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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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풍물삼천리
- 강원도 정선 아리랑

강원도 정선 아리랑
1979.04.22 방송
(음악)

풍물삼천리.

(음악)

주식회사 진로, 태평양화학 공동 제공.

(광고)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삼천리강산 고을마다 독특한 풍물이 있고 옛부터 전해오는 얘기가 있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누구든지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아리랑입니다.

이제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민요이자 상징처럼 됐습니다.

오랫동안 불려오면서 구구절절이 숱한 사연이 얽히고 그 가락엔 한이 쌓였습니다.

특히 산세가 높고 험한 강원도지방의 아리랑은 유난히 구성지고 애절합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로 날 넘겨주게나. 오늘은 강원도 정선아리랑을

소개합니다.

민속학자 심우성 씨의 설명부터.

『에, 아리랑하면은 우리의 정말 대표적인 민요이자, 바로 그 애환의 초점이 모두

아리랑에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 근처, 특히 진도 쪽. 여기에 가면은 바다사람들의

아리랑이 있습니다. 진도아리랑이죠. 그런가 하면은 경상도 밀양에 가면은요.

그 들판에 전승이 되는, 에, 밀양아리랑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들으시는

정선아리랑은 바로 산사람들의 아리랑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바다다 평야나

또는 산간에 모두 아리랑이 숨 쉬고 있습니다. 민요화 하는 것은 민중의 애환이 하나의

음률을 타고 그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하나의 리듬입니다. 이러한 민요가락에 따라서

아리랑의 가사들은 그곳, 그 고장 사람들의 하나의 의지와 애환으로 엮어지는 것입니다.

나무를 캐며, 또 나무를 하며 또 어렵고 소박한 생활 속에서 외떨어진 산골사람들의 애환이

정선아리랑 속에 숨 쉬고 있습니다. 』

(전통음악-정선아리랑)

- 『가도 가도 산으로 둘러싸야 하늘만 빼끔 내다보일 뿐이라고 했든가. 고개를 넘고

골짜기를 굽이굽이 넘어갈 때는 울면서 찾아간 정선 땅이지만 아름다운 산수와 순박한

인심에 정이 들어 울면서 떠나는 곳이 정선이라고 했다. 』

『정선아리랑은 정선이라는 아주 산간벽지에 전송되는 민요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산골에 가면은 어느 곳에나 어산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나무꾼들이 지게목발을

두드려가면서 구음으로 길게 내뽑는 한숨어린 노래들입니다. 이러한 어산령이

정선답게 다시금 지어진 것이 바로 정선아리랑의 골격이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정선아리랑이 언제부터 그 고장에서 불러졌던지는 지금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정선이라는 산골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선아리랑의 호흡은

이루어졌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고을을 지킨 숱한 절개 있는 선비들에 의해서

정선아리랑의 아주 그 절개 있는 가사들이 지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인정과 해학과

그런 가운데에도 빈곤과 고독과 무상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풍만한 아름다운 산천,

자연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 정선아리랑의 내용이라 하겠습니다. 』

(새 울음소리)

- 어르신네요, 어르신네요.

- 나, 여기 있다.

- 아,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요. 또 뱅기산에 오르셨구닙쇼.

- 응, 어쩐 일이냐?

- 어쩐 일이구닙쇼. 아이, 가실 것도 아니시면서 아우라지 나루터는 왜 자꾸 내려다 보십니까요?

- 아... 고려조정을 다시 일으켜보겠다는 소식은 없으니.

- 지금이라도 새 임금을 섬기시면 이 산골에서 고생 안 하시고 부귀영화를 누리실 텐데요.

- 무슨 소리냐!! 충신은 불사이군이라 내 한 몸의 영달을 위해 어찌 두 임금을 섬기겠느냐?!

- 귀하신 어르신네께서 이런 산골에 묻혀 화전이나 일구시고 산나물로 연명을 하시니

마음이 아프옵니다.

- 그만!

- 두고 오신 가족들이며 고향 생각하며 옛날에 지체 높으시던 일들이 얼마나-.

- 그만하라니까!!

(새 울음소리)

- 산천정계 새소리 정을 붙이자.

(새 울음소리)

(전통음악-정선아리랑)

강원도 정선은 고구려 때 익매현으로 불리우다가 신라 경덕왕 때 정선으로 개칭됐고

고려 태조 24년에 삼봉으로, 현종 3년에 추진이라 이름하고 군으로 승격해서 수령에

지군사를 두었으며 충렬왕 17년엔 도월, 충선왕 2년에 신봉 등 여러 번 그 이름이 바뀌다가

공민왕 2년에 정선으로 환언돼 오늘에 이르렀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첩첩산중 두메산골이지만 총각처녀가 만나니 사랑이 싹트고 또 쓰라린 이별도 있었으리라.

그래서 정선아리랑의 그 많은 사설마다에는 한도 많고 사연도 많다.

(거센 물결치는 소리)

- 그 물결 참 거세다. 아하, 참.

- 어머나, 이를 어째. 강물이 불었네.

- 불은 정도가 아니라 소용돌이라구. 밤새 억수장마가 퍼부었지 않은감.

- 아저씨, 저 좀 건네주세요.

- 뭐? 아이, 저 소용돌이를 건너자구?! 아, 정신이 있어?!

- 아유, 그럼 어째요.

- 아니, 왜.

- 어쩌다 오늘이 건너 마을 삼봉이가 떠나는 날인데. 경복궁 짓는 일에 부역을 떠나요.

떠나면 언제 올지 모른데요. 3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른데요. 잘 다녀오라고 해야 할 텐데,

기다린다고 해야 하는데. 100년이 걸려도 기다리고 있겠다고. 어쩌나!

- 얘기인 즉은 딱하지만 보다시피 지금은 못 건너요.

- 아유, 어째요. 가야 할 텐데, 만나야 할 텐데. 아이, 가야 해요! 만나야 돼요! 가야 돼요!

(물에 첨벙거리는 소리)

- 으구구구, 안 돼! 안 돼! 아, 이봐. 무슨 짓이야?! 어서 돌아와! 늘 사람 못 건너요!! 아유, 저런!!

(물소리)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정선 읍내를 흐르는 아우라지 강에 얽힌 사랑의 이야기들이 아리랑에 담겨져 있습니다.

정선에서 평창까지, 정선에서 울진까지 거의 100리가 됩니다. 그런데 옛날에 정선 사나이들은

약초를 캐서 울진 장을 하루에 보고 왔다고 그럽니다. 저녁때가 돼도 돌아오지 않는 서방님을 기다리는

젊은 새댁들의 애환이 성황당 마루 마루에서 정선아리랑으로 불러지고 있습니다. 애정과 망향과

설움과 그리고 인생의 무상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산골의 가난한 살림 속에서도 인정한 오가는,

그러한 아리랑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은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 부역에 끌려왔던

정선의 사나이들이 고향을 그리면서 불렀던 정선아리랑의 가락은 가장 애절한 노래 중에 하납니다.』

- 젠장 할! 이놈의 역사가 언제나 끝이 난다.

- 그러게 말이여, 벌써 3년이 지나고 4년째 아닌가벼.

- 경복궁인지 대궐인지 짓는다고 마누라하고 새끼들은 모두 망부석이 되겠네.

- 뉘 아니래나.

- 자넨 어디서 왔는가?

- 우리 고향? 강원도라 정선이라우.

- 정선? 여기서 먼가?

- 멀지요, 멀어요.

- 아... 그렇게 보고 싶은 사람인데 이젠 그 모습만 어른거리니... 으휴... 기다려만 다오,

곧 돌아갈 테니 기다려만 다오. 기다려만 다오! 기다려만 다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정선아리랑은 경복궁 창건 당시 부역으로 나온 정선고을의 장정들로부터 타 지방에서 징벌돼온

장정들로부터 불리어져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이 고장에서 태어나서 70여 년을 살아온 어느 할머니.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음성 녹음)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소 울음소리)

구성진 가락에 취해서 초동이 넋을 잃었었다고 할머니는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러서

옛날 얘기 같은 젊은 시절을 추억한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고 하면서 정선아리랑의

가락과 사설도 변할 수밖에 없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예, 정선아리랑은 매 해 10월 초순에 아리랑제라 해서 이 고을이 아주 떠들썩한 잔치를 엽니다.

각 면에서 아리랑을 제일 잘 부르는 사람들이 서로 1등을 할려고 겨루고 나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누가 가장 잘하고, 못하는 그런 사람을 뽑기는 참 어렵습니다. 모두가 진심으로 인정에서 우러나오는

사설을 노래 부르는 거기 때문에 잘한다, 못한다 분간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정선에 가면은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민요비가 있습니다. 그 민요비에는 아리랑비라 적혀 있습니다.

이 아리랑비 밑에에는 항시 정선의 노인들, 요즘에는 젊은이들까지도 모여서 아리랑을 익히고 있습니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예도옛적 고을 이름은 무릉도원이었더라.

산이 높고 우를 청청하여 머루랑 다래랑 먹고 살고

철따라 복사꽃, 진달래, 철쭉꽃, 강산을 불태웠다네.

휘도는 골짜기에 굽이치는 강물은

흥건한 젖줄기 되어 물방아 돌고 돌고.』

(전통음악-정선아리랑)

길쌈을 매면서 밭을 갈면서 한숨처럼, 탄식처럼 흘러나오던 노래.

슬플 때 불러서 한을 풀고, 기쁘면 기뻐서 흥얼대던 이 가락은 언제까지고

우리민족의 가슴에 남아 있어야 한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다음 주에는 이천 거북이놀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광고)

(전통음악-정선아리랑)

풍물삼천리. 태평양화학, 주식회사 진로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전통음악-정선아리랑)

(입력일 :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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