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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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유쾌한 응접실
뛰는사람위에 나는사람... - “‘오수부동’이라고 그래요”
뛰는사람위에 나는사람...
“‘오수부동’이라고 그래요”
1967.06.04 방송
국내 최고의 석학과 지성인들이 고정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던 ‘유쾌한 응접실’은 동아방송 개국 때부터 폐국 때까지 계속 방송된 ,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방송시작 때부터 10여 년 동안 청취랭킹 3위 이내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교양적 요소와 계도적 기능을 화합시켜 오락프로그램의 품위에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손님 - 오종식, 신선화.
단골손님 - 이서구, 양주동, 김두희.
노래손님 - 이유미, 정혼, 김세레나, 권혜경, 위키 리

무성한 녹색의 커튼 사이로 6월이 다가섰습니다. 213회를 맞는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 해태제과 제공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유쾌한 응접실의 전영우 입니다. 싱싱한 젊음의 계절 6월을 맞고 첫 번째 주말을 즐겨갈 유쾌한 응접실 얘깃거리는 `뛰는사람 위에 나는사람이 있다` 하는 속담으로 정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오실 손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새 손님에 오종식 선생님, 또 덕성여자대학 금년도 메이퀸으로 선발 된 신선화 양, 단골손님에 이서구 씨, 양주동 씨, 김두희 씨 이 밖에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나오시겠습니다.
첫 번재 노래손님 이유미 양에게 `날 두고 가지마오`

♬ 날 두고 가지마오 - 이유미

- 네. 날 두고 가지 말라는 이유미 양의 노래였습니다. 이유미 양은 나이도 어린데 어쩌면 그렇게 나이가 듦직한 그분의 감정 이상으로 그렇게 노래를 잘 불러주는지 전 뭐 노래의 심사위원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만은 그 느낌이 그렇습니다.
오늘 얘깃거리는 사실은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 이런건데 아마 이유미 양의 경우도 빼놓을 수 없는 경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랬더니 위키 키 씨가 끄덕끄덕 아마 제 얘기에 수긍해 주는것 같습니다.
위키 리 씨는 이 오늘 얘깃거리에 대해서 뭐 좀 생각 좀 해본 것 있습니까?

-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저는 언제인지 나는 사람의 경우가 한번 있었어요.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 집이 창경원 옆이었는데요.

- 네.

- 그 창경원 안에있는 벗나무의 벗찌가 유난히 탐스러울 때, 동네 아이들하고 작당을 해서 이제 담을 넘어가서 벗찌를 따는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제가 항상 나무에 올라가는 역할이었어요.

- 네.

- 밑에서 망보는걸 좀 해봤으면 좋겠는데 제가 제일 어렸기 때문에 위에 올라가는 역할이었습니다.

- 네.

- 근데 그 때 창경원을 지키는 그 덮석부리 할아버지가 뛰어 오시더군요. 밑에서 뛰는 사람은 빨리 뛰었는데 전 위에서 날았습니다.

- 네. 위키 리 씨가 자기의 그 지난 어릴 적을 생각하면서 오늘 화제에 결부된 얘기를 해줬습니다.
이서구 씨 께서는 그 원래는 그 저희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 는 속담이 그렇지 않죠.

- 그 동아방송은 너무 교양이 높아서 그런 말씀을 하지만요. 이 속담이라는 것은 부모쩍 부터 내려오는 말 그대로 해야 맛이 나지 뛰는 어른 뛰는 양반 하면 얘기가 안됩니다.

- 네.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니가 잘난 체 해도 더 잘난 놈 있고, 니가 능청을 피워도 더 능청스런 놈이 있어서 니가 누구를 속인 것 같은데 실상은 니가 되려 속는다. 이런거니까 놈 자를 붙여야 말이 맛이 납니다. 그래서 뛰는 놈 나는 놈 하면은 그 분 에게는 실례 될지 모르지만은 말이 그랬으니까 내가 잘못이 아닌데요. 우리나라 나는 놈의 최고는 안창남 비행사구요.

- 안창남 비행사요.

- 네. 뛰는 놈의 대표는 손기정 선수니까는 안창남은 하늘 위에 날으고 손기정은 땅에서 뛰면은 우리나라 얘긴 다합니다 다해요.

- 네. 네. 근데 또 이걸 뛰는 자 나는 자 이렇게 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 그 자는 그 유식한 분이 되서요 놈자 자를 쓰는데요. 자나 놈자나 마찬가지 입니다.

- 그러면은 또 이 방면에 또 깊이 아시는 오종식 선생께 마이크를 돌리겠습니다. 이 비슷한 속담 좀 생각나시는거 없습니까.

- 나도 속담을 잘 안다고 하니 그건 또 어디서 한 말인지 나보다 더 한발 더 뛰는 모양인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건데 내가 또 익히고 있는거는 나는 놈 위에 타는 놈 있다 이런말이 있어요.

- 타요? 네.

- 그러니까 아마 안창남 씨는 나는데 탄거죠?

- 네. 비행기 속에 탔으니깐요. 그러니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건 아는데 나는 놈 위에는 타는 놈이 있다. 새로운걸 하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김두희 씨 께서.

- 저도 이서구 선생님 말씀데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해야지 사람이라 하면 조금 기분이 안나는 것 같아요. 본래 이 말이 뭐 좋은일 했다 예를 들면은 전 학년에서 일등을 했는데 다른애는 전교에서 일등했다 할 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이런 말은 보통 안쓰고 나쁜짓에 많이 쓰는 것 같아요.

- 네.

- 예를 들면은 돈 십만원을 들여가지고 남의 부인 사귀어서 백만원 먹었다. 그럴 때 그 백만원 먹은 놈을 한푼도 안들여서 또 고대로 또 뺏어 먹을 때 이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이런것 같습니다.

- 저 이 양주동 선생 께서는 좀 방향을 각도를 좀 다른데로 좀 돌리셔서 얘길 좀 해주셨으면.

- 네. 그 저 뛰는 놈 있으면 나는 놈 있다. 뛰는 사람 있으면 나는 사람 있다. 제깐에는 가장 자기가 잘 깨인줄 아는데 알고 보면은 자기보다 더 우수한 사람도 있고 하니까 만사를 상지해야 되겠다. 난 그 얘기하나 생각이 납니다. 그게 어떤 책에 있는지 내가 못 봤는데요. 내 어릴 적 부터 들었어요. `오수부동`이라고 그래요 `오수부동`. 다사 오 자에 다섯 오 자에 짐승 수 자에 다섯 짐승이 앉으면 서로 움직이지 못한다. 내 그 얘길 들었는데 어느 책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무슨 얘기인고 하니 범이 가장 그 힘이 강하지 않습니까. 범보다 더 센 놈이 있거든요. 코끼리가 더 세다고 합니다. 코끼리가 한번 코로 갈기면은 범 맥을 못 춥니다. 근데 코끼리가 아무리 잘났지만은 범 옆에 코끼리가 앉으면은 범은 꼼짝 못합니다. 한데 코끼리 옆엔 누가 있는고 하니 쥐가 있어요 쥐가. 쥐가 쬐금한 놈인데 그 쥐가 코끼리 콧구녕을 후비면 코끼리가 무슨 말을 해요. 그렇게 코끼리 옆에 쥐를 놓으면 코끼리가 맥을 못 써요. 근데 쥐 옆에 고양이를 놓죠 고양이. 그러면 또 쥐가 깜짝 놀라죠. 고양이 옆에 개가 있어요. 그러면 또 개가 깜짝 놀랍니다. 개는 또 범 있으면 꼼짝 못하구요. 그러니까 범, 코끼리, 쥐, 고양이, 개 그렇게 놓으면 다섯짐승이 전부 꼼짝 못 한데요. 피차에 견제가 되어서 말이죠. 잘난 척을 못하고 그걸 `오수부동` 이라고 하는데 내가 어렸을 적에 들은 얘긴데 어느 책에도 없어요. 암만 찾아봐도 도무지. 그래서 난 그 문제 볼 적에 그 생각 합니다. 너무 잘난 체 하지 말라. 너보다 약한 사람이지만은 그래도 강한 분도 있다 그래서 오수부동을 늘 생각 합니다.

- 네. 노래듣고 지나가겠습니다. 정혼 씨에게 `허무한 마음` 을 청합니다.

♬ 허무한 마음 - 정혼

- 정혼 씨의 노래 `허무한 마음` 이었습니다. 오늘 그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 했더니 오종식 씨 께서는 타는 사람이 또 그 위에 있다. 왜그런가 했더니 비행기는 타고 가는게 아니냐. 이렇게 얘길 아까 끝내 주셨는데 다음 계속 하겠습니다. 오늘 또 새 손님으로 신선화 양이 나왔습니다. 신선화 양은 얼마전에 덕성여대 금년도 메이퀸 오월의 여왕으로 뽑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신선화 양에게 마이크를 좀 드리겠습니다.
신선화 양은 메이퀸 대관식 다 치뤘죠? 그 관을 뭘로 만들은 거였어요?

- 네.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죠. 제 생각 같아선 진주 같은데 또 보는 사람은 또 가짜라 그러구요. 그래요.

- 그 뭐 진주면 진주지요 뭐. 괜찮아요. 진주면 진주지요 뭐.
네. 오종식 선생께서 오늘 새 손님으로 마침 함께 나오셨는데 신선화 양을 아마 처음 보시는걸로 아는데요. 처음 보시기에는 그 메이퀸으로 뽑혔으니까는 선입견도 갖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걸 제쳐 놓으시고 보실 때 어떻습니까 인물이.

- 그걸 저 내가 뭐 눈이 좀 침침해서 자세히 모르긴해도 아마 보기로는 메이퀸보다 나을 것 같은데요.

- 네. 네. 이서구 선생께서.

- 지금 석촌 오 선생 하고 미스 신 하고 두 분을 이렇게 보다가 착각을 일으켰어요. 꼭 코하고 그런데가 두분이 너무 많이 닮았다.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 네.

- 그래서 아마 현대의 지성과 좀 관록있는 신사하고 새싹 터 나오는 숙녀 사이에는 이 현대를 표현하는 무슨 일치점이 있질안나 해서 지금 몹시 공부를 하려고 드는데 신 양은 제가 보기에 퍽 침착하구요 여기서는 수줍어서 말은 못하지만은 집에가서는 아마 어머니 앞에선 다 할겁니다.

- 네.

- 그러니까는 그걸 기대할 수 밖에 없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네. 근데 하필이면 다른 용모도 있으련만 왜 코를 끄집어서 얘길 하셨습니까.

- 아닙니다. 사람의 얼굴에 코가요 제일 높습니다. 그래서 누구하고 벽에 마주치면 코가 먼저 닿거든요. 그러니까는 이 코를 무시하고는 얼굴을 관찰 할 수가 없습니다.

- 네. 김세레나 양은 늘 그렇게 한복을 입고 나오게 되나요?

- 네. 항상 한복 입어요.

- 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양장하고 그래서 그 몸 움직이기도 편하고 그럴텐데 김세레나 양은 한복입고 다니면 좀 거북할 때도 더러 있겠어요.

- 시간이 없고 그럴때는 정말 불편해요. 역시 그래도 역시 한국 민족이니까요. 한복 입고 나오면 우아함과 또 좀 멋있는 그런 뭐가 있기 때문에요 다들 좋아해요.

- 그러니까 자기가 입고 있어도 우아한 맛을 느끼는군요. 아니 근데 하여튼 그 저기 지금 입고 있는건 모시 계통은 아닌 것 같은데요.

- 모시 아니에요.

- 모시 아니죠? 근데 사실 우아하긴 우아해요. 우아하긴 우아한데 근데 또 김세레나 양이 그렇게 얘기하는걸로 봐서 우리들에게 너무나 깊이 인식을 시켜줄라고 그러는것 같아서 그래서 넌지시 한번 슬쩍 해 본거죠. 뭐 딴건 없습니다.
김두희 씨 께서.

-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는 그 얘기죠. 저는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짜 좋아하는 친구죠.

- 공짜요?

- 네.공짜 좋아하는 친군데 은행에 다니는 사람이 극장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서 하는 소리가 자네 극장에 취직해 있다면은 입장권 정도는 좀 나한테 몇장씩 줄 수 있지 않느냐. 한 주일에 한 두어장 이라도 줄 수 있지 않느냐 하니까 아 뭐 극장에 있는데 뭐 입장권 쯤이야 뭐 문제없지. 내 주지. 그대신 자네 은행에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 두어번씩 오백원 짜리라도 몇 장씩 좀 달라고 그랬다는 얘기가 있어요. 이건 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그건 나는 놈이 아니라 타는 놈 이겠습니다.

- 네. 바로 타는 놈 입니다.

- 그럼 이번에 김세레나 양 에게 노래를 부탁해서 듣기로 하겠습니다. `수월래 사랑` 을 불러주겠습니다.


♬ 수월래 사랑 - 김세레나


- 김세레나 양의 노래 `수월래 사랑` 이었습니다.
네. 신선화 양이요. 신선화 양은 혹시 그 엉뚱하다는 말하구요 참 그 사람 약삭 바르다 하는 말하고 어떻게 다르다고 봐요? 엉뚱하다는거 하고 약삭 바르다는거 하고요.

- 엉뚱한건 좀 영리하면서도 좀 능청스러운데가 있는거고

- 엉뚱한거는 좀 능청스러운데가 있는거구요.

- 약삭 바른건 좀 사기성이 농후한거죠.

- 약삭 바른건 사기성이 농후해요. 네. 근데 대게 엉뚱한거는 여자보다 남자 더군요.

- 그렇죠. 약삭 바른게 여자죠.

- 네. 그런가요?

- 저는 제외하고.

- 네. 근데 저 이 오종식 선생 께서요. 그 오늘 화제 그 뭐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 그 비슷한 얘기를 우리 일상 생활에서 많이 하는 얘기들 더러 있지 않겠습니까? 무슨 속된 말로는 그 사람 그 찜쪄 먹겠다 뭐 그런식으로도 얘기하고 속된 말들도 많은데요. 그 언저리에 있을만한 가까운 얘기들을 좀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 그래요. 난 뭐 많이 알지는 못하는데요. 여기 지금 약은 체 하다가 당하는 봉변 이런데 이걸 읽다가 생각 나니까 그 약은 체 라는건 본래 얄팍하잖아요?

- 네.

- 근데 속담으로는 아마 저 이런게 있나봅니다. 약은 고기 밥맛 없다 이런말이.

- 네.

- 보통 그 짐승들을 말하면요 여우가 상당히 약다는 거거든요.

- 여우가 약다.

- 그 다음에 인제 엉뚱하다는거 보다도 좀 응큼한거는 이제 너구리 구요.

- 너구리요.

- 응.

- 네.

- 그 다음에 엉뚱하고 이런게 이제 두깨비라고 그러는데

- 두깨비요.

- 네. 근데 이제 시합을 한단 말이지.

- 네.

- 인제 누가 술을 못 먹느냐 이래 되니까 여우가 있다 하는말이 나는 한방울만 먹어도 팽팽 돈다 이랬거든.

- 여우가요.

- 응.

- 네.

- 그 다음에 너구리가 있다가 얘 나는 밀밭 근처에만 가도 팽팽 돈다 했거든.

- 네.

- 이제 그 다음에 두깨비 차롄데 이게 자꾸 흔들흔들 하거든.

- 네.

- 그래 왜 이러냐 하니까 말도 말아라 난 말만 들어도 취한다.

- 오늘 얘기 초반에 그 위키 리 씨가 바로 전에 살기를 동물원 옆에 살았다고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 다음에 또 양주동 선생께서 오수에 관한 얘기를 해주시고 이제 또 오종식 선생께서 또 말도 말아라 팽팽 돈다 뭐 이런 얘기를 해주시고 다시 화순을 양주동 선생님께 드리겠습니다.

- 네. 나 젊었을 적에 일본가서 공부 할 적에 저 시조 작가로 유명한 노산 이은산 씨 있죠? 그 노산 이은산 군 하고 나하고 같은 하숙에 있었어요. 근데 이 때 나이 젊어서 피차에 철이 없어서요 약간의 재주를 믿고서 노산이 마산 사람인데 자칭 마산 천재예요. 나는 또 해동 천재라 뭐 자칭으로. 그래 나는 자칭이 해동 천재면서 노산 이은상은 자넨 마산 천재는 못 돼. 마산 수재 마산 수재야. 근데 어떤 날 해동 천재가 하숙을 돌아오니까 그 노산 이은상 군 마산 수재가 나한테 그래요. 자네 천재라니 기억력이 얼마나 있는 나하고 내기 해보세. 그래 무슨 기억력이냐. 단자를 죽 굴리면 여기 청취자 가운데 학생 여러분들이 많은것 같으니까 한번 해 보세요. 단자를 막 되는데로 굴리면 명사를 그 몇자나 그대로 외우겠느냐 그래요. 가령 하늘, 구름, 개미, 털 되는데로 생각, 이십세기 세기, 고양이, 이순신이, 섬, 전쟁, 황진이, 술, 칼, 맘보 그걸 그대로 몇개나 외우겠냐 그래요.

- 네.

- 그 난 자신이 없어요. 난 몇개 외우겠네. 자넨 몇개 외우나. 삼십개 외우겠네. 그래 내기를 했어요. 소설가 염상섭 씨가 심판이 돼가지고 술을 먼저 먹구서 시합을 했는데 아 노산 이은상 군은 삼십개를 고대로 전부 다 외워요. 난 열개 외우다 고만 못하고 말았어요. 아 이거 고만 해동 천재가 졌단 말이죠. 그래서 야 내가 술값은 내가 전부 내는데 그 노산 이은상은 어디 나간 사이에 서랍을 들춰 봤어요. 들춰 보니까 그 책이 있어요. 기억술 이라는 기억하는 술법이야 영어로 말하면은 메모리스 라는 책이 있어요. 근데 그 무슨 책인고 하니 그 단자를 가지고 얘기를 꾸미는 거에요 얘기를. 가령 하늘 그러면은 하늘을 쳐다보다가 구름 구름이 많이 떴더라 그런데 개미 개미가 깨물었다 그래 털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서 생각 생각 해보니까 그 다음에 세기 세기에 변천사는 고양이 눈깔이로구나 그러면 이순신 이순신 장군도 섬 한산 섬에서 전쟁을 하다가 전쟁 황진이가 옆에 있어서 술을 권하면은 칼 차고 맘보 춤 출까? 이렇게 묻는단 말이야. 그래 얘기를 끌면 되는데 아 그래 그 심리학에 말하면은 관련연상의 법칙이라고 그럽니다. 아 쉬운걸 그랬다면은 내가 졌거든요. 야 이걸로 하자. 그 다음날 염상섭 씨 도로 청했죠 심판하게. 내기는 어저깨 했던 5배를 했습니다. 5배를. 그래 내가 이은상 군 더러 부르라는데 그가 부를거 아니에요? 근데 그 척척 그냥 외우는거죠. 삽십마절 죽 나갔죠. 얘길 꾸미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 다음에 난 외웠죠. 그 다음에 이은상 군 더러 내가 하라그러면서 자네 하겠나? 하겠네. 내가 불렀죠. 동화, 농화, 숭어, 조기, 가물치, 병어, 고등어, 갈치, 준치, 송사리, 넙치, 대구, 오징어 얘길 꾸밀 수가 있냔 말이죠. 그래 이은상 군이 고만 졌습니다. 뛰는 놈 있으면 나는 놈도 있구만. 그래 날 더러 해동 천제, 자기는 그만 마산 천재 취소 그러더군요.

- 근데 마침 이 자리에 노산이 계셨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안됐습니다. 어떻게 양 박사 께서 수산물 시장까지 펼쳐 놓으시고 얘길 하셨다니 그건 뭐 당연히 이기셨겠습니다. 근데 그건 뭐 또 어린 아이들도 그러는게 있더군요. 뭐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빨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뭐 그런게 있더군요 뭐. 네. 그런거 있죠 김세레나 양. 한번 해보세요.

- 내가 해보겠어요. 오라면 가지 가지면 먹지 먹지면 까맣지 깜으면 깨끗하지 멱감으면

- 네.

- 오라면 가지 가지면 먹지 먹지면 까맣지 깜으면 깨끗하지 등등.

- 신선화 양 뭐 그런거 아는거 좀 있나요?

- 그런 거 보다두요. 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이요. 놈 자 붙어서 안됐지만요.

- 네.

- 요즘 또 우리나라에 농구가 한창 국위선양을 했잖아요?

- 농구요.

- 네. 농구 얘기 좀 하겠어요.

- 네.

- 장장신의 체코 선수를 이긴 장신의 박신자 선수. 이래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이겠죠? 나는 여자.

- 네. 장장신.

- 네.

- 장장신 길고 긴 체코 선수를 이긴 장신의 박신자 선수.

- 재밌죠?

- 그러니까 말을 하나 만든거에요? 그러니까 유쾌한 응접실에 바치는 말 인가요?
네. 그럼 거기에 대해서 양 박사 께서 심사평을 좀 간단히.

- 대단히 우수 합니다.

- 대단히 우수 합니까?

- 네. 네.

- 대단히 우수하다는 촌평이 나왔습니다. 이서구 선생님.

- 옛날에 글방이 하나 있는데요.

- 네.

- 요새 어머님도 학교에 애기들 보내면 많이 쫓아다니지만 옛날에도 동네 글방선생이 제일이라고 앉으면 아이들 공부 시킬려면 참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 가을이 됐는데 연감이 연시가요 빨갛게 익어서 물렁물렁 먹기가 좋은데 그걸 한복판에 선생님께 바쳤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내 아들 공부 잘 시켜 주십시오 그거죠. 그래 선생이 연감을 애들 머릿수를 세어보고 연감 세어보니까 나눠주면 자기 먹을게 몇개 안남는단 말이에요. 그래 안줄 생각을 먹었어요. 안주자니 좀 마음에 안됐는데 마침 동네서 어디 오라는 기별이 와서 나가는 길에 뭐라는고 하니 얘, 저 감을 너희들 나눠줘도 좋겠지만은 저게 애들이 먹으면 죽는 오감이야. 그러니까 너희들 목숨을 위해서 안 먹여주는거니 손도 대지 말라고 나갔단 말이야. 나갔는데 애들이 뭐 동네에서 실컷 따 먹던 감인데 속아요? 그니까 이제 침 흘리고 앉았으니 그 중 제일 나이적은 녀석이 앉았다 보더니 얘, 너희들 저거 안먹을라냐. 임마 그 먹었단 얻어맞게. 아 걱적말아라 죽어도 내가 죽으니 너희들 하나씩 나눠 먹어라. 정말이냐. 걱정 마라. 그래서 애들이 다 하나씩 먹었다 그랬더니 먹은 감 꼭지는 다 여기 갖다 놔라. 그래 감 꼭지를 목판에다 소복이 놓고 앉았단 말이야.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냔 말이야. 아, 선생님 오거든요. 애들이 죄 달아났죠. 요 녀석만 앉았단 말이야. 아 선생님이 너 이놈 이거 왠일이냐. 그랬더니 오기전에 얘가 뭘한고 하니 선생님들 좋아하는 그 옥으로 만든 연적이 있는데 연적을 일부러 동 위에다 깨뜨려 놓고 운단 말이야. 옥으로 만든 연적이 깨져, 목판에 담은 감은 다 먹어 이거 몇 가지 죄냔 말이에요. 그래 선생님이 화가나서 이 놈아 연적은 왜 깨뜨렸니 그러니까 아 제가 장난하다 깨뜨려서 정말 참 죽을 죄를 졌습니다. 그래 감은 왜 먹었느냐. 아 글쎄 선생님 이 귀하신 귀물을 깨뜨려놨으니 제가 어떻게 살겠습니까. 그래 죽어야지 저같은 놈은 죽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 선생님께서 말씀이 저 감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시길래 그저 아까부터 먹기 싫은걸 억지로 먹고 앉았는데 영 안 죽습니다요 어떡하면 좋습니까 그랬데요.

- 이번에는 권혜경 씨에게 노래를 청해서 듣습니다. `큰 댁` 이라는 노래를 청해서 듣습니다.

♬ 큰 댁 - 권혜경

- 권혜경 씨의 노래 `큰 댁` 이었습니다. 김두희 씨 께서.

- 근데 아까 오종식 선생님 께서 말씀하신 너구리 하고 여우 하고 두깨비 하고 무슨 내기를 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또 양주동 선생께서 기억력의 내기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내기니 너구리 여우 두꺼비 하니까 저도 생각이 나는데요. 역시 그 이 얘기는 너구리, 여우 이렇게 좀 교활하고 능청맞고 둔한 두꺼비하고가 되는 모양이죠. 그 셋이서 누가 제일 나이가 많으냐 이런 그 내기를 했다고 그래요.

- 네.

- 너구리는 말하기를 난 하늘이 생길 때 났다. 여우는 난 땅이 생길 때 났다. 두꺼비는 할 말이 없거든요.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까 그 여우하고 너구리가 내기에 졌으면 졌지 치사스럽게 울긴 왜 우느냐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내가 너희들이 하늘 날 때 땅이 날 때 생겼다고 하니깐 내 손자 생각이 나서 운다. 내 손자가 바로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길 때 내 막내 손자가 죽었다 그랬다고 그런.

- 그게 저 조금 내가 알고 있는거하고 조금 다른데요. 근데 그 여우, 너구리, 두꺼비가 있는데 처음에는 술 먹는 얘기를 하다가 그건 왜 생겼느냐 하니까 이제 셋이서 무전 여행을 갔거든. 근데 저녁 때 되니까 이제 배가 고프니까 뭘 좀 먹어야 겠다고 하니까 여우가 마을에 가서 떡을 한 쟁반 가지고 왔어요. 그래 인제 다 덤벼들어서 먹을려고 하니까 조금 있으라고 해서 술 못 먹는 사람이 많이 먹자 이렇게 했단 말이에요. 그래가지고 두번째는 높은데 올라갔어. 높은데 또 여우가 졌어요. 너구리도 지고. 세번째 지금 말씀하시는데 나오는데 그래 인제 여우가 있다가 인제 너구리가 묻지요. 너구리가 물으니까 나는 황제 결혼식 때 났지 이랬거든 누가 제일 먼저 났냐 그러니까. 인제 그 다음에 너구리 차롄데 나는 천지 개벽 때 났다 이랬단 말이야. 그러니까 두꺼비 차롄데 두꺼비가 눈물을 뚝뚝 흘리니까 이 사람아 왜 이렇게 우느냐 그러니까 가만있어 너구리 왜그러냐 너 정말 천지 개벽 때 났지 이랬거든.

- 네. 확인을 하는거군요.

- 그럼 났지. 그러니까 혹시 그 때 나 같은거 안 봤냐 그랬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왕이면 뭐 인심 좋게 안 봤다 할 수도 없고 응 봤지 이랬단 말이야. 어 그럴 거라고 봤을 거라고 그게 바로 내 손자야. 그런데 그 때 나는 손자는 일찍 죽고 없고 그 보다 먼저 할애비가 여태까지 살아있으니 내가 눈물이 난다 이런다는...

- 네. 어떻게 오늘 우화 대회가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떻게 하다 보니까는. 위키 리 씨 께서.

- 제가 이 고등학교 다닐 때, 저는 절대로 그런 짓은 안했습니다만 제 옆에 있는 근처있는 앉아있는 제 동료들이 컨닝을 많이 하더군요. 근데 컨닝도 여러가지예요. 책을 꺼내놓고 쓰는 것도 있고, 또 남의 걸 훔쳐보는 것도 있고 또 공부 잘 하는 애 한테 공갈을 쳐서 답을 종이 쪽지에다 적어 달래서 배끼는 것도 있는데 앞뒤에 있는 사람의 것을 갖다가 열심히 보고 배껴서 정답을 배껴 놓으면은 그 뒤에 바로 앉은 사람이 고 답안지를 살짝 배끼는 사람, 요것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겠죠. 근데 결국은 저도 남의 걸 참 좀 보고싶긴 했습니다만은 뭐 봐야 뭘 쓸 줄 알아야 보죠. 그래서 전 항상 허옇게 해서 냈습니다만은 선생님께서 참 자네는 정직하다. 공부는 못하지만은 정직한 것이 역시 나중에 크면은 좋은 일을 할 능력이 있다. 그래서 낙제는 안 시켜서 6년만에 졸업을 했습니다.

- 그러면은 위키 리 씨에게 `봄 비` 라는 노래를 부탁 합니다.

♬ 봄 비 - 위키 리

- 위키 리 씨의 노래 `봄 비` 였습니다. 에, 꽃 향기 수 놓으면서 한 여름 밤의 휴식을 위한 노래와 얘기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는 속담을 얘깃거리로 즐겼습니다.

지금까지 프로듀서 박재곤, 기술 이선주, 반주 노명숙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 전영우 였습니다.
해태제과 제공 213회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입력일 : 200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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