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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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26화
야행열차
제26화
1979.01.26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스물여섯 번째.

(음악)

- (전화 음성)도대체 범인을 코앞에 두고도 당신네 경찰은 뭘 하고 있는 게요?!!

무슨 얘긴가. 수화기를 통해 카랑카랑하게 들려오는 차 화백의 목소리.

- 저희들이야말로 차 선생님이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요. 범인이 어쨌다구요?!

- (전화 음성)강현배 말이에요!! 강현배!!

- 예, 강현배요.

- (전화 음성)내가 어제 그자를 만났단 말이오! 단둘이서!

- 뭐라구요?!

송 반장으로서는 차 화백의 한마디 한마디가 갈수록 태산이 아닐 수 없다. 사실이지 강현배가 느닷없이

나타나기 전까지 수사관들은 여지없이 차준호 화백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아온 터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차준호 화백과 강현배가, 그것도 단둘이 만났다니!

- 저.. 차 선생님. 전화로는 아니 되겠습니다. 저희들이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지금 댁이시죠?

그런데 여기서 얘기가 또 한 번 엇갈린다.

- 아니, 송 반장!! 지금 정신이 있소?! 없소?!

- (전화 음성)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 만일 그자가 지금 내 집 근처에 어디 있다고 해봐요! 그 송 반장이 내 집에 드나드는 걸 봤다고 쳐봐요!

얘기가 어떻게 되겠소?!

- (전화 음성)아아... 제가 미처 그 생각을 못했군요.

- 게다가 난 지금 협박을 받고 있소!!

- (전화 음성)협박이라니요?!

- 글쎄, 그자가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지 뭐요?! 내가 조미령이를 시켜서 민삼열이를 죽였다는 게요!!

- (전화 음성)그래서요?

- 돈을 내라는 게요. 밀항이라도 하겠다는 게야!

- (전화 음성)아아... 그자를 만난 게 어제 몇 시쯤입니까?

- 지금 시간 따위가 문제요?! 문제는 강현배라는 그 작자야!!

다시 송 반장.

- 제가 알고 싶은 건 왜 차 선생님이 그 사실을 저희들한테 숨겼느냐는 점입니다.

- (전화 음성)이것 봐요!! 그것도 말이라고 하시오?! 강현배는 흉악한 살인범이오!

만에 하나 내가 경찰에게 연락하는 낌새라도 채 봐요. 나나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되겠소?!

- 아니, 그러니까 그자가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하던가요?!

- (전화 음성)그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럴 수 있는 일 아니오?!!

- 네, 좋습니다. 그거는 그렇고 돈은 주셨습니까?

- (전화 음성)내가 미쳤소?! 뭣 때문에 돈을 내?!

- 그자가 순순히 물러설 위인이 못되는데.

- (전화 음성)나중에 연락하라고 했소. 돈은 그때 주겠다고 말이오.

- 네, 잘하셨습니다. 예, 저희들 일은 저희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 수고스럽겠지만 차 선생님께서는

일단 그자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척 해주십쇼.

- (전화 음성)물론이오. 처음에는 그자의 요구가 뭔지도 몰랐고 또 가족들 걱정도 되고 해서 알리지 않았지만은

이젠 사정이 달라졌소.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협조를 하겠소.

- 고맙습니다. 그러면은 그렇게 알고 전화 끊겠습니다.

- (전화 음성)부탁이오. 제발 서툰 짓은 하지 마시오. 그자를 체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마는 나로서는 내 가족들의

안부가 더 걱정이오.

- 그야 물론이죠.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믿어주십쇼. 자, 이만 끊겠습니다.

- (전화 음성)수고하시오.

- 음.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반장님, 이, 얘기가 어떻게 돼가는 겁니까?

- 어젯밤에 강현배와 차 화백이 단둘이 만난 건 사실인 모양이다.

- 아니, 왜요?

- 이건 어디까지나 차 선생 얘기지마는 차 선생 얘기로는 강현배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기야.

- 오해요?

- 그러니까 차 선생이 조미령이를 시켜서 민삼열이를 죽였다고 말이야.

- 그건 오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박아, 그거는 강현배를 체포하고 난 다음에 따져도 늦지 않는다.

- 네, 아무튼 그 녀석 서울을 빠져나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입니다.

- 장 형사.

- 예.

- 요원 몇을 데리고 지금 당장 차 선생 집 주위에 잠복을 하도록 해요. 이번에 실수 없도록 해.

- 아, 예. 알겠어요. 자, 그럼 준비하겠어요.

- 어.

(발자국 소리)

- 아, 반장님. 전 뭘 합니까?

- 어, 너는 말이야. 차인경이를 한번 만나봐라.

- 아이, 아이. 차돌멩이 같은 아가씨를요?!

- 니 그 번지르르한 낯짝을 뒀다가 어따가 쓸려고 그러니?

- 아, 그러니까 저보고 이를 테면 미인계를-.

- 미인계든 뭐든! 일단 강현배가 범인으로 떠오른 이상, 지금쯤 그 아가씨도 무장을 해제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않니?

- 네, 알겠습니다. 만나보도록 하죠. 그런데 반장님은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 나는 어떻게 해서든 차 선생을 직접 만나봐야겠다.

- 아니, 그러다가 강현배라는 자 눈에 띄기라도 하면 일만 복잡해지지 않겠어?

- 너, 사람을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야? 어? 내가 그런 얼간이 짓이나 하고 다닐 위인으로밖에 아니 보이니?!!

- 아하하하, 아, 예. 알겠습니다. 그럼 차인경 만나겠습니다.

- 어.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송 반장은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차준호 화백에 대한 용의점들.

그런데 왜 차준호 화백은 강현배의 시련을 스스로 알려온 것일까? 만일 차준호 화백이 민삼열 피살사건의 진범이라면

조미령이 죽고 없는 지금, 그 진상을 가장 가깝게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강현배일 것이다.

차준호 화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현배를 싸고돌아야 할 입장이다. 그런데 왜?

아무튼 여긴 차준호 화백의 작업실.

- 아...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요?

- 저예요.

- 들어와요.

(문 여닫는 소리)

- 무슨 일이오?

- 우선 당신한테 사과부터 해야겠어요.

- 사과라니? 무슨 소리요?

- 조금 전에 우연히 당신 전화를 엿들었어요.

- 뭐? 아, 그야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걸 가지고 사과 운운할 게 뭐 있어.

- 그게 아니에요. 이젠 말씀을 해주셔야겠어요.

- 이 사람이 왜 이러지?

- 피할려고 하지 마세요. 이 이상은 저도 물러설 수가 없으니까요.

- 좋아, 무슨 얘긴지 어디 들어봅시다.

- 강현배라는 사람한테 협박당하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 사실이오. 전화하는 거 들었다면서.

- 이유가 뭐죠?

- 그건 당신은 알 필요가 없소.

- 음,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당신이 끝내 입을 다무신다면 제가 얘기를 하겠어요.

- 뭐?

순간 차준호 화백의 얼굴에 참담한 고민의 빛이 역력히 떠오른다. 그동안 그토록 모른 척하고 덮어두려고 했던

윤세현의 일이 이제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서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 좋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다 털어놔 봐요. 그래야 당신 속이 후련해지겠다면 말이야.

- 네, 말씀 드리겠어요.

- 잠깐.

- 네?

- 여기, 술부터 한 잔 들고 얘기를 하지.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깐 말이오.

- 네, 좋아요.

(잔에 술 따르는 소리)

- 자, 이젠 얘기를 해봐요.

- 민삼열 씨가 피살되던 날 밤, 전 산장호텔에 갔었어요.

- 그래서?

- 그날뿐만이 아니에요. 지난 반년 동안 아마 10번쯤은 그곳에 갔었을 거예요.

- 계속해요.

-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믿어주세요. 제가 마지막으로 그곳에 갔을 때 민삼열 씨는 이미 죽어 있었어요.

누군가 민삼열 씨를 살해한 다음이었어요.

- 윽...

차준호 화백의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어쩔 수 없이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런데-.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아, 여보세요.

- (전화 음성)마침, 계셨군요. 나, 강현배요.

- 아...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소.

- (전화 음성)이게 어린애 장난인 줄 아시오?! 경찰엔 왜 알렸소!!

- 뭐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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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홍계일, 배한성, 박웅, 이경자, 이근욱, 설영범.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스물여섯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연속수사극 추적자는 2월 1일부터 이인영 극본의 ‘겨울안개??를 보내드립니다.

통금 직전에 벌어진 택시강도사건을 계기로 묘하게 사건에 얽혀든 송 반장과 박 형사.

그들은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갈 것인지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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