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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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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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 채명신
제33회
채명신
1965.09.26 방송
- 안녕하십니까. 이제 주월한국군 사령관으로 우방 월남을 돕기 위해서 우리 국군장병들을

인솔하시고 떠나시게 될 텐데요. 이렇게 바쁘신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근데 바쁘신 시간 중에 서울로 잠깐 급한 용무 차 올라오셨다 그러셨는데요. 바쁜 시간 중에

저희가 졸랐고 채 장군님께서는 또 아주 승낙을 쾌히 해주셨는데요. 오늘 어떻게 해서 서울에 오시게 되셨는지요?

- 네, 오늘 아침에 이, 저, 저희들 주력부대 선발대가 김포공항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 네. 그걸 참석하기 위해서 나갔다가 이와 같이 여러분들의 방문을 받게 돼서 대단히 영광입니다.

- 네, 감사합니다.

- 그래서 이렇게 후암동 자택에서 가족들과도 단란한 시간을 갖게 됐는데요. 이제 이 방안에는 떠나는 마음하고

또 보내는 마음들이 마주하고 있는데요. 떠나시면은 사모님과 가족 분들도 쓸쓸하시고 하실 텐데 사모님 마음은

지금 떠나시는 마음과 두고 온 마음들이...

- 네, 지금은 아주 어리벙벙합니다.

- 네, 자제분들이 지금 학교에들 가시구요. 꼬맹인가요? 막내?

- 네, 막내입니다.

- 네, 몇 살이에요?

- 일곱 살이요.

- 일곱 살이요? 이름이... 뭐예요? 남자 아기, 이름이 뭐예요?

- 채경덕.

- 아, 채경덕이요? 몇 살이죠?

- 일곱 살이요.

- 일곱 살이에요? 아버님이 인제 월남 가시는 거 알죠?

- 네.

- 아버님 가시면 아버지 몹시 보고 싶겠죠?

- 네.

- 아버님 가시고 나서 어떻게 하겠어요? 공부 잘하고. 유치원 다니죠, 지금?

- 네.

- 엄마 말씀 잘 듣고요?

- 네.

- 네. 아주 시원시원 대답을 하는데요. 사령관님께서는 어떠한 자격을 가지고 월남으로 가시게 됩니까?

두 가지 자격이라고 들었는데요.

- 예, 제가 가게 되는 것은 뭐, 두 개의 직책을 가지게 되겠습니다. 하나는 어, 주월한국군 사령관으로서

월남에 가 있는 육해공군, 해병대. 총지휘를 하게 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번에 가는 맹호부대에

부대장으로서 또한 두 개의 직책을 짊어지고 가게 되겠습니다.

- 네. 그런데 두 분 결혼하신 지는 몇 년 되셨습니까?

- 아마 결혼한 지가 얼마 됐더라...?

- 한 십여 년 됩니다.

- 십여 년 되셨어요?

- 십일 년인가, 이 년인가..

- 네, 정확한 햇수는 그렇겠구요. 두 분이 그 말씀하시고 웃으시는데 그럼 중매결혼이십니까?

연애결혼이십니까?

- 글쎄요. 중매결혼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죠. 아하아하하.

- 그럼 처음에 어떻게 아셔서 두 분이 결혼하시게 됐는지 잠깐 소개해주시겠습니까?

- 예, 제가 그 1차 도미를 하기 위해서 대구에 이제 시험을 치러 갔습니다.

- 네.

- 전방에 있다가 시험을 치러 갔는데 거기서 어떻게 우연히 그, 어떤 분의 소개로서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교제가 시작이 된 거죠. 제가 용감하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그, 뭐 그렇게

선뜻 응하지 않았는데.

- 역시 그, 공격정신이 좀 왕성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계속 하니까 나중에 응답을 하는 것 같아요.

- 네.

- 저, 경덕 군이 아주 웃고 있는데요. 위로 누가누가 있어요? 형제, 누나들 있어요?

- 큰누나, 작은누나요.

- 큰누나, 작은누나, 사이가 아주 좋아요?

- 네.

- 어느 누나가 제일 좋아요?

- 큰누나가요.

- 큰누나가 더 좋아요? 네. 큰누나가 제일 큰누나니까 아주 귀여워해주나 보죠? 그리고 엄마, 아빠 두 분이 앉아 계신데요.

누가 더 좋아요?

- 아빠요.

- 아빠요, 아주 큰소리로 하는데. 아빠가 떠나면 제일 섭섭해 하겠어요?

- 네.

- 근데 아빠가 떠나시기 전에 아빠한테 선물 하나 하고 싶지 않아요? 노래선물?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요.

- 하고 싶어요.

- 하고 싶어요? 네. 무슨 노래하겠어요?

- 희고 노란-.

- 하실까요? 네. 일어나서 씩씩하게요.

(아이의 노랫소리)

희고 노란 꽃나비 봄바람 타고 와~~ 꽃무늬를 모아서 꽃동산 꾸미네~~

- 네, 아주 참 잘 불렀습니다.

(사람들의 박수소리)

- 아주 노래도 쏙쏙 잘하는데요. 경덕 군 요 다음에 커서 뭐가 되겠어요?

- 과학자요.

- 과학자가 돼요? 네, 근데 사령관님께서 어렸을 때 성격은 어땠습니까?

- 어렸을 때 성격은 아주 그, 장난질을 좀 몹시 하구요.

- 네.

- 에, 그리고 아마 밖에 나가서는 퍽 좀 활동적인 성격이었던가 봐요. 아마. 싸움도 많이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군인 생활을 동경하셨는지요?

- 예, 하여튼 어렸을 적에는 그 병정놀이를 많이 했죠.

- 네.

- 막대기 총을 들고 이제 그, 장난질을 한다든가 그런 적은 많았습니다.

- 아하하하, 재밌나 보죠. 경덕 군이 막 웃는데요. 아빠의 어렸을 때 얘기가 무척 재밌었던 모양이에요. 그럼 과거 전투생활도

많이 하셨겠구요. 근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랄까요? 제가 듣기에는 유격대 생활 중에서 아주 무용담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요.

인상에 남는 일은 어떤 일이 있겠습니까?

- 뭐, 가장 인상에 남는 일이라는 것은 제가 이제 적 후방에서 부하 2명과 같이 그 민가에서 인민군 삼십 여 명에게 포위를

당한 일이 있습니다.

- 네.

- 대낮에 포위를 당했는데 그래서 물론 끝까지 싸우다가 서로 죽는 경우도 있겠지마는 그러나 잘못해서 이제 그, 부상을 당할 것 같으면

포로가 될 그럴 염려도 있고 그래서 제가 자살을 결심하고 이제 권총에다 실탄을 장전하고 모래낸가 거기에서 처절하게

쏜 적이 있습니다.

- 네.

- 근데 그 실탄이 불발이 됐어요. 자살이 성립이 되질 않고. 그래서 그때 마침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부하가 옆에 있다가 대장님, 끝까지 싸워서 뚫고 나갑시다, 그래서 격투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3대, 10대 1이라는

아주 우린 적 후방에 포위당한 입장이었었는데 저희 세 사람이 격투해서 이겼어요. 7명을 사살하고 아주 유유히

빠져나가가지고 뒤 고지에 올라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적에 아주 가장 통쾌했구요.

- 정말 이렇게 뵙기에는 참 온유하신 분. 그리고 한 가장으로서요. 아버님으로서의 아주 온유함이 풍기는데요.

얘기를 듣고 보니까 아주 훌륭한 무용담도 듣게 되겠는데요. 지금 벽에 보니까는 많은 훈장을 갖고 계신데요.

몇 개의 훈장을 갖고 계십니까?

- 지금 훈장, 훈기장 합해서 한 20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 네.

- 갖고 있는데 저거는 이제 제 친구들이나 상사들이 보내온 방패입니다.

- 네.

- 무용담이라는 건 특별한 건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6.25 전쟁 때나 참전했던 군인들이 다 용감하게 싸웠죠.

제일 처음에 타신 훈장은 무엇이었어요?

- 맨 처음에 제가 훈장 탄 것은 6.25사변 나기 2년 전에.

- 네.

- 토벌작전 참가할 때부터 내가 훈장을 탔습니다.

- 네.

- 그때는 화랑장, 그때는 뭐 무공훈장이라고 그랬습니다만 그 무공, 지금은 화랑훈장입니다마는 그때는 무공훈장이 아주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걸 타는 사람이 불과 몇 사람 없고 그래서 그걸 타면 상당히 남들이 부러워하고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할 때였었죠. 그러니깐 제가 중2때 이제 처음 탔습니다.

- 중2때요?

- 네.

- 그때 처음 타셨을 때 소감은 어떠셨어요?

- 뭐, 나 자신이 특별히 용감하게 싸웠다는 그런 느낌은 느끼지 않았습니다만 하여튼 주위에서 뭐가 그렇든 추천을 해서

훈장을 타니까 역시 군인이라는 것은 그런 게 참, 싸움터에 있어서 자기의 공적이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그때 아주 무척 이제 쾌감을 느끼는 겁니다.

- 네. 이제 월남에 가시게 되면 얼마동안 계시게 되는 겁니까?

- 글쎄, 그것이 사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대략 지금 이번에 파월한 부대 장병들은 1년 만에

대략 이제 교-.

- 교체할 수 있도록-.

- 교체할 수 있도록 계획은 돼있습니다. 제 경우는 좀 가봐야 알겠습니다.

- 그러면 사령관으로서의 지휘방침이라고 할까요.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신지요?

- 그래서 이제 그 방침이라는 것은 현재 지금 제가 저희 장병들한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첫째, 훈련인데요.

항상 군대 지휘관 생활을 통해서 땀은 피를 대신한다, 구호를 내걸고 있습니다. 그건 뭘 말하냐면은 우리가

실전에 임하기 전에 실전에서 필요한 훈련을 충분히 한다면은, 즉, 땀을 많이 흘린다면은 실전에서 피를 덜 흘린다-.

- 예.

- 하는 결론이죠. 훈련이야말로 실전적인 훈련을 강조해왔는데 현재 파월하는 부대들은 아주 이런, 월남에서

필요한 훈련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금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훈련이라는 게 중요한 거예요.

다음에 이제 월남에 가서 중요한 것은 에, 우리가 베트콩을 많이 잡고 토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월남사람과의 그, 친선관계를 유지한다는 거, 아주 참 중요한 일이 되겠습니다.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그, 정신교육,

이러한 면에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고 그 다음에, 에, 저희들이 아직 심신이 아직, 강건한 정신은 강건한 이제, 육체에서

우러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장병들의 심신을 강하게 연마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저희들 자체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데

여하튼 월남에 가서 저희들이 꼭 불필요한 희생자 한 사람도 내지 않고.

- 네.

고국의 영웅 빛내봐야 되겠다. 그런 결의에 불타고 있는 겁니다.

- 네, 지금 얘기 듣는 순간 다시 마음이 엄숙해지고요. 건투를 비는 마음이 앞서는데 월남으로 떠나시면서

국민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 물론 월남을 도우러 가시는데 전투에 나서시면서 우리 국민들도 또

한마음 한뜻으로요. 여러분들을 도와드리고 해야 될 텐데 국민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뭔지이 기회에 좀 얘기해주십쇼.

- 제가 국민들에게 부탁의 말씀으로 감히 드린다고 할 것 같으면 특히 이번에 파월장병들의

가족들의 심정은 제 가족들의 심정이나 똑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이번 지금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의

관심이 월남에 집중돼있는 건 사실 아닙니까?

- 네.

- 그러니깐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월남에 간다하는 이 자체는 우리 한국군의 마, 영예, 또

나아가서 국가의 영예, 나아가서는 한국의 국제적인 지휘향상에 저기 가서 하는 행동 여하에 따라서

크게 향상될 수 있고 또, 교화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말 그야말로 우리 국가의, 국가 민족의

장래 운명을 걸고 파월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전선에 나가서 싸우는 장병들의 사기라는 것은 국민의 사기하고 직결이 되는 겁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장병들 자신의 사기만이 사기로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국민들의 사기가 그냥 그대로 장병들의

사기다 생각될 적에 우리가 가서 정말, 우리의 생명을 내걸고 또 조국의 영예를 걸고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국민들의 절대적인 소원과 뒷받침이 있어야 된다, 그리고 따라서 어, 국민들이 정말 월남에 가는 우리들에게

정신적인, 계속적인 지원과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은 저희들은 사기왕성하게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 네, 잘 알아듣겠습니다. 이제 사모님의 얼굴이 좀... 착잡한 표정을 짓고 계신데요. 어떻습니까? 가시면서 또 부탁하고 싶으신 말씀.

물론 사적으로 또 하시겠지만요.

- 글쎄요. 뭐, 할 말은 많은데 말할 얘기가... 그저 모두 건강하게, 무사하게 돌아와 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네.

- 아빠한테 뭐 하고 싶은 얘기 없어요?

- 없어요.

- 없어요 하는 말에는 아주 의미심장하구요. 함축성 있는데 꼬마답지 않게 아주 눈을 감으면서 없어요 하는데

그쵸? 아버지가 안녕히 다녀오십쇼 해야죠?

- 네.

- 네, 오늘 이렇게 후암동 자택으로 찾아뵙구요. 바쁘신 시간 짬을 내서 맹호사단에서 이렇게 바쁘신 시간에

오셨는데요. 여러 가지 말씀 정말 고마웠습니다.

- 감사합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와주셔서.

- 네. 사령관님 댁의 건강과 또 월남으로 가실 장병 여러분의 무운을 빌면서 여기서 작별인사 드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입력일 :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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