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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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풍물삼천리
- 판소리 유파(상)

판소리 유파(상)
1980.06.08 방송
(음악)

풍물삼천리.

(전통음악-판소리)

소리판이라야 고작 멍석이 한 장. 그 위에 고수가 북채를 들고 옆으로 앉았고 소리꾼은 바른손에 부채,

왼손에 손수건을 쥔 채 피를 쏟는 수련에 또 수련으로 가다듬은 목청을 내지른다. 준수한 용모에다 좌상에 풍류 혹을

구경하는 남녀노소, 울게 하고 웃게 하는 너름새며 다섯 가지 음을 분별하고 여섯 율을 변화하여 오장에서 우러나오는

득음하며 정금미옥, 좋은 말로 분명하고 완연하게 얘기를 엮어가는 사설치레, 영상초장 다스름이 은은한 청계수가

얼음 밑을 흐르는 듯 끌어올려내는 목이 춘풍에 배 노는 듯 좌중은 그저 넋을 잃고 저도 모르게 추임새를 연발하며

기나긴 시간을 광대와 희로애락을 같이 한다. 이름 하여 판소리.

(전통음악-판소리)

인간이 발성할 수 있는 최고의 저음으로부터 최고의 고음까지 또 아랫소리부터 윗소리를 또한 인간이

발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량으로 능히 몇 시간씩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때로는 인간의 영혼을 불러낼 듯

절규하고 때로는 왁자한 넋두리로 좌중을 웃기며 하늘을 뚫을 듯, 광활한 지역을 울려 덮을 듯

그 웅장하고 쾌활한 신비의 소리. 오늘 이 시간에는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소리라고 할 수 있는 판소리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어떤 명인, 명창들에 의해 어떤 형식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민속학자 심우성 씨의 판소리에 대한 설명입니다.

- 『삼천리 방방곡곡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민요가 많습니다. 이 민요들은 일상적인 민중의 염원이 아주 분망한

음악적 슬기로서 짜여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여기에 비해서 판소리란 고도한 음악적 수련을 거쳐서 하나의

사상적인 차원으로 승화된 민중의 울부짖음이라 하겠습니다. 그의 기원은 어디까지나 무속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오늘날 전하고 있는 형태에서 보면 모든 민속예술의 결정체라 보아서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려서 판소리란 민족의 창악으로 내세워 부끄러움이 없는 아주 자랑스러운 유산인 것입니다.』

(전통음악-판소리)

- 선생님, 올라오셨습니까?

- 목 많이 잠겼구나.

- 목이 아파서 소리를 지를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

- 니가 지금 몇 년째 수련이냐?

- 5년쨉니다. 선생님.

- 진정으로 힘이 들고 고생스러운 건 이제부터니라.

- 선생님, 각오는 돼있습니다만 며칠 쉬었다가 다시 소리공부를 시작하겠습니다.

- 며칠 쉬다니?!

- 목이 너무 잠겨서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며칠 동안 목을 풀고-.

- 아니, 아니야. 그건 니가 모르는 소리다. 그 막힌 목성을 계속해서 질러가야 한다.

- 소리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소리를 지릅니까...? 선생님.

- 바로 여기가 고비라니까.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다 보면 마침내 목에서 피를 토하게 된다.

- 목에서 피를...

- 피를 토하면서도 꾸준히 오랜 시일을 두고 발성을 하면 마침내 잠겼던 목이 다시 터지고 통달, 명랑한 성음을

얻어 비로소 몇 시간이라도 능히 자유자재로 창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라. 소리는 우람하여 폭포를 뚫고

밖에까지 울려 퍼지며 또 그 소리는 능히 오 리 밖까지는 퍼져가게 되는 것이니라.

- 내 소리가 폭포소리를 뚫고 오 리 밖까지...

(전통음악-판소리)

말과 음의 조화를 이루는 어단성장의 원칙을 지켜 소리는 귀성이 끼고 구성 있고 맵시 있는 너름새가 있어야 하며

오음과 음양을 명확하게 분별하는 이른바 득음을 완전하게 구사하고 사설의 발음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하는

수련이 십여 년 간, 열성과 노력, 그리고 끔찍한 고생이 이어지는 사이에 비로소 명창은 태어나는 것이다.

유파는 바로 이러한 명창의 계보요 그 소리의 특성을 가지고 일반적으로 동편제소리와 서편제소리, 둘로 나눈다.

국악평론가 진봉규 씨는 동편제소리와 서편제소리를 이렇게 설명한다.

(음성 녹음)

그럼 먼저 성창순 씨의 춘향가 중 이별가부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수에는 김동준 씨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판소리 춘향가에서 이별가)

(입력일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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