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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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이사람에게 듣는다
손기정 - 제1회 뮌헨 올림픽
손기정
제1회 뮌헨 올림픽
1972.07.11 방송
‘이 사람에게 듣는다’는 화제의 인물을 초대해 살아온 이야기를 대담으로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람에게 듣는다.

오늘 부터 이 시간에는 1936년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제 11회 세계 올림픽 마라톤의 패자 손기정씨의 얘길 듣겠습니다. 대담에 이규영 아나운서 입니다.

- 오는 8월 26일 부터 뮌헨 올림픽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20회 올림픽이 되겠습니다만은 이번 뮌헨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우리 나라에도 약 30명의 선수단이 파견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뮌헨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그 옛날 1936년에 우리나라의명예를 세계 만방에 떨쳤던 손기정씨. 바로 그 서부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올림픽 초청을 받고 있습니다. 그 당시를 다시 회고하면서 이번 뮌헨 올림픽의 이모저모를 생각하기 위해서 손기정씨를 모셨습니다.

그러니까 36년만에 서부 독일 초청으로 아마 올림픽에 참가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 그렇죠.

- 이번에 참가하시는 것은 조직위원회 초청이죠.

- 네. 조직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왔더군요.

- 네. 이번 손기정씨 초청 외에 어떤 분들이 초청되게 되어 있습니까.

- 지금 나까지 합해서 열 네명인데.

- 네.

- 결국은 체코의 우리나라에서도 잘 아는 자고백하고, 금발 미녀 체조선수.

- 네.

- 소련이 두 사람.

- 네.

- 그리고 화란에 애기 어머니가 런던 올림픽에서 세 종목에서 우승한. 그 화란 여자선수.

- 네.

- 그리고 미국에 두 사람. 그리고 이제 부상을 했지만 아베베. 체코의.

- 네.

- 그런 등등 인데, 자고백은 알다시피 요전에 폭동인지, 반동이라고 해서. 지금.

- 네.

- 올지 안 올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더구만요.

- 네. 왕년에 금메달 리스트들을 초청하게 된 거 같습니다.

- 음. 아마 20회 되면서 이게 아마 처음으로서 정식으로 아마 열 네사람 하는데, 베를린대회 때는 제일 짧은 종목하고 제일 긴 종목, 즉 말하면 100m 에 오에스하고.

- 아. 오에스 하면은 왕년에 아주 유명했던 선수지요.

- 마라톤에는 날 이렇게 해서 베를린 대회 우승자로선 둘이 껴 있거든요.

- 네. 이번에 초청을 받으시고, 누구보다도 감회가 깊으리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장소는 물론 다르지요? 당시는 베를린이고.

- 장소는 베를린이고, 나라이름은 같은 것이죠.

- 네. 이번엔 독일은 몇 년만에 가시게 되나요?

- 음. 몇 차례 갔지만 공식적으로 간 것은 이제 동경 올림픽 전해에 남북 단일팀으로 갈때에 노잔느로 갔다가 결국 거기 위원장 만나서 잠깐 갔었죠. 독일에.

- 네. 남북 화담. 로잔느 회담 때, 거쳐 가셨고, 근데 이번에 가시게 되었는데, 그것도 꽤 오래 되시었습니다.

- 그렇죠.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여년 되었습니다.

- 네. 그 당시하고는 지금 많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베를린.

- 글쎄, 우리나라는 좀 안 변했어요? 뭐 독일만 변했겠어요?

- 하하. 손기정씨 자신도 많이 변했죠?

- 뭐 그러면 나이 먹었으니까, 헉헉 대는 거죠.

- 네. 하하하.

- 하하.

- 8월 26일 부터라고 하는데요. 언제쯤 서부독일을 향해서 가십니까?

- 저쪽에서 정식으로 뭐 하는 건 20일, 8월 24일 서 부터.

- 네.

- 9월 12일 까지 전부 경비를 부담. 보내준다고 하니까.

- 조직 위원회장 초청으로 귀빈 대우로 가시게 되는 군요.

- 거 뭐. 자기 대우 받는 걸 어떻게 여기서 말씀 할 수 있어요?

- 하하.

- 가봐야 알죠.

- 36년이면 긴 세월이 아닙니까?

- 난 뭐 엊그제 같은데, 생각하면 그렇더만요.

- 네. 숫자가 좀 이상한 거 같아요. 36년 하고, 일제 36년 우리 압재의 순간이 교차되는.

- 하하하. 사학가가 할 말이겠지요.

- 하하. 어쨌든 감회 깊은 서부독일에 다시 한번 가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앞으로 뭐 이모저모 여러가지 얘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만은 아무래도 그 손기정씨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하면은 조금 그 당시 중계 아나운서의 녹음. 그런걸 다시 한 번 들으면서 얘길 시작했으면 좋겠군요. 이 중계방송. 옛날 걸 다시 한 번 들어보죠.

(음성 녹음 - 일본어)

- 그 당시를 지금 생각하시면 어떻습니까.

- 글쎄요.

- 지금 일본 아나운서 열을 띤 중계방송을 하고 있습니다만.

- 저것이 우리 말. 우리 둘이서 하는 우리 말로 했으면 더 좋을 거 아니에요?

- 하하. 그렇죠.

- 하하하.

- 그럼 이번에는 혼자 가시게 되겠군요?

- 그렇죠. 개인 자격이니까.

- 네. 우리 선수단하곤 별도로.

- 그렇죠.

- 개인 자격으로 가시게 되는 거죠?

- 네.

- 네. 그러면 그 당시의 일을 다시 한 번 회고해 보실까요? 중계방송도 나왔습니다만, 베를린 올림픽 때는 그러니까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유명했습니다만은 당시 학생이었었죠?

- 그렇죠. 그리고 그 일장기 말소 사건때문에 내가 더 그 덕분에 더 유명하게 됐는지도 모르죠.

- 하하. 그 당시에는 몇 살이었습니까?

- 스물 넷?

- 스물 네살. 그러니까. 중학교.

- 나이는 조금. 먹은 편이죠. 하하하. 대학 때를 다닐 나인데, 뭘.

- 학교를 늦게 들어가셔서.

- 그렇죠.

- 네.

- 난 이걸 한 번 잔소리 겸 말하고 싶은 것은 아마 이 말을 하면 청취자나 여러분들이 큰 애국적 자츰한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선수 선발 됐을 적에 제일 고민한 두 가지를 내 의사 표시를 해볼까 합니다.

- 네.

- 첫째는 뭐냐. 어떻게 하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느냐.

- 네.

- 둘째는 또 뭐냐. 어떻게 하면 연습 때의 그 일장기를 달지 않는 유니폼이나 츄리닝을 입느냐.

- 네.

- 이것이 제일 내 고민이었는데, 1932년 로스엔젤리스 올림픽 때에 김은배 선배가 싸인을 국문으로 김은배라고 한 것을 언뜻 생각해 가지고 나도 손기정이라고 국문으로 쓰기로 했고.

- 네.

- 또, 그러면 우승이라는 것은 차후 문제고. 서울 코레아라고도 하고, 이름을 발음을 손기정으로 이렇게 영자로 쓰고, 둘째로 서는 유니폼을 여기서 가지고 간 거.

- 네.

- 그걸 가지고 될 수 있으면 사용하고 그랬는데, 그 다음해에 결국은 그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 사건 때문에 본인도 그런 싸인이라던가 연습 때, 옷을 입는 거라던가, 하던 것이 조금 도움이 되도록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 됩니다.

- 네.

- 그리고 지금 독일 박물관에, 베를린 박물관에 가면 그 국빈들 싸인 북이 있는데, 쇠로 잠금니다. 자물쇠로.

- 네.

- 그 당시인데.

- 네.

- 그 때에도 내가 뭐 그림도 잘 못 그리고, 글씨도 잘 못 쓰지만, 우리 한국 지도에다가 손기정이라고 영자로 쓴 것을 지금 있을련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가게되면 독일 박물관도 한 번 찾아서 싸인 북이 2차 전쟁에 어떻게 됐는지, 한 번 내 찾아보려고 합니다.

- 네. 1936년 이고요. 11회 올림픽이죠?

- 그렇죠.

- 이번이 20회 니까, 벌써 아홉번째 올림픽이 아홉번 지나온 셈이군요. 4년마다 하니까.

- 그렇죠. 그렇죠.

- 그 때에는 이제 물론 일본 대표선수지만은 마라톤 선수가 몇 명이었습니까.

- 한 오십여명 되죠.

- 출전한 사람들이.

- 네.

- 그렇게 많이 갔습니까?

- 네. 아, 우리 팀은 셋 갔지.

- 네.

- 한 나라에 셋 이상 못 가니까.

- 네.

- 우선 일본으로서는 이제 넷 갔죠.

- 네.

- 그 넷 갔던 것도 원인은 뭔가하면 로스앤젤리스 올림픽 때에 따라온 사람이 코치 겸 선수로 가서 자기의 그 지휘아래 경기를 진행해라.

- 네.

- 그것을 결국은 권태하씨가 그 팀의 작전을 안 들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그러한 이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베를린 대회 때는 한 사람 더 뽑아서 넷이 갔지요.

- 네.

- 그래가지고 거기 가서 또 예선을 하다 시피 했죠.

- 네.

- 베를린 가서.

-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셋.

- 아니. 한국 사람 둘, 일본 사람 둘.

- 네.

- 그래서 한국 사람 될 수 있으면 둘 안내보내려고 하는게 그 사람들 아마 희망이었겠죠.

- 작전이었군요. 네.

- 그런데 공교롭게도 예선에서도 우리가 1.2등 하니, 모두 빼 놓을 수 있어요?

- 그러면 넷이 가서 거기가서 또.

- 또 조금 잘라서 30km 예선 했죠.

- 형식적이나마 예선을 했군요.

- 했죠. 했어요.

- 그래가지고 세명이 출전했군요.

- 네.

- 일본 사람 한 사람.

- 하나 하고, 우리 둘. 남성룡 동지하고, 나 하고 둘 뽑혔죠.

- 네. 그 당시 일본 사람은.

- 그렇지, 일본 발음으로 쉬 안폭이라고 연폭이라고, 그 사람은 도중에 기권했어요.

- 하하. 기권했어요?

- 네.

- 그리고는 우리 한국 사람이 이제.

- 1등, 3등 했죠.

- 둘다 입선한 셈이죠. 그러면 예선은 어떻게 거쳤습니까?

- 우리는 예선을 서울서 해가지고, 서울서 해서, 일본 가 하고, 우리는 예선이 하나 더 있죠.

- 그 당시 기록이.

- 그 당시 기록은 내가 세계 신기록 이었죠. 내 기록이.

- 국내에서도요.

- 그럼. 국내에서도요.

- 국내 그 당시 기록이 생각 나십니까?

- 그것이 여기서 한 것이 25분 대고.

- 25분이요.

- 두시간.

- 네.

- 일본에서 뛴게 두시간 26분 대였고.

- 네.

- 베를린 가선 29분 이고.

- 네. 그게 코스 관계 입니까? 어떻게.

- 모르요. 1등 하니까, 아마 기록 나빠도 좋다 하고 뛰었는지도.

- 하하하. 네. 그럼 그 당시 한국에서 기록은 25분이 나왔었군요.

- 네.

- 네.

- 그래도 요새도 이따금 후배들이 기록이 나쁘면 내 얘기가 조금씩 나오죠.

- 남 선수는 그 당시 기록이 어땠나요?

- 30분대.

- 30분대.

- 두시간. 30분대.

- 현격한 차이가 있었군요.

- 그 때 당시에 국내에선 30분 깼던 건 나하고, 일본 사람 하나 뿐있더랬죠.

- 네. 여기서 갈 적에는 어떤 옷을 입고 갔습니까?

- 여기서 갈 때는 이 사람들이 옷 두벌을. 외출복하고, 단복하고. 둘.

- 소위 말하는 신사복인가요?

- 그렇죠.

- 네. 그 당시도 넥타이 매고.

- 그렇죠.

- 하하. 머리는 기르셨나요?

- 아뇨. 그 땐, 우리나라는 요샌 기르지만 그 때는 길러요?

- 네.

- 머린 빡빡 깍고.

- 하하. 빡빡 깍으시고요. 하하. 그러니까 이제 36년 만에 다시 서부 독일에 가시게 되겠습니다만은 명칭 부터 지금 다르지 않습니까? 서부 독일, 동부 독일. 이렇게 갈라져 있고요. 독일이.

- 뭐 세계가 다 그렇고,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 우리나라도 북한과..

- 우리 남한과 한국하고 그런 식 아니에요?

- 고향은 저 쪽 북쪽 아닙니까?

- 나 신의주 요.

- 네. 하하하. 그 당시에 언제 서울로 내려와 계셨나요?

- 난 본래 국민학교 졸업하고 여기 와 있었으니까.

- 네. 그 후에 이제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하시고요. 그 후에도 육상관계를 쭉 하셨습니다만 최근엔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 요새는 후배들한테 맡기고 가만히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죠.

- 요즘엔 육상에 관심은 가지고 계시지만 직접은 일하시는게 없으신 것.

- 그렇죠.

- 네. 이번엔 어떻습니까? 이제 대표단이 30여명 가는 것 같습니다만 예년에 비해서 가장 적은 숫자로 생각이 되고요. 이번에 육상이 세계적으로 기록이 저조한 느낌 같습니다. 그래서 출전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손기정씨 감회는 어떻습니까.

- 글쎄요. 남으면 보냅시다. 이게 올림픽 위원회 위원들이 모여서 정한 종목이고, 또 말한대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마라톤 만은 어떻게 좀 구명대책이랄까.

- 네.

- 나를 위해서, 36년 전에는 나라 없이 가가지고 이겼던 사람이 그 나라의 초대를 받고, 36년 후, 후에 후배가 안가고 36년에 남의 나라 대표로 갔던 내가 가면서 자기 후배도 못끼었다는 그런 걸 볼 때, 내 책임도 중요할 겸.

- 네.

- 또는 하나 쯤은 보내줬으면 하는 게 내 상당히 희망이고마요.

- 네. 이번 뮌헨 올림픽에 초청받으셔고 떠나시는 손기정씨를 모시고 앞으로 몇 회에 걸쳐서 그 동안의 경위라던지 여러가지 전망을 이 시간에 나눠보겠습니다.

(음악)

지금까지 1936년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제 11회 세계 올림픽 마라톤의 패자 손기정씨의 얘기를 이규영 아나운서의 대담으로 보내드렸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계속 되겠습니다.

(입력일 : 200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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