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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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
창밖의 여자 - 제20화 이 사람 대체 어딜 갔을까요?
창밖의 여자
제20화 이 사람 대체 어딜 갔을까요?
1979.01.20 방송
라디오 드라마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는 후에 영화로 제작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제곡인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는 침체기에 빠져있던 조용필이 재기하는데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배명숙 극본, 이규상 연출.

- 후...
- 아빠, 엄마 또 어디갔어? 응?
- 엄마, 또 친구 집에 간거야 아빠?
- 영아, 윤이 방에가서 놀고 있어. 엄마 금방 와.
- 어디 갔는데?
- 글쎄 금방 온다니까 그러네.
- 영아야 방에 가서 놀자.
- 응.
(딩동)
- 엄마야?
- 아줌마야.
- 난 또 엄마라고.
- 영아랑 윤이 방에가서 놀아.
- 저, 아침을 어떻게 하셨어요?
- 앉으세요 좀.
- 혜진이 서울에 없나 봐요. 저, 근데 대체 무슨 일인데요?
- 경숙씨, 정말 모르세요?
- 몰라요 정말. 정말이에요. 혜진이가 왜 나갔나요?
- 모르겠어요.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 네?
- 머릿속이 뒤죽박죽 입니다. 뒤죽박죽 이에요. 언젠가부터 갑자기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보다 이 사람 대체 어딜 갔을까요. 경숙씨, 정말 모르세요?
- 딴건 몰라도 혜진이가 갈 만한덴 제가 알아요. 하지만 없어요.
- 정말 서울에 없나요?
- 없어요. 하지만 곧 돌아올 거에요.
- 내가 지금 궁금한 건 언제 돌아올지 그게 궁금한게 아닙니다. 어디에 갔는지 그걸 알고 싶어요.
- 가긴 지가 어딜 갔겠어요.
- 정말 갈 만한데가 없단 말입니까?
- 제가 알기로는요.
- 그래요.
- 두고 보세요. 곧 올거에요. 갈 데가 없는데 오래 있겠어요? 기껏해야 밤기차나 탔겠죠. 결혼 전에도 가끔씩 그랬잖아요. 거 왜 울적하면은 밤차 타고 아무데나 갔다가 되잡아 상행열차 타고 돌아오던 버릇.
- 예.
- 그러니 걱정 마시고 출근이나 하세요. 여긴 제가 있겠어요. 혜진이 올 때 까지요.
- 아, 그런데 저...
- 아, 글쎄 아무 일 없을 거라니까요.

- 언니, 얘기 좀 해봐.
- 얘가 일 안하고 왜 여기까지 쫓아와가지고 이러나 이러길.
- 글쎄 언니가 학수형은 왜 찾고, 혜진언닌 어딜 갔길래 언니가 여기 와 있는 거냔 말이야.
- 그렇게 궁금하면 학수란 사람한테 직접 물어보려마.
- 말을 해야 말이지. 입 꾹 다물고 전화통만 바라보고 앉았는데 꼭 폭탄 안고 있는 사람 같아서 건드릴 수가 없어. 왜 그렇게 봐?
- 가서 일이나 해.
- 걱정마. 점심시간이야.
- 참, 너도.
- 근데 언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자기집은 남한테 맡겨놓고 왜 남의 집에 와 앉아있어 응?
- 혜진이 기다리고 있어.
- 혜진언니가 어딜 갔는데?

(따르릉)
- 여보세요?
- 아직 안 돌아왔나 보군요.
- 네. 아직. 걱정 마세요.
- 전화 끊습니다.
- 그러세요.

- 아니, 무슨 전활 그렇게 받어?
- 너 좀 갈 수 없니?
- 얘기 해줘야 가지.
- 무슨 얘길.
- 학수형을 언니가 찾는 이유. 얘길 죽어라고 안하니까 더 궁금해 죽겠어.
- 그 사람 일이라면 뭐든 그렇게 알고 싶니?
- 뭐야?
- 제발 알려고 들지 말어. 그 사람한테 관심갖지 말란 말이야 이제.
- 뭐라고?
- 쳐다 보지도 말고.
- 그만 둬.

(따르릉)
- 내가 받겠어. 여보세요.
- 미스터 한.
- 거기 어딥니까. 어딨어요.
- 서울역이에요.
- 아니 또 어딜 가는 거에요?
- 아니에요.
- 내 지금 갈께요. 거기 있어요.
- 오지 말아요. 집에 가요 지금.
- 집에? 어딜 갔었어요. 무슨 일이에요.
- 아무일 아니에요.
- 나 좀 만나요. 잠깐만이라도.
- 집에 가야해요. 목소리 들었으니 됐어요. 그만 끊어요.
- 혜진씨, 혜진씨.

- 학수형, 학수형.
- 왜 그래. 왜 자꾸 불러. 나 지금 말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야.
- 왜그래?
- 혜진씨가 누구에요?
- 뭐?
- 지금 그랬죠. 전화통에다 대고 혜진씨라고 불렀잖아요? 설마, 혜진언니.
- 경화.
-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 경화.

- 왜그래? 갑자기 경화가 왜저래? 학수.
- 입 좀 다물고 있어.
- 뭐야?

- 그래서 어딜 갔었어?
- 부산.
- 그럴 줄 알았어.
- 혼자 되고 싶었어. 그래서 기차를 탔어.
- 그래. 무슨 생각을 했니? 무슨 생각을 했느냐니까?
- 내가 그 사람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확실하게 알았어.
- 뭐야?
- 그이 손을 뿌리쳐 놓고, 그이 못지않게 나도 놀랬어. 내가 그이를 거부한건 그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어. 정말이야. 이건 내 진실이야.
- 그래서. 그래서.
- 그이 한테 버림 받는것도 무섭고 그 사람 단념하는것도 할 수가 없고 나 지쳤어. 지쳤어.
- 넌 참 염치도 없구나.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도 있니?
- 나 좀 잘래 자야겠어.
- 잠이 오니? 응?
- 아무것도 생각 할 수가 없어. 너무 지쳐서.
- 한 가지만 말해두고 갈께.
- 뭘.
- 영아 아빠 아직 믿고 싶은 눈치가 아니야. 하긴 어떻게 믿고 싶으면 또 믿을 수가 있겠니?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널 믿게해.
- 그이가 날 믿어줄까?
- 믿게 해야지. 아무일 없었다는거 믿게만 하면 되잖아?
- 그이 어쩌면 내가 부산 갔다왔다는것도 안 믿어 줄거야.
- 딴 남자하고 밤을 지내고 온 아내를, 어떤 남자가 믿겠니? 글쎄 누가 아무일 없었다고 믿겠느냔 말이야. 그런데도 영아 아빠 믿고 싶지 않은가봐. 그러니까 잘 해보란 말이야. 우왕좌왕하지 말고. 문젠 어쩜 영아 아빠가 아니라 니 마음인지도 모르지.
- 하...

(딩동)
- 아니, 그 인가?
- 문열어.


제19화 왜 그 남자하고 같이 밤을 보냈지? 제21화 키스마크… 그게 모든걸...


(입력일 : 200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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