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일요방문
제3회 - 체신부장관-홍원표
제3회
체신부장관-홍원표
1964.01.26 방송
(두꺼비 울음소리)

두꺼비의 일요방문.

(음악)

휴일을 즐기시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이 시간에는 만화가 안의섭 씨가

우리들이 알고 싶은 가정, 궁금한 여러분의 가정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두꺼비 안의섭입니다. 에, 오늘은 체신부 장관님 홍원표 씨 댁

한번 찾아볼 생각입니다. 아직 전 한 번도 봬온 적은 없지만 가볼까요? 한번.

(차 소리 및 문 여는 소리)

- 자, 들어오세요.

- 네.

- 들어오십쇼.

- 저 안의섭입니다.

- 네, 처음 뵙겠습니다.

- 네, 반갑습니다. 어서 들어오십쇼.

- 네.

- 네, 앉으세요.

- 자자. 하하하하.

- 손녀?

- 손녀예요.

- 그러니깐-.

- 큰아들이에요.

- 네.

- 아, 네. 처음 뵙겠습니다.

- 안의섭입니다.

- 선생은 내가 말씀은 많이 들었는데 뵙기는 오늘 처음 뵙습니다.

- 저도 장관님 처음 뵙습니다.

- 네, 그 재미있는 펜네임을 가지시고 재미있는 글도 써주셔서, 재미있는 글 많이 보고 있습니다.

- 네. 이렇게 기억을 해주셨으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장관님은 이렇게 한복을 오늘 이렇게 입고

아랫목에 앉아계신 걸 보니까 꼭 저,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춘원선생하고 똑같은 그런 인상을 제가-.


- 그래요? 가끔 그런 말을 내가 듣습니다. 이광수 춘원 선생, 예.

- 네네. 뭐, 너무나 비슷해서 제가 문을 열고 딱 들어오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 아하하하하!

-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구요. 저희도 가끔 보면 크게 비슷하신 것 같아요.

- 그러니깐 요놈이 셋째 아들이에요.

- 아, 셋째.

- 아, 공군 소위.

- 아, 공군에 지금 있고. 아, 또 그 옆에?

- 둘째딸이에요.

- 아, 둘째딸.

- 지금 수원시에 있죠. 남편이 수원 농대 교수예요.

- 아, 예. 네네, 아, 어떻게 이렇게, 어떻게 오늘 이렇게 봤습니까.

- 어, 그, 저, 노는 날이 있으니까 지금 내려왔다가, 내려야 돌집 왔다가-.

- 부산 내려간다고 해서 왔다가-.

- 아주 자식 된 도리를 다분히 하고 있습니다. 또 그 다음.

- 쟤가 막내딸.

- 서옥이에요.

- 셋째딸.

- 영문과 1학년 다녀요.

- 이화이화.

- 아, 이화여대요. 네네. 지금 둘째 아드님이...

- 아, 미국에 있습니다.

- 아, 올라올 수 없겠구만요.

- 아하하하하하하!

- 네.

- 둘째 분만 못 오고...

- 예, 둘째만 못 오고.

- 전부 온 셈이 되겠죠? 네...

- 아, 저 동생이 있는데 자고 있습니다. 지금.

- 자고 있어요? 아직도 자고 있군요.

- 아하하하하하!

- 아침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그럽니다.

-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고. 하하하하하하하!

- 또, 이 친군?

- 손자요.

- 넌 이름이 뭐야?

- 홍충기.

- 역시 홍가구만요.

- 하하하하하하!

- 아주 확인이 됐습니다.

- 너, 이름은?

- 남기예요, 그래. 남기예요.

- 대답 잘 해봐요.

- 벌써부터.

- 너 몇 살이냐?

- 다섯 살.

- 만 세살 반이네요.

- 만 세살 반, 처음 듣는 얘기군요. 아하하하하하.

- 아, 바로 시방 자던... 아하하하!

(기침 소리 및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아주 태평입니다.

- 아주...

- 지금 경기중학, 고등학교를 나와 가지고 치과대학에를 갔어요. 크게 합니다. 크게.

- 아주 얼굴형이 저, 태평형으로 생겼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장관님 고향은...

- 서울입니다.

- 원래 서울이시죠? 아주 이 저-. 네.

- 네, 서울 계동 태생입니다. 또 우리 집사람은 서울 전동, 요새 견지동 태생입니다.

- 아, 아주 거 이 서울에- 뭐라고 그럴까요. 정말 그 서울계시는 분들의 그것이 그대로 그냥-.

- 그러게요.

- 장관님 아직 몇 년 있으면 아마 환갑을 바라보시는 걸로 제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만은.

- 예, 2,3년 있으면-.

- 네, 그렇게 되죠? 아마 지금 쉰...

- 쉰여덟입니다.

- 뵙기엔 쉰두엇... 뵙기에... 아하하하하.

- 고맙습니다.

- 아하하하하하.

- 한턱내야겠군요. 우리 집사람은 얼마로 봬요?

- 글쎄...

- 맞추면 한턱내기로 합시다.

- 이거 떨리는데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에... 쉰여섯?

- 야, 이거이거 뭐... 추리소설 써도 되겠군!

-맞았습니까요?

- 추리소설 하겠어.

- 꼭 맞았었어요?

- 추리적으로 이렇게 됐다 하는 거죠.

- 오늘 가만 두 턱을 얻어먹겠군요.

- 아하하하하하하!

- 장관님한테, 장관님 부인한테도 얻어먹게 됐습니다.

- 근데 장관님 저기 있는 저게 뭡니까? 저기 평시조...

- 예.

- 그렇게 읽어야 되겠죠? 그건 아마 왼쪽부터 읽어야 되지 아마...

보통대로 읽으면 조시평이 되겠구만. 저게 저 인제 아, 동창이 밝았느...

초장, 중장, 종장. 뭐 이렇게 되고 오팔팔오팔 오팔팔오팔 오팔오팔...

- 예예.

뭐, 이렇게 되겠군요. 저게 저 시조, 평시조의 가락을...

- 예예.

- 저건 아마 아드님이 안 하시겠고 장관님께서 늘 즐겨하시는 모양이죠?

- 네. 좋아하죠.

- 아버님 아주 썩 잘하십니다.

- 아, 그래요? 네.

- 특별한 때나 하시기 때문에 보통 때는 저희들도 잘 못 듣습니다.

- 그럼 어떻습니까? 저희들이 한번 듣고 싶다고 말씀 드릴 수 없으니까

이번 기회에 자제들 분들이 듣고 싶다고 한번-.

- 그런데 저게 아버님 생각엔 도를 닦는 것처럼 생각하시기 때문에 말이죠.

그 높은 산에 혼자 올라가셔서 혼자 하십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사람 있을 땐 잘 안 하시구요.

- 혹시 안 선생님이 특청하시면 알 수 없게 되는 거죠. 아하하하하.

- 높은 산에 올라가셔서는요, 사모님.

- 도를 닦고 하시는 거죠. 도를 닦는 심정으로 도통을 했다-.

- 방석을 좀 한 채 갔다 줬으면 좋겠습니다. 높게 시리죠. 올라가서-.

(웃음소리)

- 여기서 한번...

-네?

- 여기서 한번.

- 그거 뭐 시원치 않은데 해볼까요?

- 네.

- 아하하하하하.

- 박수로서 한번...

(박수 소리)

- 자, 그럼 갑니다. 얘가 제일 싫어합니다. 얘, 막내 손주가-. 싫어서 ‘할아버지 그거 하지 마라.’-

- 시조하는 게 너무 싫어서 박자가-.

- 오, 괜찮습니다. 그럼 하나 하죠.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고만둡시다. 이제.

(사람들의 박수 소리 및 웃음소리)

- 전 뭐 이즈음... 전 아주 이, 저, 시조를 몰라놔서 뭐...

- 잘한지 못한지-.

- 그것도 분간을 못할 뿐더러 또 끝난다면 어떻게 인사를 해야 되는 건지도 모르고. 아주아주 그냥 등에 땀이 날 지경입니다.

지들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옛날에는 저런 걸 들으면 좀 골치 아팠었는데

점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은 그런 감을 느끼는데요?

- 음악이란 게 말야, 음악도 그렇고 내 요새 느끼는 게 뭔고 하니 음식, 요리 말씀이야.

이건 양음식 쪽으로 자꾸 그리 가는데 혓바닥이 고도화될수록 이거 단촐한 걸 좋아하죠.

소금 가지고 요리한 거-.

- 네네.

- 이 동치미가 좋아지고.

- 네.

- 소금으로서 젓갈 한 거, 가령 말하자면 새우젓, 혹은 굴젓, 단순한 소금만 가지고 한 게 좋아집니다. 고도화되면.

요즘 사람들을 보면 양요리, 뭐 여러 가지 섞인 걸 좋아하는데 혓바닥 차차차 향상해서 고도화되면

단순한 게 좋아지지. 역시 음악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 네.

- 전 단순한 음악 쪽.

- 사모님은 이제 보니까 식도락계에도 근처에 가시는군요.

(웃음소리)

- 네, 소금 요리 이렇게 되면은-.

(그릇 소리)

- 요 방이...

- 한번 가볼까요?

- 네네. 장관님이 주로 쓰시는 방입니다. 아주, 조그만 방에 아주, 유화. 또 서예.

아주 가득 차 있습니다. 저건 에, 또 무슨 용이라고...

- 아, 고암. 고암 아시죠? 이응로.

- 네네네.

- 이응로라고 파리에 가 있는... 고암의 그림이에요.

- 네, 아... 그 양반 그림이군요. 무척 오래됐습니다.

- 저게 아마 6.25동란 전인데 그 그림이 살아 있어요.

- 네, 저거는 저 어머님 그림인데, 안 선생님 한번 어떻게 보시고...

- 아, 그래요?

- 대답 좀 해주세요.

- 아니, 이걸 장모님이 직접 스케치를 하셨단 말씀이죠. 아...

- 네, 아주 그런 걸 좋아하시죠.

- 네. 그렇죠.

- 그림이 아니죠?

- 이것도 만화의 일종 아닙니까?

- 아하하하하하!

- 아, 뭐. 이건 사실화. 아니, 그림을 퍽 좋아하시는구만요?

- 네, 아주.

- 그래서 그냥 저, 방에 아주 그림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네.. 이건 저 뭐,

장모님이 그림을 잘 그리신다는 점에서도 놀래겠지만 더욱 놀래는 것은

지금 그 나이에 이런 것을 가지고,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시면서 이렇게 배워서 스케치를 하신다는 거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 남산에 가면 그리시면요. 그냥 그 학생들, 조그마한 애들이 우우, 그냥 약장사나 약 파는 사람인 줄

알고 뭐, 모여드는데 질색이에요. 그래서 내가 고만 가시자고 자꾸... 아하하하하!

- 아니, 한두 번이 아니시구만. 인제 보니까.

- 고만 가시자고 그랬어요. 그 이튿날 가서 거기에 칠을 하십니다.

- 아...

- 화백 하시는 것처럼.

- 그림 됐습니까?

- 노인이 뭘 그리시니까 이상스러워서...

- 요새 새로운 사람들 그림 있잖아요. 그.

- 추상화 같은 거요?

- 잉크병 엎질른 것 같은 거. 내가 그 그림 장르 같은데, 내가 보기엔.

- 아하하하하!

- 아드님이 정말 놀래겠습니다. 이건 뭐.

- 차 좀 드세요.

- 네네, 감사합니다.

- 이건 저, 수채, 데상만 전문으로, 연필화로만 뭐한 줄 알았더니 이건 뭐 완전히 수채화고.

- 네... 이건 어디 올라가서 그리신 겁니까?

- 북악에서 이쪽을 쳐다보고... 관악산 그림입니다.

- 아, 이게 관악산.

- 이게 좋아서, 이게 좋아서 그린 게 아니고 관악산의 퍼런 퍼플-

- 네네네.

- 자줏빛 나는 산이 좋아서 그렸어요. 그림은 가치가 없지만 내 기분이 좋아서-.

- 아니.

(사람들의 웃음소리)

- 좋은 그림이죠?

- 아니아니, 이건 보통 소인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마추어의 경력은 이제 확실히 벗어난 것이 됐습니다.

- 정월 초하루까지 이렇게 계획서를 써놨습니다.

- 아, 정월 초하루 날 쓰시는구만.

- 예, 그해의 인제, 계획이시죠.

- 아, 저기 저 아까도 뵈었는데 바깥에 저 있는 게 호시구만.

- 예예, 이건 딴 게 아니에요. 정월 초하루 날 매년 하는데요.

- 건강혁신, 아주 좋습니다.

- 나에 대한 지푭니다. 생활지표고 동시에 가족 전체가 이렇게 해달라는 거죠.

- 가족 법명이 되겠구만요.

- 매년 바뀝니다.

- 매년.

- 금년엔 건강에 제일 인생의 기초로 해놓고 고 다음에 금년에 혁신이라는 하는 것입니다.

- 근데 제가 지금 현관을 들어오다 보니까는-

- 네.

- 이 저, 현관에 쪼그만 칠판이 하나 걸려 있는데.

- 네.

- 거기에 졸업식, 숙명, 막 이렇게 써놓고 780원 써놓고-.

(웃음소리)

- 현관에 이 저, 뭔가 칠판을 걸어놓은 건 처음 봤습니다.

- 예.

- 아주 그 요긴하게 쓸 수가 있겠어요. 그렇게 해놓으면은.

- 네, 근데 갖다 오시면요. 기억도 못하고 흐지부지 할까 봐요. 어디서 전화 온 거,

어디서 누가 또 오셨다 가셨다 하는 거 대강 써놨다가 오셔서 보시면 다 지우고 없애버리죠.

- 아... 가족이 서로 이렇게 인제 연락을 할 수 있게 이렇게- . 저도 좀 좋은 거 하나 배웠습니다.

간단한 돈 얼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하나이지만 거 통신연락망이라고 할까? 과연 체신부장관 댁다운

하나의 재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오늘 이렇게 찾아뵙고 장관님 댁 여러 가지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많은 또 복이, 보다 많은 복이 깃드시길 빌면서 오늘 그만 가보겠습니다.

- 네.

- 대단히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계세요.

- 고맙습니다.

(두꺼비 울음소리)

지금까지 체신부장관 홍원표 씨 댁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두꺼비 울음소리)

국민 여러분, 내주 또 이 시간에 뵙기로 하고 안녕히 계십쇼.

(음악)

두꺼비의 일요방문을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10.21)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