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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풍물삼천리
- 추석 특집 ‘남도’

추석 특집 ‘남도’
1979.09.30 방송
(음악)

풍물삼천리.

(음악)

태평양화학 제공.

(광고)

(전통음악-사물놀이)

8월이라 한가위. 휘영청 둥근 달이 산마루에 떠오르니 삼천리 방방곡곡 흥겨운 노랫가락 멈출 때가 있으랴.

태평세월 겹친 풍년, 한여름에 땀을 흘린 보람이, 하늘이 보살펴준 다시금 이제는 허리 펴고 신명나게 놀아보세.

알찬 수확 내려주신 하늘에 감사하고 조상님께 감사하세. 달아달아 솟아라. 이 강산 저 고을 구석구석 다 비춰라.

한잔 먹세 그녀. 또 한잔 먹세 그녀. 마을마다 권주가에 끝이 없이 흘러나는 아낙네들 웃음소리.

이 나라의 한가위는 그렇게도 흥겹고 그렇게도 풍요하다.

(전통음악-사물놀이)

풍물삼천리, 한가위 특집으로 먼저 이번 주에는 경기도 이남 지방의 추석풍물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민속학자 심우성 씨의 추석의 각 지방 풍물과 풍속에 대한 설명입니다.

- 『에, 서울에서 제일 먼 제주도부터 살펴 올라가죠. 제주도에 가면은 옛날에는 줄다리기를 했다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습니다. 추석 때 시절 먹던 특이한 음식으로서 제주도 근해에서 나는 옥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돔 가운데 옥자 붙은 돔입니다. 이 옥돔을 미리 준비를 해서 간을 해서 부들부들 말렸다가 이것을 추석날 제상에

올려놓습니다. 아주 특이한 음식이죠. 경상도로 오면은 지신밟기를 각 곳에서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마을에 공공음을

염출을 하는 것입니다. 전라도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호남 해안지방에서는 강강술래를 빼놓을 수가 없겠습니다.

강강술래는 휘영청 밝은 달 아래 아낙들이 둥글게 손에 손을 잡고 밤새 춤을 추며 뛰노는 것입니다.

좀 더 전라도에서 올라와서 전라북도 쪽에 오면은 성밟기라든가, 또는 경상북도에서는 기와밟기,

그리고 경기도에 오면은 거북놀이를 비롯해서 각 집을 도는 걸공이 있습니다. 에, 경기지방에서는 지신밟기라고 하죠.

이러한 놀이와 풍속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추석 하루 전. 이 방송을 들으시는 여러분도

마음속으로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석날 넉넉지 못해서 음식을 장만하기 어려운 상황, 또는 추석 차례,

제물을 차리기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열나흘 날 걸공을 합니다. 집집을 돌아서 정 곳간에 모은 것을

열나흘 날 저녁, 주인이 몰래 넌지시 넣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풍이 우리나라 곳곳에 있었습니다.

(전통음악-창부타령)

베고개 이삭 패고 여물 들어 고개 숙어 서풍에 익은 뭍은 노란 구름밭 같구나. 흰 구름 같은 목화송이,

사노 밭은 곡식 아래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빛이 따사롭다. 1년 사시 열두 달 이보다 좋은 때가 있으랴.

흥겨운 민요와 함께 경기지방의 추석 무렵 거북놀이는 더 한층 흥을 돋구기에 충분하다.

(전통음악-거북놀이)

- 이히히히

- 이히히.

- 언니, 언니. 내가 수수께끼 하나 더 할까?

- 그래, 해봐.

- 아이, 어서 송편들 빚지 않고 뭘 혀?

- 엄마, 가만 있어봐. 두 놈은 구덩이 파고 여덟 놈은 망보는 게 뭐게?

- 두 놈은 구덩이 파고....?

- 응, 여덟 놈은 망보고.

- 아유, 무슨 수수께끼가 그렇게 어렵니?

- 모르지? 모르지?

- 송편 빚는 거지 뭐여?

- 아하하하... 그렇구나.

- 참, 엄마는 가만히 있으라니께.

- 어서들 송편 빚어. 부엌에 불 지펴놓은 지 오래됐으니께. 그저 서두른다고 송편 밉게 빚으면 안 뎌.

- 왜 안 돼? 엄마.

- 송편을 밉게 빚으면 말이여. 이다음에 시집가서 미운 아기를 낳게 된대요.

- 에헤헤헤, 그럼 언니는 미운 애만 낳겠구나. 아하하하.

- 어머?! 얘가! 내 송편이 어때서 그러니? 어때서 그래?!

- 아아아...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엄마, 언니가 막 꼬집어!!

- 아이고, 장난들 그만하고 어서 빚으라니께 그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평생을 한으로 살아온 우리 여인네들도 이때는 한해 동안의 고달픔을 훌훌

털어내고 쉴 새 없이 깔깔대며 응어리를 풀어가니. 먼발치서 울섶 너머를 기웃거리는 총각 녀석

마음인 들 편할 리가 있으랴.

(전통음악-정선아리랑)

- 오메?

- 춘심아.

- 야가 어찌 이랴?! 아이, 손목 놔라!! 야!!

- 아이, 춘심아. 난 너만 쳐다보면 가슴이 방망이질을 쳐서 못 살겄다, 야.

- 오메, 별꼴이네?! 니 가슴엔 정미소 발동기가 달려 있냐?! 어찌 날 보면 가슴이 방망이질을 친다지?!

- 아휴, 야가 이젠 사람 놀리기까지 하네?! 야야, 오늘은 딱 부러뜨리자 이거여.

- 아하하하, 부러뜨리긴 뭘 부러뜨리냐?! 부지깽이를 부러뜨린다는 거여?!

- 야휴, 내 가슴이야. 니 참말로 끝까정 요 모양으로 나올 거여?!

- 대체 어쩌자는 거여?!

- 아휴, 요 밥통아. 내 맴 모르겄냐?! 나하고 혼인하자 이거여.

- 뭐뭐뭐... 워워워워메, 워메?! 엿 장사 마음대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디 혼자서 김칫국부터

마시고 야단이네?!

- 어휴, 춘심아!

- 용용 죽갔지?!

- 에잇!! 또 틀려 부렸네! 아, 진짜 달은 뭐가 좋다고 밝게 비추고 자빠졌다냐!

(전통음악-쾌지나칭칭나네)

8월이라 추석날은 쾌지나칭칭나네. 세월은 흘러도 설움만은 남았더라. 쾌지나칭칭나네.

달아달아 밝은 달아 쾌지나칭칭나네. 우주강산 비친 달아 쾌지나칭칭나네.

(전통음악-쾌지나칭칭나네)

예로부터 인심 좋은 이 나라 어디든지 만물이 풍부하고 마음이 풍요하니 더 한층 넘쳐대는 인심에

때로는 지나는 행인조차 합세하여 한바탕 질펀하게 벌려놓는 풍물이며 술에 취해 동가식서가숙한들

그 누가 시비하나. 광에서 인심 난다고 했던가. 모두가 풍년 탓이니라.

(전통음악-둥그레당실)

달은 경상도에도 뜨고 전라도에도 뜨고 제주도에도 똑같이 뜬다. 남국의 정서가 한껏 깃든 제주도.

여기도 엄연히 우리나라고 보면 한가위 또한 똑같이 흥겨웁다. 제주도 주민들은 한가위면은 으레히

줄다리기를 즐긴다.

(전통음악-둥그레당실)

세시풍속이 철따라 다르듯이 추석의 풍물 또한 색다르다. 심우성 씨는 추석 풍물의 특징을 이렇게 얘기한다.

- 『어느 곳에서나 농악을 치며 춤을 추고 많은 음식을 차려 조상에게 감사드리는 것은 다 같다 하겠습니다.

아직 추석이 며칠 남았습니다. 아직 고향에 가지 못한 여러분들께서는 아마 지금쯤 서두르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우리 사람에게도 새처럼 귀소증과 비슷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1년 가운데, 섣달그믐이라든가 또 이 추석 한가위에는

꼭 부모를 찾게 마련입니다. 산 가족들끼리 모여서 즐기는 것도 추석입니다만 우리 민족의 풍속 가운데

아주 바람직한 것은 조상을 섬기는 날이 바로 추석입니다. 한가위가 되면은 모든 백곡은 무르익어

결실을 맺게 됩니다. 먼저 그 풍요한 결실을 대자연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 다음에 자기 조상에게도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요즘 추석을 전후해서 자기 조상만을 받드는 그러한 풍조가 근년에 와서

많이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옛 추석의 특이한 풍속은 내 조상뿐만이 아니라 천지신명, 대자연께

감사드리는 그러한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 점 아쉬운 일입니다.』

(전통음악-강강술래)

허나 뭐니뭐니해도 우리나라 풍속의 으뜸은 강강술래.

(전통음악-강강술래)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지만 휘영청 밝은 달 아래 손에 손을 잡고서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추는 강강술래.

(전통음악-강강술래)

우리의 풍년은 이렇게 해서 더욱 풍요롭고 우리의 인정은 이렇게 해서 더욱 샘이 솟으며 곱디고운 우리 풍물은

이렇게 해서 더욱 빛을 더해간다.

(전통음악-강강술래)

다음 주 이 시간에는 추석특집 두 번째로 우리나라 북쪽지방의 풍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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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풍물삼천리, 태평양화학 제공이었습니다.

(전통음악-강강술래)

(입력일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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