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울음소리)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휴일을 즐기시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이 시간에는 만화가 안의섭 씨가

우리들이 알고 싶은 가정, 궁금한 여러분의 가정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오늘 탐방은 2월을 맞아 농협협동조합 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하신

문방흠 씨 댁을 찾아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좋으신지요?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자, 원효로 방면으로 가십니다.

(차 경적 소리 및 차 달리는 소리)

- 처음 뵙겠습니다. 저, 안의섭니다.

- 예예, 반갑습니다.

- 안녕하세요.

- 네, 아주 여기 대지가 넓고 아주 넓고 해서 전망이 퍽 좋습니다.

- 예, 전망이 좋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전부들 모였구만요.

- 네, 가정이 총동원해서-.

- 네, 2녀 3남 이렇게 되시던가요?

- 네. 여기가 원효로 1가...

- 원효로 1가-

- 1가 17번지.

- 네. 대지가 높다는데 해발 몇 미터나 됩니까?

- 하하하하, 잘 모르겠는데요.

- 해발 한 삼천 가량 되는 것도 같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하하하, 여름에는 아주 시원하겠습니다.

- 아주 시원합니다.

- 네네.

- 전망이 좋고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걱정은 조금도 없습니다.

- 네네. 홍수 날 위험이 없어 보이네요.

- 네네.

- 무척 넓구만요. 건평이 얼마나 됩니까? 여기는.

- 건평이... 40평 정도...

- 아, 네네네.

- 너는 학교 다니지? 아직 학교 안 다니나?

- 네.

- 어, 몇 살이야?, 지금.

- 여덟 살이요.

- 여덟 살. 얘는 그러니깐 3남이 되는군요.

- 네.

- 네, 3남. 너, 장남이구만.

- 네.

- 넌 몇 학 년.

- 5학년이에요.

- 어느 학교?

- 서울 효창학교.

- 어, 효창학교. 효창학교라면-.

- 요 바로 밑에-.

- 이 바로 밑이요. 네네.

- 또 어머니가 안고 있는데. 이게 아주 2녀구만. 차녀-

- 네.

- 네네, 몇 살? 이제 깼구나. 이제 깼어. 아하하하하.

- 몇 살이야?

- 다섯... 살.

- 어?

- 다섯 살이요.

- 잠이 안 깨서...

(사람들의 웃음소리)

- 대답이 아니고 비명이 나오는구나. 어디, 차남 되겠구만.

- 네.

- 어, 몇 학년?

- 3학년이요.

- 효창학교?

- 네.

- 아, 장녀.

- 이번에 숙대여중고등학교 시험 쳤어요.

- 아, 이번에 합격됐습니까?

- 마, 합격이 된 것 같애요.

- 네네, 아, 축하합니다. 네. 아하하하. 네, 사모님도 아직 퍽 젊으시구만요. 네네.

- 너희들, 저, 아버지 어머니. 저 한때 너희들 낳기 전에 얘기 들어봤니? 못 들어봤지?

- 못 들어봤어요.

- 오늘 한번 들어볼까? 어? 허허허허.

- 에. 그거는 거짓말이죠.

- 거짓말이야? 아버지 어머니가 거짓말 해?

- 아니요.

- 그러면?

- 꾸며서 하죠.

- 꾸며서 해?

- 에이.

- 그런데 결혼하시게 된 것은... 어느 분이 먼저 손목을 잡으셨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저희들은... 그 뭡니까, 중매결혼입니다.

- 네...

- 중매결혼이고-.

- 아주 100% 중맵니까?

- 예. 100%... 하하하하.

- 예, 100% 중매...

- 100% 중매결혼이죠. 그래서 뭐 처음에 제가 인제 얘기엄마 집에 선을 보러갔죠.

- 네... 어디, 한 고향쯤 됩니까요? 고향은 다릅니까?

- 전라북도구요. 전라북도 진안이라고 아주 산골입니다.

- 네네.

- 그리고 여기는 인자 전라남도 무안, 아주 평야지대구요.

- 아, 네.

- 거리도 상당히-.

- 아주 산골내기하고 이렇게 아가씨하고-. 네. 말씀하세요.

- 처음에 인제-.

- 사모님이 말씀이죠. 틀리는지 안 틀리는지 잘 적으셔야지-

- 아하하하하하.

- 이렇게 자기 본위대로 나가고 있습니다. 네.

- 처음에 마, 선을 봤는데-

- 네.

- 첫인상이 마, 퍽 고전적이고 좋은 얼굴이다. 이렇게 생각이 됐죠.

- 네, 저도 그렇게 맨 처음 뵀습니다마는-. 네네.

- 그러고 그 후에 무슨 요새 말하는 연애라고 할까...

- 네.

- 그 마, 교제기간이라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 네.

- 없어가지고 그냥 결혼에-.

- 아, 네.

- 급하셨나 보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마, 전 중매결혼에 의해서 결혼생활을 했습니다만 지금도 연애결혼을 했었으면 좋았는지

하는 조금도 그런 후회가 없습니다.

- 네.

- 아주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 어디 사모님도 결코 후회라는 건 없으신지-.

- 네, 저도 그렇습니다.

- 네, 뭐든지 똑같습니까.

- 아하하하하, 네.

- 자개상이 무척 많은데, 사모님께서 무슨 자개를 무척 좋아하시는 모양인데.

또 수놓은 것이 무척 많구만요. 아주.

- 네, 제가 그런 데 좀 취미가 있었어요.

- 네.

(시계 종소리)

- 병풍도 놓으신 겁니까? 손수.

- 아니, 저건. 여학교 때 저 1년 선배요.

- 네네.

- 선배 되시는 분이 놓은 거예요.

- 네. 저, 광주리 이야기-. 저, 이 붉은 색을 무척 좋아하시구만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주 이 경대, 뭐, 장...

- 제가 아주 화려한 걸 좋아합니다.

- 입고 계시는 저고리도 그런데 핑크 계통이시고-.

- 아하하하하하.

- 장도 핑크 계통이에요.

(웃음소리)

- 아주 일요일 날 이렇게 한 가족이 전부 이렇게 모여서 어떻게 재밌는 무슨 이 저

가끔 부러울 일들이 있습니까?

- 어디, 이건 두 분께 물어볼 것이 아니고 우리 장녀에게 물어봐야 되겠습니다.

- 네.

- 어떠니? 응? 일요일마다 뭐하지?

- 아버지랑 나가죠.

- 다같이.

- 네.

- 오, 어딜 가나?

- 아버지가 저희들을 데리고 나가시는 걸 좋아하세요.

- 오...

- 그래서 인제 저희들은 점심 먹으러도 가구요.

- 점심, 음.

- 네.

- 덕수궁 같은 데도 잘 가죠.

- 오, 너희들은 떨려놓고 아버지 어머니 둘이만 갈 때도 있지?

- 있죠, 뭐.

- 많지? 있죠 뭐가 아니고 많지.

- 많지가 않아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많다는 소리를 내가 들었는데 뭘 그래.

- 회장님께선 또 취미... 많이 가지고 계실 텐데.

- 제가 취미가 없습니다.

- 네, 무취미가 취미시고-.

- 예에, 아하하하하, 네.

- 재미가 없고.

- 네.

- 요새 무슨 사냥을 간다든지, 낚시 간다든지, 골프를 친다든지... 많은 데 저는 지금까지 그런 데 취미를 가져보지 못했고.

- 네.

- 근데 요새는 보건상 운동을 겸한 취미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네네.

- 새해, 금년에 들어서는 나도 그런 방면의 좀 좋은 취미를 물색을 해서 한번 가져볼까 합니다.

- 네, 그럼 뭐 이러이런 거죠. 부부동반해서 구경하시고 또-.

- 네, 애들을 중심으로 소일합니다.

- 네네네. 어디 이 누가 노래 제일 잘 부르니? 여기서. 누가 잘 불러?

- 두식이가 잘하죠.

- 둘째가 제일 잘하겠는데. 가만히 보니까는. 노래 한 번 좀 불러 볼래? 어디. 어?

아저씨 한번 들어보자.

- 뭘 불러요.

- 어? 니가 제일 좋아하는 걸로. 소리. 자, 시작.

(아이의 노래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 회장님, 평온한 일요일 댁에 계시는데 직장에 관한 말씀을 조금 좀 여쭙겠습니다.

- 네네.

- 서울은 제가 듣기에는 고기를 파는 데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곳이 사실 있습니까?

- 지금 공판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서울에. 서울에도 있고 인자, 아... 5대 도시에 5대 공판장이 있습니다.

- 아, 도시에 그러니깐 공판이라고 해서 그렇게, 시골에 가보니까 전부 뭐, 구판장이-.

- 그렇죠. 저 이동해 들어가면 구판장이라고 있습니다.

- 아, 구판장이라고-.

- 구판장이라고 구매하고 판매하고 겸하고 있고-.

- 그래서 구판장이라-.

- 도시에는 주로 판매, 농산물 판매를 하고 있죠.

- 네네네.

- 그래서 남대문에도 있고, 저기 중부시장에도 있고, 또 용산에 양곡부라고 해서 양곡관계만

주로 취급하는 데가 있고 또 충무로에 있던 소위 가내수공업 장려관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가내수공업을

팔고 있습니다. 제품을.

- 네.

- 그리고 인자 여 황학시장 근방에도 일부 이전을 했고 서울 시내만 하더라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네.

- 많이 있는데 마, 시민들이 잘 모르시고 있는 모양인데요.

- 저도 지금... 잘 모르고 있어요. 예예.

-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마, 도시에서는 소위 그 마, 청과물에선

도매시장이랄지 이런 게 있는데 우리 이 나라의 소위 상업구조라고 할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중간기관이 너무나 많습니다.

- 많죠.

- 그래서 저희 공판장이라고 하는 게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결시키는 마, 그런 아이디어 한편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일반 시중의 시세보다 싸죠.

- 네네.

- 그건 직접 가보시면 압니다.

- 네네.

(아이의 노래 소리)

- 다 끝났니?

(사람들의 웃음소리 및 박수 소리)

- 거 참 길구나.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걸 어떻게 다 왰니, 그걸 어떻게. 근데 아주 저, 이, 저, 중간에 하나 틀렸지만 말이야.

참 정확하고 음정이 정확합니다.

- 네.

- 이거 레코드 가지고 배웠죠? 아마. 레코드 듣고 배운 거죠?

- 아니에요. 라디오-.

- 라디오 듣고.

- 예예.

- 아이, 아주 이 음악적 소질이 많습니다. 어떻게 저 이, 어머님이 잘하셨어요? 음악을?

- 엄마 잘하셨죠.

(웃음소리)

- 아... 네.

- 아이들이 불평이 많아요.

- 네, 어떻게요?

- 자기 특기를 길러주지 않고 너무 그런 데 무관심하다고-.

- 네, 일이 바쁘셔서 그냥 저거 한다구요?

(웃음소리)

- 음, 너 앞으로 음악공부하면 아주 잘되겠는데? 어? 아버지하고 똑같이 닮았구나, 아주 그냥. 네.

- 저는 음악가보다요. 외교관이 더 나아요.

- 외교관?

- 네.

- 아, 그것도 좋은데.

- 넌 또 이다음에 뭐 되고 싶어? 장남은.

- 그거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 아직 없어?

- 네.

- 어, 아직 좀 사정이 어두워서. 아하하하, 넌?

- 전 저기, 무용에 조금 소질이 있거든요. 그래서 무용을 좀 하고 싶어요.

- 무용을...

- 넌 또 이다음에 뭐 되고 싶어?

- 네?

- 뭐 되고 싶어? 3남.

- 저도 아직 생각하지 않았어요.

- 어, 그렇지. 일이 바쁘니까 아직도 그럴 거다. 아마, 하하하하하.

- 애들 음악소질은 저의... 그 인자를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니,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예에, 더 말씀해 보십쇼.

- 제가 뭐 에-. 소리도 소리지만 아주 기분을 내서 노래를 잘합니다.

- 아하, 네... 순전히 감정타시고-.

- 예.

- 어떻습니까. 앞으로 저 이, 어떻게 금년에 좋은 이 계획 좀 있으세요?

- 글쎄요... 뚜렷한 무슨 계획이라는 게 없습니다. 인제 암튼 회장 되시고요. 또 장녀, 영인이도

입학이 되고요.

- 이제 조금 말문이 터지시고-.

- 네, 아하하하.

- 아하하하, 다시 한 번.

- 네, 아주 금년에는 운이 좋은 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네네네네. 결혼하실 적에 아마 뭐, 뭐 지금 뭐, 지금하고 뭐 다른 게 없으시죠? 어떻습니까요? 네?

(웃음소리)

- 지금 더 이뻐지셨죠.

- 더 이뻐졌어? 아아, 네. 시골에서 오셨으니까. 네. 그러니까 저 이 장녀 되는 분도 합격했으니까는

이제 아버지한테 장녀 몫을 한 턱을 단단히 받아야할 텐데-.

- 그렇지 않아도 오늘 나갈 거예요.

- 오늘?

- 아버지가 제가 봐둔 구두 맞춰달라고 그랬거든요.

- 아.

- 그래서 오늘 인제 구두도 맞추러 가구요. 좀 인제 제가 사달라는 거 사주시겠죠. 뭐.

- 아, 뭘 사달라고 그럴 참이야.

(웃음소리)

- 저요?

- 좀 큼직한 걸 하나 불러보지 그래. 하하하하, 어?

- 지금 인제 교복도 맞춰야 되구요.

- 교복이야 맞춰야지 그거 입고 다니겠어. 또, 뭘 사달라고?

- 필요한 거 없어요.

- 큰 거 아무것도 없어?

- 네.

- 어... 저 이거 입학한 데 대한 턱을 어머니, 아버지께서 인제-.

- 예. 큰소리는 못합니다만.

- 지금 말씀하셔도 제가 끼겠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만.

- 네네.

(사람들의 웃음소리)

- 더 좀 얘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느덧 15분이 그만 다 간 것 같습니다.

저는 대단히 즐거운 시간이었었습니다마는-.

- 예.

- 피해가 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됩니다.

- 천만에요.

- 다행입니다.

- 네네.

-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찾아뵙기로 하고.

- 예예.

- 가보겠습니다.

- 예예.

- 감사합니다.

- 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가세요.

(두꺼비 울음소리)

지금까지 농협협동조합 중앙회 회장 문방흠 씨 댁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두꺼비 울음소리)

- 그럼 돌아오는 일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쇼.

(두꺼비 울음소리)

두꺼비의 일요방문을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