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일요방문
일요방문 - 제13회 김상돈
일요방문
제13회 김상돈
1964.04.05 방송
(음악)

삼일제약 제공.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광고)

(음악)

(문 여닫는 소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의섭입니다. 저는 지금 이, 전 민의원이셨고 또한 서울특별시장을 지내신

이, 김상돈 선생 댁에 와 있습니다. 네, 지금 김상돈 선생님, 제 옆에 앉으시고 또 그 옆에 에, 사모님

되시는 김 여사 앉아 계시고 또 바로 옆에 지금 막둥 아드님. 요렇게 세 분이 앉아 있습니다.

- 선생님, 참 오래간만에 뵙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 친애하는 두꺼비, 안의섭 친구. 참 오래간만에 보게 되니 반갑고 감축합니다.

- 그동안 이, 좀 아직도 이, 몸도 못 푸시고 몸도 못 푸셨죠?

- 몸도 못 풀린 게 아니라 나는 본대 그 해당자가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는 천번 만번의 죄인이도되

그런 오해는, 절대 죄인이 아닌 것은 그를 타도키 위해서 나는 생명을 걸어놓고 싸우던 사람인데.

- 네.

거기다가 그런, 끔찍끔찍 더러운 법을 적용했다는 건, 적용한 그 자체들이 위법 범법자지.

- 네.

- 나는 하등에 관여가 없는 까닭에.

- 네.

- 소위 정쟁법 해당자 아니고

- 네.

- 기어이 적용한다면은 5.16 정신 위배라고 할 텐데. 그래서 온 가족들을 잡아다가 반년씩 두고, 무시무시한 군제를 한 결과에

깨끗하게도 무죄를 했다고 한덴 무엇이 아직도 미련이 있어서 불의 고문을 하겠느냐 이 말입니다.

- 네. 오늘 저, 휴일날 아침으로 하니까 선생님. 그저, 정쟁은 그 정도로 해두고 우리, 선생님 어떻게 요즘 저, 이-.

- 예.

- 손이 아주 그냥 이젠 뭐, 무척 농부 손 이상...입니다.

- 요즘에 고마운 덕택에 밥 먹고 하는 일은 그렇수다. 유치원 애들 같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는데.

- 네네.

- 에, 새벽 2시 전후에 깨서-.

- 네.

- 1시간 내지 1시간 반 동안 참 하나님께 참회의 기도와-

- 네네네.

- 성경 보는 걸로서 일과를 삼고.

- 네네.

- 그리고는 이제 작년부터 안양 방면에 임야를 조그만 거 사가지고.

- 아, 네. 그러셨어요?

- 그것을 개발하면서 매일 그걸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아, 네... 여기 무슨 동이...

- 합정동.

- 합정동이라고 그랬죠. 처음 정말 저는 왔습니다만 아주 이, 바로 앞에 한강을 곧 내려다보고 아주 경치가 좋습니다.

근데 일루는 언제쯤 이사를 오셨어요?

- 에, 5년 전에 왔습니다.

- 5년 전이면...

- 자유당 말깁니다.

- 사모님, 자유당 말기-.

- 자유당 말기.

- 네...

- 한참 심하게 볶아치는 그땝니다.

- 그러니깐 인제 지금 오늘로서 그 자리를 보니깐 아주 뭐, 이, 저 많이 잘 가꿔놓으셨던데 뭐, 식물을.

앞으로 저, 이, 여름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 그렇게 몸소 대고 주물러서 남 보기는 괜찮게 됐는데.

- 네.

- 그게 또 5.16 이후 덕택에.

- 네.

- 소위 시장 사오 사게 기백만 원 빚이오, 또 삼사 년 무직 내지는 그 5.16혁명의회라고 해서에

가족적으로 붙들려가서 큰집 살림한 결과에.

- 네.

- 남은 것은 빚이 잔뜩 밀려서 견디다 못해 이거 작년 동짓달에 팔아먹었습니다.

- 아, 이것도 파셨어요, 지금?

- 네.

(종소리)

- 네...

- 그래가지고 지난 3월 말일까지 내기로 했는데 다행히 4월 20일까지를 다시 말미를 받아가지고

그러니깐 4월 20일 이후에는 내놓는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 아, 이달 20일.

- 예예.

- 앞으로 며칠.

- 이제 한 보름.

- 보름 남았구만요. 예. 네... 근데 아드님이 이렇게 하나만인데 전부, 사진 보니깐-.

- 7남매예요.

- 7남매.

- 7남매 막둥이, 일곱 째 하나만 남았어요. 지금.

- 네, 지금 그러니깐 막둥이는 어디?

- 한양 공대 건축과 다니고 있습니다.

- 아, 건축과요. 다른...

- 큰딸 시집갔는데.

- 네.

- 사위가 의사니깐요.

- 네.

- 그거 마칠 동안엔, 아마 내년쯤 나올 것 같구요.

- 어디, 미국?

- 네, 미네소타, 아메리칸에...

- 돌아오구요.

- 또 이...

- 둘째딸도 내년이면 끝나서, 사위가 끝나서 올 것 같구요. 아들은 IIT 공과대학 졸업하구요.

지금 대학원...

- 네. 아, 전부 다 유학 가있구만요. 지금. 네, 요새 농사는 뭐 좀 지시는 게 몸을...

- 고기만 사먹구요.

- 네.

- 채소 전부를 여기서 다 해먹어요. 농사-.

- 두 분이 직접...?

- 네. 다 되는 대로 하죠.

- 네네...

- 작년에 콩은 까서 두 가마했어요.

- 네...

- 감자가 열일곱 가마.

- 네, 어휴...

- 고구마는 두 가마밖에 못했어요.

- 네...

- 뭐, 파 해서 작년에 좀 팔기도 하고.

- 파 파시기도 하고....

- 파 심어서 밭으로...

- 네.

- 시금치국이나 또 뭐 파김치, 그런 것도 다 밭에서 갖다가 해먹어요.

- 네...

- 다 겨울난 거죠.

- 참, 제일 부럽습니다.

- 아주 편안해요.

- 보통 아침에는 몇 시부터면 밭으로 나가시게 되시는지-.

- 아침에 요즘이라면 고저 6시 반, 7시 정도.

- 네, 그때 나가시는구만요.

- 예..

- 아, 네.

- 종일 밭에 나가 계세요. 종일.

- 네...

- 아마 힘으로 하면 쌀 한 가마니 같은 거 문제없을 겁니다. 드는 거. 아하하하하...

- 지금은 아마 선생님, 체중도 아마 꽤 나가시겠습니다.

- 네, 한 23관 나옵니다.

- 아... 네.

- 그 국회에 있을 때 단식하지 않았댔습니까? 솔직히.

- 네.

- 단식한 후부터 식량이 약 반이 줄었는데.

- 네.

- 체중은 여전합니다. 그러고 또 강장미도 외려 배도 숭하고... 그래서 무슨 까닭인가. 밥은 조금 먹는데

무슨 병치레인가 의사에게 물었더니 소화력이 아주

- 강해져서.

- 잘돼서...

- 아하...

- 그게 그렇다고 잘됐다. 양식 부족에 말이야.

- 아하하하하하.

- 밥은 쬐금 먹고 여전히 거신하니까는 그, 잘됐다 그러고 있는데 작년 큰집 다녀온 후에 여전히 저는 거신해서

완전히 건강한 가운데 있습니다.

- 그럼 뭐, 저, 이 안양이나 가시고... 그거 외에는 뭐...

- 주례...

- 아, 주례도 정말...

- 하는 일과는 문자대로 안양,

- 네.
- 안양에 가서 평안히 하나님의 자연환경 속에 쉬고 매기침을 받고-

- 네네.

- 또 여기서 지내면서 상갓집이나 혹은 주례나-.

- 네.

- 이것 있다고 하면은 시내에 들어가고 그런 고저 여기서 괭이하고 호미자루하고 매일매일 지내고 있습니다.

- 네네. 들어오자마자 이, 저, 선생님 전화 받는데 제가 좀 엿들었습니다만. 그 주례를 아마 서달라고 부탁이 온 모냥이에요? 아마.

- 예예.

- 선생님 그냥-.

- 거 미신에 얽매이지 말고 그 예산 없는 요즘 일반인들 보면-.

(종소리)

- 괜히 허영에 들떠서 빚지는 혼인 말고 그러고 신부더러 화장 덜 하고라도 시간 지켜야 복 받는다고.

화장 하느라고 20분, 30분 보통, 보통 시간들을 안 지키는데 절대 그래선 못 쓰고. 그 아주 출발 때부터

화장 덜 하고라도 시간 꼭 지켜야 하니깐 그렇게 그, 하쇼. 에에, 예. 그럼 그렇게 알아들으쇼. 예예예.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선생님은 그런데 언제, 어떻게 결혼을 하셨습니까요?

- 아하하하하하.

- 아하하하하하.

- 장가오는 날이요. 양말밖에 새것 신은 거 없어요. 아하하하.

- 아주 이, 선생님께서요?

- 예.

- 그래, 입은 대로 오셨어요?

- 아, 그저 입던 데에다가요. 와이샤쓰는 빤 거 입었어도 양말은 새 거 신고 왔어요.

- 예, 양말은 구멍 난 모냥이시죠. 아마? 양말은 왜?

- 뭐, 양말도 별로 새 것 아니고 다 있던 고저-.

- 네. 양말이야 새 거 신으셨겠죠.

- 양말 하나는 새 거 같애요.

- 네, 예쁘게 봐서 그런 거구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럼 저 사모님께서는 또 어떻게, 어떻게 입고 계셨어요?

- 분홍치마, 분홍저고리 그죠? 평복같이 해서 입었고 전날.

- 네, 그리고 장소는 어디서 하셨어요?

- 예배당에서-.

- 아, 목사님 주례로서-.

- 아, 네네네.

- 그것도 안 얻어주면 죽는다고 해서 목매다는 바람에...

- 아하하하하하.

- 부담됐지?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러셨구만요. 음, 그래서 할 수 없이 예배당에서-.

- 구제책으로 그렇게 했죠.

- 네.

- 아하하하하.

- 그때는 처음으로 김 선생님이 양보 한 번 하셨겠네요.

- 아, 예예. 그리고 우리는 요즘도 늘 권하지마는.

- 네.

- 남 분주한 오전 시간, 오후 시간에 안 하고 저녁 먹고 월야에서 소위 화촉전, 화촉지전이라는데.

- 아, 예. 그렇죠.

- 촛불 켜놓고.

- 밤에 했어요. 저희는. 밤에.

- 어, 음.

- 저도 간혹 그런 걸 보는데요. 그거 참 좋아요.

- 우리가 혼인한 지 38년인데.

- 네.

- 38년 만에 요 일전에 밤에 하는 거 처음 봤수다.

- YMCA.

- 아, 그러세요?

- YMCA에서, 그야말로 화촉지전이다. 촛불 켜놓고.

- 촛불만 다 켜놓고요.

- 이건 대낮의 이중, 삼중의 명랑한 태양빛이 있고, 거신함에 불과하고, 촛불 켜놓고, 화촉지전이 아니야.

- 그렇죠.

- 밤에 하는데

- 네.

- 그런 그, 우리는 거신한 것이다-.

- 네...

- 차 드세요.

- 네네, 먹겠습니다.

- 차 한 잔 드세요. 드세요.

- 네네.

(차 마시는 소리)

- 38년, 선생님은 원 고향이?

- 에... 먹고 남은 게 있어서 잘 산다는 재령 여물평이오. 나물 여 자, 맑을 물, 들 평.

- 재령.

- 황해도 재령 나무.

- 거기가 쌀 많이 나는 곳 아닙니까?

- 쌀 항아리 섬말 세 집씩 건너...

(사람들의 웃음소리)

- 쌀이 어떻게 잘되는지 섬말 세 치 건너간다는 얘기야.

- 네.

- 한 치를 세 치씩 건너간다.

- 세 치씩이요?

- 아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런 걸 다 저저저, 무엇을 뺏기고 이꼴이 돼서 참 큰일났소.

- 네.

(찻잔 부딪치는 소리)

- 어디. 막둥이 아드님한테 좀, 아버님 평소의 신조가 뭐예요?

- 글쎄, 뭐... 제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느낀 것이 그저 아버님의 신조라고 그러면 그저, 옳다고 하시는 데는

그저 꿋꿋이 나가시는 거.

- 네...

- 그거하구요. 저도 또한 자식으로서 한 가지 부모님께 바라고 싶은 것은 아버님이 정치계에 투신하셨다는 거

보다도요. 그저 백성과 나라를 위한다면, 그저 부모 아니라 자식들, 저희들까지도 다 뭔가 바쳐야 되지 않겠습니까.

- 네.

부모님께서도 거기에 구애받지 마시고 꿋꿋이 나가주셨으면 하는 거. 그거 하나 바랍니다.

- 이, 아버님 이상 가죠. 막내 아드님이.

- 그 뭐, 동생이 형보다 잘났다면 심술이라고 그러는데 자식이 애비보다 잘났다고 하면 좋아한다고 다니긴 괜찮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 나이에 정치 생활이 어떻게 잘했든지 자식들 중에 저놈은 아주 어려서부터 난 정치 절대 안 하고

실업에 나가서 밥 벌어 먹어야지 아버지 믿고 있단 굶어죽겠다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그런 소릴 해서 웃었어요. 음.

- 네...

- 음, 확실히 생긴 것도 그렇고 아버님보다는 머리가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우리 큰아들도 저, 공과 했잖아요.

- 네.

- 큰애두요.

- 네...

- 저, 이제 현관에... 호랑이사진이 커다란 게 하나 있는데 그 수염이 선생님하고 아주 비슷하게 생긴 게...

(사람들의 웃음소리)

- 호랑이를 퍽 좋아하시죠? 선생님.

- 금년 이전에-.

- 네.

- 조병옥 박사를 모시고는 얘기를 할 때 수림중 맹호호치, 성난 호랑이 같이-.

- 네.

- 크르렁 치고 나올 때는 산천이 에... 진동한다고 했습니다.

- 네.

- 이 부디 악덕스러운 세상에 말이죠.

- 네.

- 정의를 부르짖는 건 마치 흡사히 수림중 맹호아, 성이 나서 한번 우렁찬

소리로 부르짖을 때, 산천이 벌벌 떨듯이 이이, 부디 악덕한 세상에 정의를 부르짖는 사자의

호랑이 생활을 이제 참 인간이라고 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만 지들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생님.

- 네.

- 요즘 나같이 무가치한 사람은 더욱이 먼 길에 귀한 두꺼비 친구와 기타 두 분이 반여해서 이렇게

찾아주신 것을 대단히 감사하며

- 네.

- 종종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며 이 암흑과 절망한 사회에 무한한 서광과 희망을 주시는 여러분들이 되도록,

또한 그 기관이 되도록 그렇게 빌어 마지않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오늘은 김상돈 선생님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럼 여러분, 내주 이 시간에 다시 뵙기로 하고 안녕히 계십쇼.

(음악)

(광고)

두꺼비의 일요방문. 삼일제약 제공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2.30)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