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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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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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방문 - 박동묘(성균관대 총장)
일요방문
박동묘(성균관대 총장)
1972.01.23 방송
(음악)

일요방문.

(음악)

- 여러분, 한 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겨울 날씨답지 않게 한동안 푸근하던 날씨가 주말부터는 쌀쌀해진 것 같습니다.

즐거운 가정을 찾아서 명랑한 대화를 나눠보는 일요방문. 그 스물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성균관대학교 총장이시며 이번에 제13대 대한교육연합회 회장으로 되신 박동묘 씨 댁을 찾아왔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사모님, 그리고 선생님하고 아드님, 막내아드님 한 분. 이렇게 세 분이 같이 해주셨는데요.

큰 아드님하고 둘째 아드님은 어디 나갔나 봐요?

- 네에에, 가정방문한다니까 도망간 모양인데요. 오늘 좀 붙들어 놓을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찾아오니까...

- 지금 여기가 원효로 4가죠?

- 네.

- 원효로 4가, 아주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조용한 응접실에 지금 식구들과 함께 있는데요.

역시 선생님 분위기하고 어울리는 집안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 그렇습니다. 선생 분위기라고 특별한 건 없겠지만...

- 네.

- 제가 그 생활신조가 특별하게 그... 일반 사람들하고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한 생활을 하지 않고 평범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신조로 돼있습니다.

- 네...

- 그래서 그, 아무렇게나 사는 그런 일이 남들 보기엔 이상할지도 모르죠.

- 에헤헤.

- 아하하.

- 근데 박 선생님이 음악을 좋아하시는가요? 아니면 사모님이 음악을 좋아하시는가요?

아까 보니깐 음악이, 들어오기 전에 아주 좋은 음악이 흐르고 있던데요.

- 아하하하,

- 음악은 이 사람이 좋아하죠. 저는 음악은 잘 모르는데-.

- 아하하하.

- 듣는 건 그저... 명곡인지 뭔지는 잘 모릅니다.

- 아하하하.

- 노래는 좋군요.

- 음... 요즘 선생님 굉장히 바쁘시죠? 요즘 총장 외에도 또 교련 회장님으로 추대까지 되셔서 아주 굉장히 동서분주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네. 조금 뭐 바쁘긴 바쁩니다마는 지금 뭐 갓 됐으니까 바쁜데 좀 안정되겠죠.

- 네. 사모님은 이렇게 저기... 총장님이 회장님까지 겸직하고 바빠질수록 사실 더 좋지 않죠?

- 아...

- 아하하하하.

- 네, 첫째 그런 일을 맡게 되니까요. 또 같이 사니깐 서로 이해하고 역시 아끼는 마음보단 또 새로 뭘 하는 게 더 빨리 쉴 것 같다.

- 아하하, 걱정부터 주는군요.

- 통하는 건 없어도 그냥 걱정이 돼요.

- 네.

- 옛날 제가 장관할 때에 지금 좀 덜 바쁜데요. 그때보다 저희 집 사람도 학교 총장 하는 걸 좋아합니다.

- 아하하하.

- 제가 좀 덜 바쁘게 되면 가정 좀 지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 그렇습니까. 어떻게 자제분이 셋인데 말이죠. 전부 아드님이에요.

- 아하하.

- 남들 두기 어렵다는 아들을 셋이나 어떻게...

- 에헤헤헤. 요즘에 아들이 재미가 없대요. 딸이 있어야지 모두 재밌는 가정이 된다고-.

- 따님을 한 분 더 두실 계획은 없으셨는지 모르겠어요.

- 우린 가족계획을 끝마쳤습니다.

- 아하하, 가족계획을 끝나셨어요? 네. 인제 막내 상훈 군이 따님 역할까지 다 해줘야 할 텐데 재롱 많이 핍니까?

아주 장난꾸러기처럼 생겼는데요.

- 아하하, 따님 정도 돼요.

- 그래요?

- 애교도 많고... 오호호.

- 애교 많다는데?

- 아니에요.

- 아니야?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까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뭐, 반에서 공부도 1등 하고 그리고 또 반장이고 역시 야무지게 생겼는데요?

- 아하하하하.

- 근데 좀 장난꾸러기일 것 같은데.

- 아하하하.

- 장난 많이 해요.

- 장난 많이 하죠.

- 아하하.

- 고집도 세고.

- 요즘 입시시즌이 아닙니까?

- 네.

- 고등학교 시험이 끝나구요. 또 인제, 또 대학교 입시가 펼쳐질 텐데 마침 선생님께서 교련연합회 회장으로 추대까지 되시고

또 이번에 고교입시가 무시험 전형 이후 처음 치러지는-.

- 네.

- 처음 치러지는 시험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글쎄요. 저는 입시제도가 이 식으로 한다면은 상당히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대학이든 고등학교든 간에

졸업할 때 실력이 문제지-.

- 네.

- 어느 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이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 네.

- 들어가서 어떤 대학에 들어갔다면 대학에 들어가서 자기가 전공과목을 전공해서 졸업할 때 사회에 나와서 써먹을 만한 실력이

붙느냐 안 붙느냐, 그런 점에서 들어갈 때 실력보다도 나올 때 실력을 좀 확인하는-.

- 네.

- 그런 제도가 있어야지 실제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되지. 애들이 그것 가지고 , 예를 들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에 들어올 때는 여러 가지 공부하고 들어갔는데 대학만 들어가도 나면 공부를 안 해요.

- 네, 그런 경향이 있죠.

- 그러니까 고등학교 실력이 어떤 면에서는 잘못하면 후퇴해가지고-.

- 네.

- 대학을 졸업할 때는 4년 동안 공부 안 하고 놀다가 나가도 으레 졸업이 된다. 그렇게 돼가지고 어떤 직장에 갔다.

학교에서 배운 거는 거의 써먹을 일이 없는 학문, 죽은 학문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 네.

- 그건 낭비라고 봅니다. 국가적으로 봐서.

- 그래서 학교시절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된다는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아요.

- 그래서 전 뭐, 애들 공부 잘 한다 못한다 하는 것을 밤낮 저희 집 사람하고 언쟁을 하는데.

- 네.

애들이 일등생인데 뭐-. 학부형이 자기를 위해서 개인의 명예라든가 자기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애들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지 않으냐-.

- 네.

- 건강하게 자꾸 전 놀라고 합니다.

- 아하하, 사모님은 공부를 권장하시는 모양인데-. 그 점에 있어서 좀 트러블이 있는 모양이죠.

- 네. 권장하는 건 아니지만.

- 네.

- 아이들이 혹시 기초를 놓쳐버리면 나중에 또 힘들 것 같아서요. 기초를 인제 좀 단단히 닦기 위해서

좀 하라고 권장할 때가 있어요. 아하하하.

- 총장님은 중고등학교 한창 자랄 때는, 놀 땐 놀고 대학 가서 공부하시라는 말씀인 것 같은데

사모님은 인제 기초 혹시 놓칠까봐-.

- 아하하하.

- 제가 뭐 점수 따기 위해서 하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좀 애들이 기초를 읽어버리는 아이들을 국민학교에서나.

읽어버린 아이들은 중학교에 가서 못 따라가요. 그때 또 흥미를 잃어버리거든요.

- 네.

- 그래서 좀 기초를 다져둬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 근데 총장님하고 의견이 그런 면에서 충돌될 때는 누구 의견이 지금-.

- 아하하하.

- 실행이 되고 있는 겁니까?

- 아하하, 제 고집이 좀 더 셀 때가 있어요.

- 어떻게, 상훈이는 엄마하고 아빠하고 공부해라, 공부해라 그러면 어떻게 하지? 엄마 말 따르나? 어떡하나?

공부하라고 그래? 니가 알아서 하니 어떻게 하니?

- 네? 엄마가 자꾸 하래요.

- 엄마가 자꾸 하래?

- 밤마다-.

- 밤마다 해?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러면은 귀찮아지지 않아?

- 귀찮아요.

- 귀찮지? 그럼 어떻게 해? 상훈이는?

- 얘는 그, 저-.

- 그냥 할 수 따라요.

- 아하하하. 할 수 따른대요? 아하하하하.

- 책을 봐야 할 때는 여기 앉아서 책을 보면서 물어봅니다.

- 네.

- 자기 엄마는 공부하라고 하고 공부하기 싫어면 저기 가서 놀아도 좋다고 그랬어요.

- 응. 아빠가 들어오면 신나겠는데? 아빠는 놀라고 그러지?

- 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빠가 있을 때는 좋고 엄마가 있을 때는 나쁘죠.

(사람들의 웃음소리)

- 곤란한 얘기 하는데?

(사람들의 웃음소리)

- 형들도 그런 얘기 해? 정훈이 형, 또 경훈이 형도 그런 얘기 해?

- 안 해요.

- 그런 얘기 안 해?

- 그런 얘기 별로 안 해요.

- 아하하, 막내가 그냥 이렇게 반발하는 거야? 아하하하하.

- 애들을 이렇게 키워보니까-.

- 네.

- 좀 성질이 다 달라요.

- 네.

- 큰 아이는 참 순하고요.

- 아...

- 자기가 자기 책임감을 다하는 성격이에요. 상훈이는 조금 반항적인 성격이죠.

- 아...

- 자기가 할 거 해놓고는 아무리 강요해도 안 하는 성격이에요.

- 지금 제일 큰 애가 몇 학년입니까? 이제...

- 지금 5학년인데요.

- 국민학교.

- 네. 큰 애는-.

- 어떻게 좀 자제분이 늦으신 것 같애요? 네, 그렇죠.

- 제가 38 이북에서 3,4살 때 건너왔는데요. 그때 나와서 일본에서 대학 댕기다가 중간에 그만두고

38선 이북이 고향이니까 거기 갔다가 다쳤어요.

- 아...

- 거기서 나와가지고 학교 댕기다가 학교 졸업할 무렵에 6.25가 났습니다.

- 아, 네.

- 그러니까 한 스물아홉 살 때쯤 졸업인데 늦게 졸업했죠.

- 네.

- 그때 6.25 났으니까 뭐 결혼한 것도 후퇴했다가 다시 올라와서 서른 한 두어 살 때부터 서울 상과대학에

조교수가 됐는데요.

- 네.

- 제가 조교수가 된 다음에, 생활이 안정된 다음에 결혼하자 하니까 그냥 서른대여섯 돼서 결혼하게 된 것 같아요.

- 아하하, 노총각 결혼이요.

- 네, 아주 계획이 좀, 고생을 좀 했죠.

- 네.

- 계획을 짜서 결혼하자니까 금방 늙고. 에, 제가 대군데 처음에 만나서도 어떻게 누구를 통해서 만났는데

결혼 빨리 하자고 그러니까 잘 듣지도 않아요.

- 아하하하, 알았습니다. 그러니깐 어, 저기, 노총각한테 안 가겠다, 그런 얘기였군요.

- 그러니까 일리가 있는 그런 의도였습니다. 아, 지금 후회되죠. 기왕 할 거 뭐, 빨리 했으면 좋았겠는데. 2년쯤 빨리 했으면 좋았겠는데.

- 아하하하. 아니 사모님은 어떻게 튕기시고 거절하시고 그랬습니까?

- 잘 모르겠어요. 아하하하.

- 아하하하, 그러니까는 그 당시에 만났을 때 정말 어, 지금도 서른다섯, 여섯 하면 굉장한 노총각이라고 하는데요.

- 네.

- 그 당시에 서른다섯, 서른여섯이면 뭐 이건 굉장히 노총각인데 그래서 아마 주춤하셨나 보죠?

- 아하하, 네. 저도 해야 할지, 안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데 하도 권유하길래, 옆에서. 또 자기도 끈질기길래.

- 아니, 뭐라고 권유하셨습니까? 똑똑한...

- 중간에 친구 분이 자꾸 너무 좋은 분이라고 자꾸 그러는데 실제로 보니까 좋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아주 잘 보셨는데요.

- 어떻게 인연이 닿아서 했네요.

- 노총각으로서 이렇게 미인인 사모님을 얻기 위해서 꽤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 그 당시 얘기 좀 더 들려주셨으면 해요.

- 그때는 그런 미인이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좀 예뻐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 이상한데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 그때 제가 그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조교수였는데 그... 어떻게 해서 경북대학교에 친구가, 교수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 네.

- 지금은 서울에 가 있는데. 그분이 뭐, 경북에, 대구에 좋은 여자가 있으니까 한번 봐라. 그래서 한 번 가보니까

첫인상이 좋았어요.

- 네, 아하하하.

- 근데-.

- 늦게 미루게 된 원인이 이쪽에서-.

- 그, 서울하고 대구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일 자주 만나지 못하고-.

- 네, 그렇죠.

- 저도 학교 방학 때 틈틈이 왔다 갔다 하니까. 그러다가 이제 마지막 결정한 게 언젠가 제가 물어보니까

제가 처음에 그, 농업경제학을 번역을 해서 책을 하나 냈습니다.

- 네.

- 그 책이 그, 밖의 표지가 녹색 표지고.

- 네.

- 책이 상당히 예쁘게 생겼어요. 초기 처녀작이라고 할까 책을 하나 번역하니까 그때 조금 마음이 좀 동화됐던 모양입니다.

- 어...

- 아니, 사모님은 그 책을 보시고 승낙하시게 된 동기가 뭐예요.

- 아하하하하, 아유. 모르겠어요. 지난 일이라서 다 잊어버렸어요. 아하하하.

- 아이, 너무하신데. 아니, 망설이게 된 원인이-.

- 제가 결단력이 없어요. 아하하하, 좋은지 나쁜지 판단력이 없어서 그냥-.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일이라서.

아하하하.

- 그럴 리가 없는데.

- 아마 혼담이 여러 군데 오가서-.

- 망설이시느라고.

- 사람들 비교해봤겠지.

- 그래도 선택이 되신 거니깐. 우승자죠.

- 유망생이니까.

- 아하하하.

- 상훈이 일기 쓰지?

- 네.

- 어, 일기장 하루 정도 소개해줄 수 있을까?

- 네.

- 일기장 한 번 소개해줄래?

- 네.

- 그래, 한 번 읽어줘 봐.

- 오늘은 이천에 갔다. 엄마와 아빠와 형, 경훈이, 나. 그렇게 다섯이 갔다. 가면서 고속도로 정류장에서 통닭을 꺼냈다.

나는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런, 꺼내자마자 나는 뜯기 시작했다. 닭다리를 먼저 뜯었다. 닭 맛이 꿀맛 같았다.

- 아하하하.

- 시장했기 때문이다. 난 ‘엄마, 통닭 좀 뜯어줘.’ 하고 부탁하자 엄마가 뜯어주기 시작했다. 난 뜯어주는 건 다 먹었다.

한참 먹으니깐 배가 불러서 통닭을 그만 먹었다. 이, 이천관광호텔이 오자 관광호텔이 보니 꼭 가정집같이 지어 있었다.

그리고 불이 나서 양식을 못해 차를 타고 고속도로로 집으로 왔다. 재미는 하나 없는 하루였다. 이제부터 일요일만큼은 내 마음대로 했으면 좋겠다.

- 아니, 이제부터 일요일만은 내 마음대로 해야겠다는 얘기는 무슨 얘기지?

- 그러니까 음, 엄마는 아빠 말대로 좀, 이천에 가자고 그러면 이천에 가고 성대에 가자고 그러면 성대에 가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게 무슨 말이죠?

- 자기 마음대로 하겠단 말이죠.

- 따라가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단 말이에요.

- 어, 니 마음대로 하겠다구? 가면 재미가 없니?

- 엄마 따라서, 아빠 따라서 가면 별로 재미가 없어요.

- 왜 그럴까? 아하하, 재미가 없다는데요. 아하하, 즐거운 주말여행을 떠나는 모양인데 재미가 없다니까... 이거.

- 그래요. 일요일마다 왜 애들이, 그냥 자기들끼리 도망가 버려요.

- 아하하하하.

- 많이 커서 그런가 봐요.

- 그렇군요.

- 자기 친구들끼리 도망가 버려요.

- 저기, 총장님은 아까도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폐단 같은 거요.


- 네.

- 사실 저도 겪기는 했지마는 입시지옥이라는 게 우리나라는 대단한 것 같아요.

- 네. 대단하죠. 제가 보기엔 그래요. 애들이 신체적으로 자랄 때는 공부를 시키지 말고-.

- 네.

- 자유스럽게 해가지고 가령 창의력이라든가 이해력이라든가-.

- 네.

- 이런 걸 좀 키우게 하고 그리고 대학에 가서 몸이 건강해졌을 때 대학에 가서 마지막으로 열심히 공부한다.

- 네.

- 미국 같은 데 가보면은 국민학교라든가 중고등학교에서는 공부를 그리 안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 캠퍼스 안을 보면은 밤 10, 11시까지 공부를 해요.

- 네.

- 죽기 살기로 공부를 해요.

- 그렇죠.

- 우리는 거꾸로 됐어요. .어렸을 때 아주 뭐, 험난했을 정도로 공부를 시켜놓고

대학에 가서는 그저 완전히 개방해놓고.

- 네.

- 그리고 공부하는 시기가 타임도 맞지 않고, 신체 조건하고도 맞지 않는 것 같아요.

- 네.

- 뭔가 잘못됐어요. 그러니까 애들이, 애들이 암기를 많이 하고, 유식합니다. 우리보다 상당히

유식한데 주입식공부니까 뭘 그저 외운 건 많지마는 판단을 하거나 이해를 하거나,

새로운 것을 창의하거나. 그런 힘이 좀 약한 것 같애요.

- 네. 요즘 입시시즌에 고등학교 체능고사 치르는 것 보니까 참 안타깝지 않습니까?

- 그, 평소에 중학교 때 공부를 덜하고 체력 같은 걸 좀 키운다면은 뭐, 시험 때 체육 때 철봉 하나 더 하겠다고

비참한 모습을 나타내는 일이 없어졌야겠습니다.

- 상훈이도 지금 공부가 좀 지긋지긋 해지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요. 아하하하, 사모님도 뭔가 좀

생각을 달리 하셔야 되지 않을까요?

- 조금 강요해서 말했나 봐요. 그렇게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 아닌데.

(사람들의 웃음소리)

- 그리고 저희들도 보면 그래요. 제가 우리 교수나 학생 보고 그러는데 에, 학생을 교육할 때 전 이런 걸 생각하거든요.

아주 쑥쑥 크게 자란 거목-.

- 네.

- 그 소박한 거목을, 잘 자란 거목을 만들어 주면 되는 거고.

- 네.

- 그것을 제재를 해가지고 어떻게 한다는 것은 사유지 주인이 할 거고.

좋은 재목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우린 자꾸 공부를 시키고 제약이 들어오니까 나무가, 좋은 나무가

생기지를 않아요. 꼬부라, 꼬부라지고 애들 마음도 비뚤어지고. 그건 뭐 잘못된 것 같애요.

- 사모님은 이 꼬마들 셋이 있는데요. 그, 뭐라고 그럴까요? 어느 방향으로 무엇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 같은 거 한번 해보신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사회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을, 일반적인 상식을 똑똑히 익혀서 자기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의 웃음소리)

- 상훈이, 이다음에 뭐 되고 싶어. 말해봐.

- 정치가.

- 정치가?!

(사람들의 웃음소리)

- 정치가 중에서도 뭐? 대통령?

- 대통령.

- 대통령? 큰데 그냥 꿈이?

- 대통령보다는 의사라든가, 기술자가 더 낫지 않아?

- 난 정치가.

- 웅변을 한 번 시켜봤다니 참, 자기가 웅변이 최고래요.

- 정치가를 한다고?! 아하하하하.

- 그래서 정치가를 하겠다는 그런 생각을 가졌어요.

- 아하하하하.

- 어쩔 때는 무슨 영화라든지 혹은 또 책을 읽는다던지 하면 선악판단 같은 거 요런 게 상당히 빨라요.

- 네.

- 그래서 자기는 혹시 정치를 하면 국민을 이렇게 다스리겠다느니, 뭐, 이런, 괴상한 얘기를 할 때가 있어요.

그때그때 혹시 기록해뒀으면 싶을 때도...

- 사모님 혹시 그, 아빠가 집에서도 좀 이렇게 애들한테 완고한 편입니까? 아까 이런, 굉장히 자유개방주의적인 편인 것 같은데

어떤 편인가요?

- 아이들한테는 상당히 자유스럽구요. 자기가 뭐 아이들하고 접할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고 짧은 시간만큼은

그냥 인자한 것 같애요.

- 아하하하하.

- 저보다도 인기를 얻으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것 같애요.

- 그 대신 그 덕분에 사모님 인기가 자꾸 내려가네요.

- 아하하하하.

- 오늘 주말, 일요일이고 한데 어떻게 무슨 계획이라도?

- 일요일은 대개 그저, 회식을 하거나 밖에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네.

- 오늘도 나가야죠.

- 오늘 여러 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음악)

일요방문. 오늘은 성균관대학교 총장이시며 대한교육연합회 회장이신 박동묘 씨 댁을 찾아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방문에 프로듀서 김유주, 아나운서 이선미였습니다.

일요방문, 그 스물두 번째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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