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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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자존심 - “인간사 모든것이 자존심 투성이”
자존심
“인간사 모든것이 자존심 투성이”
1971.05.09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해태제과 제공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415회 순섭니다.
415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이번주 화제는 `자존심`. 오늘은 고려대학교 개교 66주년을 기념하는 석탑축전에 부쳐서 공개방송을 갖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소개해 드리면은 단골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새 손님에 고려대학교 이공대 학장 김창환 교수님, 이공대 학생회장 박종하 군, 이공대 여학생부장 김수선 양 이 밖에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첫번째 노래 소연 양을 맞이해서 `바람둥이 사내`를 다같이 부탁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바람둥이 사내 - 소연

- 소연 양의 노래 `바람둥이 사내` 였습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 이 자존심에 대해서 좀 어떻게 뜻을 네.

- 자존심의 말풀이와 개론 자존심 개론을 시작 하지요. 물론 자존심이라는 것은 `스스로 자` 자에 `높을 존` 자 썼으니까 스스로 높이는 마음인데 뭐 이 인간사의 우주 안에 모든것이 자존심 투성이 입니다. 크게 말하자면 인류의 자존심 지오 센츄리 지구가 하도 넒은데 그 중에 인간이 중심이래요. 호모 센츄리. 또 인간이 하고 많은 인간이 뭐 별사람 다 봤지만 내가 중심이다 내가 언제나 가운데 있다 에고 센츄리 자아 중심. 그러니까 우리 인류의 자존심 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도 한문에도 천지지간 만물중에 천지 사이에 만물 가운데 가장 사람이 귀하다. 뭐 사람이 귀할거면 빈대도 귀하고 아 뭐 조그만 콩알도 귀할건데 우리 사람이 가장 귀하다는 것은 인류의 자존심 입니다. 그리고 물론 그 다음으로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민족적 자존심이 있잖아요? 내 한마디만 더 붙이겠어. 민족적 자존심이 내가 제일 통쾌하게 여기는건 3·1운동 때에 그 3·1운동 했던 33인이 일본놈한테 끌려가지 않았습니까? 재판소에서 재판장이 묻기를 너희들이 어째서 독립운동 하느냐. 차별대우 한다고 일본사람은 잘 대우하고 한국사람은 월급을 조금 주니까 너희들이 반항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참정권을 안주니까 그러니까 너희들이 독립운동 했느냐 하고 물으니까 대답이 그 누가 대답했더라 한용운 대산가 누군가 아닙니다 차별대우 때문에 한게 아니라 우리 민족적 자존심 때문에 한거다. 민족적 자존심 때문에 한거지 너희가 우리나라 사람을 월급을 한달에 100만원을 줘봐라. 안되겠다. 그 통쾌한 대답 그 사람은 말이야 통쾌한 대답 했어요. 그 민족적 자존심. 한마디만 더 붙이죠. 또 개인적 자존심 물론. 성인들과 영호걸의 자존심, 나같은 문인 학자의 자존심, 또 오늘 얘기할 것은 아마 여러분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으니까 남녀의 자존심 그 연애할 적에 남자가 자존심 꺾어서 여자의 앞에 엎드려서 나의 태양이여 나의 눈깔이여 하하하하하. 그 자존심 다 없어지고 말아요. 또 여러분 물론 대학생의 자존심. 오늘날 여러분들의 화제는 아마 대학생의 자존심 또 그 다음에 나같은 사람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와서 지껄이고 있는거 아니에요?

- 네.

- 그 뭐 무궁무진 합니다. 내가 개론을 얘기 했노라. 이하 생략.

- 근데 양 박사님께서도 아마 스스로 말씀 하시기를 당신께서도 자존심이 좀 있으신걸로 말씀을 하시는데 저 이공대학 학생회장 하는 박종하 군이요. 오늘 우리가 이 자존심에 관한 얘기를 합니다. 양주동 박사께서 말씀 하시기를 남녀간에 서로 연애할 때도 자존심이 작용한다고 그래요. 근데 남녀간에 연애할 때도 자존심이 작용 하는데 박종하 군은 어떻게 작용할 것 같아요?

- 쓸데없는 이 자존심 때문에

- 쓸데없는 자존심 네.

- 피를 보는 때가 많을걸로.

- 아 그러니까 좀 손해 볼 때가 있다 이거지요.

- 네.

- 네. 가령 이를테면 어떤겁니까. 구체적으로.

- 예를 들어서 다방에서 인제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을 때.

- 다방에서든 어디서든 만나자. 네.

- 그러면은 여자가 조금 먼저 와서 기다렸다 생각할 때.

- 다만 몇 분이라도 먼저 와서. 네.

- 남자가 조금 늦게 다방에 왔을 때 여자가 그 참 뭐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좀 늦게 와서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이래서 좀 뾰루퉁하게 앉아있으므로 서로 대화가 잘 안되고 혹은 또 그 여자가 그냥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가 버리고.

- 그냥 나가는 수도 있군요. 네.

- 이러므로써 그

- 가까워져야 할

- 네. 그 사이가 좀 멀어지지 않겠는가.

- 네. 그 멀어져서는 안되겄지요. 그럼 저 여학생부장 김수선 양의 경우는 어때요? 상대방이 약속시간 보다 좀 늦게 왔다 그럴 경우에 뾰루퉁하는 여성 아니면은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여성 그런 경우에 김수선 양은 어떻게 태도를 취할 것 같아요. 가정으로.

- 저의 경우는요. 진정한 자존심이라는 것은 이렇게 뭐 뾰루퉁해지거나 그런것 보다도 상대방을 좀 상대방 한테 아량을 베푸는데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 아량을 베푸는데 있다. 네.

- 지금 이 얘기가 다방에서 남녀가 만나는 얘기가 됐는데요. 이 경우에 그 남자가 늦은경우 말이죠. 그런 경우에 여자가 쓸데없는 자존심 가지구서 먼저 나가면 손해입니다. 차 한잔이라도 못 얻어먹고 나가는데 그건 먹구서 아량을 보이고 나중에 그 다음부터 안 만나는게 이게 방법이 옳지 그 자리에서 나가면 손해라고 전 생각해요.

- 네. 양주동 박사님께서 아까 총론을 말씀 하셨는데 각론의 하나쯤 좀 들어가셨으면.

- 각론의 하나쯤이요?

- 네.

- 내가 그 남녀간에 남녀간 연애의 자존심인데 그 크다 만 키가 다섯자나 여섯자 되는 몇 미터 되는 그 크다만 남자가 그 조그만 여자의 발밑에 엎디어서 그 서양문학에 보면 그런게 많아요. 아까 잠깐 말했지만 나의 눈깔이여 나의 태양이여 뭐 별 소릴 다 지껄입니다 엎디어 가지구서. 발 밑에 끓어 엎디어가지고 별 소릴 다 지껄여요. 요컨데 하라는데로 하리다. 나는 당신의 봉사 밑에 있나이다. 뭐 이따위 소린데 그 내가 문학에서 제일 기억하는게요 문학장에서 시에서 기억하는건요 서양 사람들의 시에는 전부가 그거에요. 뭐 셸리나 뭐 바이런이나 키셋이 온통 무수적인데 그 우리나라 시인의 시 가운데요 작고한 시인이지만 변수수 변영로 씨 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의 시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있는데 제목이 뭐냐면 버러지도 싫다하온 이 몸이 자기는 벌레도 싫다할 그 몸이래요. 얼마나 자기를 깔보았습니까. 사랑하는 여자 앞에 엎디어서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 몸이 불현듯 그대 생각은 왠일인가. 그렇게도 자기를 깎을 수가 있어요? 그리운 마음 자랑스럽습네다. 당신이 그립다는 그 생각만도 자랑스럽다는 거에요. 그렇게 난 아무리 연애해도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 몸이라곤 안하겠어요. 그거 굉장합니다. 그거 변영로 씨가 생전에 날 만나서 걸작이라고 자꾸 그걸 읊어요.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 몸. 그 자네 그래 버러지도 싫다하올 그렇게 천한 몸인가? 그렇네. 내 그 말을 지금 생각 합니다. 작고하신. 그 연애라는데 있어선 별 수가 없는 모양이에요. 나도 큰 소리는 쳤지만은 일전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버러지도 싫다하올 버러지도 싫다하올 이러진 않았어요. 하지만 나의 눈깔이여 나의 태양이여 그 말은 종종 한 적이 있습니다.

- 네. 여기서 양 박사님께서 좀 말씀해 주셔야 할 것은 보통 눈이라고 그러는걸 또 왜 그렇게 눈깔이라고 표현을 하시는지 그건 좀 밝혀 주셨으면 합니다.

- 네. 그거 차마 나의 눈이라고야 그랬겠소? 나의 눈깔이여 그랬지. 하하하하.

- 겸양 하시는 건가요?

- 내가 말로는 그랬지만 상대방을 깔본거지요. 나의 눈깔이지 그까진거 눈이 뭐이 눈이에요.

- 이번에 노래 듣기로 하겠습니다. 김상희 씨를 맞이해서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를 다같이 청해 듣기로 하겠습니다.

♬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 김상희

- 김상희 씨의 노래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였습니다. 자존심에 관한 얘기 인데요. 이번에 김두희 교수님께서 이 자존심으로 해서 뜻밖에 실수하는 경우도 더러 있음직 하구요 또 남성의 자존심과 이 여성의 자존심이 겉으로 보기에 좀 다른 그런 양상을 띌수도 있겠구요 그런 방면으로 화제를 돌리셔서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아까 이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차 한잔 손해보는 경우는 뭐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만은.

- 네.

- 그리고 이제 젊은 남자 여자간에 연애를 해가지고 프로포즈라 그러죠. 구애라 그러나요? 사랑을 구하는데 자존심을 내세워가지고서 눈이요 태양이요 이런 소리를 하는게 뭐 좀 구역질이 난다 그래서 안하고 저쪽에서 해오기만 기다리다가 결국은 놓쳤다 뭐 이러는 경우는 손해를 보는 경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그렇겠군요.

- 네. 그리고 여자하고 남자하고 비교해 보면요 남자보다는 여자가 자존심을 내세워야 될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 여자가요.

- 네. 이제 그 같이 이 만나서 연애를 한다 이럴 때도 남자쪽에서 그 구애를 해오도록 기다려야지 저쪽에서 좀처럼 안해오기 때문에 내가 먼저 해버렸다 이러는건 좀 어딘가 좀 치사한것 같구요.

- 네.

- 그러니까 하고 싶더라도 무슨 작전을 꾸며가지고서 저쪽으로 먼저 하게 한다 이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 네.

- 그래서 누가 부부된 다음에 그랬답니다. 자기 남편보고 당신을 처음부터 참 좋아했다. 그러니까 남편이 그럼 왜 내가 처음에 프로포즈 했을 때 싫다고 그랬느냐. 사실은 그래야지 여자의 자존심이 생기지 않느냐. 있지 않느냐. 그러면 그 때 내가 돌아서서 나가면 어떡할뻔 했냐. 아 그건 뭐 미리 다 현관에 쇠 잠그고 쇠는 다 갖다 감춰뒀었으니까 그 염려는 조금도 없었다 그러더라구요. 네. 그래서 그럼 미리 제 방어를 다 해 놓구서 상대방을 꼬시는 것은 좋은데 자기 자신이 먼저 하는건 좀 치사스러운것 같아요.

- 네. 그러면 저 이 이공대 학장 하시는 김창환 교수님께서는 전에 그 연애 하시던 시절을 좀 얘길 해주셨으면 하는데 글쎄요 그 학생들 앞에서 얘기 하시기가 어려우시겠지요 어떤가요?

- 근데 불행하게도 나는 연애를 못했어요. 왜 못했냐 하게되면 그 때 일제 말기 전쟁통인데 집에서 사람을 정해놓고 뭐 연애에 앞서서 거기하고 결혼하라 해서 결국은 그렇게 하다 보니까 연애를 못했어요.

- 네. 그러셨군요.

- 뭐 학생들 앞이라고 그래서 거짓말 하는건 아닙니다.

- 네. 그럼 노래하고 앉아있는 소연 양이요. 소연 양은 주로 중동 중군동 여러나라를 다니고 노래를 하고 그랬는데 우리가 지금 자존심에 관한 얘기 하잖아요?

- 네.

- 남성들의 그 콧대 높은 남성.

- 글쎄요.

- 콧대 높은 남성들에 대해서 얘길 해주세요. 그러면은 좀 얘길 좀.

- 네. 근데 옛날에 말이에요. 옛날도 아니고 과거에죠.

- 옛날은 아니고 과거.

- 네. 과거에 제가 참 좋아하고 싶은 남성이 있었는데요.

- 좋아하고 싶은 남성.

- 네. 근데 그 분이 굉장히 콧대가 높았던거 같아요.

- 네.

- 그래서 좀 어떻게 정말 나의 태양이여 무엇이여 하고 와 주었으면 했는데요.

- 저쪽에서?

- 네. 근데 그런 말씀을 안하세요. 근데 그때도 저도 좀 어렵고 해서 저도 좀 콧대가 높았거든요?

- 피차간에.

- 네. 그래서 그만 저도 때만 기다렸더니 오지를 않아요. 그래서 오지 않으면 관둬라 이래서 때를 기다려 언제고 오겠지 하고 기다렸거든요?

- 네.

- 그랬더니 가버렸어요.

- 그럼 가버린 사랑을 얘기해 줬군요. 가버린 사랑.

- 지금은 되도록이면 말이에요. 이렇게 쓸데없는 많은 자존심을 갖는것 보다는 좀더 이렇게 남성들에게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서 적당한 자존심을 갖기로 했어요.

-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서 적당한... 그러면은 여학생부장 하는 김수선 양이 생각하는요. 여학생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적당한 자존심은 대개 어떤거라고 생각이 되나요? 김수선 양의 경우로는요. 적당한 자존심.

- 적당한 자존심이 어떤거라고 제가 꼬집어서 말씀 드리기는 곤란 한데요.

- 네.

- 저...

- 뭐 곤란 하겠죠. 사람마다 생각 하는게 다르니까요.

- 상대방이 이렇게 꼭 좋다 싶을때는요 제가 사랑을 하고싶다 싶은 남성이 있다면은요.

- 네.

- 좀 뭐라 그럴까 이쪽에서 저자세로 나갈 수는 없겠지요. 그것도 자존심이 조금 있으니까요. 그럴 수는 없고.

- 네. 그러니까 중자세로 나가시나요? 그렇게 되면요.

- 네. 어떻게 하면 나한테 눈길을 좀 돌릴 수 있나. 나한테 어떻게 하면 관심을 좀더 쏟을 수 있나 하는 방법을 좀더 모색해 봐야 될것 같아요.

- 네. 그러니까는 어떻게 할까 같은 그런 심정이시겠군요.

- 네.

- 네. 이서구 선생님 오늘 우리가 저 이 자존심에 관한 얘긴데요. 이서구 선생님께서는 여지껏 잠잠 하신데 이서구 선생님께서 이 자존심에 관한 얘길 좀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 자존심은 우선 사람에게 밖에 없는거지요 뭐. 그러니까 양심 하고 자존심 하고 우리가 사람으로서 가졌다고 자부하고 또 자랑 합니다만은. 우리나라에 옛날에 그 엉터리 없는 자존심이 많았어요.

- 엉터리 없는 자존심.

- 네. 왜그런고 하니 그 뭐 소위 귀족계급 이지요. 사농공상에서 양반이라는 사람은 아무리 어렵게 살고 아무리 거지 같아도 양반이라는 자존심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 갖은 피나는 노력을 다해서 겨우 유지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거는 희극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만은 그렇게 애를 썼는데 그래서 우리나라에 그 자존심에 대한 그 한마디 말이 많아요. 그래서 얼어 죽어도 겨불은 쬐지 않는다 얼어 죽어도 장작 뗀 불로 으슷하게 불을 쬐지 겨 태운 불은 양반은 안 쬔다. 이거 자존심 입니다. 또 인제 그 저 시시한 친구가 잘 먹고 잘 사는 척 하는 하나의 과장이지만 그것도 자존심에 듭니다. 냉수 마시고 이쑤시는 녀석이 있습니다. 고기 먹은채 하구요. 고기 먹어야 이를 쑤시는데 집에서 냉수 마시고 나와서 친구 보는데는 이를 쑤시면서 겨우 체면을 유지해서 한다. 그리고 인제 또 싱거운 놈은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괜히 배를 슬슬 문지르면서 헛트림을 합니다. 트림이라는건 푸짐하게 먹어야 트림이 나오는 겁니다. 먹기는 시래기 죽도 못 먹은 녀석이 배 문지르고 트림하는거 이 옛날 사람들이 모두 우리 손자들이 그 절가리만 남은 자존심 때문에 고심참담 하던 형제 얘기 올시다.

- 네. 그 소연 양엑게 또 화순을 돌리고 싶습니다. 내가 왜 소연 양 한테 화순을 돌리는지 잘 모르겠지요? 그러니까는 소연 양 한테요 아까 그 좋아했을 뻔 한 그런 사람 있었잖아요?

- 네.

- 그 사람은 대개 어떤 특징을 가졌던가요? 그걸 좀 알고 싶어서. 네.

- 글쎄요. 뭐 아마 여기 계시는 분들도 아마 그러실거라고 생각해요.

- 네.

- 남성으로 태어날 때는요.

- 남성으로 태어날 때부터.

- 네. 그니까는 조물주가 이제 남자 여자 가려놓을 때는 뭐 남자들은 어리석은 영웅심을 갖고 태어난다 그래요.

- 어리석은 영웅심을 가지구요. 네.

- 그 영웅심에 불타있는 사람들에게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걸 받아줘야 되겠지요. 서로 물론 속으로는 좋아한것 같아요 보니깐요.

- 속은 다 같군요. 네. 속 마음은.

- 근데 돌아서면은 생각하고 만나면은 아마 이렇게 아닌 척 하는거 있지요.

- 그럼 그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러니까는 만나면은 시들하고.

- 아니에요. 시들하지도 않지요. 좋아하고 싶은데 그 어리석은 영웅 어리석은 자존심 때문에 말이지요.

- 네. 그런데 그 경우에 말이죠. 지금 말씀하시는걸 들어 보니까 그 남자도 소연 양을 좋아했다고 그러는데 그렇다면 좀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이 경우에 저자세로 나와서 결혼 해놓구서 그 다음에 복수 하든지 뭘 하든지 할거지 그...

- 그러니까 하편은 복수편 이군요. 그럼 이번에는 이길봉 씨의 스테이지가 되겠습니다. `대니 보이`를 다같이 청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 대니 보이 - 이길봉

- 이길봉 씨의 테너색스폰 연주 `대니 보이` 였습니다.
이공대 학장 선생님이신 김창환 교수님께서는 그 자존심에도 바람직한 자존심이요. 꼭 있어야 할 자존심이 더러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생활 주변에서 보면요.

- 자존심을 가짐으로써 손해보는 일도 있고 또 득을보는 일도 있다고 그랬는데 역시 제 생각에도 알맞은 자존심은 가져야 하겠습니다만 이 저도 어렸을 때 보면 몹시 울었어요.

- 많이 우셨어요?

- 네. 오래 울다가 곁에서 누가 좀 그만 울라고 달래주지 않나 달래줘야 울음을 그칠텐데.

- 네.

- 그러니까 자존심상 이거 어떻게

- 울음을 그칠수가 없으셨군요.

- 그칠수가 없고

- 네.

- 그 다음에 좀 크니까 역시 친구들하고 막 싸웠어요. 싸운다는 것도 역시 자존심 때문에 싸운건데 이게 학교에서 이 보직을 맡고 보니까 이 학교라는데 특히 대학이라는데가 뭐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뎁니다. 선생님들도 전부 콧대가 세고 심지어는 요새 학생들도 콧대가 셉니다. 내 이런 자존심 덩어리로 되어있는 대학에서 행정을 맡고 보니까 결국은 저만 자존심을 버려야 일이 되지 저까지 콧대를 높여가지고는 전혀 대학 안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알맞은 자존심은 가져야 겠지만은 역시 자존심도 적당히 가져줘야지 너무 지나치면 곤란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요.

- 네. 알겠습니다. 양주동 박사님께서는 각론이 하나쯤 더 남아있을걸로 생각이 되는데요. 네.

- 각론이 남은것은 지금 대학생으로서의 자존심과 또 내 개인의 자존심인데 그 둘 다 내가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과거에 그 남녀의 자존심에 관해서요 시조 생각나는게 있어요. 여자 시조 가운데에. 근데 둘 다 기생 입니다. 누군지 알겠지요? 저 때는 소리라고 하는 기생 그 기생의 이름은 소리. 밤낮 소리야 소리야 술 한잔 따라라. 소리야 그러니까 소리야 소리야 하니 무슨 솔로만 알았던가. 소리야 소리야 하니 대관절 나를 무슨 솔로 알았던가. 솔나무. 천인절벽에 낙락장송 내가 기로다. 만장절벽에 낙락장송 그 솔이다 이 놈아 내가 보통 솔인줄 아느냐? 길아래 樵童(초동)의 접낫시야 거더 볼 줄이 이시랴. 저 길 밑에 지나가는 나무기는 아이새끼의 조그만 낯 가죽을 어디다 걸려 하느냐 말이야 감히. 만장절벽 위에 낙락장송 얘긴데. 그게 소리의 시조 입니다. 근데 그 시조는요 말은 좀 커요. 하도 뭍사람들이 와서 그러니까 한번 으름장을 낸건데 속은 튕기는 겁니다. 한 시조는 물론 황진이 시조 입니다. 여러분 다 아시겠지요? 임을 보내고 난 뒤에. 어제여 내일이여 그릴 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려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운 마음은 나도 몰라 하노라. 괜히 정말 마음이 들떠가지고 임이 가려고 하니까 넥타이를 붙잡고서 애걸복걸하고 가지 마시오 하고 울면서 할 맘이 있지만은 자존심이 있어가지고 갈테면 가요 내가 뭐 저 없으면 죽을까 이래놓구서 간 다음에 그리워하는 마음은 나도 모르겠단 말이야. 요 비뚤어진 마음. 그거 내 그 시를 대단히 좋아 합니다. 황진이를 지금 만단다면 내가 맥주 한잔 먹을 생각 있어요. 소리 보다는 황진이가 좋아요. 갈테면 가요. 내가 뭐 제까짓것을. 그리고 간 다음에 문을 닫은 다음에 혼자 우는 마음 그게 여자의 마음 입니다. 그게 좋아.

- 이번에 펄 시스터즈에게 `나만을 사랑해 주오` 다같이 청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나만을 사랑해 주오 - 펄 시스터즈

- 나만을 사랑해달라는 펄 시스터즈의 노래였습니다.
415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자존심`이란 화제로 고려대학교 개교 66주년 석탑축전에 부쳐서 공개방송을 가졌습니다. 프로듀서 박재곤, 기술 김영서, 사회에 전영우 였습니다. 해태제과 제공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입력일 : 20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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