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울음소리)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휴일을 즐기시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이 시간에는 만화가 안의섭 씨가
우리들이 알고 싶은 가정, 궁금한 여러분의 가정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노란 샤쓰의 사나이, 뭐 이렇게 하면 여러분 뭐 다 잘 아실 줄 믿습니다.
에, 애청자의 청도 있고 해서 오늘은 한번 한명숙 씨 댁을 찾아볼까 생각합니다.
에, 원효로, 원효로 방면으로 나가봅시다. 가실까요?
(차 달리는 소리)
- 한명숙 씨, 오랜간만입니다.
- 아유, 아침 일찍 오시느라고- 아하하하.
- 어떻게, 고단하신 것 같은데...
- 처음 뵙겠습니다.
- 네, 저... 아빠예요.
- 아, 네네. 안의섭입니다.
- 아주 척 들어서는데 두 분이 오붓한 살림을 하고 계신다는 인상을 딱 받게 되는구만요.
- 아하하, 부끄럽습니다.
- 아주 이, 저 집 위치가 넓고 해서 앞이 환희 내다보이는 게 아주 좋습니다.
- 아하하, 촌동네죠. 아하하, 하늘 아래 촌동네.
- 번지가 어떻게, 원효로 산 1번지, 산 자가 어떻게-.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너 이름이 뭐지?
- 이은경이요.
- 은경이, 아... 앞이빨이 다 빠졌네. 에헤헤, 몇 학년?
- 1학년이요.
- 1학년, 어느 학교 다녀?
- 효창국민학교요.
- 효창학교 다니니, 어어, 가만있자... 엄마 닮았구나.
- 아하하, 반장이에요.
- 어, 반장?
- 예, 1학년 4반.
- 예, 어디 저... 아빠가 어릴 적에 반장 하셨습니까?
- 전 반장 못했습니다. 아하하하.
- 아, 엄마...
- 저도 반장은 안 했어요.
- 확실히 이건 돌연...변인데요?! 아하하하... 예.
- 어디, 동생들은? 자니?
- 여... 바로...
-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자고 있습니다.
- 아... 밑으로 그러니깐 둘...
- 예, 요 바로 밑에가 연년생이에요. 1년 늦고... 그 다음이 이제 열한 달...
- 고 밑이 그러니깐 이제 그 다음이 이제... 보이... 보이가 됩니까.
- 열한 달...
- 둘 다? 열한 달... 아... 11개월... 2남 1녀. 아, 네. 한명숙 씨, 쭉 늘 바쁘시겠죠.
- 예, 저 바빠요.
- 아하하하... 얼굴이 아주 무척 피로해 보이십니다. 아, 뭐. 아버지가 체격이 무척 건장하십니다.
아주 그냥. 뭐, 몇 근 잘 나가시겠는데요. 얼마나 나가세요?
- 아하하하하, 스물 더 나갑니다.
- 요새 킬로그램으로 하라는데 킬로로 하면 어떻게 됩니까?
- 킬로로 하면 한 86킬로 정도... 그래요.
- 아, 아주 상당...
- 뭐, 안 선생님에다 비하면 뭐 상당히 큰데요? 아하하하하.
- 저도... 이래봬도 한 오십 댓 근 나갑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어디 직장에 나가고 계시죠?
- 네. 전... 인천....
- 학교?
- 네, 성광고등학교 나갑니다.
- 학교에 나가시면... 인천을 늘....?
- 네, 통근하고 있습니다.
- 네, 근데 한명숙 씨, 저기.. 뭔가 제가 나이를 물어본다는 건 실례가 되니까 저... 무슨 띠?
- 저요, 돼지띠요.
- 돼지띠.
- 예.
- 네, 돼지띠라... 네, 그렇게 되는군요.
- 지가 별명이 돼지니까 아마...
- 네, 그러세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두 분 다 돼지...
- 아하... 근데 아주 이, 돼지띠... 아주 돼지우리치곤 으리으리합니다. 댁이.
- 아하하하하하!
- 아주 뭐 굉장한 돼지우린데요?! 네, 두 분 다 돼지가 되시니깐 이, 저...
평생 잡수실 염려는 아마 없으실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네... 한명숙 씨 저렇게 아름다운 분을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습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 꼭 좀 듣고 싶은데요.
- 글쎄요. 저희들 뭐 어떻게, 어떻게 한 것도 없이요.
- 그냥 어떻게, 어떻게 됐나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러니깐 뭐, 지가 에, 그러니깐 그저-.
- 아, 예. 어물어물대시지 말구요.
- 사변 직후죠. 사변 직후에-.
- 그러니깐 9.28수복 전에,
- 네.
- 서울 시민들이 다 들어오지 못할 때에...
- 네네.
- 그때 제가 서울에 나와 있었습니다. 군에 있는 몸으로 서울에 나와 있다가-.
- 그때 당시 군에 계셨구만요.
- 네.
- 그게 그때 이 사람을 만난 동기가 저, 처음 이 사람이 그때 저, 집에서 오르간을 치고 있는 걸
어떤 행사가 발견을 해가지고 이왕이면 노래를 한번 해보던지 음악계통으로 나가보라고 이제
소개를 받아서 서울에 올라온 걸 지가 발견했습니다.
- 아...
- 발견해서 참, 그때 당시만 해도 참...
- 뉴턴의 저... 인력-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이상이군요.
- 저, 그때 이 사람 나이가 열일곱 살이고-
- 네...
- 그래서 전 그때만 해도 군대에서 완전히 기반도 잡고 있고 이래서
처지를 참... 이렇게 말하면 괴상합니다만 좀 불쌍하게 생각해서-.
- 네.
- 이북서 어머니랑 단둘 나와 가지고... 참... 형편이 불쌍한 것 같애서... 인간적으로 지가 많이 도와줬습니다.
- 네..
- 심적으로...
- 얼굴도 이쁘고 하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뻔합니다.
- 그랬다가 이제 한... 뭐, 그때는 뭐... 결혼상대로 뭐... 상대가 나이가 열일곱 살이니깐요.
- 그렇죠...
- 그래서 뭐, 결혼은 생각해보지도 못했고... 그러다 한 뭐, 3,4년이나 흘렀죠. 3,4년이 흘렀는데
어떻게 뭐, 그렇게 하다 보니깐 3,4년 동안 뭐...
- 고거를, 3,4년을 좀 확실히 말씀해주셔야지. 그거를 그냥 어물어물 지내시면-
- 확실히 말씀할 그것도 없어요. 지는 뭐-.
- 저희는 연애도 못했어요.
- 그러다 그냥 도리어 올라가 버렸고 그냥 편지글에만 있었죠. 편지글에만 있었고.
- 네.
- 연습을 나가면 꼭 자기 집을 한 번씩 찾아보고.
- 네.
- 그렇게 하고 있는 도중에 아마 우리 장모님이 저를 잘 보신 모양입니다.
- 아...
- 장모님이 잘 봤을까... 아하하하하.
- 예.
- 지금도 우리 장모님, 난 사위를 볼 때 처음 귓밥하고 뒤통수만 보고
우리 사위를 정했다고, 뭐 이런 말씀을...
(사람들의 웃음소리)
- 뒤통수가 참 좋습니다. 이리 좀 돌려보세요.
- 아하하하하, 기본적으로 장모님이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 아하, 그때 그 한명숙 씨가 몇...
- 스물한 살 때입니다.
- 네, 아빠는...
- 저는 그러니까 스물여섯 때죠.
- 네네.
- 지금으로부터 9년 전 1월 11일입니다.
- 1월 11일...
- 아하하하, 오후 3시 20분입니다. 아하하하하하.
- 오후 3시 20분, 네... 무슨 이 영화 제목 같구만요.
- 아하하하하.
- 오후 3시 20분... 이러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근데 저 이 맨 처음 봤을 때 역시 인상은 돼지 인상...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근데 그때는 돼지 인상이 아니구요. 호리호리하니 굉장히 말랐었어요.
- 저처럼 느낌이 났었어요?
- 네네. 아하하하하, 근데 결혼한 후부터 몸이 나요.
- 아, 그렇게 됐구만요.
- 예.
- 지금 장모님은?
- 약수당에 계십니다.
- 네, 어떻게?
- 시어머님하고 여기 같이 계시구요.
- 아, 네? 아...
- 친정어머닌 따로 계시구요.
- 네네. 아, 네네.
- 가끔 만나시게 되시겠구만.
-예.
(아기 울음소리)
- 네네. 애도 깼는데 괜찮을까요? 가보지 않으셔도 돼요? 애기 깼는데 괜찮아요?
- 할머니 있는데요, 뭐.
- 괜찮아요?!
- 네.
- 할머니, 저희 어머니.
- 아, 계시는군요. 네네.
- 애가 뭐 나한테 오지도 않아요.
- 아...
- 할머니가 엄만 줄 알고 그렇게... 내가 하도 나가다니니까요. 아하하하.
- 한명숙 씨는 식몬 줄 알고...
- 아하하하하, 그렇죠.
- 이젠 뭐... 한명숙 씨는 또 늘 이렇게 스테이지로 나가셔야 되겠고...
저기 저 이, 아주 이 저, 전부 이게 인제 뭐 날짜가 돼있고.
- 저건, 왜, 지가 군대에서 이 서무도 좀 보고요. 이 뭐, 그래프 같은 걸 좀 그리고 했습니다. 그래서-.
- 네네.
- 저걸 왜 해놨냐면 이 사람이 사실 정신이 없어요. 왜 정신이 없냐면 하루에 스케줄이 3개, 4개 될 때는
어디서 몇 시에 약속을 했는지 이걸 잘 잊어먹습니다. 이래놓으니깐 저걸 해줘야겠다 하고 적어놓으면은
요건 몇 시다 몇 시다 요걸 알 수가 있어요.
- 그렇게 돼죠.
- 그래서 뭐, 이달은 저... 일반단체 저것 때문에 아주...
- 꽉~~~ 찼구만요. 아주 그냥.
- 촬영 날 나가서 20일 날 들어왔습니다.
- 네...
- 그래서 거기 전 혹시 어떻게 될까 하고 대전까지 좀 갔다 왔습니다만. 하하하하하하하.
- 걱정이 돼서.
- 애들도 자꾸 보고 싶다고 그래서, 엄마 보고 싶다고 해서.
- 예, 그건 핑계시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그랬더니 또, 간혹 또 뒤로 밟아서 내려가시고 하시는구만.
- 아하하하하하.
- 참, 인천 왔다갔다 하실랴.
(사람들의 웃음소리)
- 참, 부산까지 왔다갔다 하실랴 참 바쁘시겠습니다. 그러니깐 뭐 저 이, 아빠는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는 적도 많으시고 이렇게 되시면은 뭐 서로 이렇게...
- 네. 뭐, 대화를 못할 때가 많습니다.
- 네.
- 그래서 전 들어오면 이 사람 나가고 없고, 먼저 자면 이 사람도 늦게 들어와서-.
- 고단하니까.
- 깨우지 않고 옆에서 자고 있으면 전 또 아침 일찍 나가고.
- 새벽에 또 나가구요-.
- 아하하하, 예.
- 그러니깐 이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러니깐 확실히 하숙집도 아니고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무슨 저... 합숙소처럼 그러는군요.
- 요샌 또 바빠요. 저는 또 극장 공연과 함께 또 그냥 쭉 나와 있구요. 요새 또 아빠는 졸업식이고
또 입학식이고 그래서 그냥 시간이 없어요.
- 간혹 서로 이렇게 얼굴을 잊어버리고 누군지 이렇게...
- 아하하하하하.
- 누구시죠? 할 때...
- 같이 구경 한번 갈 시간이 없어요.
- 네... 저기 아주 그냥 편지가 전부 팬레터 들어온 겁니까요?
- 예.
- 굉장히 많군요.
- 네, 특히 요새는 저, 뭐야 새해 육군신문에 저, 국군들한테요.
저, 새해인사 그게 났어요. 그러니깐 군인들한테 요새 뭐 하루에 한 이삼십 통씩 편지가 와요.
- 네. 하루에요?
- 예, 요새 또 답하느라구요. 답지는 다하고 있는데 아주 많이 남았어요.
- 네...
- 매일 한, 그렇게 많이 들어오니까 일일이 감당을 못하겠어요. 바쁘죠, 밤에 늦게 들어오면
또 편지 쓸라 그냥...
- 편지, 저 군인들에게 오는 편지는 우선적으로 회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 네, 그러시겠죠. 네.
- 그렇게 하고 지가 또 군인 출신이고 해서 군인들 기분을 좀 잘 압니다.
- 이런... 이 아빠도 음악을 또, 학교에서는 음악을 가리키고 있는데...
- 네.
- 집에서 한명숙 씨가 새로운 곡이 나와서 여쭤보는지... 같이 이렇게 좀...
- 전, 뭐 이거 처에 대해서 한번 도대체 뒷받침을 못해주는 게 저의 아주 결점입니다.
- 네.
- 또한 뭐... 과히 그렇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 네.
- 이젠 뭐 자기도 앞을 볼 줄 알고 그저 신곡을 받아오면 그저 풍금 앞에 놓고 한번 해보고 하고...
- 네.
- 그저 조금 악보가 까다롭고 힘들면 ‘요건 어떠냐.’ 물어보죠. 고 정도만 가르켜주죠.
그 외엔 뭐 그렇게 가르켜 준 것도 없습니다.
- 네, 뭐 가리키는 레슨 값은 받지 않으시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네, 근데 어디... 엄마보다도 얼마나 노래를 더 잘 부르나 어디 한번 들어볼까?
같이 한번? 뭘 하나 할까? 한번 해봐, 시작~~ 가만있어.
-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활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신을 신고 달려보자 휙휙.
단숨에 높은 산도 넘겠네.
- 아, 잘 부르는데? 엄마보다 더 잘 부르네. 확실히. 이따 인제아빠보고 새 신 하나 사달라고 해야 한다. 응?
좀더 얘기를 하고, 긴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다돼서 가봐야 되겠습니다. 앞으로
기회 있으면 또 인제 찾아뵙기로 하고-.
- 감사합니다. 아침에 늦잠 주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일찍 오셔서...
-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잘 있어.
- 안녕히 계세요.
(두꺼비 울음소리)
지금까지 음악교사 이인성 씨와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는 가수 한명숙 씨 댁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음악)
- 그럼 내주 또 뵙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쇼.
(음악)
두꺼비의 일요방문을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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