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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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
창밖의 여자 - 제11화 놔주세요. 부탁이에요. 부탁이에요.
창밖의 여자
제11화 놔주세요. 부탁이에요. 부탁이에요.
1979.01.11 방송
라디오 드라마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는 후에 영화로 제작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제곡인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는 침체기에 빠져있던 조용필이 재기하는데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배명숙 극본 이규상 연출

- 웬일이야? 경화.
- 들어오라는말 안해요?
- 들어와. 늦게 웬일이야. 10시가 넘었어.
- 알아요.
- 아무튼 왔으니 앉어.
- 아무튼 이란 소리 빼면 어때요?
- 왜 왔어?
- 보고 싶어서요.
- 커피 마시겠어?
- 생각없어요.
- 어디서 뭘 하다 이런시간에 왔니?
- 학수형?
- 왜?
- 알고 싶어요.
- 뭘?
- 그동안 어디 있었어요? 왜 그렇게 앓았어요?
- 그게 궁금해서 밤중에 여기까지 온거야?
- 알고 싶어요.
- 경화, 나한테.
- 그만두세요. 무슨 말 하려고 그러는지 알아요. 안단 말이에요. 가겠어요. 참 이거 드세요.
- 이게 뭔데? 통닭이군.
- 늦게 일 끝내고 길바닥을 헤매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통닭집으로 들어갔어요. 이 통닭 한마리 사가지고 여기 오고 싶어서 2시간씩이나 거리를 헤매고 다녔던가봐요.
- 경화.
- 털목도리로 싸왔으니까 아직 식지 않았을거에요.
- 그래. 다 먹을께. 고마워.
- 가요.
- 잠깐 기다려. 택시 잡아줄께.

- 혼자 갈래요.
- 그럼 좋을대로 해.
- 참. 학수형
- 왜?
- 기다리는 사람은 왔어요? 그때 누굴 몹시 기다리고 있었잖아요. 환상의 바다에서 기다린다고 했죠? 안왔어요?
- 그만 가봐.
- 난 알아요.
- 알아? 뭘?
- 학수형.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는거. 그런데도 왜 그래요? 왜 그렇게 추워보여요? 네?
- 뭐라구?
- 왜 그렇게.
- 더 말하지 말어. 난 괜찮아.
- 나두. 괜찮아요.
- 경화.
(문닫는 소리)


- 엄마. 나 백설공주 읽어줘요.
- 백설공주?
- 응.
- 영아야.
- 빨랑 읽어줘.
- 엄마 골치가 아파요. 조금 있다 읽어주면 안되겠니?
- 왜 골치가 아퍼? 엄마 감기 걸렸어?
- 아냐 감기 안걸렸어?
- 그런데 왜 골치가 아퍼?
-가서 오빠하고 놀아. 좀 있다 백설공주 읽어줄께.
- 네.
- 우리 영아 착하구나.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 접니다.
- 왜 전화하셨어요?
- 점심 대접이라도 해 드리고 싶어서요. 신세 많이졌잖아요.
- 신세는요. 신경쓸거 없어요.
- 그래도 저는 그렇지가 않아요.
- 점심은 먹은걸로 하죠. 먹지 않아도 먹은거 같애요.
- 역시 절 피하시는 군요.
- 피하긴요.
- 피하시는게 아니면 제 초대 거절하지 마십시요.
- 하지만 저 지금 좀 바빠요. 정말이에요. 일이 좀 있어서.
-그렇다면 기다리죠. 저 지금 아파트 입구에 와 있습니다. 차 속에서 기다릴테니까 일 끝내고 나오세요. 그럼.
- 여보세요.

그래 열쇠도 돌려주고.

-왜 안드세요?
-아닙니다. 먹고 있습니다.
- 아직도 식욕이 없으세요?
- 아니에요. 이제 괜찮습니다.
- 안색이 좋지 않아요. 아까 그렇지 않더니
- 제게 신경쓰지 마시고 드세요. 저도 먹습니다.
- 전혀. 식사하고 싶은 표정이 아니에요. 지금.
- 사실은 나도 별로 식욕이 없어요.
- 뵐때마다 마지막 같은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정말 마지막인것 같애요. 그렇죠? 이제 다시 만나뵐 구실도 있을거 같지 않구요.
- 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
- 무서워요.
- 무서워요?
- 내일이 무섭고, 모레가 무서워요.
- 왜 그런생각을 하세요.
- 왜냐고 물으신겁니까?
- 그래요. 왜냐고 묻지는 않겠어요.
- 더 말아지 마세요. 듣지 않아도 아니까요.
- 그러니 잊어버리세요. 오래 가지 않을거에요.
- 쉽게 얘기 하시는 군요.
- 쉽게 하는 얘기 아니에요.
- 절 좀 붙잡아주세요.
- 어머 이러지 마세요.
- 뿌리치지 말아주세요.
- 이러면 안돼요.
- 부인.
- 놔주세요. 부탁이에요. 부탁이에요.
- 어흐~~!
- 내가 안나왔어야 했어요. 아파트에도 가지 말고, 열쇠도 받지 말았어야 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한거에요.
- 그런말 하지 마세요. 열쇠 드린 그날부터 온통 열중하기 시작했어요.
- 가겠어요.
- 이럴수는 없어요.
- 그럼 어떡해요. 네?
- 이렇게 가시면 정말.
- 가야해요.
-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어요. 이대로는.

(자동차 소리)
- 어디로 가는 거에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에요? 네? 아니 서울을 벗어난거 아니에요? 이러면 안돼요. 서울로 돌아가요. 차를 돌려요. 차를 돌려요. 미스터 한 내말 안들려요? 네? 아니...

- 흐흐흐흑
- 미스터 한

(끼리릭~~! 끼리릭~~!)

제10화 그렇게 보지 말아요. 눈이 부셔요. 눈이. 제12화 끝이라는 생각이 절 미치게 만들어요


(입력일 : 200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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