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이서구, 양주동, 김두희
새손님- 장병림
노래손님- 신 카나리아, 손석봉, 송민도, 한복남, 백설희, 고운봉, 장세정, 현인
초대손님- 임형선
- 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유쾌한 응접실에 전영우 입니다.
다사다난했던 1965년을 보내면서 얘기와 노래로 즐겨보는 유쾌한 응접실.
오늘은 송년특집 방송으로 꾸며서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1층 2층 이 추위에 여지없는 가운데 성황을 이루어주신 여러 방청객을 모신 가운데 공개방송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 나와주신 손님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겠습니다.
단골손님에 극작가 이서구씨, 문학박사 양주동씨, 서울대학교 물리과 대학 교수 김두희씨, 그리고 새손님에 역시 서울대학교 물리과 대학 교수 장병림씨, 예림여자고등기술학교 교장 임형선씨 이 밖에 자리를 함께해주신 노래손님 여러분을 모시고 오늘 유쾌한 응접실을 시작을 하겠습니다.
오늘 유쾌한 응접실의 얘깃거리는 `여자`로 잡았습니다.
과연 이 여러가지 뜻이 있겠고 여러가지 얘기가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면 첫 번째 노래손님 신 카나리아씨를 여러분이 박수로 맞이해 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에헤라 좋구나 - 신 카나리아
- 흰색 저고리 초록색 치마 이어링이 반짝거리는 신 카나리아씨 지금 `에헤라 좋구나`라는 노래를 불러줬습니다.
먼저 소개해 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오늘 얘깃거리는 `여자`로 잡았습니다. 먼저 김두희씨께서 여자라고 할거 같으면은 김두희씨의 생각은 어떻게 뜻을 내리시겠는지요.
- 여자란 무엇인가 하는 말씀입니까?
- 네.
- 거 참 곤란 한데요. 제2차대전 전에 이태리의 무소리니한테 말이지요 어떤 외국 사람이 가서 당신이 연구하고 있는 파쇼라는게 뭐냐 하고 물어보니까 대답이 한참 생각하다가 파쇼라는것은 파쇼인 동시에 파쇼이다 이렇게 대답했다고 그래요.
그 뭐 여자란 무엇이냐 하면 여자인 동시에 여자이고 다시말하면 여자이다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것이 정의가 안된다면요 사람중에서 남자를 빼논 나머지가 여자다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 네. 그 뭐 너무나 당연하시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 할수가 없습니다. 처음엔 두리 뭉실이로 말씀하시기 때문에 여자가 어떤건지 잘 알수가 없겠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정의를 내려주신거라고 보겠습니다.
장병림씨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여자라고 그러면은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여자하면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못난것. 이렇게...
- 근데 여기 여자 손님도 많이 계시겠는데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할때는 기분이 좋으셨겠지만은 가장 못난거 이럴땐 아주 간담이 서늘해지셨을 줄 압니다.
- 그게 다 이유가 있지요.
- 네.
- 가장 참 아름다운것은 자기 자녀들 위해서 아침 저녁으로 뼈빠지게 일하는 모습을 볼때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못날 때에는 이수일과 김순애가 연애 할때에 심순애가 김중배의 다이아몬드에 눈이 팔려서 마음이 변해버릴때 가장 못났고.
- 네 물론 그 특정한 예가 있기 때문에 가장 못난 예를 지적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근데 이서구씨가 보시기에 여자의 장기라고 하면은 어떤점이 있겠습니까. 여자의 장기. 남자로선 할수 없는 거.
- 남자로서 할 수 없는 장기라는건 위대한 장기를 가졌습니다. 남자는 아버지 노릇은 해도 어머니는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 위대한 하늘이 주신 특징을 발휘해서 애기를 낳는 그런 위대한 힘을 가지고 계십니다. 모든 사나이들이 암만 잘난체를 해도 고향은 어머니의 뱃속 입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위대한 점을 여기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습니다.
- 네.
- 아내는 혹 좋으니 싫으니 잔소리를 해도 어머니 앞에서 무릎위에 앉아서 어리광 피던 사나이가 다 자라서 어른이 된 생각을 하면 부인네 앞에선 꼼짝 안하는 것이 도리죠.
- 네. 이서구씨께서 지금 말씀하신것을 부인께서 들으시면은 부인께서는 기분이 어떠실까요. 짐작하시기에.
- 아, 오늘 나올적에 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왔어요.
- 네. 아주 미리 약조를 하시고 꾸며진 어떤 그 계획에 의해서 말씀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근데 오늘 여자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임형선씨 유독 임형선씨가 여기에 초대됬는데요. 임형선씨의 생각을 어떠십니까. 여자 자신이 여자를 생각 할때에.
- 여자의 장기 말씀인가요?
- 네네.
- 여자의 장기는 그저 웃고 또 울수있는거 방패가 되니깐요 그건 아주 여자의 장기라고 전 생각하고 있어요.
- 네. 뭐 남자는 웃지않고 남자는 울지 않나요? 뭐 여자만...
- 근데 여자가 더 잘 웃고 울죠.
- 뭐 재미도 없는 말씀이신거 같은데 임형선씨는 웃으시면서 얘기하시는걸로 봐서는 역시 그것이 여자의 장기인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에 노래손님을 청하겠습니다. 손석봉씨 나오셔서 `나는 왔네`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 나는 왔네 - 손석봉
- 곤색 상의에 쵸콜렛 하의 콤비네이션을 입고 나오신 손석봉씨.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시면서 박자를 맞추시면서 지금 `나는 왔네`라는 노래를 불러 줬습니다.
저 이 양주동씨께서요 여자의 눈물이라 그러면은 어떻게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 여자의 눈물이요. 그 좀 마술성이 있죠. 여러가지로 해석 할 수 있는 다양성이 있긴 하지만 여자는 첫째 예뻐야 하구요 예뻐야 하는데 그게 진실성 있는 예쁨이면은 예쁨이 사람의 깊은 혼을 교체하구요 그렇지 못하면 대게 여자의 그 척도는 웃음소리 들어보면 아까도 웃음과 울음이라고 그러지만 웃음소리 들어보면 아는데, 우리 남자들은 하하 뭐 허허 이러는데 여자들은 헤헤 호호... 근데 그 헤헤가 너무 심하면 대단히 얕아 지는데 뭐 호호쯤은 괜찮아요 호호. 근데 헤헤 그건 너무 좀...
- 장병림씨께서요. 여자가 이제 그 양주동씨께서 말씀하셨는데 헤헤 거릴때하고 호호 거릴때 그 심리는 어떤겁니까.
- 네. 양박사께서 말씀하셨는데 여자들이 호호 할때 호호 하고 끝나는게 아닙니다. 호호호호 하고 웃고 다음에 나오는 말이 어머머머머머 이렇게 합니다.
그럴때에는 그 참 여자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아주 대조적입니다. 금강산의 비로봉 모양으로 올랐다 내렸다 그건 상당히 참 거 어머머머 할때든지 호호호 할때에는 참 거 낮은 측의 부드러움을 말한거고, 눈물이라는게 반드시 약한거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눈물 한 방울 떨굼으로써 남편의 참 악덕한 행위가 전부 180도로 변해서 선량한 남자가 된다든지 그 눈물이라는거 자체가 약한것이 아닙니다. 여자 한테는 아주 그 굴곡이 많은 그 성격이 있다 이렇게...
- 네. 이번에 저 노래손님의 노래를 청해서 듣기로 하겠습니다. 송민도씨에게 부탁해서 `나 하나의 사랑`을 여러분과 같이 듣기로 하겠습니다.
♬ 나 하나의 사랑 - 송민도
- 송민도씨의 노래 `나 하나의 사랑` 이었습니다.
- 이서구씨께서는 처음에 당신께서 남자라고 느끼시고 여자가 있다는걸 아셨을 때가 언제 일입니까 더듬어 보시면은.
- 뭐 장가들때죠.
- 네. 장가들때. 그 보다 더 어려서는 남자 여자 이런걸 언제 아셨습니까.
- 어머니가 여잔 줄 알았지요 뭐 처음에는.
- 네. 임형선씨 께서는 상대방이 좋을 때 임형선씨께서는 뜻을 어떻게 표현하셨습니까.
- 그저 웃기만 하고 가만 있었어요. 워낙 웃기를 잘하니깐요.
- 네. 김두희씨가 생각 할 때요. 어머니, 어머니에 대해서 잊혀지지 않는 일들은 어떤것이 있습니까.
- 네. 제가 지금 이렇게 저는 어른이 다 되고 남았다 이렇게 생각하는데도 아직도 어린애 취급해요. 나갈 때 자동차 조심해라 뭐 호주머니에 돈 도둑 맞을라 뭘 할라 아프다고 그러면 뭐 약사오구요 아침 먹으면 꼭 손에 쥐어주시구요. 그래서 그 항상 그 아직도 어린애 취급을 한단게 어떤 땐 불만 이면서도 어떤 땐 흡족하죠.
- 장병림씨의 그 어머니에 대한 회상은 어떠십니까.
- 밤낮 얻어 맞던 생각만 나지요.
- 그건 어떻게 되서 그랬습니까.
- 제가 형제가 칠남매 거든요. 칠남매의 둘째라 그 어머니나 아버님들 보니까 주로 맏아들 장손 장손 하고 뭐든지 좀 더주고 그 다음에 막냉이, 내가 죽은다음에 큰 것들 한테 천대받을 터인데 막냉이 너 좀 더먹어 더먹어 하곤 우린 중간이라 어디서 자는지 먹는지 입는지 벗는지도 모르고 팽개치는거 참 불만스러웠는데 지금 저희가 애들 둘 키워보니까 칠남매면 정말 그랬을거예요. 아마 저도 제가 만일 칠남매가 있어도 역시 그런 심정이었을 거예요. 일일이 신경쓰면 바짝 마를테니깐요.
- 네. 근데 그 사랑이라는것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 또 부인에 대한 사랑 또 자식에 대한 사랑 이런것이 전부 다를 줄 아는데요. 이서구씨께서 그 부인과 같이 동부인 하셔서 나가실 때 더러 있으십니까 요즘두? 외출하시면서.
- 나가야지 안나가면 거 집안이 꼴이 됩니까.
- 같이 동부인해서 가시면 어디 먼저 가십니까.
- 내 아내가 뭐 집에서 애들 걷어 먹이고 손자 걷어주고 하느라고 뭐 가만히 보면은 먹질 못해요. 그래서 가끔 넌지시 전화로 불러내서 그저 고기 혹은 좋아하는거 사서 대접하는거죠. 그러면 참 기가 막혀요. 요새 그 저도 나가서 여자 친구들이 많습니다만은 그 암만 데려가서 워커힐이니 무슨 어느 양식집에 데려가서 뭐 암만 먹여야 갈 적에 "이선생님 고맙습니다." 하고 그만 가버리면 돈은 그냥 삭아버리는건데 이 집의 아내를 불러내다가 100원 좀 넘는 고기냄비를 한그릇 잘 정성껏 잘 대접하면은 그 기뻐하고 흐믓해하는 얼굴 볼적에 정말 눈물겹습니다.
- 네.
- 내가 오늘 참 잘했다. 어려운 살림 꾸려가고 애들 거느리고 그 애쓰던 아내에게 내가 오늘 한번 좋은일 했다는 생각하면 어떤 때는 그 아내가 젊어서 처음 만날 적에 그 귀엽단 생각보다는 또 다른 각도로 어떻게 대견하고 고마운지 또 쓰다듬어 주고 싶습니다.
- 네. 이서구씨께서 굼실굼실한 그 사랑의 얘기를 해주셨는데 동부인해서 나가시다가 저녁에 호젓하게 그 골목길을 들어오실 때는 어떻게 좀 넌즈시 팔짱이라도 좀 껴 보십니까?
- 그거 우습더군요. 사내는 엉큼해서 그런지 왜 혹 같이사는 아내래도 옛날 생각해서 좀 그럴려면 여자들은 쉬이 늙어 그런지 망측스럽게 미쳤다 그래서 그거 대단히 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 아니 어떻게 그걸 또 부응하시는걸로 말씀하십니까.
이번에 그러면은 노래손님을 청해서 노래를 듣기로 하겠습니다. 이번에 불러줄 노래로는 `엽전 열닷냥` 한복남씨를 박수로 청해주시기 바랍니다.
♬ 엽전 열닷냥 - 한복남
- 곤색 양복에 자주빛 넥타이가 어울렸습니다.
그 저 장병림씨께서 생각하시기에는요. 여자가 가장 그 애교있을 때는 어느 때라고 보십니까.
- 부끄러움 없이 할 때 여자한테는 그 참 부끄러움이 없으면 여자가 아니지요. 여잔 특별히 부끄러워하는 모습, 다음에 여자가 참 아름다운 모습은 머리가 있다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한번은 그 길가에서 머리 빡빡 깎은 여자를 봤는데 꼭 송아지 같아요. 그래서 제가 느낀게 머리가 여자한테는 머리가 참 아름다움이다 느꼈고, 그 다음에 여자들이 참 어딘가 조용한 면 너무 수다한것은 역시 이거 여자의 가져선 안 될 성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남자는 좀 수다해도 괜찮지만 여자가 너무 수다하면...
- 근데 임형선씨는 여성이시지만요. 같은 여성끼리도 여자가 그 애교있게 보일때게 있습니까?
- 많죠 뭐. 외모에서도 행위에서 이렇게 모든 움직임이 굉장히 애교를 많이 이렇게 저..
- 풍겨주는군요.
- 네. 풍겨줄때요. 그럴 때 예쁘게 보이겠죠.
- 네. 임형선씨는 어느 때 제일 그 예쁘게 보일라고 노력하십니까.
- 제가 예쁘게 보일라고 할 때는 뭐 지금 나이가 너무 많이 먹어서 예쁘다고 하면 조금 저기하지만은 외모에서 조금 행위에서든지 아름답게 보이고 싶다라는 생각이 나죠.
- 언제요.
- 그저 이런 때 조금 예쁘게 보이고 싶군요. 지금 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제가 한번 미도파 앞에서 지금 임선생같은 분인데 양장했어요. 근데 하이힐을 신었는데 하이힐이 끊어졌어요. 그러니까 그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있어야 되는데 태연하게 딱 쥐곤 천천히...
그 여잔 분명히 여잔데 이건 여자가 아니다 하고 느꼈죠.
- 근데 장병림씨께서는또 보셔도 어떻게 그런것만 보셨으며 또 그런걸 보셨다 하더라도 어떻게 그런 얘기를 여기서 하실 수 있을까.
- 그러니깐요. 장병림씨는 어려서 어머니한테 매만 맞았습니다.
- 그래서 아마 그런것 같습니다. 김두희씨 말씀마냥.
양주동씨 께서는 서로 그 내외분이 외출도 하시겠고 가정에서 생활도 하실텐데 부인께서 가장 예뻐보이실 때가 언젭니까.
- 그 내 솔직히 말하죠 거짓말 할 순 없구요. 바깥에 나가서 다른 여자 볼 적에는 술이 취하면 점점 예뻐 뵈는데 술이 취하는 도수에 따라서 여자의 얼굴이 점점 예쁘게 뵈요.
근데 집에서는 술 취한다고 아내의 얼굴이 예쁘게 보일리 없고 또 뭐 진실하게 말하면 좀 부지런히 일할 적에 예뻐요. 별 수 없어요.
- 근데 사실 여기서 예쁘다 예쁘다 그런 말씀하는데 이서구씨께서 보면 여자가 예쁘다는거는 어떤걸 가지고 예쁘다고 그러는 겁니까 도데체.
- 그 뭐가 좀 약간 토라져가지고 그래서 이 색시를 놓치나 이거 어떻게 되나 하고 한참해서 걱정을 망설일적에 성을 팽 내다가 싹 돌아보면서 쌩끗 가볍게 웃어 줄 적에 덧니가 반짝 하면은 요거는 희망이 있는 겁니다.
- 그럼 저 덧니가 없는 분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 그만큼 감점 받아야죠 뭐.
- 그것도 다 점수로 매기시는 군요.
- 아 그 점수의 여자의 덧니라는 건요 그 참 아름답게 보일 때가 많고 그 애껴서 참 둬야죠 괜히 이 빼면 손해 큽니다 그거.
- 김두희씨께서는 어떻습니까. 이와같은 얘기를 하실 때.
- 저는 뭐 여자라면 언제나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에요 뭐 지금 이서구선생 말씀 뭐 특별히 웃을 때가 예쁘다던가 뭐 그런것이 좀 이상하게 들려요.
전 본래 생매력으로 본질적으로 오늘 여자분이 많이 오셨으니까. 여자를 존경하구 숭배하구 이쁘게 보구 아름답게 보구 그렇습니다.
- 아 근데 그 그렇게 보시는건 좋지만은 존경하구 이쁘게 보구 왜이렇게 힘을 줘서 말씀을 하십니까.
- 여기에 여자 손님들 많이 오시지 않았어요?
얼굴 똑똑히 뵈니깐 나갈 때 무사할라고 그러는거죠.
- 그럼 이번에 백설희씨에게 노래 한 곡 청하기로 하겠습니다 기왕에. 이번에 저 백설희씨가 나오시면은 `아메리카 차이나 타운` 을 불러주시겠습니다. 박수로 호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메리카 차이나 타운 - 백설희
- 근데 김두희씨께서 생각하시기에 여자가 없는 사회다 하면은 어떻겠습니까. 여자가 없는 사회.
- 제 생각으로는 여자가 없는 사회 보다는 남자가 없는 사회가 좋을 것 같아요 저만 빼놓구서는.
- 참 욕심도 많이 가지고 계신 분이십니다.
- 심장이 약한 저같은 사람은 비교적 여자 없는게 나을 것 같아요. 내가 좀 심장병이 있는것 같은데 중학교 때 이제 여학생들이 이제 뒤에서 오면 제가 걷긴 분명히 걷는데 다리가 걷는지 안 걷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친구들하고 같이 갈 때 여학생들이 오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여학생들이 한 댓명오고 제가 혼자 갈 때에는 어디 걷는건지 있는건지 모르게 분명히 심장이 약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자만 없으면 심장병이 금방 나을 것 같아요.
- 네. 지금 장병림씨 께서는 심장병하고 관련을 지셨지만 그건 뭐 극단의 표현이시겠고 이서구씨 께서는 방에 들어가셨을 대 모두 여자분만 계시고 자기 혼자 남성일 때 그럴 때 심정이 어떠셨었는지.
- 아 어제 한번 그런일이 있었어요. 그 어떻게 어느 좌상엘 갔는데 남자들은 채 안오고 여자들만 한 십여명 쭉 앉았는데 떡 들어가요. 들어갔는데 제가 먼저 한마디 하다가 어떡할 줄 모르겠어요. 그래서 떡 들어 앉아서 따 서있으면서 한 말이 "자, 이거 나 혼자 남자로군. 이거 내가 들어왔으니 내가 누구 옆에 앉을까." 그랬더니 모두 내옆으로 오라고 그러잖아요. 그거 좋더군요.
- 좋으세요.
김두희씨께서 보실 때 그 여자의 허영심 하면은 대게 그 여자를 결부시키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거 과히 좋지않은 얘기겠죠. 하지만 그런 얘기가 있다고 하는데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허영심은 여자에게만 있는것이 아니라 남자에게도 있습니다. 뭐 높은 자리에 앉고 싶다던가 뭐 사장이라고 불리우고 싶다던가 사실 사장도 아무것도 아니고 사장겸 사원겸 급사겸 이런 경우에도 사장이라고 불리고 싶고 이런게 전부 허영심인데요.
여자의 허영심이 아까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근시안이죠. 뭐 얕기땜에 눈에 많이 띄죠. 뭐 남의 옆집에서 TV를 사왔으니 우리도 사오자 라든가 없으면은 안테나 만이라도 달아달란다든가 뭐 이러는데 전부 그 여자의 허영심이죠.
- 이번에 노래손님 청해서 노래를 듣기로 하겠습니다.
이번에 선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운봉씨 나오시겠습니다. 함께 호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창 - 고운봉
- 고운봉씨의 `선창`이었습니다. 이 추위에 여지없는 방청객을 모시고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공개로 보내드리고 있는 유쾌한 응접실.
이 자리에 참석하셔서 이 방송을 방청하시지 못하는 분에게는 죄송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은 저희 여자에 관한 얘긴데요. 저 김두희씨 께서요. 그 서로 그 남녀가 별일 하는거 이별 한다는것은 얼마나 서글픈 겁니까. 서로 헤어진다는 것이요.
대게 인제 연인이라고 해서요. 님이라고 해서.
- 네. 그것도 뭐 님이라 하더라도 말없이 고이 떠나 보내오리다 뭐 이런 그 시대로 나갈때는 그저 조용히 물러가겠죠. 그런데 어떤 여자들은 광란을 일으켜가지구요 그 미친사람 같이 그러는 모습도 봤고 아까 식으로 눈물작전 이런걸로 나와서 후에라도 동정을 기대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뭐 이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네. 이서구씨께서 역사적으로요 아주 그 서글픈 그 이별.
- 네. 알았습니다. 이별은 으레 가는 사람이 섭섭하고 보내는 사람이 가슴 아픈것이 이별의 정식이라고 합니다. 근데 서울 어느 그 큰 재상이 한 해 어느 시골에 가 있다가 거기 열여섯인가 일곱살 된 동기를 하나 귀엽게 봐서 몇 달 데리고 참 잘 지내다가 작별을 하게 됬어요. 옛날에 5리정이라고 인제 5리만큼 나가면 작별을 하는 장소가 있는데 5리정 작별을 나갔는데 그 양반한테 기생 어머니가 돈을 많이 받았어요. 미안할 지경인데 기집앨 데리고 나갔더니 이 기집애는 늙은이가 떨어져 가는게 속이 시원해서 울기는 커녕 코만 후비고 있단 말이예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딱해서 얘, 거짓말이라도 우는 체를 해야지 되겠느냐니깐 그래도 안울거든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뒤로 와서 그냥 볼기짝을 허리를 갖다가 막 몇번을 죽어라고 꼬집었단 말이예요. 애가 아파서 살수가 있나요. 그래 꽥꽥 우니까는 대감 말이 니가 날 이렇게 니가 울면은 내가 가다가 도로 오게 될텐데 제발 울지 말고 기다려라 그러고서는 좋아서 아주 등을 두드리더래요. 그 옛날 그런 이별은 아주 서글픈 이별 이었수다.
- 네. 장병림씨가 생각하시기엔 말이죠. 부인께서 장병림씨를 좋다고 보시는 점은 어디있다고 본인께서는 생각 하시는지요.
- 우리가 상대방이 남자랑 여자가 어쩐지 맘에 들어
- 어쩐지 맘에 들어요.
- 네. 어쩐지 맘에 들어하는 한 가지만 가지고 좋아질 수 없습니다. 성격도 좋아야 되고 인물도 잘 나야 되고 마음씨도 좋아야 되고 요즘 참 말하면 참 눈치코치도 있어야 되고 전체가 구비되야 어쩐지 맘에 들죠.
생김새는 그저 멀쩡하게 생겼는데 눈치코치 없다든지 참 미련하다든지 좀 센스가 없다든지 하게되면 이건 어쩐지 맘에 안드는거죠. 이제 여학생들하고 남학생들하고 주위에 보니깐 여학생들은 공부하는 도중에 선생님 변소에 좀 갔다 온다 그래요 갔다는 굉장히 오래있다 와요. 대게 알아보면 변소에 가서 자기 애인의 사진을 문을 꼭 잠그고 본다 그래요.
남학생들은 반대로 이제 자기 좋은 그 여성의 그림을 학생들 전 교실 학생들 있는데 턱 들고 나가서 칠판 위에다 떡놓고 얘들아, 이거 내 애인좀 봐라 감상좀 해서 평가해라 이런식으로 대게 나오는 걸로 봐선 분명히 그 남자하고 여자의 참 좋아하는 면 다른거 같아요. 좋아하면 그냥 내놓고 좋아하는게 아니라 숨겨놓고 좋아하는거 좀 차이가 있지요.
- 이번에 노래손님 청하겠습니다. 노래 곡목은 `토라진 눈물`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장세정씨가 나오셔서 노래를 불러주시겠습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토라진 눈물 - 장세정
- 토라진 눈물 장세정씨의 노래였습니다. 장병림씨 지금 장세정씨 노래 하실 때는 심장이 뛰시진 않으셨죠?
- 제 종씨니깐 어떤 측은한 마음이 드는군요.
- 네. 같은 종씨시니깐요. 거기선 또 종씨를 찾으셨습니다. 근데 그러시면서도 옆에는 지금 여성 손님이 앉아 계신데 뭐 아무렇지 않으셨습니까? 처음 시종일관...
- 아까 제일 처음엔 가슴이 두근두근 하던데
- 네.
- 좀 시간이 지나니 괜찮구만.
- 네. 그니까 그 심장이라는것도 시간에 달려있군요.
- 곁에 있는 사람이 좀 사납게 대하면 심장이 몹시 두근 거리는데 오히려 싹싹하게 대하길래 심장이 좀 괜찮은거 같아요.
- 네. 근데 여자얘길 쭉 하고 있는데요. 여성이시면서도 남성같은 여성이 있지 않습니까?
- 해방 후에 그 남자 복장을 하고 댕기는 여자, 머리를 이제 짧게 깎고 남잔지 여잔지 모르게 하고 댕기는 사람이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그게 남잔지 여잔지를 모를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친구가 저희 친군데요. 둘이서 지나가다가 앞에 가는데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하고 복장은 남자 복장을 했는데 저게 남자냐 여자냐 그랬어요.
한 사람은 남자다 아니 여자 일거야 내기하자 그래 뒤를 따랐습니다 끝까지. 근데 뭐 따라가도 물어볼 수도 없고 말이예요. 당신 남자냐고 했다가 따귀 얻어 맞을 것 같고 여자냐고 했다가 또 따귀 맞을 것 같고 그래서 뭣 모르고 끝까지 따라 가다가 영화관에 들어가서 드디어 알았어요.
영화관에 들어가서 드디어 앉아 가지고 구경을 했죠. 그 때 까진 몰랐죠. 나중에 휴식 시간이 되니깐 여자 변소로 들어가서 그 때야 여잔줄 알았습니다.
- 그러니 그 시간이 얼마나 경과 됬습니까 그동안.
- 뭐, 끝까지 구명해낼려는 그 노력 그것은 남자 아니고서는 가지지 못하는 노력이죠. 상당한 시간이 걸렸죠.
- 근데 여자하고 남자를 분간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 있어요. 그 남자와 여자는 비교하면 여자는 평수가 넓어요. 평수가.
- 그니까 대충 어디를 가리켜서 말씀하시는건지 다 짐작이 가시겠죠 뭐.
- 아닙니다. 남자하고 여자 평수가 넓다는거는 그 여자들은 귀에다도 뭘 걸고 목에도 걸고 눈에도 걸고 팔에도 걸고 손가락에도 걸고 다리에도 걸고 전부 거는데 남자는 하나 걸게 없어요.
역시 평수가 좁으니까 걸데 없단 말이죠. 여자는 평수가 크니 어디든지 걸리면 걸리는거라.
- 오늘 여자 얘길 하는데 어떻게 임형선씨 께서는 초대받아 나오셨는데 남자에 대한 얘길 좀 해주십시오.
- 남자에 대한 여자 입장에서 여자는 그저 이 남편에 대해서 일생을 바쳐야 되고 또 여자 입장에서 그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친구로서 남성을 갖다가 존경을하고 일생을 살아야 하는 저의 입장이니깐요. 남성에 대해서 그저 존경할 수 있는 남성이면은 무조건 신뢰하고 다 좋습니다.
- 네. 정숙한 여성의 말씀이셨습니다.
- 말씀 잘못하다간 오늘 저녁에 쫓겨 날테니깐 말씀... 좋게 말씀해야지요.
- 네. 이번에 저 노래손님의 노래를 듣기로 하겠습니다. 현인씨를 소개하겠습니다.
`신라의 달밤`을 불러주시겠습니다.
♬ 신라의 달밤 - 현인
- 현인씨의 노래 `신라의 달밤`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이 자리에 이 추위에 여지없는 성황을 이루어주신 방청객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지금까지 `여자`라는 화제를 가지고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송년특집으로 마련했었습니다.
얘기해 주신 분은 이서구씨, 양주동씨, 김두희씨, 장병림씨, 임형선씨.
노래해 주신 분은 현인씨, 한복남씨, 고운봉씨, 손석봉씨, 신 카나리아씨, 장세정씨, 백설희씨, 송민도씨.
사회에 전용우 였습니다.
진로소주분포 서광주조 제공 1965년도 동아방송 송년대공연 유쾌한 응접실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부채(빛)’에 대한 이야기 ◀ ▶ ‘제멋에 산다’ (입력일 : 2007.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