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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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일요방문
- 서울소년원

서울소년원
1971.12.26 방송
(음악)

일요방문.

(음악)

흥미로운 화제를 전해서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보는 일요방문.

오늘로서 71년 마지막 일요일을 맞이했구요. 그 열여덟 번째 순서가 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12월 2일, 가정법률상담소가 8년째 연례적인 인권행사의 하나로 가정법률상담소 후원회 및

뜻있는 포크송 가수들의 참여를 얻어서 법무부 서울소년원을 방문했던 것을 녹음했습니다.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주최자 측의 양해를 얻어서 오늘에서야 방송을 해드립니다.

약 700여 명의 소년들이 모인 강당에서 2시간에 걸쳐 펼쳐진 얘기와 노래를 다 엮어 보내드리지 못하고

간추려 보내드리는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먼저 가정법률상담소장 이태영의 박사의 얘기부터 시작이 되겠습니다.

- 여러 애기들, 내가 누군고 하니, 여러분 잘 모르죠?

- 네.

- 그렇구만. 내가 변호사 할머니야. 여러분, 변호사 있다는 말 들어봤죠?

- 네!

- 내가 그 여자야. 오늘 변호사 할머니가 무슨 얘길 조금 하고, 여러분께 소개할 얘기가 있는데.

아, 지난 여름예요. 이 할머니가 세계 구경을 떠났었어요. 미국의 아이들 보고 뭐 먹고 사느냐고

물었더니 여기서 여기까지는, 여기서 여기까지는 먹고 사는 게 딴 건데 여기서 여기까지는 뭐 먹고 사는가 하니, 뭐 먹고 산다고 할까?

밥 먹고 사는데 여기서 여기까지는 뭐 먹고 사는가 하니 책 먹고 산다고 그래요. 사람이 그럼 좀 춥고 배고플지 몰라.

그럴 것 같아, 내 마음에. 배가 고프고 먹을 것만 먹으면 사람이 영양부족 돼서 사람이 제구실을 잘 못해요.

살아가지 못해. 요기서 요기는 밥하고 별로 상관이 적고. 요기서 요기는 책 먹고 살아야 하고. 그건 무슨 얘긴가

하니, 좀 어려운 얘기지만 정신적으로 뭔가 영양을 줘야 이게 제대로 사람이 된다 그런 얘기야.

여러분 하루 3끼 밥은 먹을 테지만 여기서 여기는 책까지 먹고 사는지 몰라서 나와 내 친구들 되는 어머니들이

뭘 생각했는고 하니 여기에 와 있어서 조금 고생하고 있는 여러분, 몸도 건강해야겠고 머리도 건강하게

자라야겠다 생각이 나서 우선 머리 자랄 수 있는 책하고 좋은, 정서적인 음악으로 여러분의 머리를

크게 해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리고 요 아래도 영양보충을 조금 시켜줘야지 생각해서 어머니들이 손수

만든 봉투를 여러분께 하나씩 나눠주고 싶어 가져왔어요. 좋죠?

- 네!

- 그럼 오늘 이 시간부터 아래는 영양을 보충시키고 위에는 정신적인 풍족함이 있기 위해서 여러 형님들이

여러분을 위해서 희생적으로 이 시간 나와서 시간을 여러분한테 주면서 즐겁게 해줄려고 나오셨어요.

(박수소리)

- 오늘 여기 온 형님들은 굉장히 재밌고 또 친절하고 그런 형들이에요. 그러니깐 노래를 부르러왔다 라기보다는

친형님 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음악을 들어주시고 또 많이 응원해주시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모시는 형님들, 쉐그린 형님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박수소리)

(기타 치는 소리 및 노랫소리)

(박수소리)

- 이 지금 노래를 해준 두 형은 하도 몸이 가냘프다고 그러나요? 너무 얇아요. 이렇게 사람들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그래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 둘이 꼭 껴안고 다닌대요. 날라갈까봐. 어... 해마다 여길 찾아온

육군 일병 조영남 형을 이 자리에 모시죠.

(박수소리)

- 네, 우리, 저, 우리 변호사 할머님하고 결혼식장에 내가 얹혀서 한 번 그저껜가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굉장치도 않아요. 좌우간, 여자가 머리에다 반짝반짝하는 것도 달고 가슴은 이만큼 파진 하얀 옷을

입고, 남자는 까만 옷에다 비로도 있지? 반짝반짝하는 거 탁 대 입고 나와서 결혼식 하는데 수천 사람이

와가지고 축하를 한다고. 그렇게 결혼식 하고 사는 사람도 있고. 에라이, 나같이 정말 기가 안 꺾이고

사는 사람도 있고. 그게 다 여러분들한테 얘기를 하는데, 내가 지금까지 여태까지 왜 이런 얘기를 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소리)

- 자, 우리 짬빵모자를 쓴 형 한번 박수로 환영해볼까요?

(박수소리)

- 처음 뵙겠습니다.제가 임권일이라고 하는, 멀리서 보면 굉장히 못생겼죠? 가까이서 보면 더 못생겼습니다.

(웃음소리)

- 그런 사람인데요. 저는 노래를 잘 못 부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하고 같이 노래를 해보겠는데 노래를 부르기 전에

다 같이 한 번 박수를 쳐봤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이렇게 양손을 아래위로 움직이겠습니다. 그럴 때 제 이 손바닥이

딱 마주칠 때가 있을 거예요. 그때는 여러분이 박수로 한 번씩 딱 치면 되는 거예요. 한 사람도 틀리지 않게 이렇게 지나갔다가

가지 않았는데 딱 치는 사람은 틀리는 걸로 하겠습니다. 자, 다 같이 해보겠습니다. 시작. 시작.

(박수소리)

- 네, 그러면 틀리는 거예요. 삭 갈라가 안 지나가면 치는 거 아니에요. 다시, 시작!

(박수소리 및 웃음소리)

- 다시 한 번. 한 사람도 안 틀리게 시작!

(박수소리 및 웃음소리)

- 다 같이 여러분, 송아지 다 아시죠? 그 노래, 같이 불러보겠습니다. 그런데 송아지를 여러분이 배운 대로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로 안 하고 제가 가사를 좀 바꿨어요. 제가 한 번 부를 테니까 그 다음에 조금씩조금씩 따라서 배우겠습니다.

송아지~ 망아지~ 얼룩고양이~ 엄마 닭도 얼룩 쥐~ 개구리 닮았네~ 자, 다 어떤 듯인지 잘 알겠죠? 처음부터 시작!

(기타 치는 소리 및 노랫소리)

- 내 이름은 전유성이라는 사람입니다. 제가 이렇게 들어오니까 요 계단으로 이렇게 들어오는데 웬 여자가 있어가지고

내가 하도 심심하길래 막 뛰어올라오면서 커억~~ 했어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왜 당신 나보고 커억~해요?

내가 언제 컥~해요. 지금 금방 컥~했잖아요. 지금 금방 언제 컥 했어? 지금 금방 컥 안 했어요?! 그런데 여기 어떤 사람이 지나가니까

이 여자가 인제 그 사람을 붙잡고 내가 가만히 앉아 있는데 이 남자가 지나가면서 커억~해서 왜 커억~하냐고 그러니까

안 했다고 해서, 지금 컥~ 안 했다고. 그러니까 커억~ 안 했는지를 가르쳐 달라고 그래서 나도 할 말이 있다 이거죠. 인제.

그래서 난 커억~ 안 했는데 커억~했는지, 안 했는지, 커억~ 했다고 그러고 커억~ 안 했다고 그러고 지금 커억~ 안 했냐고

커억~ 안 했다고 그러니까 커억~했는지 커억~ 안 했는지를 가르쳐 달라고.

(웃음소리)

- 그랬더니 그 지나가던 사람이 딱 듣고서 이 사람은 커억~ 했다고 그러고. 이 사람은 커억~ 안 했다고 그러고. 커억~ 했는지,

커억~ 안 했는지 난 모르겠다고 그러고 가더란 말이죠.

(박수소리)

-요번에는요. 어, 여러분들 중에서 노래를 하실 분을 두 사람을 뽑아가지고 노래를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및 박수소리)

- 어디에 있는 누굽니까?

- 초등 4과에 있는 임광식입니다.

- 초등 4과에 있는 임광식 군입니다. 초등 4과. 저, 어떤 노래를 불러주겠어요?

- 회전의자를 부르겠습니다.

- 회전의자. 다 같이 박수쳐주세요.

(음악소리 및 노랫소리)

- 자기 이름하고 부를 노래 얘기해주세요.

- 초등 5과 우남택입니다. 저 그런데 노래가 아니고 원맨쇼를 잠깐 들어가 볼게요.

- 원맨쇼!

(박수소리)

- 아, 요번에는 우남택 군이 여러분들에게 원맨쇼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지금부터 남보원 씨 흉내를 잠깐 한번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리소리 및 박수소리)

(남보원 성대모사)

- 시대는 옛날로 돌아가서 하, 어느 궁 안에서 상감과 그의 이방이, 또는 궁인따라 이방이 상감께 하는 말이,

- ‘마마, 방금 이 소리 못 들었사옵니까?

- 안 그래도 지금 알았다. 이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고?

-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동아방송에서 들리는 줄 아뢰오.

- 뭐라고? 우리 그럼 그쪽으로 구경이나 가보도록 하자!

- 네, 마마의 분부시라면 어디까지나 대령하겠나이다!

(악기소리)

- 여러분, 다시 악기소리로 들어가서 제일 먼저 색소폰 소리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색소폰소리)

(박수소리)

(색소폰소리)

- 네, 방금 나온 게 색소폰소리였습니다. 네, 워낙이 막 해서 죄송합니다마는, 그 다음에 둘째 번 악기소리로서

트럼펫 흉내를 잠깐 한번 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럼펫소리)

(박수소리)

- 12월 달은 우리가 예수님이 탄생하셨으니까 기쁘게 보내야 할 의의가 있죠?

- 네.

- 그런 의미에서 노래 한 곡조, 고요한 밤, 시작~

(기타 연주 소리 및 노랫소리)

- 얼쑤.

(기타 연주 소리 및 노랫소리)

- 아마 끝날 시간이 된 모양이죠. 여기 찾아와주신 형님들, 저쪽부터 사월과 오월 형님들, 박수로 한번 맞아주십쇼.

(박수소리)

- 그 다음에 쉐그린, 재밌는 형님이죠. 마른 형님, 둘. 쉐그린.

(박수소리)

- 그 다음에 또 전유성 형님.

(박수소리)

- 그 다음에 이쪽 응원단장이었던 임권일 형님.

(박수소리)

- 그 다음에 여기 송창식 형님.

(박수소리)

- 그 다음에 오늘 군복무 중에도 이렇게 모처럼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찾아와주신 조영남 형님.

(환호성과 박수소리)

(노랫소리)

- 가정법률상담소와 그 후원회 주최로 서울소년원을 방문해본 일요방문. 그 열여덟 번째 순서를 마치겠습니다.

(노랫소리)

(입력일 : 20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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