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일요방문
제27회 - 신태환-서울대총장
제27회
신태환-서울대총장
1964.07.05 방송
(음악)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휴일을 즐기시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이 시간에는 만화가 안의섭 씨가 우리들이 알고 싶은 가정,

궁금한 여러분의 가정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음악)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이, 오늘 일요방문은 어, 이번에 서울대학 총장으로

취임하신 신태환 선생님 댁을 찾아뵀습니다. 신 총장님, 그리고 어머니는 안 계시는데-.

- 네, 캠브리지 대학에 가 있습니다.

- 영국-.

- 영국 가 있습니다.

- 아, 네. 이... 홍보교...

- 홍보교라고...

- 어머니만 빼놓으시고 지금 온 가족이 전부 지금 안방 아랫목 쪽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있습니다. ㅠ

이, 그동안 이, 의장 고문도 하시고 또, 이, 건설부장관을 하셨죠?

- 네.

- 또 오래 대학에 계셨고 한데. 네, 어떻습니까? 선생님, 이, 저, 어느 곳이 역시 제일 선생님 마음에 드십니까요?

- 역시 대학이죠.

- 그러시죠?

- 그, 뭐, 내가 대학 생활이라는 게 1939년서부터 시작입니다.

- 네.

- 그래서 시방 25년짼데요.

- 네.

- 뭐, 잠깐 나갔을 때도 있습니다마는 그동안도 대학원 학생들은 내내 가르켰구요. 한 번도 가르키는 걸 중지한 때는

없습니다.

- 아아, 네네, 아. 역시 누에에는 뽕잎에 제일입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요전에 저, 이, 모 신문에 선생님 사진과 그 방문한 기사가 1면에 났는데 이, 사진을 뵈오니깐 무슨 역도선수처럼 뵈었는데-.

(사람들의 웃음소리)

- 오늘 뵈오니까 참 미남이십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아.

- 그건 그렇고 아까 대문을 썩 들어서니까는 역시 이, 저, 가정주부가 안 계신다 하는 조금 그런 냄새를

풍기는 것 같은, 그러한 걸 느꼈습니다.

- 네.

- 뭐라고 할까요? 역시 가정주부라는 게 미세한 향취를 아마 가지고 있는 모양이죠? 아마.

- 글쎄요. 영국 처음 갈 적에는 좀 자유해방이 된 것 같아서 좋더니 오래 되니까 많이 불편하고 그렇습니다. 역시.

- 뭐, 이, 저, 자제 분들과 전부 있다고 그래서 어려워 마시고, 여사님 그리우시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이제 돌아올 때가 됐으니깐요. 예.

- 그러니깐 이, 저, 홍 여사께서는 어느 대학교 교편...

- 예, 이화대학에서 가르키고 있습니다.

- 네.

- 네, 이화대학 영문과...

- 교편을 잡으시다가 인제...

- 그렇죠. 나하고 같이 이... 전문학교에서 가르키기 시작했어요.

- 네.

- 이... 그, 저, 일본 동북제대라고.

- 네.

- 거기 영문과를 나오고 이화전문대학...

- 네, 센다이...

- 네, 그렇습니다.

- 그러고 영국에 초청을 받았어요. 가서 만 1년...

- 아직...

- 지금 오는 길을 거예요.

- 아, 그래요?

- 예.

- 아, 네. 아, 그래도 퍽 명랑하시군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댁이 저 뒤로 퍽 나무도 많고 참 좋습니다. 요.... 한옥인데 뒤채는 어떻게... 선생님이 무슨 용도로 쓰실려고 건립을 하셨나요?

- 집이 시에서 앞길을 넓게 냈어요.

- 네.

- 그래서 집이 헐렸습니다.

- 아, 네. 좀 잘려 나갔구만요.

- 네, 헐린 부분을 넘겨줬죠. 그래서 저건 새 집입니다.

- 아... 그 재목을 갖다가 위에 다시...

- 그렇습니다.

- 네에... 저 장롱이 퍽 옛날식인데 거울을 조그맣게 가운데 족족 들어가게-. 저건 아마 결혼하실 때 쯤 뭘 하신 것 같은데.

- 아하하하, 꽤 오래된 겁니다.

- 그렇게 되죠? 아마?

- 차 드세요.

- 네네. 아이, 고맙습니다. 네. 요즘은 이, 저, 개학은 안 하고 있지만 학교는 늘 나가십니까?

- 그렇습니다.

- 네.

- 아침에 나와서, 저녁 늦게까지 그냥 하루종일 뭐 일이 있구만요.

- 네. 총장님께서는 취미도 많으시고 할 텐데. 아버님이 어떤 취미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 뭐, 저, 정원 가꾸기하구요. 뭐, 수영 같은 것 좀 좋아해서요.

- 수영. 아. 어디 맥주병만큼 뜹니까요?

- 아, 아니, 이거 선순데요. 뭐. 아하하하, 네.

- 음, 그러니깐 이, 둘짼가요? 그러면?

- 네, 제가 둘째요.

- 아, 지금 학교는?

- 상과대학교에 다닙니다.

- 상과대학, 아...

- 또 셋째?

- 지금 경기고등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 아, 그럼 저 학생이 제일 끝인가요?

- 그렇습니다.

- 네에... 형제분들이 전부, 그러니깐 저분이 맨 위입니까?

- 그렇습니다.

- 네. 지금은 학교 어디?

- 네, 연대에 나가고 있습니다.

- 네, 학교도 전부 다르고. 따님은-.

- 네, 경기여고에 나가고 있습니다.

- 아, 3남 1녀.

- 그렇습니다.

- 네. 얼굴이 전부 다른데 어떻게...?

(사람들의 웃음소리)

- 얼굴이 전부 다른 동시에 또, 학교도 전부 다르고. 어떻게 이렇게 돼 있구만요. 네.

예, 이, 어머니가 안 계시는데 가정은, 가정이라기보다도 집안, 소위 취사장은 누가...?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저는 아무것도 할 줄도 몰라요.

- 아...

- 조카언니가 와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 아하, 그래도 이, 뭐, 계리사항 같은 건 역시 누가 하나 맡고 있어야 될 텐데. 어떻게 배정...

- 미리 할 것까진 없으니깐요.

- 네, 그냥 각자-.

- 사는 걸 10프로가 삽니다.

네, 각자 자치제로 그냥-.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 우리 조카딸이 와서 봐주고 있죠. 이화대학 나온-.

- 아, 네네.

- 아직 시집가기 전에 와서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 아, 실습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좋죠. 식모 실습 좋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런 고급 식모면 참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안심하고 다 맡길 수도 있고.

- 아, 네네.

- 아... 그런 방법도 하나 있구만요. 네. 전 대문 이렇게 들어오니까 이 무슨 수도원에 들어오는 기분도 좀 나고.

- 그렇습니까? 아하하하하. 내가 꽃 가꾸길 좋아해서 꽃은 많이 있습니다.

- 네. 아주 이 꽃이 참 이, 정원도 많고 잔디 평수가 무척 많습니다. 저 위에도 있구요.

- 글쎄, 한 20평 될까요?

- 20평 더 되겠습니다. 네.

- 낚시는 만날 안 하시고?

- 안 합니다.

- 네.

- 난 특별히 그래서 난초를 길러보죠. 근데 이게 참 어렵군요.

- 아, 네.

- 화초도 있구만요. 아주.

- 네.

- 온실은 선생님이 오셔서...

- 만들었습니다.

- 요것도 여덟 평 되겠습니다.

- 한 너덧 평 되죠. 이게 말했던 난입니다.

- 아, 네네네. 여러 가지 있구만요.

- 네.

- 뭐, 저 하나 주시면 사양은 결코 안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마음대로 골라가세요. 아하하하.

- 경제를 선생님은 지금 전공을 쭉 해오셨고 앞으로도 또 한국 유일무이의 이, 경제관계의 정말 절대적인 권위자이십니다.

가정경제에 대해서 뭐 이렇다 할...

(사람들의 웃음소리)

- 뭐, 가정경제는 그렇게 정신없을 정도가 못됩니다.

- 철저히 소홀히 하시고 계시는구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뭐, 심플 리빙 홈. 아주 물질적인 생활은 단순히 살고.

- 네.

- 러브 씽킹 뭐, 그런 마, 그런 생활이죠.

- 그런 어렴풋한 신조로-.

(사람들의 웃음소리)

- 차남이 몸을... 하더니 어떻게 없어졌네요? 어디 나갔습니까?

- 네. 걔는 가정교사를 합니다.

- 가정교사를요?

- 네.

- 집에서 누굴 가르킵니까?

- 아닙니다. 돈 받고 가서 글 가르켜주고 있지요.

- 아, 아르바이트.

- 아르바이틉니다.

- 아, 네...

- 한 달에 3000원인가 받고 고등학생을 하나 가르키고 있죠.

- 아니, 뭐, 이, 아버님 녹을 옆에서 먹어도 충분할 텐데 그래도...

- 그건 나하고 관계없어요. 그건 인제 자기가 자급자족하는 정신을 가르켜줘야겠어서요. 아, 저이가 잡을 얻어가지고

하게 돼있습니다. 쟤도-.

- 장남도요?

- 어, 일감 없다고 요샌 아마 실직을 한 모양이에요.

- 어디.

- 저도 고등학교 애를 가르키다가 요새 관뒀습니다.

- 아...

- 그리고 집에서 저희가 돈이 필요할 땐 잡초를 뽑는다든가, 잔디를 깎는다든가 해서 돈을 받죠. 아버지한테.

- 아... 아주, 이, 그러면 얼마씩 받아요? 하루 일 하면.

- 대개 좀 임금이 좀 고갑니다.

- 아.

- 200원 내지는 어떤 땐 좋으시면 300원까지 주십니다.

- 아, 기분이 좀 나으면.

(사람들의 웃음소리)

- 하루 종일 하는 건 아니죠?

- 대개 심하면 하루 종일 하는 때도 있고, 어떨 땐 반나절도 하고 그럽니다.

- 아... 저도 앞으로 용돈이 필요할 땐 좀 와서 잔디 좀 깎아드릴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하하하, 네, 그렇게 하세요.

- 네, 과연 이, 저, 경제를 전공하시는 댁답습니다. 이거. 네.

- 어머니가 언제쯤 돌아오시는지요.

- 7월 14일 날 오십니다. 오후에.

- 아아... 7월 14일?

- 네. 아, 손가락도 퍽 좀 닳은 것 같습니다? 자꾸 세어봐서 이렇게 손가락이 이렇게 된 모양이죠? 아마?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주 가족 중에서는 누가 제일 심하게 기다리고 있어요? 어머님 오시는 걸.

- 아버님이 제일이죠, 뭐.

(사람들의 웃음소리)

-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만...

(사람들의 웃음소리)

- 뭐, 이, 저, 아버님 혼자 주무실 적에 잠꼬대 같은 건 없으세요?

- 코만 고시죠. 별로-.

(사람들의 웃음소리)

- 어디 1년 그, 홍 여사가 안 계시는 동안에 꿈을 꾸신 적 몇 번 있었어요?

- 아하하하, 그런 일 없습니다.

- 뭐, 있으시겠죠? 그래도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없으셨어요?

- 네.

- 네... 참 아주 의지가 무섭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어려운 때, 선생님이 참, 이, 무거운 짐을 지신 걸로 저희들은 생각을 합니다. 이... 어떻습니까? 앞으로 좀 조속한 시일 안에 잘되기를,

아침부터 이렇게 딱딱한 말씀을 드려서 대단히 안 좋습니다만.

- 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뭐, 잘된다고 생각합니다. 난 오래 선생질을 해서요.

- 네네.

- 이, 뭐, 선생은, 교육자라는 것은 항상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하면 다 해결이 되는 겁니다.

- 네네네네.

- 이 가리킨 대는 것과 연관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 네네네.

- 거기 학문의 자유, 따라서 그, 따라서 그, 학원의 자유. 이런 것이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처럼 그, 그 고적감을 느낀다고 할까요? 의지 없는 그런 약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그, 어떤 사회현상을 보고 반발하고 이럴 제, 그, 지나친 그, 뭐, 반발을 일으키고 하는 것이

역시 그, 정신적으로 지독한 어떤 힘이 결여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 뱡향에 또 좀 특별한

주력을 해볼려고 하고 있습니다.

- 골치 아픈 질문을 제가 여쭈어 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여담이지만 이제 홍 여사 돌아오시면 에, 다시 한 번 찾아뵙기로 하겠습니다.

- 네. 또 오세요.

- 네네. 정말 이렇게 급히 와서 부산을 떨고 죄송합니다.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쇼.

- 네.

-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오늘은 신태환 서울대학교 총장님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여러분, 내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쇼.

(음악)

두꺼비의 일요방문을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4.08)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