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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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외국어 - 모르면서 아는체 해서 망신…
외국어
모르면서 아는체 해서 망신…
1969.05.04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312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해태제과 제공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 여러분 안녕 하셨습니까? 사회를 맡은 이규영 입니다. 오늘은 한국 외국어대학 개교 15주년 또 교내방송 8주년 기념하는 학교 행사에 부쳐서 `외국어` 라는 이야깃거리로 이 시간을 마련 했습니다. 먼저 나오시는 분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단골 손님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씩, 김두희 씨, 새 손님에 외국어대학 학생처장 박은수 교수, 영문과 4학년 김명옥 양, 총 학생회장 문현보 군, 이 밖에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등장 하겠습니다. 먼저 김상희 양을 소개 합니다.

♬ 빗속의 연가 - 김상희

- 김상희 양의 `빗속의 연가` 였습니다. 오늘은 외국어대학에서 외국어라는 화제거리로 이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하면은 우리나라 말 아닌것을 외국어라고 하겠습니다. 이 지구상에 몇 나라나 되고 몇 나라의 언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약 200가지는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인데요. 학생처장이신 박은수 교수께서 외국어대학에는 몇 학과나 있습니까?

- 네. 저희 대학에는 13개의 학과가 있습니다. 외국어...

- 네. 전부가 외국어과가 아니겠죠?

- 13개 학과가 외국어구요.

- 네.

- 그 밖에 다섯과가 더 있습니다. 그래서 18개 학과 입니다.

- 네. 혹시 지구상에 언어가 몇 가지나 되는지 아실까요?

- 그거 제가 세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 근데 제가 이번에 저희가 해외 도서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희 대학에서 가르치는 13개 나라 말이 어느정도 분포 돼 있나 이걸 제게 지도로 그려 봤지요.

- 네.

- 그랬더니 저희 대학에서 공부하는 13개 나라 말만 가지면 동 구라파만 빼놓고는 거의 어느나라 가도 통하게 그렇게 돼있는거 같습니다.

- 네. 어떨까요. 4년 동안에 어떻게 대화 정도는 자유로이 구사 할 수 있을까요?

- 네. 그러니까 영어 같으면 중학교에서 부터 배우지 않습니까?

- 네.

- 영어 같으면은 졸업 할 무렵엔 재학시절에도 잘 할수 있습니다.

- 네.

- 그리고 그 밖에 여기와서 처음 배우는 외국어는 그 외국어에 어려우냐 쉬우냐 여기에 따라서 약간 차이는 있겠지요.

- 네.

- 그러나 제가 볼 때 대개 한 2학년 2학기 쯤 되면은 꽤 지껄이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여기 저 박형준 씨가 아마 외국어대학교 출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 서반어학과 나오셨던가요?

- 네.

- 네. 어쩐지 여기 선배가 오셨다고 굉장히 박수를 많이 쳐 주시는데 후배들에게 그 서반어로 인사를 좀 한번 해보시지요.

- 글쎄요. 제가 공부를 하도 잘해서 말이지요. 그 전에 제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우리 김일배 선생님 지금 어디 가 계신지 모르겠지만 저희 담임 이었습니다. 한 번은 오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우리 클래스의 학생들 얼굴은 다 기억이 나는데 자네 얼굴만은 기억이 통 안나." 그 정도면 뭐 아시겠죠 뭐.

- 네. 양주동 박사님.

- 아까 그 저 세계의 말 가지수가 그 얼마나 되느냐 내가 아무리 박학이라도 그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요. 근데 그건 내 생각에는 내가 왜 모르냐면 그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에 올라갔던 사람의 수가 몇 명인지 내가 그 일찍이 기억 못 해서 그런것 같아요. 구약성경에 의하면은 바벨탑 그 높은 탑 아닙니까. 그걸 쌓아 올라 가다가 수 백명이 올라가 쌓던 중인데 근데 그 중간에 올라 가다가 옥신각신 해가지고 탑이 무너졌어요. 몇만 층을 올라 갔다가 와르르 떨어지는 바람이 사람이 같이 떨어지면서 `아이쿠!` 무슨 `어우!` `아우치!` `아이따!` 뭐 각양각색 하고 소릴 질렀는데 아프니까 그 소리가 세계 각국어가 됐다고 해요. 그러니까 세계에 몇 나라 말이 있느냐 하는것은 그 때 떨어지는 사람의 수에 일치하는 건데 `아이쿠!` 하는거는 물론 한국사람 이구요. `아우치! 아우치!` 하는거는 아프단 말이 아마 영어 같습니다. 내가 자세히는 기억 못 하는데. `아이따!` 하는건 일본사람 이구요. 중국사람은 `아이!` 그러겠죠 뭐. `아이쿵!`. 중국말 모르겠습니다 나는. 중국말 모릅니다. 그래서 내가 통 나는건 아플 통 자예요. 왜 중국사람이 통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난 독일어는 딱 잡아 주지요. 불란서 말은 약간 합니다. 그만 좀 지껄이죠. 나만 지껄였습니다.

- 우리 총 학생회장 문현보 군은 언어가 지구상에 몇 이나 되는지 좀 생각해 보셨습니까?

- 글쎄 저도 세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 네.

- 제가 생각 하기에 각 세계가 지금 한 120개국 되니까요.

- 네.

- 거기서 다른나라 말을 쓰는 나라 이것저것 다 합쳐서 4로 나눠 가지고 한 30종류 크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이 학생들이 13개 외국어과로 돼 있다고 그러는데요. 무슨 학생모임 같은데서 얘기가 통하지 않는 그런 경우 없을까요?

- 그런 경우는요. 저희들이 인제 대학교 1학년 딱 들어와서요.

- 네.

- 다른 대학교하고 달라서 직접 외국인 교수님이 직접 저희들을 가르쳐 주시는데요. 1학년 때 부터요. 그래서 어떤 독해력을 위주로 하는것 보다도 빨리 그 분 한테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되겠는데 제가 제일 처음에 들어와서 고등학교 때 그 배운 영어로 영어로 말씀을 드리면 제가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과 입니다. 그래 영어로 말씀을 드리면 당신은 말레 인도네시아과지 영어과가 아니니까 말레이 말을 하도록 노력을 하십시오. 그 때는 영어로 말씀을 해주세요. 아 그럼 알겠습니다. 그러고 이제 가서 화장실에 가서 무엇을 말씀을 드릴려고 그럴 때도 영어로 말하면은 핀잔을 맞겠고 그러니까는 직접 내가 가서 뭐라고 얘길 할까 간단하게 메모라도 해 가서 직접 말씀을 드리게 되니까 다른 대학교에서 배우는거 하고 달리 회화를 다른 경우보다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네. 직접 배우니까요.

- 네. 직접 외국어 교수님이 직접 가르쳐 주시니까 회화를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네. 간접으로 가르치진 않는 거구요. 네. 이서구 선생님 그 우리 한일합방 때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하고 그 얘기 하기가 어렵고 그랬는데요. 손짓, 발짓으로도 어느정도 통하지 않나 그런 느낌 갖습니다.

- 손짓, 발짓이 아마 언어에 막히는 사람 끼리는 그거 밖에 통하는 길이 없었겠죠? 그것도 못 하면은 뭐 아무것도 아니니까는요. 그런데 지금 일본사람 말씀이 나왔는데 일본사람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사람으로 해서 일본 말 그 땐 안 될 때거든요. 일본 사람이 우리나라 여길 점령을 하려면은 자기네들이 말을 배워야 해요. 그래서 말을 많이 배우려고 애들을 쓰는데 말 배우기가 어려워요. 조선 말은 언말, 견말, 농담, 재담이 많은지 도무지 뭐 무슨 소린지 몰라요. 하루는 이제 일본 녀석이 슥 지나가다가 강가에 사람이 죽어 넘어졌단 말이에요. 자, 이 한국사람은 사람이 죽었다는걸 뭐라고 하나 여기서 한마디 배워 가리라. 그랬더니 왠 늙은이가 슥 지나가더니 `어이쿠, 쾌 했군.` 그러더래요. 죽었단 말이죠. 또 왠 사람이 `아이 사람 죽었네.` 그러더래요. 왠 여자는 `아이구 올라감사 했네.` 그래 그 다음에 인제 뭐라는고 하니 `아이구, 이거 뻗었어.` 그러더래요. 그러니까 죽었다는 말이 몇 가지냔 말이에요. 그래서 한국말 배우다가 미치겠다고 그랬다는 말을 들으니까는 우리나라가 과연 참 어휘가 많은 나라 같습니다.

- 일부러 연구를 해도 그렇게 안 되겠습니다.

- 이건 실화 입니다.

- 지금 나도 그러고 나니까 또 나도 실화... 이건 정말 내가 일본 다닐 때 같은 하숙에 중국 유학생이 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일본말이 아주 서툴러요. 근데 귤을 사다 먹고서 그걸 좀 한인을 불러 가지고 소제 했다고 그 소린데 그 일본말로 할 줄 몰라요. 그래 일본어과에 학생들 한테 가니까 "미깐 기모노 귤 옷 귤 입송 사요나라." "미깐 기모노 사요나라" 귤 입송 잘 가시오. 근데 알아들었어요. 한 애가. 그 정말 실화 입니다.

- 계속 실화만 나옵니다. 네. 여기서 김부자 양을 소개 하겠습니다. `팔도 기생` 입니다.

♬ 팔도 기생 - 김부자

- 김부자 양의 `팔도 기생` 이었습니다. 문현보 군은 무슨 학과 입니까?

- 네. 말레이 인도네시아어과 입니다.

- 좀 색다른 학관데요. 그 학과를 택한 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 글쎄요. 말레이 하고 인도네시아가 그 두 나라 말을 같이 배웁니다. 근데 비슷 하거든요. 근데 대한민국의 진출은 동남아로. 뭐 그런걸 제가 고등학교 부터 좀 느껴 왔어요. 그래서 외대를 간다면 뭐 영어나 불어 독어는 흔히들 많이 하잖아요?

- 네.

- 다른 사람이 안 하는걸 해서 한번 두각을 나타내 보자.

- 동남아로 진출하자.

- 그래서 말레이 인도네시아과를 선택 했습니다.

- 네. 이 학생처장께서 대부분 2학년이면 조금씩 지껄인다고 그러는데요. 말레이지아 말로 좀 인사를 좀 지껄여 보시지요.

- 마시서 마시 스까리아 사이야 우짜가 바냑바냐 드리마까시.

- 인사말도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무슨 인사말 입니까?

- 아 이건 이렇게 학생들 많이 모이신데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 인사말 입니다.

- 네. 그럼 그 옆에 그 영어과에 다니신 김영옥 양은 영어로 좀 인사를 해 보시죠.

- 제가 말 하는 것도 좋겠는데요. 옆에 앉아계신 양주동 선생님께서 굉장히 화를 내실 것 같아요. 근데 간단히 말하면 땡큐 베리마취.

- 양 박사님, 발음이 참 좋은것 같습니다.

- 지금 영문과 여학생 김 양이 하신 말은 제가 들어도 알겠는데요. 말레이어과의 문 군이 하신 말씀은 진짠지 거짓말인지 그거 조금 알기 힘든것 같고, 그건 이따가 제가 말레이 인도네시아어과 학생한테 다시 조용히 알아봐야 되겠는데요.

- 네. 학생처장께선 뭐 불란서를 갔다 오셨다구요?

- 네.

- 네. 외국에 가면 아무리 그 언어가 능통 하다 하더라도 좀 불편한 점이 없을까요?

- 네. 그건 뭐 역시 불편한 것이 아마 원칙일 겁니다. 근데 이 아까 저 무슨 손짓 가지고 말이 통하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 네.

- 근데 이 손짓이라는게 이게 가장 기본적인 세계 공통어라고 생각 됩니다. 근데 이 사실 저 제가 독일 갔을 때 뭐 전 독일어는 ... 밖에 모릅니다. 근데 그 두 단어 가지고도 제가 곧잘 볼 일은 봤습니다. 제가 그 캘론이라는데서 그 아마 새벽 한 4시 까지 그 어떤 술집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 네.

- 근데 처음에는 역시 조심해서 말은 안 하고 그냥 손짓, 발짓으로 하다가 너 한국말 맛 좀 봐라 이런 기분이 나더군요. 그래서 담배를 피울라고 하는데 성냥이 없어요. 그래서 그 보이를 보고 "야, 이놈아! 성냥 갖고와." 그러니까 그 보이가 "약!" 하더니 금방 가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한국말 몇 가지 사용해 봤습니다. 나중에 가선 "야, 너 쌍판 더럽게 생겼구만." 뭐 그런 농담도 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말이지요.

- 네.

- 우리가 외국사람이니까 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말을 잘 못하는건 이건 정상적인 겁니다. 근데 이걸 한국사람들만이 유독 부끄럽게 생각 합니다. 마치 자기 인격에 그 어떤 결함이나 있는 것 처럼. 그래서 그 아주 그 부끄러워 하는 그런걸 제가 보기도 하고 많이 듣기도 했습니다만은 그렇게 생각 할 필요가 전혀 저는 없다고 봅니다. 뭐 못하면 못하는대로 또 손짓, 발짓 가지고도 사실 얼마라도 여행은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이 외국어 하는걸 너무 자랑 삼을 필요도 없구요. 그러나 그 또 직업에 따라서는 역시 외국어를 어느정도 하지 않으면은 뭐 제가 여기서 큰 소린 합니다만 사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 하루종일 다녀 보십시오. 말 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 근데 그 반면에 이제 미국 좀 한 일년 있다가 귀국 하면요 공항에서 벌써 우리말 발음이 달라지는 그런 아니꼬운 꼴도 느끼는데.

- 발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말을 잊어버리는 사람 이겠지요. 과거에 신문에 한번 나지 않았습니까? 석 달 인가 있다 오면서 세관원이 우리나라 말로 물어보니까 한국말 모른다고 영어로 대답 했다고 그러는데 대개 제가 듣기에는요 우리나라 말을 완전히 그 자기의 모국어로 외웠다가 잊어버리는데는 한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그래요. 근데 그 사람은 그걸 석 달에 잊어버렸으니까 말하자면 천재중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거지요. 근데 지금 박 선생님께서 손짓, 발짓이 공통어다 그랬는데 또 외국어 할 필요도 없다고 그랬는데 말이에요. 그렇다면 외국어대학에서 1학년 교양과목은 무슨 손짓, 발짓 같은 그런거 없습니까?

- 그건 저 제가 외국어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을 드린게 아닙니다. 그 사람이 앞으로 자기가 나아갈 길에 따라서 필요한 분에겐 절실히 필요한거구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외국인을 상대할 필요도 없고 또 그런 직업도 갖지 않은 분 까지도 외국어를 사용하려고 애쓰는 그러한 그 좋지 않는 폐단은 삼가할 필요가 있지 않나 저는 그런 얘깁니다.

- 예. 아까 박형준 씨 인사를 좀 하라고 했는데 서반어 말로 인사를 좀 안 하셨죠?

- 글쎄 뭐 삼가 하겠습니다. 여기 뭐 후배 되시는 분들이 하도 잘 하시니까는 저는 이제 약해 가지구서 말이지요. 근데 제가 이 외국어 하면 말이죠. 기억에 남는게 있어요. 제가 이 외국어 때문에 가끔가다 실수도 많이 하고 망신을 많이 당했는데.

- 네.

- 제가 팔군에서 노래할 때 그니까 한 10년 전 얘기예요. 그러니까 조금 알았지요 외국어를. 이제 그 때 제가 부른 노래가 `볼라` 라는 이태리어 노래를 불렀어요. 그런 일이 전엔 없었는데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앞에서 왠 분이 춤을 추면서 말이죠 굉장히 만족해 해요. 좋아하고 저를 보고 웃으면서. 그래서 저도 속으로 이제 흐뭇해가지고 있는데 이 분이 보니까는 이태리 사람이에요. 그래 이제 노랠 흉내를 그대로 내니까는 이 분이 생각 할 때는 이거 한국에도 이태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말이죠. 한 번 얘기라도 한 번 해봐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모양이죠? 아 노랠 끝나고 나니까는 불러요. 아 부르더니 뭐 뭐라고 그러는데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 하도 급해서 잠깐 실례 한다고 그러고 말이지요. 그것도 뭐 뭐라고 지금 얘기 했는지 기억조차 안 나요. 하도 혼이 나서. 변소에 들어가가지곤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 한 시간 동안 나오지 못하고 들어오는 사람 보고 아까 그 이태리 사람 갔냐고 물어보고 나왔습니다.

- 그러니 박형준 씨가 이태리 노래 발음이 얼마나 좋았으면 반가워서 그렇게 찾아왔겠습니까.

- 하여튼 눈만 감으면은 제가 하는 노래가 꼭 이태리 사람이 부르는거 같다고.

- 아, 네. 리타 김은 어떤 노래를 한 번 해주시겠습니까?

- 네. 이번에 저 좀 색다른 노래를 제가 불러 봤는데요. 지금 완전히 연습이 돼 있지를 않아서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주도 민요로 그 `예하옹 타령` 이라고 있죠? 그걸 좀 트위스트로 번역해서 편곡 해가지고 `정 떨어졌구나` 아이고 미안 합니다.

- 네? 정 떨어졌구나?

- 네.

♬ 정 떨어졌구나 - 리타 김

- `정 떨어졌구나` 어떻게 흥겨운 노래 같습니다. 뭐 곡목도 이거 좀 이상해서 말이지요. 이야옹으로 좀 제목을 바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타 김의 노래였습니다.
오늘은 외국어라는 화제로 얘길 나눠봤습니다. 김영옥 양은 역시 외국어라는 것은 자주 써야 되지 않습니까?

- 근데 제가요 한번은 실수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제 친구와 함께 한번 미국 분을 만난적이 있어요. 근데 그 때 이제 대개 동물원 얘기가 나왔는데요. 그 분이 얘기 하기를 미국에서는 이제 동물원에 갈 때 과자를 사가지고 간데요. 그래서 이제 그 코끼리나 이런거 한테 손바닥에 놓고 먹여 준다는 그런식의 얘기였는데 처음이고 뭐 듣는 연습도 돼있지 않고 그래서 그걸 어떻게 알아들었냐면 과자도 먹고 코끼리도 먹는다는 식으로 알아들었어요. 그래서 너무 놀라서요 우리나라에서는 과자는 먹어도 코끼리는 안 먹는다고 그랬거든요? 근데 사실 놀란거는요. 그 분이 더 놀랐어요. 그러니까 아니 그럼 한국에서는 코끼리는 안 먹어도 낙타 라던가 말은 먹냐 그래요. 그래서 아니 무슨 소리냐구요. 아니 야만인처럼 그런걸 어떻게 먹냐고 우리나라에선 그런건 생각도 못 한 일이라구요 그랬더니 그 분이 말씀 하기를 그럼 왜 코끼리는 먹는 얘기는 꺼내냐 그래요. 그래서 혹시 지금 조금 아까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그랬더니 이제 막 웃으시면서 다시 자세히 설명해 주더군요. 그래서 굉장히 그러니까 언어에서 오는 여러가지 장애요 그것 때문에 참 실수한 적이 여러번 있는데 그 중에 하나라고 생각 해요.

- 네. 문현보 군은 그 대화 할 사람들이 대상이 많지 않겠어요.

- 아이 저 외국인 교수분들하고 대화하는걸 말씀 하시는건지 아니면 학생들 하고...

- 그러니까 학생이라던지 평소에 말레이지아 말을 아는 사람이 있어야 그 대화를 자주 가질텐데.

- 근데 별로 기회가 없습니다. 교수님 하고 하기전에. 그래서 저희들이 같은과 학생들끼리요.

- 네.

- 버스 타고 집에 가면서 이문동이 지금 시내에서 외졌기 때문에요.

- 네.

- 버스 타는 시간이 보통 평균 한 30분씩 되거든요. 그래 버스 타고 가면서 인제 지금 제가 4학년이지만 1,2학년 때는 주로 이제 여학생들을 주로 신체 부분을 얘기 하면서 어떻다 뭐 이런식으로 얘기했는데... 근데 그게 사실 웃을 얘기가 아니라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잊어버려지질 않아요.

- 네.

- 그래서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한텐 자랑 할수도 없구요.

- 네.

- 버스 타면서 얘기를 하면 저거 쟤네들 미치지 않았느냐. 이상한 얘길 하고 따따따따 뭐 이런식으로. 모아빠까모떠루부르부르... 이러면은 `왜 당신 서두릅니까?` 이런 얘긴데 사실 서두르는 말이에요. 떠루 부루부루? 이렇게 되면 좀 서두르는 투로 되는데 저 놈 미쳐서 미친짓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저희과 학생들끼리는 다들 통하니깐요. 또 외대에서 다른과들도 특수과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1학년 들어와서는 우스운 얘기로 좀 아니꼽게 들리기도 하는데 학년이 올라가니까 그렇게 얘기 하는게 별로 아니꼽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네. 양주동 박사께서는 영어에 능통 하시니까 아마 옆에서 잘못 지껄이는 그 뭐 실수같은 거라던지 실수담도 많이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 아 뭐 나도 뭐 실수 많이 해요. 내가 영문과 졸업 했지만은 내 자칭 아이 잉글리쉬라고 눈으로 보는 영어예요. 책만 읽었지 말은 도무지 잘 못합니다. 그걸 어찌 아느냐면 나는 영어를 어려서 배울적에 자습으로 배웠어요. 그 영어글자 먼저 배우고서 로마자 쓰는걸 배웠거든요. 그래서 참 슬픈 얘기지요. 투데이라고 그러는걸 도다이 도다이 그랬어요. 또 버드 새라는 것을 비르드 비르드 의문난다 그러는걸 도부트 도부트 심지어 스쿨을 학교를 스춀 난 Ch는 츠 말하는지 알았거든요. 그런 식으로 배웠고 뭐 그 다음엔 물론 3인칭 단수에 관한 얘기는 여러분들 다 고등학교 가서 했을겁니다. 더 얘기할거 없는 거구요. 그 다음에 일본 가서 물론 그 사람들 한테 영어를 배우는데 그 사람들이 영어 발음이 아주 서툴러요. 왓 더 이즈 지스 잣 또 이즈... 그러는데 난 물론 그걸 모방 할리가 없지요. 내가 일본 사람을 좀 나쁘게 말했지만은 그러나 그들의 발음에도 조금 취할 점은 있는것 같아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의 발음은 너무 셉니다. 가령 개를 떡 떡이라고 그래요. 뻐스 뻐스 일본사람은 버스, 독 이러는데 그 일본사람들 발음이 그런건 좋아요. 근데 난 발음은 잘 못하지만 엑센트를 잘 해야 되는데 엑센트를. 그런데 그 L자 발음 영어 그 사람 잘하느냐 못하느냐 하는건 L자 발음 하는걸로 아는데 난 그걸 잘 못합니다. 서울 그러면 우리는 서울 하지 않습니까. 근데 그 미국사람은 서우 서우하고 말이야 서우. 웹이 아니라 웨어 웨어 솔지어가 아니라 소져 소져. 그 L자 발음 하는걸 보면 본격적인 영어 하는 영어인지 압니다. 물론 엑센트에 관한건데 나는 그 엑센트를 잘 몰라요. 그러니까 바나나 그러면 바나나 그러지요. 그 서양 사람들 하는거 들으니까 버내너 버내너 내자에 엑센트가 들어간게 그 본격적이 영어 입니다. 근데 그거 나 모방할 필요 없다고 생각 합니다.
어떤 사람은 미국 갔다와서 가령 양 선생님 안녕 하십니까? 그러면 양 선... 아 김 목사님 어디 가십니까? 그러면 김 목사님 어디 가십니꺼? 김 목사님 그 혀를 잘 구부려야 되는 모양인데 김 목사님 어디 가십니꺼? 이 따위 식인데 그거 내가 알 길이 없지요. 근데 내가 한 마디 덧 붙이면 아까 그 좀 학생처장님께서 외국에 가서 그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그거 한마디를 꼭 이 방송에서 해야 되겠습니다. 그 미국이나 일본 갔다 온 사람이 난 국어를 조국의 말을 가장 사랑 합니다만은 그 흔히 영어나 일본 말을 자랑하기 위해서 나 한테 찾아와서 가령 영어의 뭐라고 할까요. 스윗 스윗 그러면 그 어감이 좋잖아요? 아름답다. 꽃 답다. 향기롭다. 그 뭐 만병통친데 그 스윗이라는 말 한국말로 뭐라고 합니까? 그래요. 한국말도 물론 있긴 있죠. 그러나 난 모르겠소. 없소. 그 한국말은 틀리거든요. 가령 그 조금 반영을 한다면 쓸쓸하다 하는걸 펄론 펄론. 그 유명한 나이팅게일 인더 게이지먼트 그 펄론 그 쓸쓸한 창문에 펄론 하는 말 있지 않습니까. 그 굉장한 말이라고. 난 물론 그 말 다 알지만은 그 펄론 이라는 말 그 당신 한국말로 뭡니까? 난 있지만 없습니다. 그럽니다. 또 일본 갔다 온 사람이 그 앗싸리 그 뭐라 합니까? 없소. 나루호도 나루호도 그 뭐라 합니까 없소. 더불어 없소. 그러지요. 그러다가 한국말이 나쁘다고 그래요. 한국말엔 근사한 자가 없다고 대단히 빈약하다고 다 얘길 합니다. 내가 있다가 할 말 다했소? 그럽니다. 할 말 다했소? 할 말 다했소. 그럼 우리 한국말로 말 할게 어디 영어로 말 하거나 일본말로 말해 보시오. 내가 하나만 하리다. 골이 탑탑하다. 커커하다. 퀴퀴하다. 어디 해 보시오. 영어로. 여러분 다 아시는거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말 이라는것은 어떤 계림이 있다면 성분 A로 부터 B까지의 무한 점이 있는 거예요 계림이. 표준어를 기준 해서요. 한국말을 표준어로 하면 영어에도 없는거고 인도네시아 말에도 없는거고 인도네시아 말을 표준으로 하면 한국말에도 없습니다. 그게 표준어 라는거지. 그걸 가지고 조국의 말을 욕 하다니 고얀지고.

- 박형준 씨의 서반어 노랠 듣지 못하는 것이 유감 입니다. 박형준 씨를 소개 하겠습니다. `미련`

♬ 미련 - 박형준

- 박형준 씨의 `미련` 이었습니다. 요즈음에 외래어를 좀 간간히 섞어야만 문화인인 척 하는 사람들 참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흔히 다방에서 들어보면 젊은 남녀들이 앉았다가 유가 먹어 뭐 아이가 먹어 이런 얘기들을 듣습니다만은 저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 많지 않은가 생각이 되는데요. 김두희 교수님께서 좀...

- 그 유 아이 이런거 다 우리말에 있는 말인데요. 그걸 씀으로써 이렇게 아주 좀 심오한 기분을 내는건데 그 우리말이 있는데 왜 꼭 외국어를 쓰는지 모르겠어요. 그런게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건데도 요새 많지 않습니까? 세미나, 심포지움, 슈퍼마켓, 아케이드, 센서스 뭐 이러는거 전부다 그건데. 근데 그걸 잘 쓰면 괜찮은데 요 전에 누가 물건을 샀다고 그래요. 어디서 샀냐 그랬더니 반도조선 앙케이트에서 샀다고 그래요. 우리나라에 이 센텐스가 빠르다 이렇게 잘못 쓰는사람 이런거 가끔 있지요? 스케일이 크다 라는거 스케쥴이 큰 사람이라고 그런 말도 가끔 있는데 아까 일본 얘기가 나왔습니다만은 해방 직후의 얘깁니다. 해방 전에는 저희들이 전차를 타도 전차에도 앞에 동대문행 이렇게 쓰여 있으면은 그건 도다에문유끼라고 했고, 용산행 하면 류잔유끼, 행이라는게 유끼죠. 어디가는 차냐 이럴 땐 도코유끼라고 했습니다. 어디가는 차냐. 근데 해방 되고서 한 1개월 쯤 있다가 어떤 부인이 과거에 습관이 나온 모양 이지요. 운전수 보고 이 차 도코유낍니까? 그랬어요. 그러니까 운전수가 화를 내가지고서 "여보오. 해방이 돼서 벌써 한 달 인데 뭐 아직도 일본말 고치지 못하고서 일본말 쓰는 사람이 어디있소." "보면 몰라요? 도다에문유끼 아니에요? 도다에문유끼."

- 박은수 교수께서 좀.

- 저희 외국어를 잘못 써서 망신 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제 생각엔 그 사람의 태도에 달렸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모르면서 아는 채 하니까 망신 하는 겁니다. 모를 때 우리가 외국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을 때 모른다고 하면 그만 입니다. 아까 여기 저 박형준 씨도 좀 실수를 하신것 같은데 모를 땐 모른다고 그러면 전 그걸로써 충분 하다고 봅니다. 그걸 괜히 못 알아들으면서 아는 채 하기 때문에 "너 목을 비틀어도 좋으냐?" "예스." 이게 제가 저 이것도 제 경험담의 하납니다만 제가 그 마드리드에 갔을 때 이제 그 짐을 호텔에다 두고 말이에요. 뭐 호텔에선 대개 이제 불어나 이게 통합니다. 그런데 이제 다방에 가서 담배를 한 갑 사려고 그럽니다. 인제 그 나라 담배를 하나 사려고 그럽니다. 보니까 뭐 담배 이름도 모르고 하는데 그 곽이 조금 인제 보니까 예쁘고 좋은걸 한 서너 갑 골라가지구요. 얼마냐 인제 그거는 압니다. 제가 스페인 말로 `과도오`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그 담배 파는 양반이 뭐라고 뭐라고 이제 하는데 거기서 부터 전 저는 모르는... 그래서 제가 두 귀를 막았습니다. 막아서 이렇게 난 못 알아듣는다 이렇게. 전 담배는 호주머니에다 넣었으니까 쟤가 나를 이해를 시켜야 내가 돈을 주는 겁니다. 근데 이 사람이 한참 궁리를 하고 손짓 발짓을 하더니 뭐 생각이 났어요. 서랍을 이렇게 열더니 거기에서 내가 내놔야 될 돈과 똑같은 돈을 내 줍니다. 그거 같으면 나도 알겠다 하고 인제 내주는 거지요.

- 아마 그 여성들의 의상은 파리가 본 고장 인것 같습니다. 강정화 양 그 양장점에 가면은 못 듣던 용어들이 참 많이 나오지요?

- 네. 뭐 그 옷 위에는 뭐라 그러고 밑에는 뭐라 그러고 그런게 있지 않습니까?

- 네.

- 근데 뭐 저는 못 알아들어도 그냥 "네. 그냥 그거는 그렇게 해 주이소." 그라고 마 넘기는데예. 제가 제 친구하고 어데 명동 거리를 이렇게 나오면서 말이죠.

- 네.

- 어떤 외국 여자하고 또 우리 한국 남성이죠. 같이 오면서 이렇게 길 건너 오면서 뭐라고 뭐라고 그래요. 여자가 그러니까 남자가 자기딴에는 대화를 굉장히 재밌게 나누고 그래서 우리 친구 아주 괴짜가 있어요. 그래서 "뭘 영어로 해싸? 한국말로 해쌌지. 배와주고. 뭘 영어로 해싸고 야단이야." 그러면서 그러니까 자꾸 뭐라 그러고 아주 정답게 그러니까 질투가 났나봐요 괜히.

- 네.

- 옆에 슥 가더만은 남자 보고 눈을 흘기더만 "왜 이렇게 영어를 잘 하는지 아이 돈 노 올시다이." 그래서 아주 명동에서 길바닥에서 배를 잡고 웃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 우리 경상도 여성들은 그 학교 다닐 때 영어 배울 때 말입니다.

- 네.

- 그 서울 사람들은 아주 부드럽게 넘어 가잖아요? 근데 우리는 어떻게 발음을 좀 할려면은 아까 저 저 김영옥 양께서 아주 "땡큐. 베리마취." 이렇게 부드럽게 하는데요. 저는 그걸 암만 할래도 안됩디다. 뭐 하라 그러면은 그거는 아주 막 열을 내서 해서 그렇지 이거 좀 어디 대화 좀 나누라 그러고 옆에 갖다 놔 놓으면 경상도 발음으로 "땡큐. 베리마취이." 그저 경상도 발음은요. 뭐 영어 하는 사람들은 "오케이." 이러는데 우리는 "오케이." 뭐 경상도 발음 고대로 나가는데 이거 참 고쳐야 되겠는데 야단 났습니다.

- 네. 강정화 양이 원맨쇼를 이렇게 잘 하는지 미쳐 몰랐습니다. 강정화 양을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검은 눈동자 - 강정화

- 강정화 양의 `검은 눈동자` 였습니다. 봄을 노래하는 싱그러운 5월의 첫 주말, 오늘은 한국 외국어대학 개교 15주년에 부쳐서 `외국어` 라는 얘깃거리로 즐겨 봤습니다.
프로듀서 박재곤, 기술 정영철, 반주 노명숙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에 이규영 이었습니다. 해태제과 제공 312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마치겠습니다.

(입력일 : 200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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