들어가면 그 다음에 조금 풀려가지고 아무개 선생 뭐 이러고 한 잔 드시지요 이러다가 나중에 조금 더 가면은 아무개 형 한 잔 다오 이러고 말이야 이 자식아 한 잔 먹어 이러고 이제 차차 그러다가 나중엔 통하고 그러는가 봐요.

- 네. 근데 지금 김두희 교수님께서 술 얘기 말씀 하셨는데 그 불란서요. 불란서 그 쌍마루 라는 데가 있대요. 어항이라는데요. 고기잡이 배들이 일하는 어항이라는대요. 거기서는 그 출어기가 돼서요 나가서 인제 고깃배들이 고기를 잡으로 나가잖아요? 처음에 오면.

- 네.

- 그럼 고기를 잔뜩 잡아가지고 온답니다. 산 채로요. 그래가지곤 그 어부들이 그 고기 그 입을 크게 벌려가지고서요 거기다 전부 술을 퍼 넣는 댑니다. 고기 입에다가요. 그래 전부 술을 퍼 넣어가지고 산 채로 다시 바다에다 갔다 준대요.

- 네.

- 그러면은 왜그러냐 그랬더니.

- 취했겠지요 고만.

- 네.

- 그러니까 그 잡혀서 취한 고기들이 가서 술 한잔 못 얻어먹은 고기들 한테 야 우린 한 잔 얻어 먹었다. 너희도 가서 한 잔 얻어 먹어라. 그러한 사람들의 생각이 그런 습관을 낳았다고 그러는군요.

- 네.

- 프랑스 쌍마루라는데서는 어부들이 처음에 나가서는 고기를 잡아다가 절대 팔거나 잡아 먹지를 않고 전부 술 한잔씩 먹여서 전부 바다로 보낸 답니다. 그 아마 유혹일거 같아요.

- 유혹이지요. 고기 유혹하는 방법.

- 네. 노래 듣겠습니다. 이번에는 바니걸스 두 아가씨가나와서 `노을`을 불러 주겠습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노을 - 바니걸스

- 네. 바니걸스 두 아가씨의 노래 `노을` 이었습니다. 이서구 선생님께서요. 지금 바니걸스 두 아가씨가 노래를 하는데요. 노래를 하면서 그냥 조용히 서서 노래를 하는게 아니라 노래 그 흥에 맞춰서 장닫 맞춰서 알맞게 몸을 흔드는군요.

- 네.

- 몸을 흔드는 것은 방청객 여러분들에게 호감을 살려고 하는 그런 의도도 있겠지요?

- 물론 이거는 유혹을 아닙니다.

- 아 물론이겠지요.

- 완전한 유혹이 아닌데.

- 네.

- 귀여움이죠.

- 네.

- 그러니까 옛날 어른들은 노인네가 되면은 어린 손자들이 와서 까불면은 재롱이라고 그래서 귀여워 하고 쓰다듬어 주니까 아마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손님 여러분에게 귀여움 받을려고 재롱을 부리는것 같아서요.

- 네.

- 저는 뭐 일상 10년을 여기 앉아서 얘기를 매주 하는데요 여자 가수들 앞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뒤에 앉아서 보기 때문에요 뒷 모양은 잘 압니다. 그래서 뒤로 보면 인사를 해도 앞으로 보면 잘 몰라볼 형편이에요.

- 네.

- 그러니까 뒤로 보기엔 그렇게 보입니다.

- 네. 그럼 오늘 저희 새 손님으로 나온 미스아이골드 정인자 양이요. 정인자 양은 그렇게 눈도 아름답고 또 용모도 아름답고 또 지성미도 있고 그러면은 그 학교 다닐 때 또 얘기가 있을것 같아요.

- 그때가 그러니까 한 고등학교 1학년 이었나요?

- 여고시절.

- 네.

- 1학년 때.

- 갓 입학을 해가지구요. 그러니까 이른 봄 이었으니까 좀 추웠어요.

- 네.

- 버스를 탔는데 그때만 해도 장갑을 못 끼게 하니까요. 손이 시려워가지고 마침 탄다는게 남학생 앞으로 가게 됐어요.

- 네.

- 근데 인데 그 날 명찰을 새로 타가지구요.

- 네.

- 가방 뒤에다 넣었거든요.

- 네.

- 그랬더니 그 남학생이 호의를 베푸느라고 가방을 받아준것 까지는 좋았는데요 다음날 아침에 등교할 때 인제 명찰을 달려고 하니깐요 명찰은 온데 간데가 없어지고

- 네.

- 쪽지가 한 장 있어요.

- 네.

- 뭐 몇일날 몇시 어디로 오면은 명찰을 주겠다고요. 근데 이 얼굴도 모르고 어떻게 찾아가야 될지요 용기도 안나고.

- 그렇지요.

- 근데 명찰은 찾아야지 되겠고 그날 또 벌을 하루종일 섰어요. 그래서 인제.

- 명찰이 없어서.

- 네. 분한김에 인제 화풀이라도 할라고 좇아 갔지요.

- 네.

- 또 사람이 없구요 또 쪽지가 써 있어요.

- 네.

- 그래서 인제 그게 또 그 다음날이에요.

- 네.

- 그래서 화가 잔뜩 나가지고 인제 밤새도록 기다려가지고 명찰을 찾아서 인제 다음날은 벌을 안서야 되겠다 하고 기다렸더니 한 한시간 가량 있었나요? 그랬더니 어슬렁 어슬렁 시커컨 학생이 오는데 명찰을 손에다 들고 달랑 달랑 하면서 오고 있어요.

- 네.

- 그래가지고 화를 내가지고 어떻게 해서 또 뺐나 하고 있었지요. 그랬더니 화를 내면 또 주지를 않을것 같아요.

- 네.

- 그래서 살짝 웃었지요 뭐.

- 그러니까 이 때는 한 눈을 감았나요 두 눈을 감았나요?

- 그때는 어떻게 하나 볼라고 한 눈만 감았어요.

- 아 한눈만요. 네.

- 그랬더니 뭐 만나줘야지만 명찰을 주겠다구요.

- 네.

- 그래서 뭐 어쩔 수 없이 만나야지 되겠다 생각은 했지만요 기어코 그날 명찰을 뺏었는데요 다음날 안나갔거든요?

- 네.

-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가볼걸 그랬어요.

- 가볼걸 그랬다구요. 네.

- 또 어떻게 하나 보게요.

- 네. 근데 한 가지 좀 질문해도 되겠죠?

- 네.

- 근데 그 버스간에서 남학생 앞에 섰는데 무거운 책가방을 들려니까 남학생이 그럼 가방은 내가 무릎 위에 놓겠다 놨지요?

- 네.

- 그러고 이제 그 다음에 정 양은 바깥 구경만 했나요?

- 아니 또 남학생 앞에 서있고 그러니깐요.

- 네.

- 조금 창피해가지고 고개를 못 들고 인제 딴데만 이렇게 쳐다 보고 있었지요.

- 네. 고 사이에 명찰을 꺼내고 고 사이에 편지를 써서 고 사이에 가방에다 넣어 놨군요.

- 네. 정거장이 한 네 정거장 쯤 갔나요?

- 네 정거장이요?

- 네. 그랬더니 아마 둘째 셋째 정거장에 와가지고 살짝 써 놓은 모양이에요.

- 네. 근데 그 남학생이 까맣다고 그랬지요?

- 아 시컴해요.

- 네. 그럼 아프리카에서 왔나요? 왜그렇게 껌해요. 네. 오기택 씨께서. 우리가 지금 유혹에 관한 애긴데요. 오기택 씨는 남학생 때 버스타고 그러면은 여학생들에게 그렇게 친절은 보였을지언정 뭐 이렇게 뭐 이름을 꺼내거나 그러진 않았을것 같아요.

- 네. 그런 생각은 못했구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성동 체육관을 다녔습니다. 저 고등학교 때요.

- 고등학교 때.

- 네. 그래서 방과 후면 언제나 인제 체육관에 들렀다가 집에를 가는데 언제든지 운동을 하고 나면은 그 몸의 근육이 팽창 해가지구요 상당히 힘이 용솟음 칩니다. 그래서 인제 버스를 타게되면 학교 다닐 때 버스 타고 다녔잖아요?

- 네.

- 방과 후 버스가 되니까 그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 네.

- 그때는 제가 인제 과시를 합니다. 어느정도 힘의 과시를 하는데 만약에 내 앞에 여학생이 탔을 경우에는 제가 버팁니다.

- 네.

- 뒤에서 미는 힘을 제가 그 여학생에게 조금이라도 가지 않게끔 버티고 서있습니다.

- 그러니까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는 군요.

- 네. 그랬어요. 그리고 만약에 같은 남학생이 있을 경우에는 별로 그런거 인제 보이지 않고 그랬는데 언제나 인제 학교를 다니게 되면 같이 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잖아요 여학생 하구요. 근데 무학 여고생인데 정구 선수 였어요. 지금도 저 생각이 납니다만은. 언제나 그 여학생이 언제나 제 앞에 타게돼요.

- 아 그 시각이면은.

- 네. 네.

- 네.

- 아마 상당히 편하게 탔기 때문에 그랬는지 제가 자기에게 그러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게 유혹이 돼서 그랬는지 언제나 제 앞으로 올라고 그럽니다.

- 네.

- 별로 지금 생각하면 그 그때는 미를 몰랐기 때문에 예쁜지 미운지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별로 예쁜 여학생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상당히 제 앞엘 자주 접근을 하고 친근감을 갖게 됐는데 나중에는 같이 얘기도 몇 번 했어요. 근데 뭣 때문에 제 앞에 언제나 타고 제가 타면 앞에서 타고 그랬냐니까 상당히 제가 보기에 믿음직스럽고 타고 내릴때 상당히 편했답니다.

- 아.

- 그런 얘기를 하더만.

- 그러니까는 뭐 오기택 씨 한테 어떤 생각이 있는게 아니라 실리주의적인 입장에서.

- 그랬던것 같아요 지금 생각 하니까.

- 네. 김두희 교수님께서.

- 네. 지금 이 오기택 씨나 정인자 양 고등학교 때 유혹을 받아 봤고 유혹을 해봤고 하는데 참 행복한 분들이에요. 저희는 그 어리석어서 사람이 고등학교 때 유혹을 하고 유혹을 당해 본 일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그 중학교지 옛날에 그 고등학교 중학교 아닙니까? 가는 길에 여학교가 하나 있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저쪽으로 가고 여학생들은 이쪽으로 오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그 일어나서 또 그 여학교 앞을 지나가야 하는 것이 그 다시없는 괴로움이에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나.

- 네.

- 빨리 학교를 그만 둬야지 이거 정말. 그래서 저는 빨리 학교를 졸업하고 싶었습니다.

- 네.

- 그러니까 뭐 저는 유혹을 받을래야 받을 수도 없고 해 본 일도 없고 왜그렇게 괴로운지 모르겠어요. 지금같으면 그렇게 좋은 길이 없는데.

- 네.

- 참 생각해 보면 분하다 하는 생각이 들어가요.

- 김두희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중에 학교를 빨리 그만두고 싶었다고 말씀 하시는데 뭐 학교를 취직하고 다니신것도 아닌데 일정한 기간 다니셔야 하는건데 좋든 싫든. 조흔파 선생님께서. 지금 우리가 유혹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각도에서 좀 유혹에 대한 말씀을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 유혹 중에 역시 그 백미라고 할 것은 노래로 유혹 하는거요.

- 노래로 유혹을 해요? 네.

- 이게 아마 그 노래의 기원을 우리가 따져 볼때 그 종교적인 의식에서도 됐다고 하겠지요. 성가 부르기 위해서 라고 하겠으나 동물들도 지금 그 노래로 유혹을 하지 않습니까? 추야장 깊은밤에 실소리가 귀뚜라미가 우는것.

- 네.

- 이것도 그 이성을 유혹하는 소리라고 하데요.

- 귀뚜라미 울음소리.

- 예. 새가 우는 소리 노래 한다고 해도 좋겠지요. 그 새가 노래하는 것도 그 암놈은 수는 암을 부르는 그러한 소리로 노래가 자꾸 발달 해가지고 지금 있다고 하는데요. 아까 그 노래 부를 때 이렇게 몸 흔드는거 말씀 하셨는데 그것도 아마 그 종교적 의식에 유풍이 지금 남아서 다시 재생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왜냐하면 옛날에 무당들은 춤추면서 노래 했지요.

- 네.

- 그러니까 지금 그 막대기 처럼 서서 노래 하는거 이게 인제 한물 갔고 요새는 그 종교적인 의식이 아니라서 몸을 흔드는데에 그 노래가 가지는 유혹적 요소 효용이 대단히 높은가 싶은것이 느껴지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 여기다 붙여 별걸 다 말씀 드리겠습니다만은 제 본명이 봉순 입니다.

- 네.

- 그러니까 퍽 그 나긋나긋 하고 야리야리한 이름이어서 보통그 여자 이름으로 알았어요.

- 네.

- 옛날엔 그저 이 사랑 편지 같은거 쓰면 꼭 그 부모나 무시무시한 오빠가 검열을 했지요. 근데 제 본명을 그대로 쓰면 그냥 여자친구 한테서 편지가 온 줄로 알구요.

- 네.

- 봉순이 봉순이 한테서 왔다고 말이지요.

- 네.

- 이래서 그 집 그 애들까지도 막내동생 까지도 봉순이 봉순이 하고 친구 이름 부르듯이 했단 말씀이에요.

- 네.

- 그래서 그 이름때문에 매우 덕 본 일이 있지요.

- 네. 그러니까는 조흔파 라고 이름을 바꾸신건 언제부터 였나요? 필명으로 쓰시기 시작한건.

- 그 본명응로 아나운서 생활을 했어요.

- 네.

- 그래서 그거하고 자꾸 이렇게 좀 착각이 오고 이래서요 이왕이면 나쁜 파가 될게 없다 좋은 파가 되자 그래서 그렇게 바꿔 보았습니다.

- 네. 그렇죠. 이왕이면은 나쁜 파가 필요없죠. 좋은 파가 좋지요. 근데 지금 조흔파 선생님 말씀중에 본명은 조봉순이라고 말씀을 하시고 그 봉순이라는 이름이 나긋나긋 하고 야리야리 하다. 근데 이 이서구 선생님께서요. 나긋나긋 하다는건 좀 알만한데요 야리야리 하다는건 좀 금방 감각적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 그 야리야리 하다는 것은 들어서 느껴야지요.

- 네.

- 해설을 붙이면 얘기가 맛이 없어 집니다. 그저 야리야리는 그저 야리야리 입니다.

- 네.

- 저도 이름이 좀 이상해요. 제가 14남매인가 15남매 중에 형제가 남았습니다. 열 셋이 죽었어요. 제 아래 위로요. 제가 다섯째 아들이 큰 아들이 됐는데 하도 죽으니깐요 우리 어머님이 시어머니 볼 낯이 없더래요. 자기 잘못도 아니건만. 그래서 인제 어디서 물어보니까 내 외할머니가 어린애 낳는대로 조그만 섬을 만들어서 거기에다 콩을 깔고 핏덩이를 넣어다가 꺼내면은 그 한번 죽어 나간거다. 그러니까 귀신을 속이는 거지요. 죽었으니 장부에서 빼다오 그거에요. 그래서 오장에서 그러는데 그거를 오장이라 그래요. 넣었다 뺐어요. 그래서 제 애명이 오장이에요. 근데 오장인데 그 나중에 자라 보니까 내 선배 보통에 다닐적에 그땐 4학년 쯤 되면 이제 장가들고 어른들이에요.

- 네.

- 술집에 놀러가는 녀석들이 국민학교 다녔거든요. 아 그놈들이 싫어해요. 오장이 오장이. 왜 싫어 하는고 하니 오장이 진다는 것은 여자에게 배반당하고 오장이 진다고 하는걸 이 녀석 오면은 재수 없다고 아 그래서 영 큰 애들이 붙이지 않아요. 그래서 겨우 12살에 장가들고 나서 이제 이름을 석우라고 지어가지고 그 티를 벗었습니다만은 오장이 노릇할 때 혼났습니다.

- 네. 아까 조흔파 선생 이름은 조봉순 그건 나긋나긋 하고 야리야리 하다고 그러셨는데 이서구 선생님의 애명이 오쟁이요? 오쟁이라 그러셨죠?

- 네. 오쟁이요.

- 네. 오쟁이는 어떻게 여리여리 한 것 같습니다. 김두희 교수님 께서.

- 네. 두 분 선생님의 이름을 가지구서 뭐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건 안됐지만은.

- 네.

- 야리야리 하다는 기분은요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녹두묵 청포 그걸 얇게 썰어서 그릇에 놓고 조금 흔들면 그 야리야리한 기분이 날 것 같아요.

- 네.

- 그리고 오쟁이 라는건 선생님 대단히 그 나쁜 말씀을 하셨는데.

- 네.

- 어딘가 이 오쟁이 하면은 좀 저같이 좀 빼빼 마른것 같은.

- 네.

- 그런 꼬챙이 같은 그런것 조금 비슷한 기분이 나요.

- 네. 노래 듣겠습니다. 오기택 씨를 청해서 `충청도 아줌마`를 부탁해 듣겠습니다.

♬ 충청도 아줌마 - 오기택

- 오기택 씨의 노래 `충청도 아줌마` 였습니다. `유혹` 이란 화제로 즐겨 본 491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프로듀서 안평선, 기술 김영소, 반주 노명석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 전영우 였습니다. 491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입력일 : 2008.03.07)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