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 이서구, 양주동, 김두희 새손님 - 서울대학교 물리과대학 장병림 교수, 작가 조은파, 영화배우 주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3학년 정세현 노래손님- 자니 브라더스, 이 시스터스, 최희준, 유주영, 이금희, 김상희
대단히 감사합니다. 유쾌한 응접실에 전영우 입니다. 성탄을 축하하고 조용히 저무는 1966년을 보내면서 동아방송이 마련한 얘기와 노래의 광장 세민회관 대강당에는 많은 손님들이 나와 계십니다. 190회를 맞이한 유쾌한 응접실 오늘 얘깃거리는 `구두쇠` 로 정했습니다. 그럼 이자리에 나오실 손님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단골손님에 극작가이신 이서구 씨, 문학박사 양주동 씨, 서울대학교 물리과대학 교수 김두희 씨, 새손님에 역시 서울대학교 물리과대학 교수 장병림 씨, 작가 조은파 씨, 영화배우 주연 양,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3학년 정세현 양, 그리고 여러분의 노래손님이 나오시겠습니다. 그럼 첫번째 노래 순서를 자니 브라더스, 이 시스터스, 최희준, 유주영, 이금희, 김상희 씨에게 부탁해서 징글벨 제창을 들어보겠습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징글벨 - 자니 브라더스, 이 시스터스, 최희준, 유주영, 이금희, 김상희
- 노래손님 여러분의 제창으로 `징글벨` 을 들어봤습니다. 다음에는 이 시스터즈에게 부탁해서 `목석같은 사나이`
♬ 목석같은 사나이 - 이 시스터즈
- 이 시스터즈의 노래 `목석같은 사나이` 였습니다. 오늘은 세민회관 대강당에서 공개방송을 갖는 관계로 해서 여기 나오신 단골손님이나 새손님이나 또는 노래손님들이 전부 어떤 그 국제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각국 대표들 같습니다. 전부 리스바를 끼고 있기 때문에요. 이서구 씨께서는 잘 들리십니까?
- 잘 들립니다.
- 그러면은 이서구 씨께서 이 구두쇠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 구두쇠는 사람이 만사에 아끼고 잘 절약을 하게 되면은 마음을 굳게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 굳다는 그 구두구요. 쇠라는 것은 장쇠 돌쇠하는 쇠와 통하는건데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자, 그 작자, 그 궐자 하는 그런 의미로 쇠자를 넣어서 부르게 되서 구두쇠 하면은 경청은 못되고 너무 깎는 말도 안돼서 적당한 흉이 됩니다.
- 네. 근데 김두희 씨께서는 구두쇠라고 그럴것 같으면 그 여자에게 향한 지칭입니까 아니면 남자에게 향한 지칭입니까.
- 네. 구두쇠라고 하면요 인색한 사람을 말하는건데 우리나라의 말로보면 인색한것을 표현한 말로 두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구두쇠, 하나는 노랭이 이렇게 돼있는데 구두쇠는 역시 남성적인거고 노랭이가 여성적인거고 이렇게 봐야 옳겠죠.
- 네. 장병림 씨께서는 그 노랭이면은 이제 김두희 씨께서 여성을 말씀하신다고 그랬는데 그 그런 여성은 대표적으로 어떻게 외모가 생겼습니까.
- 일반적으로 바싹 말랐지요.
- 네.
- 그리고 남자 구두쇠는 조금 덜 말라지요. 역시 그 경제력이 여자에게 있는게 아니라 남자에게 있으니깐 역시 남자라 하게되면 구두쇠라 하게는 되는데 저는 제일 처음에 구두쇠 하니깐 구두에 밖는 쇠, 그렇게 저는 생각했어요. 지금 저 이선생께서 말씀하시는거 보니깐 방향이 같은데 구두에 밖은 쇠는 아주 단단하니깐 구두도 좀 덜 닳게하고 또 쇠 자체도 단단하니깐 구두쇠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렇게 저는 생각했지요.
- 네. 이 자리에 마침 새손님으로 전에 방송국 아나운서도 오시고, 방송 국장도 오시고 젊은 그 학생들에게는 `얄개전` 의 작가로 널리 알려지신 조은파 씨께서 나와 계십니다. 조은파 씨께서 이 구두쇠에 대한 생각을 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저 구두쇠라고 하는건 지금 여러가지로 선배여러분께서 말씀을 하셨는데 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돈은 물론이요 남이 돈을 쓰는걸 보아도 혈압이 올라가는것 이런 사람이 구두쇠가 아닌가.
- 네.
- 그 정도로 해두겠습니다.
- 그 정도로요. 네. 그럼 그 정도로 듣겠습니다. 저 이 최희준 씨는 오른쪽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걸로 봐서 뭘 곰곰이 생각하는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뭘 생각 했습니까. 오늘 얘깃거리는 구두쇠지만은.
- 지금 말씀하시는걸 듣고 퍽 재밌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데 순간 이런 생각이 나는군요. 구두쇠 하면은 아무래도 돈이 조금 있는 사람들한테 붙여지는 이름 아니겠어요?
- 네.
- 이 가난한 사람들 한테는 구두쇠다 뭐 이런 얘기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구두쇠가 돼서 돈을 벌었는지 아니면은 구두쇠가 아니기 때문에 가난한건지 그걸 지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네.
- 어떤쪽인가 하고.
- 네. 근데 최희준 씨도 외상을 할 때가 있습니까 더러.
- 잘 못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 외상을 할 때가 있는지요.
- 네. 외상 요새도 하고 있습니다.
- 네. 최희준 씨 같은분은 외상 잘 안할것 같은데 외상을 한다니 참. 어떤 경우에 외상을 하게 됩니까.
- 양복을 맞출 때 가끔 외상으로 해 입구요.
- 네.
- 또 앞에 가게에서 이제 일용품을 사다 쓸적에 외상으로 사다 쓸 때가 있구요.
- 네. 아 그런 경우요. 김상희 씨 그 옆에 앉아 있지만은 김상희 씨는 어때요. 외상하는 경우가.
- 전 아직 제가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니까 외상이라고는 거의 없어요 잘.
- 네. 남들은 많이 하는거 같아요?
- 글쎄요. 가끔 보면 장부같은걸 들고 다니는거 보면 아마 하기 때문이겠죠.
- 네. 외상 하는덴 장부를 가지고 다니는군요. 그러면은 이번에 노래손님 청해서 노래를 듣기로 하겠습니다. 바로 김상희 양에게 부탁을 해서 `경상도 청년`을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함께 청해주시기 바랍니다.
♬ 경상도 청년 - 김상희
- 김상희 양의 노래 `경상도 청년` 이었습니다. 양주동 박사께서는 어떻게 최근에 와서도 선물 좀 많이 받아 보십니까?
- 젊어서는 약간 선물을 받았지만은 젊어서는 여성에게서 꽃도 받아보구요.
- 꽃이요.
- 네. 강의 잘한다고 여학생 한테서. 요 옷깃에다 꽃을 달아줘요.
- 네.
- 그런 선물도 있었지만 요즘 늙어서 잘 못 받아 봅니다.
- 네.
- 최근 어드메 저 맥주홀에 갔더니
- 네.
- 그 저 맥주홀에서 그 저 술 심부름 하는 아르바이트 하는 여성인가요?
- 네.
- 아 그 여성이 나한테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맥주 두병을 갖다놓고 갔어요. 선사로요.
- 네.
- 내가 이 최근에 있어서 희안한 일입니다. 그런일이 있었습니다. 수필로까지 쓴 일이 있습니다.
- 네. 근데 양주동 박사께서도 선물 좀 더러 남에게 하신적 있습니까?
- 우리 동양 사람들은 선물이라는것을 천하게 여겨서 도무지 자기 아내에게도 선물하는 것이 없고 가족끼리도 선물하는 것이 없는데 최근에 약간 개종을 해서 바깥에 갔다가 들어올 적에는 땅콩도 좀 사가지고 오구요 군밤도 이따금씩 사가지고 들어옵니다.
- 근데 그 땅콩이나 군밤은 누굴 주시기 위해서 사가지고 오십니까.
- 그건 내 손녀딸에게 주지만은 아내한테 이따금 줄 수도 있어요.
- 네. 아니 뭐 저 분명히 말씀을 하시지 그걸 그렇게 요야뭐야 하게 말씀을 하십니까. 이서구 씨께서 이 구두쇠에 얽힌 일화 하나쯤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 글쎄 구두쇠에 대한 얘기는 하도 많이 옛날부터 전해 내려와서 뭐 여러분들 아시는 얘기 할까봐 두렵습니다. 그런데 이 구두쇠 하면 제가 생각하는 구두쇠는요. 어 그 교활 하거나 남에게 헤를 끼쳐가며 자기의 이익을 누리려는 그런 성격은 아닙니다. 관행이 뚜렷한 솔직한 성격인데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구두쇠 소리를 듣기 때문에 남에게 개기지 않고 자기가 한 푼 남주지 않는 그런 아마 생각을 가진 사람인가 이렇게 보는데. 제가 이런 돌아간 제 선친에게 들은 얘기가 있는데요. 어떤 사람이 일생동안 구두쇠로 살아가지고 설랑은 돈을 모았는데 자기가 늙어서 죽을날이 가까왔는데 아들 녀석을 보니까 암만해도 구두쇠가 채 못되겠단 말이에요. 그래 걱정이 돼서 어느날 아들보고 뒷동산에 올라갔데요. 큰 낭떠러지가 수십게 되는 절벽이 있는데 절벽위에 소나무가 하나 걸렸더래요. `너 소나무에다 두손을 달고 매달려라.` 그래 두손으로 소나무를 잡으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으니까 아버지 명령이니까 두손을 다 쥐고 설랑은 늘어졌더니 `한손을 놔라.` 한손을 놨다고. 인제 한손 놨는데 한손 마저 놓으면은 떨어져 죽을 판이에요. 그래 아버지가 엄숙하게 냉정하게 `너 그거 한손 마저 놔라.` 그러니깐 아무리 아버지 명령이지만은 `아버니 이 지가 한손을 놓으면 죽을텐데 저를 죽으라시는 겁니까.` 그러니깐 `너 그거 놓으면 죽지.` `아 그럼 안 죽겠습니까.` `어 알았다. 나 죽은 뒤에 돈을 아끼기를 요 한손 놓지 않은것 같이 아끼면은 너는 내 대를 이으리라.` 그랬더래요.
- 네. 근데 저 이 욕심이 많으면은 구두쇠라고 그러는데 그렇다고 볼거 같은면은 여기 오늘 새손님으로 나온 분 가운데 주연 양도 구두쇠인것 같은데 아까 어떤분이 말씀하시기를 여자는 노랭이라고 그러기 때문에 주연 양은 좀 노랭이 인것 같아요.
- 왜요.
- 글쎄요.
- 옷도 안 노랗게 입었는데요.
- 왜그러냐 하면은 영화계에 나가면 영화계에 나가시지 이름이 또 하필이면 거 주연, 이렇게 해서 조연은 안하고 싶어하고 주연만 하고싶어 하는 그런 인상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을 드려본겁니다.
- 네. 저는 정말 욕심도 많고 또 사람들이 여자니까는 노랭이라고 그러진 않고 깍쟁이라고 그러데요.
- 깍쟁이요.
- 네. 그 새로운 말이 또 나왔습니다.
- 네. 근데요 저는 구두쇠나 노랭이나 깍쟁이를 좋아 합니다.
- 네.
- 앞으로 결혼을 한다면은 구두쇠 총각을 구했으면 좋겠어요.
- 네. 여기서 노래손님 청해서 노랠 듣고 지나갑니다. 최희준 씨에게 부탁을 해서 `종점` 을 들어보겠습니다.
♬ 종점 - 최희준
- 최희준 씨의 노래 `종점` 이었습니다. 먼저번에는 주연 양이 만약에 결혼을 하게 되면은 상대를 구두쇠로 정하겠다고 그랬느데 장병림 씨 그 심리적인 과정이 어떤건지 주연 양의 심리를 좀 한번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 질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지요. 구두쇠 하면 일반적으로 그래요. 성격 이상자지요.
- 성격 이상자요.
- 이런 그 성격 이상자가 수가 적습니다. 대게 이혼하는걸 보게 되면 성격 이상자 끼리 만나가지고 결혼한 후에 일주일 만에 갈라진다던지 또 한쪽이 정상하고 한쪽이 정상하지 않는 이상 성격자면 얼마후에 가서 반드시 이게 이혼하게 마련인데 구두쇠 자체 하면 의지가 강한 겁니다. 쓸것도 안 쓴다 하고 참는거죠. 그러니까 그 의지 강한 사람들끼리 이렇게 살 때에는 경제적으로 괜찮을 겁니다. 지금 주연 양께서 말씀하신대로 의지가 강하니깐 돈은 쓰지 않지만 일단 판정이 나빠지면 상대방이 비가 올 때 까지는 버티니깐 이혼하기 쉬워요. 그러니까 주연 양 마음 좀 돌리세요. 저 저 구두쇠는 정상한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보는게 나을게고, 대게 그 외상을 많이 하는 사람을 봐도 역시 그 돈이 있고 외상을 지는 사람 봐도 역시 정상인 사람들이 드물어요. 대게 보면 빚 준 사람이 죽었으면... 또는 무슨 타병이나 나서 다 물지않고 도망 갔으면... 이런 그 좋지 못한 분들이 간혹 있는것 같아요.
- 네. 근데 지금 저 이 주연 양께서도 장병림 씨 말씀을 잘 들었을 줄 압니다.
- 제가 또 한마디
- 네.
- 대변 해야겠습니다. 주연 양을 제가 오래부터 아는데요. 그게 그 남편을 고르는 각도를 저는 곁에서 대강 짐작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구두쇠에게 시집 간다는 말은 그 함축성이 깊은 얘기라 이렇게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장교수 말씀은 물론 학술적으로 과학적으로 냉쳘히 딱 단을 내셨으니까 거기엔 제가 언급을 못합니다만은 주연 양이 그런 말 한 의도는 제가 대변하기 위해서 한 커트 얘기를 하겠습니다. 내 집안 어른 한 분이 계신데 돌아갔습니다만은 굉장히 구두쇠예요. 아들이나 누가 딸이 돈 달라면은 뭐 한 서너시간 설교를 들으면 진땀이 나고 그깟놈의 돈 괜히 달랬다고 야단을 치는데 그걸 다들 달개 참고 저도 그 야단 달개 참은 사람의 하난데 왜 참느냐 구두쇠는 구두쇠지만은 역시 자녀를 사랑하는 하나님이 주신 그 자애심이라는 것은 그거는 지워지지 못합니다. 아들이나 딸에게 야단친 구두쇠는 그날 저녁 때쯤 되면 후회가 나서요 뒷구녕으로 일어나라 불러서 달라던 돈보다 한푼이라도 더 주지 덜 주지는 않습니다. 그런 남편 얻으면 재미를 잘 볼거에요.
- 네. 자 그럼 두 분의 말씀을 들었는데 주연 양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을 합니까.
- 저는 구두쇠 총각하고 결혼을 할거라는 거는 결코 변하지 않았어요. 그러고 또 저 아까 얘기하시는데 그 외상에 대해서요. 근데 구두쇠인 사람이 외상을 잘 지지 않구요. 허풍스러운 사람 있죠. 돈 잘 쓰는 사람들이 남의 것을 자기 계산 없이 말이에요. 잘 갖다 쓰는걸 전 봤어요.
- 네.
- 그러느니 조금씩 아껴서 쓰는 그런 실속있는 사람이 더 좋을것 같은 생각이 저한텐 있어서 아직 변하지 않았어요.
- 네. 김두희 씨께서.
- 저도 주연 양의 그 변하지 않았다는 마음씨를 크게 가상히 여기는 바입니다.
- 네.
- 끝까지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네.
- 근데 이 아까 아버지가 아들보다 구두쇠가 못 된다 이런 말씀이 나왔는데 아버지 구두쇠가 시골서 아들 구두쇠를 말이에요. 유학을 보냈어요. 보내면서 하는 소리가 `너 서울 올라가면은 한달에 한번씩 꼭꼭 편지를 해라.` 아들도 구두쇠거든요. 아들이 하는 소리가 `아휴 한달에 한번씩 편지 할라면은 우표값을 어떻게 당할라구요.` 그러니까 아버지 하는말이 `이 놈아 누가 우표를 붙이고서 보내랬어. 봉투에 주소만 써서 보내면 나는 그런사람 없다고 돌려보낼 테니까 그러면 편지 하는 동안 니가 살았다는건 알수 있으니깐 우표는 붙이지 말고 보내.`
- 근데 김두희 씨의 그 얘기에 대해서 저 이 최희준 씨의 웃음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최희준 씨는 뭐 어떻게 느껴지는게 더러 있습니까. 연상 되는게.
- 김 선생님 말씀이 너무 웃겨서 정신을 놓고 웃었습니다.
- 네. 정신을 놓지 않고 웃을 때와 정신을 놓고 웃을 때는 좀 다르군요. 정신을 놓고 웃을 때가 참 좋았습니다. 그 저 이 새손님으로 정세현 양이 나와있는데 정 양은 음악대학 성악과 3학년 재학 학생 입니다. 정 양의 경우는 어때요.
- 저는 뭐 아까 최희준 씨가 말씀하신거와 같이요. 있는 사람들이 대게 구두쇠 노릇을 한다 그랬으니깐은 저는 있는게 아직 없어요. 학생이니까는. 그래서 아직 구두쇠 노릇을 해본 적이 없고 대게 무슨 영화 같은거를 보면요. 시 적인 데이트를 하면서 은연중에 구두쇠 말이 잘 나와요. 자기 소유도 아니고 남의 소유도 아닌것 자연물을 가지고 주고 받고 하는거요. 그러니까는 달밤에 둘이 앉았다 하면은 돈이 안드니까는 저 달을 당신한테 주고 싶다고, 또 그러면 여자가 아 저 별은 또 당신한테 주고 싶다고 이렇게 자연물 갖고 주고 받는데 이게 어떻게 좀 잘 따져보면 구두쇠 심보에서 나온 얘기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네. 그 저 이 양주동 박사께서 좀 얘기를 해주시지요.
- 네. 근데 제 문학이 여러날 그랬습니다. 나의 별이여 나의 태양이여 라든지 말짱다 구두쇠의 그 저 표현이로군요. 시 짓는 사람...
- 네. 근데 이금희 씨요. 이금희 씨는 마음이 참 너그럽고 폭 넓은 분 같아요.
- 남들이 그렇게 얘기 하시더군요.
- 네. 최희준 씨는 이금희 씨를 어떻게 봅니까. 평소에 그 함께 출연할 경우도 많고.
- 네. 저 겉볼안 이란 얘기 있지 않습니까. 이금희 씨에게 꼭 통하는 얘기에요.
- 네.
- 겉도 이렇게 넓잖아요? 마음도 그렇게 넓어요.
- 근데 조은파 씨께서 지금 최희준 씨가 이금희 씨를 좋게 얘기 하는데요. 그 좋게 얘기하는것을 어떻게 알아채십니까.
- 절대 지지합니다. 몸이 겉볼안 이올시다. 몸이 커야 마음도 너그럽고.
- 네. 네.
- 근데 사실 조은파 씨 자신이 그러시고 최희준 씨가 그렇고 이금희 씨가 그렇습니다.
- 절대 절대로 반대 합니다. 주연 양은.
- 네. 저도 절대로 반대지요.
- 아니 김두희 씨는 혼자만 말씀하시지 뭐 주연 양에게도 얘길 하라고 그러십니까.
- 인해전술을 쓸라고 그런겁니다.
- 장병림 씨께서.
- 네. 저희 이금희 양께서 폭이 넓은 이유가 있습니다. 노래 할 때 보니깐 막 흔들거든요. 그러니깐 마음이 아주 폭 넓게 이렇게... 그래서 아마 폭이 넓은 아마 여성이라는거 같아요.
- 네. 김두희 씨께서는 그 아는 가까운 친구분들 끼리 약주 드실 때도 더러 있겠습니다.
- 네. 가끔 있습니다.
- 근데 약주 드시고 나서 어떻게 서로 누가 내자는 얘기 없이 그 주연이 벌어졌을 때 나중에 그 돈계산 하실 때는 좀 신경전 좀 쓰시나요? 어떻습니까.
- 저는 그런 자리에서는 미리 빠져나가니깐요. 나중엔 잘 모릅니다.
- 네.
- 합의가 어떻게 됐는지는.
- 네. 그 다음에는 물어볼 생각도 안하시구요.
- 네.
- 네. 조은파 씨의 경우는 어떠시겠습니까.
- 그럴 때 저 대단히 난처한 경우를 가끔 당합니다.
- 네.
- 지금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좀 몸이 몸집이 커서 그런지 우선 저 우대는 받습니다. 상석에 앉아서. 어... 참 이런말 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있다면 내 옆에 옵니다. 중인으로 알아요.
- 네.
- 그리고 나중에 제일 난처한게 이제 계산기를 나한테 갖다 논다 이런 말이지. 그러면 정말로 돈 낼 사람은 오히려 천대를 받고 푸대접을 받고 이쪽에서 대접 받으러 간 사람이 주연이 됩니다. 그야말로.
- 네.
- 주동 인물이 돼서 대단히 그 난처한 경우 이럴 때 안 낼수도 없고 내자니 답답하고 그래서 답답한 경우를 가끔 당한일이 있었죠.
- 네. 대우 받는건 좋지만은 나중에 그 좀 답답한 경우를 당하시는게 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그럼 이번에는 장병림 씨께서 말씀하신 흔들면서 노래 한다는 이금희 양을 청해서 노랠 듣겠습니다. `정열의 고고`
♬ 정열의 고고 - 이금희
- `정열의 고고` 이금희 씨가 노래했습니다. 네. 오늘 얘깃거리를 `구두쇠` 로 잡았습니다만은 김상희 양이 생각 할 때에 그 오늘 얘깃거리를 구두쇠로 잡은 까닭을 좀 알아보겠습니까?
-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 잘 모르겠어요?
- 네. 주연 양은 좀 알아보겠습니까? 오늘 왜 얘깃거리를 `구두쇠`로 잡았죠?
- 글쎄. 어 연말이기 때문에 그런거 아니겠어요?
- 연말이기 때문에. 연말에서 어떻게.
- 연말이니까 인제 오는 새해를 말이에요. 지나간 연말에 다 계산하고 새해에는 인제 검소하고 자기 위치에 맞게 이렇게 살아가자는 그런 건전한 생각에서 한거 같아요.
- 네. 그 연말이면은 인제 대게 빚 갚을 분은 빚 갚고 받을 분은 또 받고 그래야 할거 아니겠어요?
- 네.
- 네. 주연 양은 뭐 빚 진 일은 없겠지요?
- 저는 아직 빚은 안 졌어요.
- 네. 없겠습니다. 김두희 씨께서는 그 연말되고 그러면은 계산 하는 분은 또 왔다갔다 또 상당히 분주할 줄 아는데요.
- 네.
- 근데 그 계산 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 노랭이일 경우에는 빚청산 하는것도 상당히 그 노랗겠습니다.
- 그 저 이 숫자 계산하는 사람들이요. 아까 조은파 선생께서 말씀하셨지만 자기 돈만 아끼는게 아니라 참 남의 돈도 굉장히 아낍니다. 대게 이 경리과 과장이다 이러면 회사 돈으로 주면서도 자기 돈 이상으로 아끼는 사람들 있어요. 뭐 그런 사람들도 그 숫자만 밤낮 보니까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나는데요. 뭐 숫자로 엄격히 따지는건 아닙니다만은 보통 뭘 살 때 이것을 삼으로써 얼마 손해본다 이런거 생각하는 사람이 구두쇠겠죠. 시골 가면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를 지낼려면 사과니 배니 과일들을 상에다 차려놔야 되지 않습니까? 근데 이걸 자기집 뒷뜰에 배나무가 있긴 있는데 이 나무를 따다가 놓으면은 제사 끝난 다음에 누군가가 먹어버릴거란 말이에요. 이걸 먹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들창으로 배나무 가지를 휘어다가 제삿상 위에다 매놓는단 말이에요. 제사를 지내고서 나중에 끌르면 `펑` 하고 돌아가게요. 뭐 그러는 사람도 하나 먹으면은 그만큼 손해다 이런 계산을 해서 하는것 같아요.
- 네.
- 그런 사람이면은 주연 양의 신랑감으로 아주 적격자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 합니다.
- 근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웃고 있군요. 주연 양.
- 글쎄요. 저는요. 구두쇠라고 해서 그럴 정도의 구두쇠를 생각하는건 아니구요. 우리나라에 좀 사람들이요. 구두쇠가 많으면 많을수록 저는 잘 살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아요? 은행에서도 환영을 할거고 말이에요. 그런 검소하고 자기 위치를 알아서 돈을 쓸 줄 아는 그렇게 해서 절약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거죠. 그거 가지에 하나 그거 아니에요.
- 그 저 설 얘기하고 시골얘기 하니까 내가 문득 생각이 나는군요. 그 구두쇠 가운데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구두쇠가 하나 있는데 내가 어렸을 적에요. 시골서 어떤 좀 친구 하나가 있었는데 그 그사람이 구두쇠예요. 그 나는 매일 장에서 만나서 닷새만에 한번 장이 서는데 술턱을 많이 냈어요. 근데 이 친구는 나한테 한번도 술턱 낸적 없습니다. 근데 여러해 만에 어떤 설인데 장에서 만났는데 그 친구가 어떻게 나한테 엽전 한 푼 짜리 조그만 엿이에요. 엿. 엿 한가락을 나한테 사줬어요. 아 그 다음부터는 그 내가 받아 먹기는 먹었는데 사실 그대로 먹었어요. 근데 아 그 다음 장에서 만날 때마다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난 뒤에도 만날 때마다 인사가 `아 거 섣달 그믐날 내가 자네한테 사준 엿 맛있지?` `맛있었어.` 그랬더니 몇 달 뒤에 만나서 `맛있었지?` 자꾸 그 얘길해요. 삼년을 내가 그 얘길 듣다가 지금은 떠나 왔는데 그 구두쇠 어떻게 됐는지 궁금 합니다. 주연 양은 물론 그런 구두쇠 따위는 뭐 얘기 안되겠고.
- 네. 김상희 양은 상대방을 어떤 사람을 고르고 있습니까 지금.
- 저는 어떤 사람이라기 보다는요. 오늘 구두쇠하고 관계가 있으니까 너무 돈이 씀씀이 헤픈 사람 보다야 자기 분수에 맞게 쓰는 사람이 좋을것 같아요.
- 근데 김 양 저 이 데이트 요청하고 그러면은 돈 잘쓰는 사람보다는 돈 잘 안쓰는 사람이 좋습니까?
- 그 때야 다르지요.
- 아 그 때야 달라요. 경우에 따라서 다르군요 다. 근데 저희 장병림 씨께선. 근데 구두쇠의 정 반대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허풍선이 입니까 그럼.
- 역시 그 헤픈사람 이지요.
- 네.
- 이런 사람들은 구두쇠 자체도 그래요. 그 후천적인 학습으로 인해서 되는 거니깐요. 그 뱃속에서 나올 때 부터 구두쇠가 되는게 아닙니다.
- 네.
- 그러니깐 그 어떤 가정에 있어서의 그 분위기 아까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은 아버님이 구두쇠면 그 식구 전체가 구두쇠 되기 쉬워요. 그러니까 이 훈련 여하에 따라서 다른데요. 요근래 와 보니깐 저희 그 아는분이 과거에 잘 살았어요. 그분이 요근래에 와서 못 사는데 요근래에 와서 다른사람한테서 돈 얼마 참 구걸해가지고도 그 씀씀이 옛날식으로 쓰니깐요. 이것은 분명히 후천적인 학습으로 인한 모습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지요.
- 네. 근데 구두쇠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은 김두희 씨가 생각하시기에 구두쇠에는 어떤 형태의 구두쇠들이 있습니까.
- 그 형태라는것은 결국은 뭐 돈을 아끼는건데 그것이 뭐 여러가지로 나오겠죠. 간단한 얘기로써는 라디오를 사다 놓구서도 자기네 집 것은 전지가 든다고 안듣고 옆집 것을 창너머로 듣는다던가 뭐 이런것도 구두쇠 겠구요.
- 네.
- 근데 이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요. 부자서 아버지와 아들이 사냥을 나갔는데 어떻게 양쪽이 다 구두쇱니다. 어떻게 나갔는데 잘못돼서 아버지가 호랑이 한테 물려가게 됐는데 아버지가 물려가면서 하는 소리가 아들이 총을 겨눠가지고 쏠라고 하니까 `야, 발을 쏴라. 가죽에 구멍 뚫어지면 값 떨어진다.` 그렇게 말하니까 아들이 있다가 `아버지 물론 발은 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을 위해서 호주머니 지갑일랑 빨리 떨어뜨리고 가세요.` 그랬다는 그런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구만요. 네.
- 그러니까 주연 양은 그 얘기 듣고 어때요.
- 그 얘기 듣고는 그런 분은 신랑감으로 얻기에 좀 나쁘죠. 왜냐하면 불효니까.
- 그럼 이번에 자니 브라더스를 청해서 노래를 듣기로 하겠습니다. `방앗간 집 둘째 딸`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방앗간 집 둘째 딸 - 자니 브라더스
- 자니 브라더스의 노래 `방앗간 집 둘째 딸` 이었습니다. 여러분 뜻이 같으시다면은 재청 하실 수 있습니다. `개살구도 살구냐`
♬ 개살구도 살구냐 - 자니 브라더스
- `개살구도 살구냐` 자니 브라더스가 노래 했습니다. 성탄을 축하하고 1966년을 보내면서 세민회관 대강당에서 가져본 190회 유쾌한 응접실, 지금까지 `구두쇠` 란 얘깃거리로 즐겨봤습니다. 프로듀서 박재곤, 기술 전하도, 이영승, 반주 노명숙 씨가 지휘하는 동아방송 전속 경음악단, 사회에 전영우 였습니다. 해태제과 제공 송년특집 공개방송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입력일 : 200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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