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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변덕 - “갈대와 같은 여심을 움직이는건 바람”
변덕
“갈대와 같은 여심을 움직이는건 바람”
1971.10.31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439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해태제과 제공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 유쾌한 응접실의 전영우 입니다. 오늘은 중앙대학교 교내행사 한강축전에 부쳐서 `변덕`이라는 화제로 공개방송을 갖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소개해 드리면은 단골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새 손님에 중앙대학교 홍보과장 이달순 씨 그리고 정외과 3학년의 이인근 군, 가정과 3학년의 최창등 양 이 밖에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첫번째 노래 이용복 군을 맞이해서 `마음은 짚시`를 다같이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마음은 짚시 - 이용복

- 이용복 군의 노래 `마음은 짚시` 였습니다. 이번주 화제는 `변덕` 입니다. 김두희 교수님께서 그 변덕스러운거는 대개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습니까. 사람의 성격 말고는요.

- 행동에서 찾아 볼 수가 있겠지요?

- 행동이요?

- 이렇게 나왔다 저렇게 나왔다 할때. 근데 이 변덕에 그 행동 여기가 대학교니까 저의 그 학생 생활을 회고해 보면요 선생중에 그 변덕스러운 선생 참 싫어요. 특히 그 시험문제 같은거 매년 같은거 내줬으면 참 좋은데 해마다 변덕스럽게 다른걸 낸다던가 그래서 골탕먹이는 선생 같은건 전 참 싫어했습니다.

- 네. 그럼 가정과 3학년에요 여학생 회장하는 최창등 양이요. 최창등 양은 이제 김두희 교수님 말씀은 학생의 입장에서는 그저 변함없이 일편단심으로 똑같은 문제를 내주셔야지 금년에는 이런거 내시고 내년에는 또 다른거 내고 그러는 선생은 과히 환영하지 않았다고 그러시는데 최 양의 경우는 어떠나요?

- 시험문제의 변덕 말이죠?

- 네. 네.

- 시험문제의 변덕이라면은 해마다 선생님이 정말 시험문제를 다르게 내는데 저희는 참 골탕을 먹어요.

- 골탕을 먹어요?

- 작년 선배님한테요 시험문제 어떤가를 대강 듣거든요. 듣는데 지도를 받는데 그대로 공부를 하면 골탕 먹는게 저희 학생이에요.

- 네.

- 좀 거기에 대해서 변덕을 이제는 좀 부리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 네. 그럼 그 옆에 앉아계신 이달순 교수께서는 불가불 해명을 좀 해야겠는데요.

- 시험문제에 있어서의 그 변덕은 모르겠습니다. 근데 공부하는데에 있어서의 변덕이라는걸 좀 필요하다고 전 이렇게 전영우 아나운서를 보면서 느꼈는데 전영우 아나운서님은 대학을 서울대학교를 나오시고 학사는 서울대 학사인데 대학원 공부는 또 성균관대학에서 또 석사과정을 밟으시고 또 석사를 따시고 또 박사학위 과정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해서 지금 논문을 쓰고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변덕스럽다고 전영우 아나운서를 생각을 하면서도 역시 변덕이라는것이 필요하구나 이렇게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서울대학이나 성균관대학 계속해서 박사과정을 밟으셨으면 이렇게 좋은대학에서 우리 중앙대학의 훌륭한 교수님을 모시고 그와 같이 그 세기적인 논문을 지금 연구 하실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 그런 의미에서 역시 변덕이란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런데 이 대학원을 학부는 서울대학교 또 석사과정은 성균관 박사과정은 중앙대학 이렇게 말하는데 그런 점에선 저도 마찬가지예요. 국민학교는 다른학교 다녔고 중학교때 또 다른학교 다녔고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전부 다른학교 다녔는데 여기에서는 세기적인 뭐가 나올런지 그건 조금 의문스럽...

- 네. 근데 이달순 교수나 김두희 교수님께서는 대개 그 은근하게 비유를 하시면서 말씀을 하셨는데 두 분이 모두 뭐가 있는것 같아서 참 입장이 난처해 집니다. 어쨌든간에 오늘은 변덕에 관한 얘긴데 어떻게 제가 그렇게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됐는지 네. 그 이용복 군은 지금 노래하고 앉아있지만요. 지금 변덕에 관한 얘기를 하는군요 우리가요. 변덕스러운거는 남자의 마음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고 변덕스러운 거는 여자의 마음이라고 대개 그래요. 그거 왜 그럴까요?

- 글쎄요.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그러잖아요?

- 아 갈대와 같다구요.

- 거기에 대해서 제가 한마디 하겠는데요.

- 네. 은희 양이요.

-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 하지만 그 갈대를 움직이는건 바람이 아니에요?

- 남자는 바람이란 얘깁니까 그럼?

- 그럼이요. 그러니까 거기에 따라서 그러는거지요.

- 네. 바람이 갈대가 있으니까 부는지도 모르지요 뭐.

- 그러면 저 이 김하정 양은 지금 어떻게 생각해요 이용복 씨 얘기에 대해서요.

- 글쎄요. 저 이용복 씨 말씀이 갈대가 있어야 바람이 분다고 그랬는데요.

- 네.

- 바람이 부니까는 또 갈대가 흔들리기 마련 아니에요? 바람이 불지 않으면 갈대가 흔들리지도 않고 곱게 그대로 있을텐데 왜 바람이 불어가지고 흔들리게 하느냔 말이에요.

- 제 얘기는요. 갈대가 있으니까 바람이 불고, 갈대가 없으면 바람이 불 필요가 없어요.

- 왜요? 그렇지 않지요. 어째서 바람이 꼭 갈대가 있어야지만이 바람이 붑니까.

- 네. 그러면은 저 이 2대1로 대화를 나누실게 아니라 이번에는 투코리안이 좀 거기에 가담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갈대가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은 참 여자이기때문에 흔들리는건 사실인데요 갈대가 원래 줄기가 얇지 않습니까 흔들리는건 사실이고 왜 다른 잡초들은 흔들리지 않는데 왜 갈대가 흔드리냐 이거지요.

- 근데 이렇게 되면은 이서구 선생님이 인제 중제를 해주셔야 합니다.

- 그 중제하기 좀 어려운 문젭니다. 그렇지만은 제 의사를 말씀드리지 않고 한토막 얘기를 하겠습니다. 어떤 여자의 유행모자를 파는 전문점이 있었는데 귀부인이 한 분 오셨더랍니다. 근데 쓰고 오신 모자도 과히 나쁘지 않더래요. 그래서 이 모자 저 모자 골라 써 보시는 통에 자기가 벗은 모자하고 새로 내 놓은 모자하고 섞이고 말았어요. 그래 이거 써 봐도 싫다 저거 써 봐도 싫다 여자가 변덕을 피우다 나중엔 너무 미안해서 아이고 아무거나 하나 집지 하고서는 하나 집어 써보드래요. 이거 써 봐도 싫다 저거 써 봐도 싫다 여자가 변덕을 피우다 나중엔 너무 미안해서 에이고 아무거나 하나 집지 하고 하나 집어 쓰더래요. 그래 집어 쓴 모자를 보니까 귀부인이 기가 막혀요. 자기가 쓰고 온 모자를 되짚어 쓰고 그게 마음에 든다니 장사는 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것이 여자의 그 하나의 성격을 나타낸 옛날 얘기 올시다. 이거 어느쪽이 옳은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노래 듣기로 하겠습니다. 김하정 씨를 맞이해서 `소라의 노래`를 다같이 청해 듣도록 합니다.

♬ 소라의 노래 - 김하정

- 김하정 씨의 노래 `소라의 노래` 였습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 오늘 우리가 변덕에 관한 얘기를 하는데요. 양주동 박사님께서 마이크 화순을 좀 받아 주십시오.

- 그 여러분들이 아까 재미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만은 변덕은 어드매 가장 잘 나타나느냐. 내가 생각 하건데 첫째는 날씨, 그래서 기상대장이 종종 망신을 하게 되는데 날씨가 가장 변덕스럽고, 둘째는 물론 넘버 투는 여자지요.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여자의 마음과 여자의 그 행동은 변덕이 들어간게 많아요. 또 셋째는 좀 얘기가 좀 철학적으로 들어갑니다만은 사람의 운명이라는것도 개인이나 민족의 운명도 변덕이 많아요. 왜그러냐면 대개 운명의 신은 변덕이 많아요. 가장 행복되는 순간에 가장 최대의 불행을 오게 마련이에요. 젊은 사람들 똑똑히 들어라. 가장 기분이 좋았을 적에 야 이거 돈이 많이 생기고 이거 뭐 길바닥에서 돈 백만원을 줍고 벼슬이 생기고 야단 났구나 땡 잡았다 할적에 어 심장마비. 가장 행복스러운 순간에 가장 불행은 옵니다. 또 가장 불행했던 순간에 갑자기 행복이 오는 거에요. 나는 그 일제 40년 간의 고통을 지금도 생각 합니다. 가장 불행했던 순간에 야 이 이상 더 견딜수가 없다 하는 순간에 1945년 8월 15일 야! 근데 사람은 사람의 개인이나 민족의 운명은 대단히 변덕이 많아요. 그거 대단히 좋은 일인데 근데 변덕은 물론 나쁜거라고 생각 하지만요 좋은점도 있어요. 가령 내 애인이 변덕 스러워요. 여자는 그 변덕이 좋은건데 아 여자 나한테 젊을적에 난 선생님을 존경해요. 아 그래? 존경해? 오케이. 또 그 다음날 와서는 선생님 사랑해요. 오? 사랑해? 어 그다음날은 난 선생님 미워요 싫어요. 아 사랑했다 미워했다 존경했다 그런데 그런건 좋아요. 내 그 여자하고 3년 동안 하다가서 너무 변덕이 많길래 내가 실증이 났어요. 그래서 미스 아무개. 왜요? 나 오늘로 부터 그대로 더불어 연애 완전히 끊자. 그만 두자. 오늘로 끊자 그랬어요. 하도 변덕스럽길래. 그러니까 그 여자가 나한테 선생님! 왜요? 그지마. 그지마. 그 그지마란 말이 전라도 여잔데 내가 발음 그대로 못합니다. 그지마. 어떻게 가증스럽고 변덕스러운지 어저께 밉다고 하더니 그지마 하고 달라붙는데 그 말 때문에 내가 3년을 연기 했어요 3년을. 그 연애를.

- 이달순 교수께서 다음 그 화순은 좀 이어줬으면 합니다. 변덕에 대한.

- 여성 변덕에 대해선 제가 예찬론잡니다. 여성들의 그 변덕이 남자를 컨트롤 하고 있지 않냐. 순전히 경험담 입니다만은 중앙대학교 학생시절에 예쁜 여학생이 있어서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첫 데이트에 퍽 나한테 쏠리는 것이 아 이거는 뭐 결혼까지도 골인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이 가게끔 여자가 그 다정스럽게 해줬어요. 그래서 이제 그 다음날에는 옳지 됐다 싶어서 집에서 공책 산다고 거짓말을 해서 돈을 타가지고 단단히 마음을 먹어가지고 데이트 신청을 다시 했는데 어제 저녁에 그 달콤함 사랑을 주던 그 태도가 돌변해서 못 만나 주겠다 그 못 만나 주겠다는 도가 어느정돈가 해서 몇 번 계속해서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안 받아줘서 신문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나오는 애인을 협박한 가진 그 무시무시한 폭행의 언사 행동을 다 해가면서도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도 마음이 변하지 않아요. 정말 나를 싫어하는가 보다 해서 단념을 할 찰나에 이번엔 또 거꾸로 프로포즈를 해왔습니다. 그런것의 그 연속이 뭐 한 10년 연애해서 골인이 된거 같은데 뭐 결국 그래서 결혼은 했습니다. 그러나 그 10년을 연애를 그 여자의 변덕에 의해서 끌고오는 동안 나의 그 여성에 대한 사랑의 도가 높아졌고 또 그런 결과가 오늘날의 결혼을 가져왔지 않나 했는데 이것이 연애로 그쳐줬으면 좋겠는데 결혼 후에도 계속 이럽니다. 그 변덕이. 어제저녁에는 다정한 친구를 만나서 오랜만이라 술을 늦게까지 먹고 들어왔더니 어디가서 무슨 짓을 하고 들어왔느냐고 빨래 방망이를 들고 막 때릴라고 들어요. 야 이 여자 이렇게 연애를 공들여서 하고 이렇게 이제 좀 살만한데 이렇게 무섭게 굴어서야 어디 살겠느냐 이혼을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렇게 지금 입은것 처럼 깨끗하게 와이셔츠도 다려놓고 옷도 말짱하게 해서 아주 잘 갔다가 일찍 들어오라고 말이야 아주 친절하게 해줘요. 역시 남자는 이러한 여성의 변덕에 의해서 살고 그렇게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해서 여성 그 변덕의 예찬론자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뭐 이달순 선생님 말씀하는 중에 간간히 과장되는 점도 없지 않지만은 그런대로 진실하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이번에 김두희 교수님께서.

- 변덕 얘기로 뭐 여자가 더 변덕스러우냐 남자가 변덕스러우냐 또 여자가 변덕스러운데 그 변덕이 어떻다 하는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만은 근데 여자가 변덕스럽다 하지만 전 지금 말씀을 들어보구서 남자에게도 상당히 변덕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양 박사님의 얘를 들면은 이젠 절교를 하겠다 그랬다가 저쪽에서 애교있는 말 한마디를 하는데 그만 또 3년 했다 이 쪽이 변덕이 있는거고 다음에 또 지금 그 선생님 말씀에 이혼을 하겠다 그랬다가 와이셔츠 다려 놓는다고 에라 다시 또 살아라 하는걸 보면 역시 남자쪽에도 변덕이 있는것 같고.

- 그래요? 네. 그런데 전 다른 각도에서 여자들의 변덕은 또 변덕은 그런대로 또 좋은 점이 있는것 같아요. 변덕 없는것 보다. 다방 같은데 갔을 때 커피 마시겠다고 그랬다가 아 홍차로 바꾸겠다 홍차로 마신다고 그랬다 콜라로 바꾸겠다 이게 변덕인데 그게 낫지 커피 마시겠다 그냥 먹고 또 홍차 또 먹겠다 그 다음에 콜라 또 먹겠다 하는거 보다 훨씬 낫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노래 듣겠습니다. 은희 양을 맞이해서 `축제의 노래`를 다같이 부탁해 주시기 바랍니다.

♬ 축제의 노래 - 은희

- 감사 합니다.

- 네. 은희 양의 노래 `축제의 노래` 였습니다. 김두희 교수님께서.

- 근데 이 변덕이 아까 날씨에도 있고 뭐 여자에게도 있고 운명에도 있고 여러가지가 나왔습니다만은 저는 거기에다 한 가지 더 보태서 여론 이런데도 변덕이 있는것 같아요. 요새 우리나라에서 무슨 퇴폐풍조 단속이다 그래서 이 머리 긴 사람을 잡아서 깎아준다 그럽디다. 근데 과거에 이제 그런 일이 있기 전에는 머리 긴 사람들이 거리를 다니고 이러면은 대개들 이랬어요. 아휴 저 머리가 저 저렇게 하고 다니고 이 나라가 장차 어떻게 될 것이냐 이렇게 날로 퇴폐풍조만 만연해 가고 이러던 사람들이 막상 그걸 또 단속을 한다 하니까 그땐 또 어떻게 변덕을 부리냐 하냐면 도데체가 그게 무슨 근거로 깎아 주느냐 뭘 근거로 해서 깎느냐 그 보다도 외모에 나타난거 보다도 마음의 단속부터 더 마음의 퇴폐풍조 부터 단속해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해서 이렇게 일부에서는 반대하는것 같은 또 그런 그 말이 들려요. 그걸 볼 때 말이죠 저는 여론은 참 변덕스럽다. 이렇게 하면 이렇다 그러고 저렇게 하면 저렇다 그러고 그런 경우에도 말하자면 이 장발 이런것이 보기에 사나우면 깎는건 깎고 한편 마음의 단속을 할거면 하고 그런식으로 나간다면 좋겠는데 그건 내버려두고 마음의 단속부터 해라 그건 기준이 없으니까 하지마라 이런식으로 나오는건 좀 변덕되고서는 너무 그 지나친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갑니다.

- 네. 다시 김하정 양에게. 아까는 그 2대 1로 오히려 그 이용복 군이 좀 어려웠었지만은 김하정 양이 생각할 때 남성들도 변덕이 많이 있을것 같아요.

- 그러믄요.

- 아 네. 그걸 좀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어떻게 해서 아까 쭉 말씀 하시는데 여자만 갈대에 비유를 하구요 뭐 여자만 변덕스럽다 변덕하면은 여자하고 얼른 이렇게 관계를 지어 넣는데요. 도데체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해요. 변덕이 많은 사람들이 가끔 있어요. 그러니까는 남자들 중에서도 변덕이 많은 사람 굉장히 많거든요? 저는 꼭 여자보다도 남자 가운데서 변덕 많은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 제가 이 김하정 양의 말이 맞았어요. 여자에게만 변덕이 있습니까? 남자에게도 변덕이 많고 또 남자 사람 나름이지 그런데 일반적으로 말해서 남자의 변덕이 많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여자가 변덕이 많지 않을까 이런 정도지. 네.

- 아니에요. 어째서 여자가 그보다 조금 더 변덕이 많습니까. 그렇게 변덕을 많도록 만들어주는게 남자지요.

- 네. 그럼 이번에 이달순 선생이 좀 한번 받아 보시지요. 이 얘기를요.

- 변덕 예찬론잔데 제가 그 변덕이 없는 사람의 예를 든다고 그러면은 우리나라 이조시대의 선비를 들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 선비들은 원래 유학을 공부해서 `의`라던가 `충`만 알아가지고 한가지 자기의 이론이 합당하면은 그걸 끝까지 물고 나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상감님한테도 자기의 상감의 명령이 틀렸다 그러면 상소를 올려서까지도 이 이론이 맞습니다 하고 자기의 고집을 끝까지 내놔서 임금이 달래가지고 그 선비의 의사를 바꿔주면은 감투를 주겠다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임금에게 항거한다 충언하고 직언을 한다 그래서 임금이 노해가지고 말하자면 선비들을 떼죽음을 시켰다 그러고 서화라는게 일어났고 도 이렇게 고집들이 선비들이 서로 달라서 자기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변덕을 안 부리기 때문에 그 싸움이 결국 당쟁이라는 것이 발달이 되지 않았느냐 그런 의미에서 변덕을 안 부리면은 사화라는것이 일어나서 선비들이 다 죽음을 당하고 당쟁이라는 것이 일어나서 전국이 혼란해 진다. 그러므로 이런 정치문제에서도 변덕을 가져야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나 가까운 세계 정세를 보더라도 역시 지도자라는 것이 변덕을 부리지 않느냐. 오늘까지는 A파를 좋다고 추켜 세우다가 또 이제 와가지고는 B파가 옳다 그래서 A파를 치고 또 어쩨까지는 공산당이라 밉다고 그래서 중공을 상대 안하다가 이제 닉슨이 또 중공을 가는 그런 변화 변덕이 없이는 이 세상은 숨 막혀 죽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또 저는 변덕의 예찬론자로서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양주동 박사님께서.

- 이제 내가 말 할 순서가 왔군요. 어찌된고 하니 내가 아까 나도 변덕예찬 했는데 어떤 여자가 몹시 변덕스럽길래 3년을 연애했다 그런 얘길 했는데 대개 그 뜻 없이 발언한건 아닙니다. 물론 이 얘긴 내가 지어서 했어요. 내가 점잖은 양 박사가 뭐 그지마 소리에 내가 속았겠어? 그런데 그건 그렇다 하고 개론컨데 내게 내가 개론컨데 인간만사에 단점과 장점이 있습니다. 변덕도 단점이 있고 장점이 있어요. 근데 물론 단점은 경솔하다 경망스럽다 그러나 한쪽으로 좋은 점도 물론 있어요. 그것은 어떤건가 하면 경쾌 하고 스마트 하고 기동성 있고 하지만 내가 결론컨데 양주동 박사 결론컨데 여자나 뭣이나 그 변덕 있는게 양념으론 좋아요. 그러나 너무 변덕을 부리면 물론 안되지요. 물결이 출렁출렁 하는건 바다의 애교지만은 자꾸 출렁거리면 안됩니다. 바다 밑바닥은 조용하게 변치않는 점이 있습니다. 가령 내가 사랑하는 그 여자도 오늘 사랑해요 존경해요 미워요 그러한데도 그 여자의 본심은 뭐냐하면 요컨데 나를 사랑한다는거에요. 사랑한다는걸 사랑하니까 하도 사랑하니까 미워요 그러지 정말 미워서 그런다면 나 그 여자하고 살 뭐 연애할 필요가 없는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바깥은 변덕스럽고 속에는 변치 않아야 그게 진정한 그게 변덕 입니다. 우리들은 낡은 사람들은 절개관념이 있어요 절개. 사람이 대장부가 일편단심 절개 변치않는 무엇이 있습니다. 아주 요즘사람들은 그런게 없어요. 절개? 뭐 간단하지요. 오늘 아침에 돈 많아 미스터 김? 노 아이엠 쏘리. 없다. 겟 아웃 웨이. 뭐 간단해요. 절개가 무슨 절개예요. 간단하게 그냥 기동성이 있지요. 동가식서가숙 이라는 문장을 옛날부터 내가 배웠습니다. 어떤 여자가 결혼 하려고 하는데 동편집에는 부자예요. 부잔데 백만장자의 아들이고 또 서편집에는 돈은 없는데 얼굴이 미남자예요 남자가. 근데 여자한테 물어 봤지요. 어느 집에 시집 가겠느냐 그러니까 대답이 밥은 동편집에 가서 먹고 동가식 동가에는 부잣집이니까 동가에가 밥 먹고 자기는 서편집에서 자겠다 그랬어요 미남자. 미남자가 서편집이거든요. 그게 기동성인데 내가 어려서 들을적에 아주 아니꼬왔어요. 그게 창부지 그게 뭐냐. 하지만 요즘은 점점 그 말이 진리인걸 깨달아 오노라. 근데 뭐냐하면 동양서는요 변하지 않는것 고요한것 여자의 표정도 눈썹이 가지런하고 고요하지 고요한것, 고요한 것을 미라고 봤어요. 변치 않는것.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눈썹이 좌충우돌 하고 야단을 치고 춤을 춰도 이리비틀 저리비틀 트위스트 고고 그런걸 아름답다고 하지 않습니다. 옛날의 우리나라 음악 봐요. ...마찬가지 곡좁니다. 지~화~자 좋잖아요. 갑자기 암소가 올라가 갑자기 나타나고 동해번쩍 서해번쩍 왔다가 갔다가 왔다가 갔다가 그런걸 미라고 봐요? 안되요. 그런데 내 말도 그 변덕 예찬이라는 것도 서양문명이 물질문명이 자꾸 들어와서 위대한 양 박사도 거기에 약간의 영향을 받았구나.

- 노래 듣겠습니다. 투 코리안스를 맞이해서 `without love`를 다같이 청하기로 하겠습니다.

♬ without love - 투 코리안스

- `without love` 투 코리안스가 노래 했습니다. 여러분의 앵콜에 답합니다. 투 코리안스에게 `벼고동`을 다같이 청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벼고동 - 투 코리안스

- 투 코리안스의 `벼고동` 이었습니다. 439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중앙대학교 한강축전에 부쳐서 공개방송을 가졌습니다. `번덕`이란 화제였습니다. 반주 노명석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기술 김영서, 프로듀서 박재권, 사회 전영우 였습니다. 해태제과 제공 439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입력일 : 20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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