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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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
창밖의 여자 - 제23화 당신 아내 노릇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에요.
창밖의 여자
제23화 당신 아내 노릇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에요.
1979.01.23 방송
라디오 드라마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는 후에 영화로 제작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제곡인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는 침체기에 빠져있던 조용필이 재기하는데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배명숙 극본 이규상 연출

- 거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 네?
- 한 시가 넘도록 물 꺼 놓고 거기 앉아서 뭘 하고 있는가 말이야?
- 잘 거에요.
- 울고 있었군.
- 아니에요.
- 아니긴. 거기 앉아.
- 자겠어요.
- 앉으라면 앉아! 그렇게 힘이 들어? 그렇게 잊기가 싫어?
- 무슨 소리 하는 거에요.
- 어제도 울고. 지금 또 울고. 왜 우는 거야? 왜 우느냐니까?
- 여보. 나 좀 모른 채 내버려 둬 줘요. 부탁이에요.
- 날 더러 모른채 하라고?
- 이러고도 날 더러 모른채 하라고? 응? 그렇게 힘이 들어? 대답을 해.
- 그래요. 힘이 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이렇게 힘들 짓을 해야 하는 지 그 것 조차 모를 지경이에요. 왜요? 이제 시원하세요? 여보. 제발 좀 모른 척 해주세요. 그냥 좀 착찹해서 그럴 뿐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아무일 아니에요. 여보.
- 더이상 날 모욕하시마.
- 당신을 내가 왜 모욕해요? 나 당신 모욕한 적 없어요. 나 이러는 것도 당신 아내 노릇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에요. 그런데 왜 내가 당신을 모욕해요? 네?
- 다시는 내 앞에서 눈물 보이지 말아.
- 이제는 그런 일 없을 거에요. 두고 보세요.

아니에요. 그런 일 없을거라뇨. 나 지금 거짓말 하고 있어요. 나 정말 힘이 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내가 정말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에요.

- 경화! 거기 붓 좀 집어 줘. 거기 큰 붓 말이야.
- 던진다~
- 아유. 날씨 흐려서 오늘도 능률 안 오르네 정말.
- 저녁때까지 가지러 온다고 했어.
- 저녁때까진 될 겁니다.
- 아. 근데 학수는 왜 안 나오지? 오늘 안 나오는가 본데?
- 여태까지 안 나오는 데 나오겠어요?
- 술병이 낫나?
- 어제 술 마셨어요?
- 말 마. 내가 집에까지 데려다 줬다.
- 전화 한 번 해 볼까?
- 한번 해 봐. 또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지 모르니까.

- 어. 수위실이죠? 네. 수고하십니다. 308호 한학수씨 좀 부탁합니다. 어. 나갔다구요? 언제요? 네. 알았습니다. 수고하세요.

- 나간 지 오래됐대요.
- 그럼 어딜 갔어? 안 나오고.
- 글쎄요.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딸깍)
- 무슨 전화가 그러니?
- 그 이야.
- 영아 아빠?
- 요새 늘 저래. 수시로 전화를 해 놓고 그냥 끊어 버리는 거야.
- 왜?
- 내가 집에 있나 없나 확인하는 거야. 전화 걸어서.
- 그래?
- 아직도 날 의심하고 있어.
- 서운하니?
- 아니. 내가 그렇게 만든 걸 뭐.
- 시간이 한참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 난 틀렸어.
- 틀리다니?
- 시간이 지나도 난 안 돼.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견딜수가 없어.
- 안 견디면 어쩔거야? 니가 그러니까 영아 아빠가 수시로 전화를 하지.
- 거기다 날 매다는 거야.
- 꼼짝말고 있어. 전화통 앞에.
- 하지만 우린 어쩜 다시 그 전 같애지지 못 할거야. 그 인 그 이 대로 난 나대로.
- 걱정하지 마. 되게 돼 있어.
- 걱정하는 거 아니야. 지금 그런 거 걱정할 여유 없어. 나. 그저 그럴거라는 거지.
- 그 사람은 어쩔거라는 거니 이제? 어떤 구실로도 다시 만나지 마. 만나면 좋지 않아.
- 하지만, 한 번은 만나야 돼.
- 글쎄 그만 둬.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니?
- 그럴수는 없어. 그럴수는 없는 거야. 넌 그럴 수 있니 응?
- 하지만 걱정이 되서 그러잖니. 작별인사가 그야말로 작별인사로 끝나지 않으면 그 땐 어떡하니?
- 그런 일은 없을 거야.
- 너만 그럴 수 있는 면 뭘하니? 둘이 똑같이 그럴 수 있어야 말이지. 그리고 너도 믿을 수 없어.
- 아니야. 괜찮을거야. 자신이 생길때 까진 안 만날거니까.
- 그 때가 언젠데?
- 그건 나도 잘 몰라.
- 그 때가 언젠지도 모르는 널 믿어?
- 될거야. 난.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 학숩니다.
- 왜 또 전화했어요?
- 내가 연락한다고 했잖아요.
- 그때가 언젠 줄 알고 기다립니까?
- 기다려야 돼요. 난 나갈수가 없어요. 정말이에요. 내 말대로 해요. 네?
- 좋아요.
- 고마워요.
- 끊겠습니다.

- 그 사람? 왜 그러니? 왜 그러냐니까?
- 목소리를 들으니까 걷잡을 수 없이 보고 싶어져.
- 아휴. 내 그럴 줄 알았다.
- 세월이 빨리 빨리 흘러가 버렸으면 좋겠어. 빨리 빨리.

(띵동.)
- 누구세요? 누구세요? 아니!
- 놀라지 마세요.
- 여길 왜 왔어요?
- 당신 연락 기다리고 있을 순 없어요. 그래서 내가 왔어요.
- 그렇다고 여길 오면 어떡해요.
- 여길 오지 않으면 당신 볼 수가 없는데 어쩝니까?
- 왜 내 말을 안 들어요. 네?
- 나 이제 당신 말 안 듣습니다.
- 미스터 한.
- 차에서 기다리겠습니다.
- 나. 못 나가요.
- 기다립니다.
- 기다리지 말아요.
- 나올 때 까지 기다립니다. 오늘은 꼭 만나야 돼요.
- 미스터 한.

- 나 못 나가요. 그러니까 여기서 얘기해요.
- 여기선 안 됩니다.
- 그럼. 내가 시간 만들때까지 기다려요. 돌아가요.
- 나. 이제 혜진씨 말 안 들어요.
- 왜요?
- 들을수가 없기 때문에요. 당신이 왜 그러는지 알기 때문에요.
- 이러면 나 화내요.
- 화난건 나에요?
- 뭐라구요? 나. 내려요. 세워요. 차 세워! 미스터 한.


제22화 마음으로 간음한 여자에요. 제24화 당신이 정리 하세요.


(입력일 : 200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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