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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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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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방문 - 이항녕(홍대총장)
일요방문
이항녕(홍대총장)
1972.03.12 방송
(음악)

일요방문.

(음악)

한주일 동안 안녕하셨어요. 3월 들어 두 번째로 맞이하는 휴일인데요.

즐거운 계획을 세우셨는지요? 일요일 아침, 동아 가족을 방문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눠보는 일요방문. 스물아홉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제 홍익대학교 초대총장으로 취임하신

변호사 이항녕 박사 댁을 찾아왔습니다.

(음악)

- 안녕하십니까?

- 네, 이 먼 데까지 오셔서... 아하하하.

- 네, 굉장히 높은 지대에 살고 있어요.

- 저기 사는 여기선 높은 거 하나가 여기서 살맛이 있는 거예요.

- 자가용 없으면 찾아오기가 힘들 것 같애요.

- 자가용 없는 게 좋아요. 내 등산 좋아하니까.

- 네.

- 여기만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 네...

- 등산에 상당하는 코스나 마찬가지죠.

- 네.

- 네.

- 근데 들어서면서 느낀 건 정원이 굉장히 넓은데 집이 몇 평정도 되나요?

- 한 200여 평 될 거예요. 정원은. 네네.

- 아하하하, 사모님이 한번 마당 소지하시려면 굉장히 힘드시겠는데요?

- 처음엔 그렇게 힘든 줄 몰랐는데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요샌 힘이 들어요.

- 게다가 제가 들어와서 또 느낀 게 이 넓은 집에 식구가 굉장히 적어요.

- 아하하하, 네.

- 제가 여기 오기 전에는 가족이 인제 8남매가 된다고 그러고... 자제 분이요. 그리고 또 저기... 식구들이 많다고 그래서...

- 네.

- 아, 근데 지금 오신 분이 네 분밖에 없지 않습니까?

- 아하하하하.

- 아니, 8남매지마는 뭐 장성해서 각각 따로 살아서 지금 뭐 다 큰 사람들이니까 그리 될 수밖에 없어요.

- 지금, 저기 제 옆에 있는 분이 이재원 씨죠?

- 네.

- 이 집에서 몇 째 아드님이 될까요?

- 남자로는 다섯째고 합으로 치면은 여섯째예요.

- 네, 오늘 저기, 책임이 막중하신 것 같애요. 8남매를 대변해서 모든 얘기를 다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

- 일당 백이니깐요.

- 아하하하하하.

- 근데 재원 씨도 오늘 휴가차 나오셨다고 그랬죠?

- 네.

- 군에 계시는...

- 네, 군대, 지금 병장입니다.

- 그렇군요. 아하하하하.

- 네, 마지막...

- 병장이면 꽤 높은 걸로 아는데?

- 그런가요? 제대를 얼마 안 남았...

- 제대 몇 달 안 남았어요.

- 제대가 몇 달 안 남았군요. 그러면요. 지금 가족이 손주분 한 분하고 또 아버님, 어머님, 재원 씨하고 있는데

그 가족 소개를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8남매에 대한 가족 소개.

- 제가 한참 안 나오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저희 큰형님이 지금... 저... 뉴욕에 계신데요. 지금 의사입니다. 의산데 지금 서른일곱 살인데 아직도 공부해요.

마흔한 살까지 해야지 끝난다고 그러네요. 또 그 집에 조카가 둘 있구요. 저희 조카들. 둘째 형님이 요번에 2월말인가

결혼했어요. 지금 파리에 계시구요.

- 네... 결혼해서.

- 네. 미국에서 결혼해가지구요. 요번에 파리 갔고 셋째 형님에 여기 계시는데요. 용희라고... 제 조카...

- 아버님이군요.

- 네, 여기 지금 성동지원판사로 있구요.

- 네.

- 넷째 형님이 지금 오하이오 주립대학에 있구요.

- 네.

- 그리고... 고 위에가... 그 다음에가 제 남자 형제구요. 고 다음에 누이가 하나 있는데요. 그분이 지금 저,

부산에 계십니다.

- 네.

- 저희 매형이 저... 유공에 있어 가지구요.

- 네.

- 거기 계시구요. 제 밑에가 여자동생 하나. 요번에 이대 졸업하고. 그리고 막내가 지금 홍대 1학년 다니는 친구가 하나 있어요.

- 아하하하, 지금 외우시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는데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이렇게 많은 형제들이 다 뿔뿔이 돼서 지금 아... 이 넓은 집에는 재원 씨하고 누구죠?

- 재영이랑... 재철이하고 있어요.

- 네...

- 얘 손자는 그저께 놀러온 거죠.

-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굉장히 조용하겠네요. 그러니까.

- 그러니까 저... 원주인은 어디 나가 있고 손님이 와서 지금...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근데 총장님, 어저께 홍익대학이요.

- 네.

- 신입생 입학식도 있었고 또 홍익대학이 단과대학에서 종합대학으로...

- 네.

- 어저께가 총장님으로 정식 취임하신 날이라면서요.

- 네, 어제 취임했습니다.

- 상당히 벅차실 것 같아요.

- 네, 근데 뭐 종합대학이라지만 우리집이 종합대학이에요. 우리집이. 왜 그런고 하니 우리... 그... 8남맨데

큰 애는 의학, 둘째 애는 건축, 셋째 애는 법학, 넷째 애는 경제학, 다섯째 애는 기계, 인저, 기계과.

- 네.

- 또 그, 저, 여섯째 애는 미술. 여자는, 여자 위는 문학, 또 막내는 약학. 그래서 우리집 자체가 종합대학입니다.

- 종합대학이군요. 지금.

- 아하하하하하.

- 아니, 근데-.

- 며느리도 다 또 달라요.

- 네...

- 며느리도 합치면 더 종합대학인데 인저, 큰 며느리는 저, 가정학.

- 네.

- 여 둘째 며느리는 음악가, 플루트를 불어요. 고 다음에 저, 셋째 며느리는 약학. 넷째 며느리는 교육학. 아... 다섯 째...

- 근데 사위-.

- 사위는 고 인제 토목과.

- 네.

- 응, 그러니까 그것도 일종의 종합대학이에요.

- 아하하하.

- 자격이 없죠.

- 아니, 인제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셔서 그렇게 된 걸까요? 그냥 자연히...

- 그냥 자연히 그렇게 됐는데 지금 농과가 하나 없어서 섭섭하다구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인제 손주 중에서 농과 하나 가면 정말 종합대학이라고 그러겠는데요. 쇼구모의. 기분이 이상하시겠어요. 이렇게.

- 네, 예전엔 참 많은 것 같더니요. 어떻게-.

- 우유가 하루에 여덟 개씩 없어졌거든요.

- 그러죠, 뭐. 많은 게 없었어요. 뭐든지요. 많이 사온다고 해도 그날로 다 없어져요.

- 게다가 위로 쭉 또 남자니...

- 네, 남자니까 그땐 남자애들이니까 와서 친구들이 놀러오는 애들이 참 많아요. 그러니까 무슨 여관집 같애요.

- 아하하하하하.

- 여관집이나 마찬가지죠. 언제든지 애들 진치고 있으니까 십여 명씩 들끓죠 뭐.

- 그때는 심부름 하는 사람도 둘 있었어요. 혼자 못 당해요.

- 사모님께서 많이 하셨겠네요.

- 그러니까 목이... 인젠요. 어떤 친구가 그래요. 한 십여 년 만에 만났는데 아니 왜 이렇게 음성이 거세졌느냐고.

- 아하하하하.

- 그야말로 노가다가 됐느녜요. 그래서 내가 그러냐고 그랬더니, 우리집에 와보더니 그렇겠대요. 아이들이 소리소리 질러서.

- 아하하하하하.

- 그 전화 받는 목소리는 아주...

- 그, 애들 친구가 오고하면 저흰 무슨 여관 같아서 만두를 빚어도요 한 200여 개 300개 빚어야 차례가 돌아가겠어요.

- 아하하하하하하.

삼촌이 있을 때 사위도 아들이라고 해요. 그 애는 대학생이 넷이니까요. 한데 합쳐놓으면 보통이 아니죠 뭐, 그거.

사과도 한 궤짝 들여다 놓으면요. 뭐 씻어서 갖다 놓으면 와삭와삭 그냥 먹어서 다 없어지죠. 그냥 그날로.

- 네. 그러니까 여덟, 8남매 가운데 따님이 둘 있지 않습니까?

- 네.

- 인제 아래로 있는데 그 딸들은 어때요? 성격이?

- 네, 큰 애는 좀... 남자 틈에서 자라서요.

- 네.

- 뭐든지 하는 게 남자 같애요. 혹시 가다 뭐 좀 하라고 그러면 오빠들은 안 하는데 왜 나가 해야 되느냐.

난 여자 아니냐?

- 왜 여자보고 일하라고 그러냐, 오빠들이 일하라는데. 조그만 하면서도. 그러더니. 네네, 남자. 생긴 건 여자같이 생겼어요.

- 여자도, 생긴 게 여잔데 뭐.

- 아니, 얼굴이 우락부락하게 건장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 제 위에가 현재 시집을 갔으니까 약간 좀, 좋지 않게 얘기해도 시집가서 걱정 없으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 동생은 좋게 얘기할 거예요.

- 걔는 조금... 달라요. 네.

- 근데 그 8남매 가운데서 아버님 닮은 아드님은 누구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 지금 넷째가 제일 많이 닮았지, 얼굴 닮은 형은요.

- 넷째면... 장가...

- 장가갔죠. 지금 딸 형제 있어요. 오하이요에 있는 앤데.

- 네... 그래요?

- 이... 그런 얘기가 다 있었는데요 뭐. sd성경 대회에 나갈 일이 있었는데요. 인제 아버님이 뭐라고 그랬냐면-. 너, 오늘 가서 봉급 타 가지고 와라.

그럼 도장을 가져가야 될 거 아니에요. 도장을 가져가는데 거기서 그러더래요. 도장을 가져가니까 도장 안 가져와도 되겠다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 정도로 똑같아요.

- 아... 지금 제 왼쪽에 계시는 재원 씨는 누구 닮은 편이에요. 모습은 어머님도 아니고, 아버님도 아니고.

- 저...

- 돌아가신 증조할아버님의 모습이 많아요.

- 증조할아버님이 굉장히 미남이었던 모양이에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 얘기 제가 할려고 그랬더니.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재원 씨가 한번 어머님, 아버님, 성격 좀...

- 다 무슨 일이 생기잖아요? 아버님은 딱 화부터 내고 시작하는 거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어머님은 인제 여자분이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요. 아주 대조적입니다.

- 네. 총장님 얘기 좀 듣고 싶은데요.

- 네.

- 옛날 얘기 가운데서 참 재밌는 얘기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왔는데요. 아하하하.

- 우리가 여지껏 살아올 적에 에... 제일 감격스러웠던 일은 음... 4.19 때, 4,19 때 우리집 애가 대학생이 넷이거든.

- 네.

- 넷이 그때 대학을 댕겼어요. 넷이 다 서울대학을. 네 명이 다 데모에 참여했는데 근데 무암산까지 갔거든?

말하자면 이, 경무대 앞까지 가서-.

- 그렇죠.

- 글쎄, 그, 우리 둘째 말이에요. 둘째하고 같은 의과대학에 있는 김모 학생은 총을 맞았어요. 그리고 서울대에

비석이 있지 않았어요?

- 네.

- 그라고 우리 큰 애는 의사니까 인저, 이, 밤에 까만 옷을 입고 데모를 하고 말이에요. 또 병원 중에서 또

그 데모 부상자 치료하고, 넷째는 말이야. 그때 1학년짜리는 이는 멋도 모르고 철부지라서 막 그냥 완전 대법원까지 가고

뛰어 돌아다닌 모양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아주 불안해서 혼났습니다. 25일날 우리가 데모하지 않았습니까?

교수 데모, 교수 데모를 하고선 막 그냥 집에 돌아오니까 말이에요. 방송을 들으니까 그, 저,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막

그냥 많이 모이고 뭐 이기붕 씨 집을 불태우자고 그래서 아하, 이제 전부 치부되는구나, 말하자면 시내 입구부터 들끓으니까

그때 교수들 다 잡아온 줄 알았단 말이에요.

- 네...

- 그래서 아주 못 잤어요. 그날.

- 목이 꼭 잠겨서 들어오셨더군요.

- 응. 데모 가족이지, 데모 가족.

- 아하하하하.

- 근데 데모를 해서 학교를 쫓겨났어요. 아하하하하, 결과적으론.

- 네.

- 옛날로 되돌아가서 법관 하면은 부임지를 많이 전근해서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네.

- 사모님도 많이 전근 다니셨죠?

- 아하하, 그렇죠. 뒤에 따라 댕겼으니까 뭐.

- 몇 번 정도 다니셨어요?

- 그러니까 제가 이 시댁에 와서 여지껏 사는 동안에 아마 한 열두 번은 이사 다닌 것 같아요.

- 아하하하하.

- 다른 사람이야 재밌죠. 여기 저기 구경 댕기고 하면.

- 그렇죠.

- 사실 재밌어요. 전근하는 거 조금도 우리가 고통스러울 거 없어요. 음.

- 그래도 저희는 그러잖아요. 한곳에서 좀 안정되게 살고 싶다고.

- 아, 안정되게 사는 것보담도 우리는 어떤 때 한군데 사니까 지루하잖아요? 지금.

- 그래서 지금도 어디 정리 좀 해서-.

- 아하하하하.

- 여기저기 돌아다녀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어요.

- 이 총장님, 여행 좋아하시지 않으세요?

- 여행 좋아요.

- 그래서 그러세요.

- 이분은 인제 이사를 가도 무슨 힘든 일을 안 하시거든요. 도대체가 짐을 안 싸요.

- 아하하하, 그러면 어떻게 싸십니까?

- 저 혼자 싸지요. 그러게 이사를 가도 피곤하시질 않으시지 저는 이사 한번 하고 나면 아주 골탕을 먹어요.

- 아하하하하.

- 그야말로 큰 짐은 혼자 챙겨야 해요.

- 그 왜 그러실까요? 좀 도와주시지.

- 안 도와주세요.

- 아이, 나중에 이사 같은 건 또 하는 사람이, 여자가 할 일이고, 나는 좀 대국에서 서서 지휘, 감독을 할 테니까.

- 의연한 자세.

- 재원 씨는 아마, 아버님의 영향을 받는다면은 요즘 여성분들 별로 그, 환영 안 할 것 같은데...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렇죠. 근데 요새 애들은 안 그래요.

- 요즘 굉장히...

- 아하하하하.

- 근데 지금은 아들이 다 장성하지 않았습니까. 꼬마들 여덟 명이 방에서 정말 우글우글하면은 정신도 없고

그러셨을 텐데 사모님이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 아하하하하, 집을 장만할려니 어디 그렇게 넉넉한 여유가 있어요? 해서 저 한성대 부근, 그 꼭대기에다

열두 칸짜리 집을 하나 샀어요. 열두 식구에 집도 열두 평이에요.

- 아하하하하.

- 네, 그래서 친구들이 놀러오면 놀려요. 열두 평에 열두 식구니까 한 평에 한 사람씩 산다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 집안에선 늘 싸우죠 늘 싸우는데... 아... 가령 조그만 놈들이 있잖아요? 그렇더라도 밤에 집에선 싸우더래도

밖에서는 말이에요. 지 형을 배경, 백으로 믿고 말이에요. 큰놈을 지가 건드려요. 싸움을 건드려요. 그러면 이제

형들이 우르르 나가서 말려주잖아요. 그래서 인제는 그, 재철이 놈이 그런 짓을 잘했어. 아, 조그만 놈이. 넷째 놈이 말이야.

당돌하게 말이야. 더워도 큰 놈을 건드려요. 싸움 걸면 형들 불러다가... 아하하하... 응원을 청하고 그런 일이 있었어요.

- 네, 제가 듣기로는 선생님 강의가 아주 명 강의라고 소문이 나 있던데.

- 아이, 그 명 강의... 뭐...랄 거 없고 아... 제가 인제 법철학을 쭉 고려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는데 뭐 좀 남이 안 하는 걸 해야

인기도 있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좀, 약간 견강부회가 있는데 에... 남이 하지 않는 가령, 동양사람, 엉뚱한 사람 얘길 빌어다가

이게 동양의 법철학이다 이렇게 해서 학생들이 좀 신비스럽게 여겼는지 모르지만 뭐, 결코 명 강의는 아니에요. 아하하.

- 아버님이 제자들한테 명 강의를 한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아드님들한테도 명강의를 좀 가끔 해주십니까?

- 정반대죠.

- 네, 어머님 말씀이 맞아요.

- 정반대예요. 아마 밖에 나가서 말씀을 많이 하시니까 그런지 집에 오면 아주, 입을 그렇게 열지 않으세요.

- 아니, 뭐, 게을러서 그런 거니까.

(사람들의 웃음소리)

- 학교 나가서 강의하는 것도, 그것도 수다스러운데 집에까지 와서도 수다스러우면 점잖은 처지에...

- 그래서 학생들이 놀러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바깥에서 인제 선생님이 재밌게 먼저 하시니까 집에 와서도

재밌으시냐고 다 물어봐요. 오는 사람마다 다 그렇게 물어봐요. 집에 와서는 요새도 그럽니다. 제가.

먼젓번에도 손님이 오셔서, 그 전 고려대학 졸업생 여자 분이 오셔서 선생님이 학교에서 참 재밌게 가르치시는데

집에서도 재미있으시냐고 그래요. 그래서 집에 오시면 꿀 먹은 벙어립니다. 그랬어요. 그랬더니, 아 그럴 수가

있느냐고 그래요. 아, 참말이라고.

- 집에 와서 자꾸 잔소리 하고 그런 거 생각해보세요. 에? 요새 집에 와서 잔소리하고 들볶고. 그런 사람을 못 만나

그렇지.

- 아하하하하.

- 자꾸 와서 쓸데없는 잔소리 하고 뭐 투정이나 하고 그런 사람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돼요.

- 지금 하신 얘기가 확실히 명강의예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재원 씨는 이제 군대를 나오시고, 제대하시고 나면 뭐 하실... 예정인가요.

- 제 전공이 기계니깐 그거 방면으로...

- 얘는 저... 공장을 하고 있어서요. 자기가. 중이에요. 중. 나보다 나아요.

- 아, 그래요?

- 난 월급쟁이지만 얘는 좀, 저... 하나의 기업체에 경영주라고.

- 그래요? 자세히 좀 소개해 주세요.

- 니가 얘기해라.

- 아하하하하하.

- 아, 제가 얘기하죠. 제가요. 대학 졸업 맞던 해에요. 졸업 맞던 해, 12월에 에, 자꾸 기계과를 나오게 되는데 인제 고해, 고 다음해, 인제

6월에 군대를 가게 되거든요. 졸업 맞고 한 6개월 논 셈이죠. 놀 시간에 뭘 하느냐 그거예요. 심심해서. 그러니 만만한 친구끼리

몇 사람이 모여서 공장을 하나 차려보겠다고 그래요.

- 네. 그게 어떤 종류의 무엇인지...?

- 그게 뭔가 하면... 포장지 있지 않습니까. 비닐 계통이요.

- 네.

- 그 포장을 하는 기계를 저희가 설계를 했어요.

- 그런데 쥐꼬리만 해요. 많을 때는 4,50명. 지금은 그 방면으로는 뭐...

- 전망이 밝군요. 아하하하.`

- 셋이 경영하고 나는 이를 테면 주주고 인제, 그, 저, 거기 주주의 뭐, 구봉서 씨 있잖아, 구봉서 씨. 그래도 주주야, 거기.

- 아하하하하.

- 재밌는데? 아하하하하. 아니, 인제 재원 씨 그러면 지금 밤송이머리시고 꽤 젊고, 또 게다가 또

미남이시잖아요?

- 네, 아하하.

- 게다가 인제 젊은 중역, 이렇게 되면은-.

- 그건 약간 좀 와전된 것 같아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저기, 뭐야, 결혼후보들이 꽤 쇄도할 것 같은데요. 제대만 하시면은.

- 근데, 저도 많을 것 같은데 없어요. 딱 한 번밖에 없어요.

- 그러니까 딱 한 번...

(사람들의 웃음소리)

- 됐군요. 그러면요.

- 네. 제대하면 결혼시켜야죠.

- 네.

- 결혼을 시키는 게 아니라 하는 거죠, 제가.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저기 총장님께서 끝으로 한 번 그런 얘기를 해주시죠. 가정의 그... 화목이라고 그럴까요?

- 가정의 화목은 글쎄... 에... 우리는 신조가 그래요. 뭐, 가정이나 학교나 마찬가진데. 에, 별로 간섭을 하지 않는다.

가령 자기 아내는 아내가 하는 일, 애들이면 애들이 하는 일, 학교에서는 학교의 각 교수라든지 학생들이

자기가 각각 자기들이 추축으로 움직이는 일에 대해서 말이야. 우리가 자꾸 뭐, 컨트롤하든지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정에 있어서도 말이야. 그러는 가운데 조화가 자동적으로 되는 것이지 뭐, 의식적으로 자기의 어떤

의사를 반영한다든지 그러면은 결국은 옳지 않다 생각이 돼요. 우리 가정도 어, 결국은 아까 애들이 얘기했지만

에, 그저 자유방임의, 자유방임. 뭐든지 저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면서 인저 그런 가운데 거기서 인제 하나의 조화를

이뤄간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죠.

- 자주 데이트 하십니까? 아하하하하.

- 가끔 돌아다니기도 하지요.

- 네.

- 내 극장 구경도 시켜주고 그랬는데?

- 아하하하하.

- 극장을 굉장히 자주 가세요. 하루에 나가시면 말이에요. 옛날에 제가 한번 어렸을 때, 따라가봤는데

다섯 개를 봐요. 다섯 개.

- 하루에요?

- 네.

- 아... 이건 정말 감탄할 일이에요.

- 10년 전의 그때만 해도 극장을 자주 다녔어요. 둘이서.

- 네.

- 그랬는데.

- 오늘 특별히 일요일이신데 어디 좋은 스케줄이라도 있습니까?

- 글쎄, 손자가 놀러왔으니까 손자 데리고 좀 장난이나 하고 지내야죠.

- 아하하하하. 네. 오늘 재밌는 얘기, 유익한 얘기 재밌었습니다.

- 네.

- 안녕히 계십쇼.

- 아이, 고맙습니다.

(음악)

홍익대학교 초대총장 이항녕 박사 댁을 찾은 일요방문. 그 스물아홉 번째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방문에 프로듀서 김유주, 아나운서 이선미였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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