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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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25화
야행열차
제25화
1979.01.25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스물다섯 번째.

(음악)

(바람 소리)

어둠 속에서 매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장승처럼 우뚝 서 있는 강현배.

- 강현배 씨?

- 차 선생님이십니까?

- 타시오.

(차 문 닫는 소리 및 차 달리는 소리)

차준호 화백과 강현배를 태운 차가 미끄러지듯 천천히 남산 순환도로를 돌기 시작한다.

차 속의 두 사람은 말이 없다. 서로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윽고-.

- 왜 죽였소?

(담뱃불 붙이는 소리)

- 휴우...

- 왜 죽였느냐고 묻고 있지 않소?

-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죽일 생각은 없었소.

- 아하하하하하...

- 아니?! 왜 웃는 거요?

- 미안하오. 하지만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기 같아서 말이오.

- 그 앤 바보였어. 결국 선생이 던진 미끼에 걸려든 탓이었지만. 그 앤 제 목숨보다도 선생이 준 돈 몇 푼에

더 악착같았으니까.

- 돈은 달라면은 더 줄 수도 있었는데.

- 그래서 만나자고 한 거요.

- 뭐요?

- 그 돈을 이젠 내가 받아야겠단 말이오.

- 미령이한테 뺏은 걸로는 부족하단 말이지?!

- 그렇소. 어차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게 상책 아니겠소? 피차를 위해서.

- 이곳을 떠난다는 것은?

- 일본으로 가는 배편을 구할 수 있을 거요.

- 밀항을 한다-?

- 자꾸 말 시키지 마시오! 돈이 필요하다고 했소! 돈!!

- 그건 당신 사정이고.

- 당신 사정?

- 미령이한테라면 몰라도 내가 왜 당신한테 돈을 줘야 하지?

- 으음...?! 뭐요?!

숨을 죽인 목소리. 그러나 차준호 화백의 목소리엔 분명 조롱까지 섞여 있다.

- 왜 그렇게 놀라시오?

- 음.. 도대체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요?!

- 덤비지 마시오. 차사고로 목숨을 잃고 싶진 않소.

- 윽...

- 듣고 싶다면 얘기해 드리지. 미령이를 좋아한 건 당신뿐이 아니오. 나도 좋아했소.

- 지금 농담하고 있는 거요?

- 천만에. 농담이라니. 난 미령이를 좋아했소. 그래서 돈을 줬소. 하지만 당신하고 나하고야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내가 돈을 내야 하지?

- 닥치시오!! 당신은 미령이를 시켜 민삼열이를 죽였어!! 당신 처와 민삼열이와의 관계를 질투한 나머지,

미령이는 돈에 눈이 어두웠고. 당신은 질투에 눈이 어두웠었지!

- 그리고 당신은 돈과 질투에 한꺼번에 눈이 어두웠었고.

- 그만두지 못하겠소?!

- 그 정도의 위협에 내가 머리를 숙일 거라고 생각하진 마시오. 내가 미령이를 시켜 민삼열이를 죽였다면은

좀 더 확실한 증거를 가져와요.

- 즈... 증거?!

- 미령이가 그럽디까? 내 심부름으로 민삼열이를 죽였다고? 미령이가 그렇게 아둔한 애요?!

- 그럼 범인은 누구요?

- 경찰은 일차 당신을 지목하고 있소.

- 뭐요?! 아하, 웃기는 소리 마시오! 난 아니야!!

- 아니라면 하는 수 없지. 나도 아니오. 당신, 조금 전에 미령이와 나를 묘하게 얽어 넣던데.

그러자면은 증거가 필요해요.

- 음... 정말 어지간히 증거 좋아하시는군. 대라면 못 댈 것도 없소!! 오늘밤, 당신이 날 만나러 나온 자체가 증거라면 증거요!!

- 아하하하하하하하...

- 웃지 말라니까요! 기분 나쁘게!!

- 솔직히 지금의 내 기분을 얘기해줄까?

- 말해보시오.

- 당장 이 길로 차를 몰아 경찰서 문 앞에 대고 싶은 심정이오!

- 음. 허세 부리지 말아요. 날 고발할 생각이 있었다면은 이리로 나오기 전에 송 반장한테 연락하는 방법도

있었을 거요.

- 난 워낙 그자들을 좋아하질 않아.

- 흐흐흐, 신사시구만.

- 신사가 아니야!! 생각만 같으면은 당장 당신 같은 사람은!

- 어쩔 테야?!

(차 멈추는 소리 및 차문 여는 소리)

- 내리시오!

- 내리라구?

- 당신 같은 위인하곤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 피차 오늘 만났던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구!

- 미안하지만 난 내리지 못하겠는데요?

- 돈을 달라면 주겠어. 다시는 내 앞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말이야.

- 으으음... 이제서야 겨우 얘기가 통하는군.

- 어서 차에서 내리기나 하라니까!

- 음, 좋소.

(발자국 소리)

- 그럼 내 나중에 다시 연락하리다.

- 음!!

(차문 닫는 소리 및 차 출발하는 소리)

- 으흠.. 뭐?! 증거를 대라구?! 음흉한 늙은이 같으니라구!!

마치 가래침처럼 이 한마디를 내뱉은 강현배.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얼굴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떠오른다.

증거라니! 조미령이 죽고 없는 지금, 어디서 증거를 찾는단 말인가?

(음악)

다음날 아침.

- 저, 종로와 을지로에 있는 빌딩만 해도 거 줄잡아서 20억 가까이 된대요. 차 선생이 직접 관리하지 않고

빌딩만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더군요. 그밖에 야산이며 임야도 상당한 모양이구요.

- 으흠... 그러니까 그 빌딩들을 전부 세를 주고 거기서 나오는 월세만 가지고 생활을 했다는 얘긴가? 흠, 그 참 별난 팔자구만.

- 근데 박 형사는 어떻게 됐지?

- 예, 관리인한테 거래은행을 알아가지고 조금 전에 은행으로 갔어요.

- 20억이라... 차, 이거 우리 같은 사람 꿈이나 꿔보겠지. 야아, 20억.

그런데-.

- 뭐라고? 경찰이 찾아왔어?! 아니, 왜?! 뭐야?! 그저 내 재산 정도를 알아보려고 왔다고 하더란 말이지?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아아... 뭐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고. 뭐? 그래? 그래. 알았어요.

전화 줘서 고마워요. 아, 뭐, 별로 걱정할 일은 아니니 염려하지 말아요. 그래그래, 알았어요.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여보,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돼가는 거예요? 경찰이 왜 당신 재산까지...

- 당신 신경 쓸 거 없어요. 혹시라도 뭐가 잘못되진 않았나 해서 그러는 거겠지.

- 아... 참, 여보.

- 또 왜 그래?

- 어제 송 반장이라는 분한테서 두 번씩이나 전화가 왔더랬어요.

- 그래? 음, 내 이따 직접 전화를 하든가 할 테니까.

(음악)

- 뭐야? 천만 원?!

- 네, 일주일 전에 만원권으로요. 천만 원을 인출해간 사실이 있습니다.

- 으흠... 그래?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수사괍니다.

- 송 반장이오? 나 차준호요.

- 아, 그러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막 전화를 드리려던 참인데.

- 이봐요! 송 반장!! 범인을 코앞에 두고 잡지 않는 이유가 뭐예요?!!

- 뭐, 뭐라구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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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스물다섯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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