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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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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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방문 - 제23회 한경택
일요방문
제23회 한경택
1964.06.14 방송
(음악)

삼일제약 제공.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광고)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에, 오늘 일요방문은 이... 요전에 저,

국제여자농구대회, 우리나라 이, 상업은행 팀을 인솔해가지고 가서 우리나라의

모든 점을 널리 과시하고 오신 단장 이, 한경택 선생 댁을 찾아왔습니다. 이 한 선생님이

지금 한국상업은행 비서실장으로 계십니다. 지금 실장, 그리고 또 이, 부인 되시는 분, 따님. 이렇게

온 가족이 지금 안방에 모여 앉아 있습니다. 한 선생님, 갖다 오신 지 얼마 안 되시고

아직도 여독이 풀리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아침 일찍 찾아왔습니다.

- 아유, 안녕하세요? 어떻게 아침 일찍 이렇게 나오셨어요.

- 아직까지 얼굴이 좀 부하신 거 보니까 퍽 피곤하신 것 같은데.

- 네, 이거 아직 어떻게 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어떻게 자고 나도 그냥 안 지우고 날라 가는 것만 같습니다.

- 몸의 안정이 아직 안 되시는 모양이죠?

- 네, 야단났습니다. 이거 빨리, 2,3일 있으면 괜찮겠죠.

- 비행기를 그러니깐 약 몇 시간...

- 이럭저럭 해서 합해서 한 60시간 되는 것 같애요.

- 60시간. 네, 온 건 한 사흘 타신 셈이군요.

- 아하하하하.

- 집이 날아가는 것 같지 않으세요?

- 뭐, 거의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하하하하.

- 가족을 봐야 집이 안 날아갈 것 같은데.

- 네에.

- 저는 선물을 못 받았습니다마는. 이, 선물 뭘 받으셨습니까? 갔다 오신 후에.

- 뭐, 양산 하나 사오셨어요.

- 그래요?

- 네.

- 페루에서, 페루제를요.

- 네.

- 아...

- 뭐, 사오시는 거 보담도 그저 먼 길에 무사히 다녀오신 걸 퍽 기쁘게 생각합니다.

- 네네네.

- 또, 이, 따님은 선물 뭘?

- 아주 생각지도 않았던요. 일젠데 하얀 비즈백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니, 페루 갔다 오셨는데 페루 선물을 못 받고 어떻게?

- 뭐, 가서 돈이 있어도 나가 살 수도 없구요.

- 네네네.

- 뭐, 말도 통하지 않고.

- 그러시겠죠. 아마 그게 진짜 아니겠어요. 아하하하하.

- 남자 임원이 둘이고 그래서요. 뭐, 좋아하던 걸요.

- 사오실 생각 마시라고 그랬어요. 가실 때. 또 뭐, 단독여행을 가신 것과 좀 달라서요.

중책을 맡고, 또 선수들이랑 같이 가시는데 저는 비행장에서 상당히 걱정을 하고 돌아왔어요.

- 네네.

- 오시는 날까지 그저 선수들도 병이 안 나도록 잘 건사하셔야 할 텐데 하는 생각에-.

- 네네. 이, 저, 떠나실 때보다도 돌아오실 때 보니까 얼굴이 더 까매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까?

- 네. 그래도 떠나실 땐 상당히 피로해서 가셨습니다.

- 아.

- 여러 가지 수속관계로.

- 네네.

- 잠도 잘 못 주무시고 그랬는데요. 오실 때 보니깐 그래도 씩씩한 모습이 보여서요.

저로서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 아, 인제 앞으로 몸이 좀 불편하시면 또 갖다 오셔야겠구만요.

- 아하하하하. 사실 저, 이, 회계는 다르니깐요. 아유, 이젠 어떻게 지게 짐을 놨구나 싶어요. 아하하하.

- 페루 하니깐 이, 저, 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이 저쪽, 그러니깐 서부 해안.

- 서부 해안인데요.

- 네네네네.

- 거기 아레키파란 데 가서 저희가 예선을 치렀습니다. 거기가 그동안 신문에도 여러 번 나고 그랬는데

고도가 한 2500 된대요.

- 도시가-?

- 높이가, 해발.

- 해발-.

- 해발 2500, 그래서 산소가 희박하고 따지고 보니깐 저희 나라 백두산 산의 높이 정도 되는군요.

- 이 뭔가 가져갈 걸 잘못했죠.

- 네, 좀 가져갈 걸-. 아하하하하. 거 막상 그렇지만 가보니 얘긴 들었지마는 이, 어느 정도 체질에 오는지 말이에요.

잘 모르겠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거기 사람은-.

- 거기 갔다가 호흡에 곤란이 오는 건 아니죠?

- 호흡을 한참 걸으면 지장이 와요.

- 아하.

- 거기 사람도 가거든 리마 사람도 상당히 겁을 내요. 거기 간다니깐.

가거든 이삼 일 동안 거기에 돌아다니지도 말고 살살 댕기면서, 술 같은 거, 이런 거는 저거 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 운동도 살살 하라고 그래요?

- 운동도 건성으로 하라고 그러는데-.

- 아하하하하.

- 아하하하하.

- 가서 이 제일 신기하게 느끼신 건 뭐 없으세요?

- 신기한 거는 이거 뭐, 여기 사람보다 상당히 활발합니다. 저희가 볼 적엔 말이에요. 그건 투우하고

저거 해서 그런지요. 거진 스페인 사람이구요.

- 말이 역시 스페인 말이죠.

- 스페인 말입니다.

- 네.

- 또 저거는... 리마시 자체도 자꾸만 근대화가 와가지구요. 예전 건물이 대강 이삼백 년 건물이 자꾸만 헐어져 나가요.

저희 보면 소가 자꾸 없어지고 개화 직후 양옥이 생긴다 이런 과정을 밟아서 너무 차이가 납니다. 네.

반도호텔 옆에 이런 저희 집 같은 게 바로 있는 이런... 아하하하하.

- 선생님 댁 같은 웅장함이-.

- 아닙니다. 아하하하하.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 한 가지 재밌는 행동은요. 야채시장 같은 거. 요 동대문시장 같은 야채시장도 아침에 열어가지고 오후 4시면 딱 닫습니다.

4시 이후엔 뭐 배추 한 뿌리 못 사요.

- 오호, 네.

- 그런 점은 참, 우리나라는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시고 참 고달프게 저거 하는 거 보면 참

어느 게 참 부럽더군요. 딱 4시면 가겟방, 점포 닫고 조그만 가게 하던 사람들도 하나도-.

- 뭐 파는 사람들 다 닫는군요.

- 그렇죠. 4시 지나면 배추도, 무도 다 넣고선 가는 겁니다. 아하하하하하.

- 아...

- 그러니까 그런 걸 부럽다-.

- 아... 역시 먹고 살 것이 있으니까 문을 닫겠지, 먹고 살 것이 없다면 문을 닫겠어요.

- 그렇죠. 그 정도 여유가 있는 것 같애요.

- 근데 그, 저, 뭐, 우리, 그, 저, 이, 한복이 좋다고 그래서 자꾸 팔라고 그래서 진땀을 뺐다고-.

- 네.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게 사실입니까?

- 사실입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요. 대부분 옷이 단색입니다.

- 아, 네.

- 그게 울긋불긋하고 말이에요. 저거한 게 없어서, 단색이라서. 그리고 선수가 한 사람이 입고 있어도

예쁜데 단체로 십여 명이 저걸 입고 댕기니깐 참 예쁘더군요.

- 우리나라 게 말이죠?

- 네네.

- 아, 네. 어디 저, 이, 어디.. 아, 요거구만요.

- 네.

- 그러니깐 이, 저, 뭐, 아시안 드레스라고 할까요.

- 네네.

- 그것도 좀 입고 보통 치마, 저고리도 입구요.

- 네, 치마, 저고리도 입었어요.

- 아, 네. 키들이 퍽 큰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고 그러는데. 그 제일 키 큰 선수가 얼마나 됩니까? 신장이.

- 소련 선순데요. 그 신문에도 났더군요. 동아일보 보니깐 커다랗게 났는데 2미터 4센티래요.

- 2미터요.

- 네.

- 어휴.

- 체중이 말이에요. 109킬로래면 안 선생, 실례지만 한 배는 되지 않겠습니까?

- 2미터 4센티면 이, 저, 이, 우리 다리는 보통 한 번 꺾어지지 않습니까?

- 네.

- 근데 무릎걸이가 두 번, 두 개 정도 없지 않아요? 무릎이.

- 아하하하하하.

- 한 서너 번 꺾어지게.

- 그러니깐 이렇게 보면요. 징그러워요. 여잔지 남잔지. 남자래도 한국에 없습니다. 그런 남자.

- 네.

- 키도 크고.체중도 있지만, 발 자체가, 구두 자체가 커요.

- 네.

- 저도 발이 상당히, 신으면 발이 큰 편인데요.

- 글쎄, 아까 저 신을 보고 나룻배인가 했습니다.

- 네, 문제가 됩니다, 아하하하하하.

보태 얘기하면 저, 동물원 코끼리발이죠.

- 네, 오래간만에, 오랜, 이, 외국여행을 하시고 오셨는데 갔다 와서 집안에 대해서 무슨 불평 같은 거 없으세요?

- 불평은 뭐, 보통 때도 없으세요. 원체 말이 뭐 없으신 분이시구요. 아직도 별 얘기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 아직도요? 아... 네...

- 바쁘셔서 그냥... 뭐, 저...

- 그냥 멀리서 얼굴만 보고 있구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냥 또-.

- 인제 오늘 또 일요일이니깐 오늘은 좀, 좀 꼭 붙잡고 대문 좀 걸어 내려오십쇼. 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앞으로 인제 얘기 듣겠습니다.

- 네, 저희 갖다 와서 아버지가 우리 집안에 개선을 좀 해야 할 점이 있다고 뭐 이렇게 말씀하신 거 없어요?

- 아버지가 갖다 오시면요. 굉장히 아주 놀래구요.

- 네.

- 외국은 정말 좋더라고 암튼 뭐, 우리나라 같은 덴 없다구요.

- 네.

- 딴 사람이 얘기하듯이 그럴 줄 알았는데요. 아버진 정반대예요.

- 아...

- 집에 들어오시자마자 아주 우리집같이 좋은 데가 없다고 그러시구요. 아, 우리나라같이 좋은 데가 없대요.

- 음...

-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아주 돌아오시자마자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 아, 아버진 참 똑똑히 모셨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예, 역시 그렇죠? 우리나라.

- 진담입니다. 정말 서울이 좋구요.

- 그건 나가봐야 잘 아는 겁니다.

- 그건 우리가 경제적으로 좀 곤란을 받고 그래서 그렇지요. 지가 거기 가서 느낀 거는요.

그 사람들 꼭 저한테 인사할 적에 이 고장이 어떠냐 말이에요. 꼭 묻습니다.

- 으음, 네.

- 이 고장이 좋으냐, 또 이 고장이 기후가 어떠냐.

- 네.

- 이 건물이 어떠냐. 물어보죠.

- 네.

- 꼭 참 이 좋다. 어, 기후도 좋고. 사는 게 좋고. 참 친절하고 뭐하다. 이래야, 그래야 말이에요.

- 네.

- 그 사람들이 심통이 피고 좋아해요.

- 어허...

- 이 사람들 왜 이런가 말이야, 이렇게 미개해서 그런가. 저는 곰곰이 상당히 생각을 했어요.

- 네네.

- 왜 그런가 했더니 보면 자기네들이 개척해 들어가서 그래요. 제가 참고해서 느낀 겁니다.

- 아.

- 자기가 자기 아버지 때고, 자기 할아버지 때 개척해 들어가니깐 이렇게 좋은 고장이 없고 우리가 건물 하나래도

전봇대 하나래도 내 손으로 지은 거다, 그런 애착심으로 그 사람이 그런 얘길 한다. 그래서 우리 선대에 정말 이렇게 오래 인사를

받아와서 다 잃어버리지 않았나 제자신도 말이에요.

- 네.

- 삼청동도 오래된 고장인데도 제자신이 그동안 고맙지도 않고 뭐, 이런 데 골짜기에다 이렇게 해놔? 그랬는데

갖다 와보니 참 좋아요.

(웃음소리)

- 이, 한 선생님 댁에 제가 오늘 왔다가 저도 이, 조금씩 페루에 가 있는-.

- 아하하하하하하!

- 워낙 말주변이 없어서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많이 좀, 더 좀, 오래 좀 얘길 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좀 된 것 같은데 페루 말로 이, 안녕히 가십시오는

어떻게 합니까?

- 전 항상 무쵸그라시아스라고 그러니까 뭐,

- 그래요?

- 아닙니다, 아디오 합니다.

- 아디오스.

- 아디오스랬나? 어...

- 줄임말이요 차오.

- 차오는 또 뭐죠?

- 차오.

- 네, 근데 그 안녕 그러면-.

- 차오.

- 네. 전 잘 모르니까 엉터리로 해주셔도 뭐 그런가 보다 이러고 있습니다.

- 네, 근데 지가 가서요. 뭐 인제 개회식 때고 입장식 때고, 거, 뭡니까. 답사든지 뭘 하려면요. 큰소리로 적당히 합니다.

제일 좋아하고 이, 좀 크게 해서.

- 우리말로-.

- 큰소리로 해라 말이지. 아, 한국소리가 어떻게 날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매한가지군요.

- 자동차 운전수도요. 뭐, 싫어하고 지금 말하는 게 제일 잘 통하더군요.

그냥 표정 써가면서 빨리 갖다 달라고 말이에요.

- 그러면 역시 알아듣겠죠?

- 알아들어요.

- 아하하하하하하.

- 세상이라는 건요. 넓고도 좁고 참, 사람 감정이라는 게 다 저거한 것 같아요.

- 네.

- 풍습이 좀 다르겠지마는 참 세상 넓고도 좁고.

- 다음에 인제 또 시간 있으면 제가 와서 좀 자세히 좀 얘기 좀 듣고 놀다 가겠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 네.

- 안녕히 가십쇼.

- 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가십쇼.

- 차오치휘친. 아하하하하하.

-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 차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이렇게 오늘은 이, 한국상업은행 비서실장으로 계시는, 에, 한경택 선생. 요전에 여자농구팀을 인솔하시고

멀리 페루까지 가서 우리나라에 에, 우리나라의 모든 점을 과시하고 고국에 돌아오신 단장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여러분. 내주 이 시간에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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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의 일요방문. 삼일제약 제공으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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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 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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