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울음소리)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휴일을 즐기시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이 시간에는 만화가 안의섭 씨가
우리들이 알고 싶은 가정, 궁금한 여러분의 가정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음악)
-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이제 곧 4월 달, 앞으로 인제 각종 운동경기가 인제 활발히
전개될 모양인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왕년의 마라톤왕 손기정 씨 댁을 찾아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금 갈 곳이 멉니다. 저, 영등포 대방동 쪽으로 나가보십시다.
(차 경적 소리 및 차 달리는 소리)
- 선생님, 오래간만입니다.
- 앉읍시다. 이거 서로 이렇게 오래간만에 만나게 됐어요.
- 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 예, 덕분에 편안히 잘 지냅니다.
- 사모님, 제가 안의섭이라고 합니다.
- 네.
- 안녕하세요.
- 네, 수고하십니다.
- 또 이렇게 따님 되시나요?
- 네.
- 네, 어떻게... 가족은 세 분 계시나요? 어떻게 되시나요?
- 네, 저 아들 하나 있는데 군대 나가 있습니다.
- 아, 네.
- 네.
- 어디, 육군?
- 아, 공군입니다.
- 네, 그러면 그렇게... 네 분 가족이 되시나요?
- 네, 딸이 출가해서 손자 봤구요.
- 네네, 아마 사위 되시는 분이 바로 이창훈 선수...
- 같은 종목입니다.
- 네네, 이렇게 저 따님은 댁에... 요새 지금 이창훈 선수가...
- 합숙하기 때문에.
- 아, 합숙하기 때문에-.
- 합숙도 있고 아기를 자주 봤기 때문에 좀 친정이니깐 인제 휴가 온 셈이죠.
- 네, 지금 이... 장기 휴가를 오셨구만요.
- 네네네.
- 아하하하, 네. 아주 참 좋습니다. 이 방안에 이 뭐... 페넌트로 해서 꽉 차 있는데.
- 이때야 별거 있습니까? 모두 운동한 기념사진들... 그것밖에 없어요.
- 글쎄요. 네. 지금 들어서니깐요. 마치, 저 이... 체육박물관에 막 들어와 있는 그런 기분이.. 납니다. 이건...?
- 딸아이가 시집간다고 해서 덴마크에서. 글쎄, 그 나라는 또 국기를 보내줘요?
- 아... 결혼 축하 저걸로?
- 네.
- 우승상장이고.
- 1936이 딱 인쇄돼있고-.
- 고 옆에 있는 것이 우승메달하고 참가장.
- 네.
- 에... 독일에서는 월계수라는 거.
- 네네.
- 그것을... 처음 주게 된 거죠.
- 그 당시보단 처음...
- 예, 그것이 독일에서 처음 주게 했죠.
- 네. 저기 저, 남 선수, 선생님이 가운데 서시고-.
- 요게 영국사람...
- 예, 영국사람... 영국 하퍼죠.
- 네네.
- 그게, 고 옆에 있는 것이 골인하는 그때 찍은 사진이군요.
- 그렇죠.
- 네... 그때 그러니까 선생님이 일착하고 그러니까 이착 된 영국 선수는 보이지도 않네요.
- 한 2분차니깐.
- 아, 굉장히 떨어졌군요.
- 그리고 다 지나간 얘기지만 에... 남 형 하고 이제 하파하고는 억울하게 됐죠.
- 아...
- 19초차밖에 안 나니까.
- 19초? 네... 아슬아슬하군요.
- 거 만일 국내였더라면-.
- 네...
- 에... 제가 오히려 잡혔을 런지 모르죠.
- 아... 어떻게 저, 그 당시에 이, 저, 무슨 이, 저, 기록될 만한 무슨 것을 아직 가지고 계십니까요?
음성으로 돼있는 거.
- 글쎄, 지금 한 삼십년 전 가까이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 뭐... 뭐, 안 선생님도 다
내가 사는 지역에 계시기 때문에 조금씩은 늦으면 좀 이상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
레코드가 2장 있죠.
- 아... 그러세요?
- 네.
- 그거 한번 좀 오늘 들어보고 싶습니다.
- 근데 너무 자랑만 하는 것 같애서-.
- 그거야 기록인데요, 뭐.
- 운동얘기만 하시지 말구요.
- 예.
- 그, 아주 안 선생님 만화가 참 우리는 늘 참 기쁘게 보고 있는데요. 이번에 좀 안 선생님의 그 재미있는 만화를
기념으로 하나씩 그려주시면 좋겠어요.
- 고거는 뭐, 어려운 일이 아닌데.
- 네.
- 저, 방송에 교통정리가 잘 안 된다고-.
- 그, 안 선생님 만화로 잘 좀 재밌게...
- 글쎄요. 그러고 있습니다. 안 선생님 아주-.
- 그것도 어느새 보셨구만, 또.
- 비장한 재주라고 봅니다.
- 어디 하나 좀 그려주세요.
- 네.
- 사모님이-.
- 콜롬비아 전속으로 있을 때,
- 네네.
- 레코드예요.
- 네네, 아, 이게 저 뭡니까?
- 요거는 일본방송국에서 직접 백년대회 때 고때 한 거죠.
- 아아, 네.
(일본 방송 음성)
- 아, 그러니까 지금 출발 직전에 일본 아나운서가 지금 하는 거구만요.
- 그렇죠.
- 아, 그날 무척 이, 저, 해가 쨍쨍 나고 더웠던 모양이죠?
- 백림으로선 이제... 더운 일기라고 그러더만요.
- 예.
- 네... 지금 아나운서가 무척 더운 날씨라고 얘기를 하는군요. 아마? 네.
(일본 방송 음성)
- 아, 이게 지금 골인할 때 그 중계 고대로 나가는 모양이죠.
- 그렇죠. 이따금...
- 예, 50m, 40m, 30m.
- 에...
- 골인했다고 그러고선-. 네네.
- 나로서는 어려울 때나...
- 네.
- 좀 뭐할 때는 과거 추억을 하기 위해서 저런 걸 듣죠. 가끔.
- 네네네네.
- 지금 생각하면 꺼뒀겠죠.
- 아니, 무슨 말씀을!
(웃음소리)
- 그 당시 저때 선생님이 뭔가 우승을 하셨을 때는 사모님은 그때 어디 계셨습니까?
- 전 고향에서 어릴 때입니다.
- 어릴 때...
- 여학교 1학년 때예요.
- 네.
- 그 당시에 뭐, 선생님에 대해서 느끼신 건 조금도 없으시겠군요.
- 그때는 뭐, 우리, 여럿 사람들이하고 똑같은 그저 기쁜 마음이죠.
- 그저 그저 보통-.
- 우리 한국 사람이 일장기를 가지고 뛰어서 뭐, 우는 사람도 있고, 뭐, 어릴 때 생각인데-.
- 저도 그때 그랬습니다만.
- 네, 모두 우는 사람이 많더군요. 아하하.
- 나하고 만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 네, 어디 또 판 하나 있는 건-.
- 고거 인제... 고 가만. 어디 해보십시다.
- 아까 말씀하시던 최규협 씨가 무슨 노래...
- 네, 그 노래는?
- 우리, 우리나라 말이죠.
- 아, 그러니깐 이 저, 우리나라 말로 작곡되고, 작사되고...
- 그렇죠.
- 네, 아, 그래요.
- 뭐랄까, 작사 작곡에 대해서 내가 세밀히 못하게 돼서 고거는 유감입니다.
- 네네.
(음악 소리)
- 뭐, 한양의 뭐 하는 소리가 다 들어가 있구만요. 가사를 들으면-.
- 네, 지금 보면 아... 어떻게 가사가 들어가게 했나 하는 생각도 나죠.
- 네, 그러니까는 인제 이... 이거는 손 선생님하고 남 선생님을 위한, 이것은 인제 이... 작사 작곡 되고, 된 노래구만요.
- 그렇죠. 그것이 콜롬비아 레코드를 통해가지고 인제 에, 최규협 씨가 부른 거죠.
- 아... 그러니깐 그 삼십여 년 전에, 좌우간에, 참 그 당시는 이 운동선수에 대한 뭐라고 할까요?
우승선수에 대해서 이렇게 노래를 만들고 하기 까지, 좌우간에 이르렀는데 요즘하곤 아마 격세지감이 있습니다.
요즘 무슨 뭐, 운동선수를 위해서 우승했다고 그래서 노래 같은 게 나오는 게 뭐...
- 별로 없죠. 지금 보면 그때는 전부 민족, 그 마, 에, 뭐, 음반준비에 따라서 뭐든지 색다른 것을 연구해내지 않나 생각합니다.
- 그 울분도 좀 깃들어 있고.
- 그렇죠. 뭐 지금은 동아방송에다가 이런 얘기한다는 거 자체도 우습지만은 동아일보 자체에서도 그때에 가사,
- 그렇죠.
- 노래를 모집하다가 불행하게 일장기 말살사건으로서 중단된 것을 해방되고도 그걸 에... 뭔가 다시 할려고
애쓴 것만은 사실인데요.
- 네네.
- 이와 같은 좋은 작사와, 뭐 그건 모르겠습니다. 신문에 듣고 봐서 그런지. 좋은 작곡과 작사가 나오질 않아서
에, 중지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마는.
- 네.
- 지금 앞으로라도 우리가 뛰고 있는 건 순간적이구요.
- 네.
- 참 이렇게 레코드라도 두면은, 에...
- 네.
- 안 선생이 와서라도 이 못난 사람의 과거 추억을 할 수도 있잖아요?
- 네네. 좌우간 이렇게 정말 오직 운동선수를 위한, 하여튼 이렇게 노래까지 지어서
첫 번째 레코드를 만들어서 어, 저기 돼있다. 기록이 된다 하는 것은-.
- 그러니까 나로서는 좀 더 우리 그, 사회인들이 체육기념회관이라든가 또는 지금 말씀한 문화인들이라도
좀 더 이, 에, 어떻게 참 이렇게 노래라도 하던가.
- 네.
- 학교의 격언으로서.
- 네.
- 체육에 대한 노래 같은 거. 에, 심지어는 그때 뭐, 서대문에 있는 동양극장에서 연극까지 그때 한 기억이...
- 네네.
- 난 못 봤지만 했다고 그럽디다.
- 네네네네. 근데 저 이, 따님 한 분밖에 안 계시고 그러는데.
- 한 애는 뭐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 어떻게 저, 이 선수는 일요일에 가끔 들어오십니까?
- 지금은 그렇지 않고, 합숙하니깐.
- 얼굴도 못 보게 합니까?
- 그건 내가 보지 않으니까 모르죠.
- 네, 아하하. 어디 가끔 면회도 좀 가시고.
- 면회 가진 않아도요. 일요일이면, 그러니깐 외출이 있어요.
- 네.
- 그런데 그때마다 자기 시간도 있고 그러니깐 전화를 하죠.
- 전화로 그냥 면회를 하시구요.
- 아하하하하하. 네.
- 연애도 아닌데 전화로라도 충분하지 뭘 그래요.
- 그렇게 참 이 운동선수의 애로라는 게 숨어 있구만요. 인제 보니까는.
- 그죠. 또, 또, 훈련하는 단계는 일반인들이 인식 못할 고충이 있죠.
- 네. 무슨 몰래 만나러 오고 싶어도 더욱이나 뭐...
- 아, 내가 그, 이제 말씀 드리는 건데 전화로 연락하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 이제 기력이 많이 쇠퇴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깐 면목이 없으니깐 자주 오지도 못하고.
- 네.
- 또 오더래도 또 상당히 기분을 좋지 않게 대해줍니다.
- 네.
- 그러니깐 자연 못 오게 되고 요기에 뭣 때문에 자주 오느냐-.
- 이래저래 뭐...
- 그래서 연습에만 열중해라. 이렇게 하기 때문에 자연 자주 못 보죠.
- 네. 사모님, 큰 주머니를 하나 차고 계신데요. 무슨 주머니십니까? 도대체...
- 요새 닭 쫓는 일이 흔해서요.
- 네.
- 자꾸 흘리는군요. 그래서 일부러 찼습니다.
- 네.
- 저도 저 오래간만에 세뱃돈이라도 드리지 그래?
(사람들의 웃음소리)
- 여러 댁을 찾아뵈어도 큰 주머니를 차고 있는 사모님은 처음 뵙겠습니다.
- 장돌뱅이 같지 뭐 그래요.
(웃음소리)
- 저... 좀 더 오래 있으면 좋겠는데 선생님 등산 하시는 데 방해될까봐 그만 제가 이... 가보겠습니다.
- 이렇게 또 뭘 가져와야 하는데...
- 차라도 한 잔 더 하고 가셔야지. 그냥 간다면 저... 모르겠어요. 댁에선 조금 일찍 잡쉈는지 모르지만
너무 섭섭한데요.
-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고맙습니다.
(두꺼비 울음소리)
- 오늘 아침에는 이렇게 마라톤왕 손기정 씨 댁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여러분 다시 뵙기로 하고 그럼 안녕히 계십쇼.
(음악)
두꺼비의 일요방문을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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