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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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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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방문 - 박장우·홍우 형제
일요방문
박장우·홍우 형제
1972.03.26 방송
(음악)

일요방문.

(음악)

- 한 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이 3월의 마지막 휴일인데 즐거운 계획이라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요일 아침, 동아의 가족을 찾아서 즐거운 대화를 나눠보는 일요방문. 오늘은 그 서른한 번째 시간으로

불구의 몸과 가난을 이기고서 요번 사법시험에 형제가 나란히 합격해서 화제가 된 박장우, 박홍우 형제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음악)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 어떻게 유명한 집을 오늘 찾아뵙게 돼서 오늘 얘기 참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하하하.

- 네.

- 제가 들어서면서 보니깐 아주 축하화분도 있구요. 아... 굉장히 그, 여러분들이 축하해주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데

요즘에 인사받기 참 힘드시죠? 벅차실 것 같아요.

- 예, 일주일 동안에 아주.. 혼났어요.

- 아하하하, 아주 어쩔 땐요. 손님이 그치지 않구요. 편지도 많이 오고, 축전도 많이 오고 그래서요. 요샌 아주 바쁜 생활을 합니다.

- 그래요? 아버님은 어떠세요. 인사 많이 받으시죠?

- 많이 받죠. 시골이고 서울이고 댕기는 곳마다 그저 바쁘기 때문에 뭐 정신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리고 인제 어머님도 동네에서 그러죠? 아유, 참 부럽다고 말이죠.

- 네.

- 아하하하, 인사 받으시죠?

- 그렇게 고생하더니 원.

- 네.

- 그렇게 고생을 하더니 인제는 고생 안 하게 됐다고 동네 분들이 모두 정말 당신네들 일처럼 기뻐해주세요.

- 네, 그리고 인제 그 얘기도 물어보시죠.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장한 아들들을 두셨느냐고.

- 네, 동네 분뿐이 아니라요. 저, 서대문이니 뭐 이런 데서도 종종 찾아오시는 분도 계시구요.

- 아..

- 편지로 물어보시는 분도 많은데요. 바빠서 아직 답장을 못 썼어요.

- 네.

- 인제 쓸려고 그래요.

- 하루에 몇 통씩 대략 받으십니까?

- 하루에 한... 많은 날은 한 20여 통 오구요.

- 네...

- 조금인 날도 한 10여 통씩 와요.

- 네, 대부분들이 어떤 내용을 담아 주십니까? 그 사연들을?

- 주로 축하한다는 편지가 많구요.

- 네.

- 그 중에는 시골에서 독학하시는 분들이 공부하는 방법이랄까... 이런 것들을 문의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 네. 이렇게 인제 축하 얘기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시간이 갔는데요. 우선 여기 계신 분들

식구 소개를 좀 해드려야 될 것 같애요. 아하하, 지금 아버님, 어머님 외에... 지금...?

- 누나요.

- 4남매가 지금 모여 있죠. 원래 5남매죠?

- 네.

- 근데 어떻게 가운데에 있는...?

- 한성여고 2학년 다니는 아이가 오늘 도서관을 갔어요.

- 역시 또 공부하러 가셨군요.

- 합격됐다는 거 듣고 자기도 공부를 더 해야겠대요.

- 아하하하, 아하하, 그렇군요. 여러 가지로 자극을 많이 준 것 같아요. 좋은 자극을.

- 요즘 같아선 가족뿐이 아니라 외부에도 많이 자극이 된 것 같아요.

- 그렇죠.? 저기... 맨 큰 분이 누나...?

- 누나예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예... 누나가 숙희 씨라고 그랬죠. 그 밑이 장우 씨구요. 그 다음이 홍우 씨. 그리고 한성여고의 선희 씨.

그리고 막내둥이가 지금...?

- 창경국민학교 6학년이에요.

- 귀희예요.

- 귀희예요? 아하하하. 가족들이 꽤 밝아요. 명랑하고 굉장히 웃기를 잘하시는데.

- 요새 너무 좋아서 그래요.

- 좋아서요?

- 너무 많이 웃어서-.

- 항상 웃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제가 가족이라 명랑한 성격인데 거기다가 요새 또 기쁜 일이 생기고 하니까 이건 뭐 마냥 웃을 수밖에요.

- 요새는 너무 기뻐서, 너무 근심되고 그럴 때도 잠이 안 오는데요. 너무 기뻐서 잠이 잘 안 와요.

- 그래요?

- 조금 자다 일어나면 불 켜놓고 애들 자는 얼굴 들어다보면서 어찌나 흐뭇한지요.

- 아하하하.

- 어린애들 모양으로 머리도 만져보고 그래요.

- 이런 역경을 딛고 일어나신 가장 큰 그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을 하세요? 장우 씨는? 자신들의 노력도 물론 있겠지만요.

- 어머니가 여태까지 저는 특히 어머니가 20여 년을 저를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셨구요.

- 네.

- 또 아버지와 가족들이요.

- 에, 선생님들이 정말 아이들에 대해서 상당히 이걸 에, 뭐, 교육적인 면이나 가정적인 면에서 상당히 도움을 주셨어요.

- 네.

뭐,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뭐, 특히 친구들, 저애들의 친구들도 격려를 상당히 해주고 그래서, 뭐, 여러 가지 면으로

볼 적에 이, 우리가 오늘날 이렇게끔 된 것이 주위에서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덕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어때, 귀희 양은 학교에서 인사 많이 받죠?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뭐라고 그래요?

- 부럽다고들도 많이 하구요. 친구들은요, 나는 판사 동생의 친구라고 그래서 좋아하고 그래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자랑스럽게 생각하겠죠? 물론?

- 네.

- 선생님들은 뭐라고 그러세요?

- 대개들 축하한다고 그래요.

- 축하한다고요.

- 두 아드님이 이렇게 고시에 나란히 합격했다는 소식을 제일 처음 어떻게 들으셨어요? 어머님은?

- 작은 애가 학교에서 듣고 왔어요.

- 어, 홍우 씨는 어떻게...?

- 제가 인제 학교 중간에 인제 수업을 마치고 나왔더니 친구들이 벌써 학생운영실에 가서요. 명단을 보고

우리 형제 합격한 걸 알아가지고 왔어요.

- 아.

- 나오자마자 저는 생각도 안 했는데 됐다고 그러면서 막 어깨도 두드려주고 그랬죠.

- 그래서 맨 처음에 달려온 게 어디였어요.

- 그.... 형들께 좀 더 확인을 한 다음에요. 정말로 믿고서 인제 집에 갔죠.

- 정말로 믿어지지가 않더래요.

- 아...

- 그래서 달려와서 왔더니 어머님이 계셨어요?

- 집에 왔더니 어머니하고 누나하고 형하고. 이렇게 있었어요.

- 네.

- 그래서 인제 알렸더니 어머니는 눈물도 흘리시고...

- 네.

- 누나는 손뼉을 치고... 그러다가 한동안 표정이 얼떨떨한 표정이구요.

- 믿을 수가 없었죠. 아하하하.

- 저기, 장우 씨는 이번 시험이 어땠어요?

- 그 전보다는 좀 난 것 같았두요. 이게 원체 논문식 시험이라서요. 뭐... 알 수가 있나요. 논문식 시험은 잘 본 것 같아도

결과 보면 형편없구요. 어떤 때는 좀 낮춰보구요. 점수 좀 잘 봤다는 생각이었죠. 알 수가 없었죠.

- 홍우 씨는 어땠어요? 이번 시험이요. 자신 있었어요?

- 전 뭐... 공부 시작한 지 한 1년 3개월밖에 안 됐거든요?

- 네...

- 그래서 자신이라는 도대체 가질 수가 없구요.

- 네. 그래도 인제 보고 났더니 그렇게 아주 망한 것 없는 것 같아요. 아주 잡친 거는요. 그래서 그렇게 크게 기대를 안 했지만 한 조금은 기대는 했었죠.

- 내가 기대해서요. 내가 시험에 잘 봤냐고 그러면 시간마다 인제 보고 나올 적에 잘 봤냐고 물으면 잘 봤다고,

이건 집에 와서도 난 분명히 될 거라고 그래서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합격한다고 그러고 떨어질 것 같으면, 내 생각에도 떨어질 것 같으니까요. 처음 봤으니까.

- 네.

- 난 합격에 써놓을 거라고 그러더니 그냥 일찍 자버려요.

- 나만 한 서너 시 될 때까지 잠도 못 자고 고민했죠.

- 네. 그러니까 이런 데서 형제간의 성격의 차이 같은 게-.

(사람들의 웃음소리)

- 결국 성격의 차이죠.

- 네, 근데 어머님. 시험 치는 날도 시험장에 가신 모양이죠.

- 그럼요. 가까우니까 왔다갔다가. 시험 끝나는 날 헤어지는데 여러분들이 전부 아니야, 아니야, 또 만나자고 그래요.

그래서 나는 그 소리가 대단히 기분 나빠서요. 아하하하. 떨어지면 또 만날 수가 있잖아요. 만나자고 하는 얘기지만

그렇게 말을 할까 하구요. 난 그 말에 대답을 안 하고 헤어졌다구요. 기분이 나빠서.

- 아하하하, 그런데 그, 어떻습니까? 공부할 때, 아무래도 형님하고 같이 공부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많죠? 홍우 씨의 경우는.

- 네, 그러니깐 저의 경우는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학교강의도 별로 많이 들을 수가 없었구요. 결국 그 나머지를 모두

형한테서 배웠죠.

- 네, 그러니깐 홍우 씨는 자신의 두뇌도 있겠지만은요. 어허허, 형은 다섯, 여섯 번 쳤다고 저는 알고 있는데요.

- 네.

- 다섯 번 만에 합격한 거고 홍우 씨는 이번에 첫 번 만에 합격의 영광을 누리셨는데 그 덕을 자신보다도

형님한테 드리는 게-. 아하하하.

- 정말 솔직히 그래요.

- 솔직히. 아하하.

- 저도 공부하는 데 동생이 힘이 많이 됐죠.

- 서로 그래요.

- 예를 들면 저는 몸이 불편하니깐 가까운 데, 학교 도서관 같은 데 있는 책들은 마음대로 볼 수가 있어도요.

- 네.

- 도서관 같은 데 없는, 국립도서관이니, 이런 데 다니면서 찾아봐야 할 것 들은 동생이 가서 구해오구요.

이런 것들은 동생이 힘이 많이 됐죠.

- 네. 밤에 공부할 때 말이죠. 가족들은, 제가 보기에는 방이 이렇게, 건넌방, 윗방으로 돼있는데 둘 다 좁지 않아요?

그러면 어느 방에서 지내셨습니까? 윗방에서 지내셨습니까?

- 네, 공부는 윗방에서 하구요.

- 낮에는 학교 가서 하고 밤에 오면은 거기서-.

- 밤에 10시만 되면 인제 불이 꺼지니깐요. 도서관에. 그러니까 그때 와서는 12시 내지 1시 정도까지 공부를 하거든요.

그럼 그 사이에는 어떡하냐면은, 가족들은 공부할 때면은 하여튼 세상에서 입을 봉해야 하거든요.

- 네.

- 왜 그러냐면은 주위가 떠들고 그럴 것 같으면은 공부 안 되니까. 그래도 일단은 눈을 뜨고 있어도

입은 다물고 있어야 돼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라디오 같은 것도 못 틀고.

- 라디오 같은 것도 몇 년 동안 듣지도 못했구요. 어떻게 해서 한 번 고장 나면 일부러 안 고치죠.

- 아하하하, 완전히 고시생을 위해서 그냥 집안 식구들이-.

-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요. 가족들이 전부 그렇게 다 애쓰시죠.

- 아하하하.

- 하여튼 역시 오늘날의 영광은 물론 저애들이 열심히도 했지만 또 가족들도 그만큼 저애들에 대해서, 에, 힘을 써준 거죠.

- 그렇죠.

- 어른들은 괜찮지만요. 요런 쪼그마한 애들이 더... 방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거든요. 이웃집에서 그러면 참 곤란해요.

그냥 우리집 식구처럼 말할 수도 없구요. 그런데 처음 시도할 때는 남한테 저거한 것 같지만요.

아주 애들이 공부도 못하고 가만히 찡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면 너무 딱해서 내가 어떨 때는 인심이 없어 보이지만요...

- 네.

- 그렇게 말한 적도 있어요.

- 네... 그렇군요. 근데 어머님께서 책도 사러 다니셨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 네.

- 어머님, 법률에 관한 지식이 꽤 많으신 것 같아요.

- 그건 다르죠.

- 그건 다른가요?

- 아... 어느 분의 책이 좋다든가요.

- 네...

- 그런 거는 대충 알죠.

- 그러세요?

- 책은 내가 거의 사다주다시피 했으니까요.

- 어디 가서...

- 청계천에요. 돌아다니면서 헌 책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하고 그래서요. 청계천의 책장수들이 나보고 책장사 하지 말라고... 아하하.

- 아하하하.

- 여러 번 실패를 하니깐 가장 괴로운 게요. 그 전에는 시골에서 용정 들어오게 용정에서 열심히 해서 고등학교 들어가고 또 용정에서

사람들이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걸로 얘기를 하던 게 여러 번 실패하니깐 남들이 제 실력을 인정을 안 해요.

아, 그런데 그게 참 섭섭하고... 아하하하하.

- 그러니깐 저기 장우 씨의 경우는 지금까지 공부하는 건 뭐든지 자신 있다고 생각을 하셨군요.

- 네, 대학교 3학년 때까지는 정말 어렵다는 걸 몰랐죠. 공부를 하면 되는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 뭐, 어떻게 생각하면 좀 너무 여러 번 고전을 겪었지만 어느 면에 볼 땐 그냥 단박에 된 것보다도 그게 낫다고도 생각해요.

- 그렇죠. 좋은 체험이었죠.

- 그래서 알게 됐죠.

- 그래서 뭐, 그 전에는 아주 그런 데 떨어지는 사람은 참 공부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그랬는데-.

- 외판을 하신다는 얘길 들었는데.

- 네.

- 요새도 나가십니까?

- 네, 요새도 나가죠.

- 그러면 그, 외판하시면서 그런 얘기 많이 들으시겠네요. 두 아드님 얘기.

- 네, 많이 들어요. 어디 가든지 가는 곳마다 그저, 나는 목적이 책을 팔러 가면은 저쪽에선 먼저 얘기가,

축하한다는 얘기가 들어오니깐요.

- 네.

- 하여튼 어디 가든지 정말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 아하하하. 고시공부하면서 머리 식히실 때는 대략 어떻게 보내십니까?

- 한때는 귀희한테 책 빌려다가-. 아하하하.

- 무슨 책을 빌리시는데요?

- 아하하, 동화책이나 소년중앙 이런 거요, 소년동아, 이런 거는 봤거든요. 거기 나오는 소설이나 만화 같은 거는

참 재밌거든요.

- 007.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작년에 우승컵이라는 만화 있었잖아요.

- 아하하하, 네.

- 저도 모르겠는데요. 처음 들어봐요.

- 그래서 어머님은 안 보셔서 어떻게 우리가 만화 갖고 정말 어떻게 됐느냐, 그게 어떻게 됐소? 이러고, 뭘 갖고 그러느냐고 그러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엄마는 나중에 좀 많이 보셨어요.

- 그래요? 만화, 만화 가족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군요.

- 다른 만화는 안 봐요. 그렇지만요. 소년동아에 나오는 것만 봐요.

- 만화라는 게 참 좋죠. 천진난만하고.

- 사람이 참 자랄수록 괴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는 거죠.

- 읽으면 참 기분도 상쾌하구요.

- 아하하하, 저도 한번 그 취미를 붙여봐야겠는데요.

- 네.

- 아하하, 만화하면 어린이만 보는 것이니 했는데.

- 소년동아 오면 서로 그냥 잡아 당기구요. 겨울에도 밖에서 받으면 추운데도 들어오면 뺏길까봐 밖에서 받아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귀희 양이 제일 아우성치겠는데요.

- 그렇죠. 눈치를 보면서 그냥 신문 오는 소리가 나나하고 사사삭 몰래 나가보죠. 또.

- 갖고 들어오면 아무래도 어리니까 또 뺏기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 두 분이 성격이 대조적이라는 얘기를 했는데요 .

- 제가 좀 성격이 내성적이었더랬어요.

- 네.

- 대학 떨어지면서, 고시 떨어지면서 이상하게 성격이 이렇게 좀 명랑해졌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고시 낙방하신 게 한 가지 면으로...

- 영향이 참 많았어요.

- 그렇게 돼서 오히려 잘됐다고 그러죠. 그 전에는 여간해선 말도 잘 안 하고 그랬거든요.

- 예예. 학교 가서도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면 얘기해도 거의 말도 안 하고-.

- 그래도 전 말을 많이 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형제지간의 우애는 어때요? 두 분이 에...

- 원래 둘 사이야 좋아요.

- 구만리예요.

- 구만리예요?

- 얘들 사이야 뭐 어렸을 적 때부터 아주 좋았으니까요. 그래서 시험 볼 적에도요. 그냥 올해 같이 보고 그랬어요.

절대로 그렇게 시험 볼 게 아니라고 이렇게 되면 둘이 다 안 될 줄 알았어요.

- 아...

- 그냥 돌보면서 형은 아우 걱정, 아우는 형 걱정-.

- 두 분이 합격을 하셨으니까요. 어, 인제 앞으로 법관의 꿈이 인제, 계획이 돼있을 텐데 어떠세요? 그,

두 분이 나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 되겠습니까? 어떻습니까?

- 좀 다른 것 같애요.

- 네.

- 나는 현재 사법연수원 다닌 다음에 판사라는 건 좀 짧게, 한 4,5년간 밖에 안 하구요. 변호사 계통으로 나갈려고 그래요.

알아서 좀 어렸을 때 마음먹었던 대로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일생을 바치고 싶어요.

- 아, 네.

- 그리고 홍우 씨는?

- 전 지금 생각으론 판사로 들어가서 판사로 그냥 끝까지 있을려고 그러는데 그 교수직 있잖아요?

- 네.

- 교수직에도, 그것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데 아직 그렇게 깊이 생각은 안 해봤어요.

- 애들이 엄청 그렇게 크게 투자하거나 그런 건 안 바래요. 앞으로는 가정적으로 좀 행복하고, 평탄하게 살게 됐으면 하고 바랍니다.

- 아하하하.

- 아하하하.

-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꽤 차이가 날 것 같은데요. 그, 장우 씨의 경우, 인제 앞으로 결혼도 하실 테고, 그럴 텐데

신붓감 고르는 데도 많이 좌우되겠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굉장히 얌전한 시골색시 같은...

- 네, 그런 사람...

- 저번에 몇 번 유성 가본 사람은 싫대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참, 청취자 여러분께서 들으시면서 말이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주 얌전한 소박한 아가씨 하나가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 홍우 씨는 어떠세요? 홍우 씨는 어떤 타입의 여성 생각하세요?

- 뭐 그렇게 막.... 뭐, 그렇게 너무 명랑하거나 그렇게는 원하지 않고, 명랑하기는 하지만 그 얌전하달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순진하고 좀 여자다운...

- 나는 너무 여자다운 사람은 싫더라, 야.

(사람들의 웃음소리)

- 어머님 말씀이, 말씀하다 보니깐요. 남자 분들 말씀보다도 여자 분들이 이 집은 꽤 신식이에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장우 씨가 그 역경 딛고 일어나신 가장 큰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저... 어렸을 때 공부하고 이런 때 고민이 참 많구요. 어쩌면... 참 좌절될 만한 계기들이 여러 번 있었죠.

그럴 때는 언제나 어려서 생각했던 대로요. 내가, 나 혼자만의 삶을 했을 때만 해도 남들보다 불행하게

살 거는 빤한 거니깐요. 그거보다는 남들을 위해서 일생을 바친다는 데서 보람을 찾으려구요.

- 네.

- 그걸 어려서부터 좌우명같이 생각을 했기 때문에요.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고서는 괴로울 때도 다시 힘을 내자...

- 음... 홍우 씨의 경우는...?

- 그렇게 내가 혼자서 특별히 좋은 일을 한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늘... 적어도 나는 나쁜 일은

하지 말자. 이런 식으로는 많이 생각을 했죠.

- 어머님이 항상 아드님들 공부하실 때 정한수 떠놓고 빌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 그런 거 나는 안 했는데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런 거는요. 뭐, 종교도 안 믿지만요. 나는 좀 나름대로 고집이 세서 그런지요. 아주 미신이고 뭐고 통 안 믿어요.

- 세 번 떨어지고 나서 한 번 했더랬어요. 근데-.

- 작년에는 정말 정한수 떠놓고 했어요. 그렇게 해도 저희가 아까 얘기했듯이 200일 거진 가까이 했는데도

그렇게 되니깐 금년도는 포기하고 아예 안 했어요.

- 역시 미신은 믿을 게 못되나 봐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오늘 모처럼 휴일인데 이렇게...

- 오늘은 좀 어디 나가볼까 하고 있는데요.

- 어디로요? 아하하하.

- 저, 뭐, 경복궁이라든가.

- 아무튼 오늘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네.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음악)

지금까지 낙산 기슭 동숭시민아파트 아래에 있는 판잣집에서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형제가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장우, 박홍우 형제의 집에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방문에 프로듀서 김유주, 아나운서 이선미였습니다.

일요방문, 서른한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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