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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풍물삼천리
- 판소리 유파 (하)

판소리 유파 (하)
1980.06.15 방송
(음악)

풍물삼천리.

(전통음악-판소리 심청가)

한 사람이 오직 고수 한 사람의 북장단에 맞춰 수십 명의 역할을 제각기 다해내고 자문자답하고 자창자화하면서

노래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진퇴, 기복, 불신뿐 아니라 장면의 동작 표시와 희로애락의 감정표현까지 절도 있게

진행시켜 나가는 판소리. 인간이 지켜야 할 삼강오륜에 바탕을 두어 춘향의 일편단심, 심청의 효도, 흥보의 우애,

자라의 충성 등을 노래해가는 판소리.

(전통음악-판소리 심청가)

오늘 이 시간에는 지난주에 이어서 판소리의 유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민속학자 심우성 씨가 판소리계의 현황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에, 본디는 12가가 있었다고 하죠. 그러나 지금은 5가, 다섯 판소리가 전하고 있습니다.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입니다.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서 이 판소리 5가가 문화재로 지정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서 인간문화재로 김여란, 정광수, 박초월, 김소희, 박동진, 박봉술, 정권진, 한승호 등 아주 연로하신 명창들,

국창들이 중요무형문화재에 예능보유자, 흔히 얘기하기를 인간문화재라고도 합니다. 그 밑에 한두 사람씩의 전수생도

현재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문화재의 다음 대를 잇는 성우향, 조상현, 성창순, 방금 전에 들으신 오정숙, 또한 박초선,

이렇게 많은 분들이 그 뒤를 받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우리의 소리와, 그리고 국술과 또한 구비문학의

중요한 유산을 전하고 있는 판소리를 어떻게 종합예술로서, 특이한, 독창성 있는 우리의 예술로서 전하느냐 하는 것은

하나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

오정숙 씨의 창으로 심청가 중에서 심봉사가 심청이에게 젖 얻어 먹이는 대목을 들으시겠습니다.

고수에는 김동준 씨. 명창 소개에는 국악평론가 진봉규 씨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판소리 심청가)

권삼득의 판소리 개화에 이어 판소리를 다시 난숙기로 이끈 사람 가운데 가왕이라고까지 불리었던 송흥록을 빼놓을 수 없다.

- 나를 알아보겠소? 송흥록이오.

- 아하하하하, 가왕이라고까지 불리우는 당대의 명창이 어찌 기방출입이시오니까?

-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왔소.

- 무엇이오니까?

- 어제 내가 대구 감영에서 창을 하였는바, 사또를 비롯한 좌중이 모두 나를 가리켜 당대의 명창이라 칭찬이 대단했거늘,

어찌 그대만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아니하였소?

- 아하하하하, 당대의 명창? 으흐흐훗, 아직 멀었습니다.

- 뭐요?

- 앞으로 입에서 피를 세 동이쯤 토하고 나면 천하의 명창이 되겠습니다.

(전통음악-판소리 춘향가)

10년 동안 소리 공부를 했으나 당시 대구 감영 관기였던 맹렬이라는 기생의 조소에 충격을 받고

다시 입산하여 소리 공부를 계속해 마침내는 그가 소리를 한 번 지르면 십리까지 들렸다는 송흥록은

19세기 전반의 명창으로 모든 가사를 집대성하고 기량이 특출해 판소리의 중시조라고까지 불리운다.

들으시는 창은 김명환 씨의 북장단으로 신영희 씨가 부르는 춘향가 중 군도 사령이 춘향이 잡으러 나오는

대목입니다.

(전통음악-판소리 춘향가)

송흥록의 소리는 송만갑, 유성준 등을 거쳐 이어졌는데 송만갑은 박봉래, 이화중선, 김초향 등을 가르쳐

오늘날 박초월, 김소희, 박봉술, 안향련 등으로 계승되고 또 유성준은 임방울, 김연수, 가야금 병창의 박귀희,

오정숙 등으로 계승돼 동편제 소리를 이루었다.

이번에 들으실 창은 남해성 씨의 흥보가 첫 대목입니다. 고수는 신평일 씨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판소리 흥보가)

동편제 소리를 형성한 송만갑은 송흥록의 조카로 열세 살부터 소년명창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소리꾼은 포목상과 같아서 비단을 요구하는 사람한테는 비단을 주고 무명을 달라는 사람한테는 무명을 주어야 한다는

주관 아래 판소리로 전통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중적 요구에 적응하고 영합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새로운 판소리의 세계를 이룩했다. 하기는 송만갑의 창은 장타령이 아니면 염불이다. 명문 후예로 전래복통을

붕괴한 폐래 자손이라고 한때 큰 비난도 받았지만 시대적 요구에 순응하여 특색 있는 조객을 창시하고

수많은 제자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그의 인기는 대단하였으니 명실공히 판소리의 거목이었다.

이번에 들으실 창은 박송희 씨의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입니다. 고수에는 신평일 씨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판소리 흥보가)

송흥록, 송만갑으로부터 시작되는 오늘날 수많은 명창들을 이루고 있는 동편제 소리와 양대 산맥이 되는 것이

박유전으로부터 시작되는 서편제 소리다. 박유전은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전남 보성군 강산리에서

헌종 때부터 고종 때까지를 살았는데 소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비교할 만한 짝이 없으며 당대의 절창으로

대원군의 끔찍한 총애를 받아 대원군이 그의 소리를 듣고 말과 눈이 나쁜 그에게 당시 희귀하던 안경까지

하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특색 있는 박유전의 소리 밭에는 그의 고향 이름을 따 강산제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번에 들으실 창은 서편제 소리를 잇고 있는 조상현 씨의 심청가 중 눈을 뜨는 대목입니다. 고수는 김명환 씨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판소리 심청가)

박유전의 서편제소리는 정재근, 정창업에게 계승됐고 정재근은 다시 정응민을 거쳐 오늘날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등에게 전수됐고 정창업은 정정렬, 정학진 등을 거쳐 정광수, 김여란으로 이어 박초선 등에 계승돼

오늘날 서편제 소리를 보존시켜가고 있다.

이번엔 인간문화재 김소희 씨의 창으로 창을 하기 전에 목을 푸는 단가를 들으시겠습니다. 고수에는 김득수 씨입니다.

(전통음악-판소리 단가)

수많은 명창들이 일생을 내던지고 오직 소리에만 몰두해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이어준 판소리,

심우성 씨는 판소리의 예술적 가치와 문학적 가치를 이렇게 얘기합니다.

-『판소리란 소리. 즉, 음악과 아니리, 대사와 달님, 몸짓 등이 하나로 짜여진 종합예술이라 하겠습니다.

판소리를 어떤 분은 이것은 성악이다, 또는 연극이다, 또는 문학이다. 그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판소리는 어디까지나 판소립니다. 서양예술에서 어떤 장르를 우리예술에 맞출려는 그러한 분류,

비교방법은 잘못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판소리라는 독창적인 하나의 예술형태가 앞으로 아주 세심하게

보급되어야 할 걸로 생각이 됩니다.』

이번에 들으실 창은 인간문화재 박초월 씨의 춘향가 중 이별가 첫 대목입니다.

(전통음악-판소리 춘향가)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문화재 연구소가 조사한 전남지방 민속예술 원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풍물삼천리를 마칩니다.

(전통음악-판소리 춘향가)

(입력일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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