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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
창밖의 여자 - 제2화 “호기심이 생겨요”
창밖의 여자
제2화 “호기심이 생겨요”
1979.01.02 방송
라디오 드라마 인생극장 ‘창밖의 여자’는 후에 영화로 제작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주제곡인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는 침체기에 빠져있던 조용필이 재기하는데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배명숙 극본 이규상 연출

"절.. 알아보시는군요."
"바로 어제 봤잖아요?"
"재밌군요. 어제 뵙고 오늘 또 뵙구요. 네?"
"정말 그렇군요."
"아니 그런데 여긴 무슨일로."
"좀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이 안에 말입니까?"
"네."
"누구요? 저도 이 사무실에 있습니다."
"어머, 그러세요? 전 경화를 만날려구... 경화 아세요?"
"경화랑 같이 일해요. 제 후배구요."
"오호호. 바로 그랬었군요. 경화는 친구 동생이예요."
"네..."
"아하하하하."
"엄마, 이 아저씨는 누구야?"
"음?"
"이 아저씬 누구냐고."
"어, 이 아저씬 경화 아줌마 친구야."
"하하하. 꼬마가 아주 이쁘군요."
"이 아이 데리고 3층 치과에 왔었어요. 여기 오니까 경화 생각이 나겠죠? 그래서."
"아 근데 경화가 친구 결혼식에 갔어요 좀전에. 아마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들어가셔서 좀 기다리시죠."
"아니에요. 마침 여기 왔으니까 얼굴이나 보고 갈까 했는데요 뭐."
"아, 그래도 이왕 오셨으니까 보고 가시죠."
"자주 봐요 경화."
"그럼 그냥 가시려구요?"
"그래야겠어요."
"아 그러시다면 저 제가 차 한잔 대접해드리고 싶은데요. 뭐 경화 대신이라도 좋구요. 그래도 되죠?"
"차는 제가 사죠."


"영하, 우유 마셔. 들죠."
"네."
"오늘은 심심하지 않아요? 호호호"
"오늘은 즐겁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구요. 다시 뵙게 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 전시장에 매일 갔었어요?"
"매일 갈 가치나 있습니까? 어제 처음 갔었어요. 인사로."
"그랬군요. 왜... 봐요?"
"꼭, 보여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게 뭔데요?"
"잠깐만요.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뭔데요? 열쇠 아니에요?"
"네. 아파트 열쇠입니다."
"아파트 열쇠?"
"개나리 아파트 7동 807호 열쇠입니다. 그 열쇠를 가지고 계시다가 심심할 때 거기로 가보세요."
"심심할때?"
"지금 제가 직접 모시고 가고 싶지만은 지금은 심심하신것 같지가 않으시구요 심심하지 않을 땐 갈 필요가 없거든요."
"거기가 뭐하는 곳인데요?"
"그건, 가 보시면은 압니다. 그 곳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졌어요."
"왜요?"
"그냥 그러고 싶어요."
"거기가 뭐하는 곳인지 힌트를 조금만 줄 수 없어요?"
"뭘 하는 곳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안해요."
"그렇다면 거기가서 내가 할 일은 뭐죠?"
"그것도 가보시면은 알아요."
"미스테리 같군요."
"미스테리 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요?"
"가고 싶지 않으시면 안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심심할 때는 한번쯤은 가보세요. 전 가끔씩 거기 갔다오곤 해요."
"이 열쇠가 없으면 못 들어 가나요?"
"물론이죠. 언제나 잠겨있고 열어 줄 사람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열쇠는 두 개 뿐입니다. 하나는 제가 가지고 있고, 하나는 부인께 지금 드렸구요."
"그럼 그 아파트는 댁의 소유군요?"
"네. 질문은 그만 받겠습니다. 아, 혹시 거기 가 보시더래도 웃진 마십시요 아니 뭐 웃으셔도 상관이 없습니다. 대신 웃음이 나거든 즉각 이 열쇠를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웃음이 나면?"
"네. 그렇습니다."
"도무지 뭐가뭔지 모르겠군요."
"그렇지만 궁금하시긴 하죠?"
"호기심이 생겨요. 그건 인정 하겠어요."
"그럼 그 호기심을 푸는 일만 남았군요. 아참 그리고 이거 경화한테는 비밀입니다. 경화한테 열쇠 빌려 줄 생각은 없거든요."
"경화를 싫어하세요?"
"싫어하긴요. 좋은 아이에요. 하지만 그런거 하고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요?"
"어 이 꼬마 아가씨가 졸고 있군요."
"어머, 어머나 얘 좀 봐. 영하야!"
"아이 몹시 졸린가 본데요?"
"치과에서 좀 울었거든요. 울고 나니까 졸리운 거예요. 아이고 어떡하지? 영하야!"
"아 조금 재우시죠. 저렇게 조는데 어떻게 깨우겠습니까."
"아휴 얘도 참..."
"하하하하."


"네. 들어 올 겁니다. 일이 밀려있거든요. 어! 아 예 마침 들어오는군요."
"누구야?"
"주 여사. 어제도 전화 했었어."
"어. 이리 줘. 네. 미스터 한 입니다. 아, 그 문젠 아무래도 사양을 해야겠습니다. 아니 거절이 아니라 사양입니다. 저 실내장식 전공도 아니구요. 또 관심도 흥미도 없어요. 그러니 어떻게 그 일을 하겠습니까. 대신 저 개성있는 친구를 소개하죠. 아 아닙니다. 정말 실내장식은 하고 싶지가 않아요. 아 섭섭하게 생각지 마세요. 네네. 네 한번 들리겠습니다. 네. 저 그럼."
"주 여사가 니 실력을 아는데 말이야."
"정말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주 여사한텐 그럴 수 없잖니."
"싫은건 싫은거야."
"누가 말리겠니. 그 놈의 성질."
"어 경화, 언제왔어?"
"조금 전에."
"손님이 왔었지."
"손님? 누구?"
"박혜진 씨."
"어머, 혜진 언니가?"

따르릉~
"네. 한학수 씨요? 아 잠깐만요."
"누구야?"
"여자. 못 듣던 목소리야. 그 새 바꿨나봐?"
"네. 어 거기로 와. 7시. 끊어."
"그 새 또 바꿨어?"
"이번엔 너무 빨랐던거 같애 학수 형."
"난 맨날 공휴일인데 넌 항상 경기가 좋구나."
"부럽냐?"
"질투난다."
"하하하."
"참, 학수 형. 혜진 언니 언제 왔었어?"


"나 저기 네 거리 까지밖에 안가."
"알아요."
"거기 까지라도 타고 가겠다는거야?"
"학수 형. 나 술 좀 사줘. 나 오늘 술 마시고 싶어."
"왜 그러니?"
"몰라. 괜히 미칠 것 같애."
"괜히?"
"응. 괜히. 갑자기."
"하지만 난 약속이 있어."
"여자 만나러 가는 거 알아요."
"그런데 왜 억지야?"
"지금 만나러 가는 여자 뭐하는 여자야?"
"스튜어디스."
"사랑해요?"
"아니."
"앞으로 사랑 할 거예요?"
"아니. 왜?"
"그럼 왜 만나요? 사랑 하지도 사랑 할 것도 아니면서 왜 만나요?"
"그럼 밤에 뭘 하니?"
"하...휴"
"왜 한숨을 쉬어?"
"학수 형은 대책이 없는 남자야."
"아는군."
"그 여잔 언제까지 만날 거예요? 앞으로 한달?"
"오늘로 끝이야."
"그럼 내일은 뭘하죠? 내일은 뭘 할거냐구요?"
"내일은 그냥 견딜 수 있을거야. 이제부턴 그냥 견딜 것 같애. 이제 부터는."

제1화 전시장에서의 첫 만남 제3화 대책 없는 남자를 혼자 바라보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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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계일, 김수희, 김태현, 오세홍, 김한진, 정경애, 양미학, 신성호, 전기병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국, 기술- 이원석, 주제가 작곡, 노래- 조용필

(입력일 : 20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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