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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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23화
야행열차
제23화
1979.01.23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스물세 번째.

(음악)

- 아...

- 아니, 여보. 왜 그렇게 놀라는 거요?!

- 아, 죄송해요. 방금 뭐라고 그러셨죠?

- 아하, 이런. 지금 그 전화 인경이한테서 온 전화냐고 물었소.

- 아... 네.

- 무슨 일이랍디까?

- 방송 듣고 전화하는 거래요. 경찰이 민삼열 씨 살해범을 쫓고 있대요. 그 사람 외뿔소라는 싸롱 마담도 죽였다더군요.

- 이름이...?

- 강현배.

- 아, 네. 그래요. 그런데 당신이 어떻게 그걸...? 집엔 라디오도 없는데요.

- 어... 저녁 신문 보고 알았소.

- 그래요? 아, 정말이지 빨리 체포됐으면 좋겠어요.

- 범인의 정체가 드러난 게 사실이라면은 곧 잡히겠지. 자, 그 얘긴 그 얘기고 나 정원에 나가 바람이나 좀 쐬고 오겠소.

이번에는 윤세현의 시선이 한 가닥 의혹을 담고 지금 막 정원 쪽 창 밖으로 모습을 나타낸 차준호 화백의 뒤를 쫓는다.

이윽고-.

(신문 펼치는 소리)

- 신문이...? 정씨, 정씨.

- 네. 아유, 저, 부르셨어요?

- 저, 오늘 저녁 신문 어디 있죠?

- 아까 선생님이 받아가셨으니까 작업실에 있겠죠.

- 아하, 알았어요. 일 보세요.

- 예.

가정부 정씨가 저만큼 사라질 때까지 굳은 듯이 그 자리에 서 있는 윤세현.

- 음...

조심스럽게 차준호의 작업실로 들어선다.

(문 여닫는 소리 및 신문을 뒤적거리는 소리)

마치 도둑질이라도 하듯 석간신문을 뒤지던 세현이 어느 순간 동작을 멈춘다.

- 아? 없어. 저이가 왜 그런 거짓말을...? 아니, 그보다도 저이가 어떻게 강현배라는 사람을...?!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아이구, 다리야. 아, 반장님, 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뭐 잘못 들으신 거 아닙니까? 아휴.

- 야, 박아. 니 눈엔 벌써 내가 헛 거나 듣고 다닐 늙다리로밖에 아니 보이니?!

- 아, 파견소에서도 그만큼 검문검색을 철저히 했노라고 우기니까 드리는 말씀이에요.

- 어쨌든 난 분명히 들었단 말이야!! 안내양의 안내방송 소리를. 내가 어디 고속버스를 한두 번 타본 사람인 줄 아니?!

- 네, 범인은 자가용으로 튀는데 순사는 기껏 고속버스나!

- 것 좀 가만있지 못하겠니?!

- 네.

- 가만 좀 있거라! 가만 좀 있어!! 야, 박아.

- 네?

- 강현배, 이 녀석 또 수를 쓰는 게 아닐까?

- 수를 쓴다...고요?! 예?

- 도무지 나한테 전화를 건 것 자체부터가 이상하지 않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네. 그러니까 그 녀석이 일부러 터미널에서 전화를 걸어가지고 나는 튀겠다 그렇게 알아라 해놓고는

자긴 다시 시내로 돌아온다 그런 말씀이시죠?

- 바로 그거다. 조미령의 아파트로 숨어든 실력 봐서는 그런 수를 쓰고도 남을 놈이야.

- 나, 이, 강현배란 위인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얼굴 한번 봤으면 좋겄네. 참.

- 흐흐흠.

- 어이.

- 니가 아무리 보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될 날이 올 게다.

- 아이, 그, 그, 그건 그거구요. 이렇게 되면 차 선생이랑 윤세현에 대한 지금까지의 용의사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으...응?

그렇다. 난데없는 강현배의 출현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차준호 화백과 윤세현에 대한 혐의사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런데-.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네, 수사괍니다.

- (전화 음성)수고들 하십니다. 나, 차준호라는 사람입니다.

- 아! 아, 예. 그러세요? 저, 잠깐만 기다리십쇼. 반장님 바꿔 드리겠습니다.

- (전화 음성)아니요. 뭐 그럴 것까지야 없어요.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에요.

- 네, 말씀해보세요.

- (전화 음성)조금 전에 방송을 들었는데 조미령이가 피살을 당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 네... 사실입니다. 저, 그러지 마시고 잠깐만 기다리십쇼. 반장님 바꿔드리겠습니다. 끊지 마세요.

반장님, 차 선생님입니다. 방송 듣고 조미령이 피살사건을 알게 됐다는데요.

- 음... 저 소윕니다.

- (전화 음성)차준호입니다. 방송 듣고 놀랐습니다. 그 강현배라는 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 예, 저희들이 미숙합니다. 하지만은 곧 체포되겠죠. 근데 어떻게 이렇게 전화를...?

- (전화 음성)부끄럽습니다. 한땐 그 애 때문에 고통도 당했습니다마는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꼴을 당했다고

듣고 보니 왠지 모든 게 제 잘못인 것만 같아서...

- 아하, 원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차 선생님이 워낙 자상하신 탓이겠죠.

- (전화 음성)아무튼, 수고해주십쇼. 아, 참.

- 예.

- (전화 음성)저, 미령이를 좀 만나볼 수 없을까요? 여태 아파트에 있나요?

- 아니, 지금 만나시게요?

- (전화 음성)네.

- 예, 이해를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저희들로선 아직 절차가 남아 있어서요.

- (전화 음성)시체 해부 같은 거, 그런 거 말입니까.

- 말하자면 그렇죠.

- (전화 음성)음, 이거 제가 공연한 얘기를 꺼냈나 봅니다. 그럼 정말 수고 좀 하십쇼.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거든 언제든지 찾아주십쇼.

- 네. 자, 그럼 끊습니다.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무슨 얘기가 그렇게 깁니까?

-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조미령이 죽었다는 얘기 듣고 몹시 언짢은 모양이다.

도움이 필요하다면은 협조를 하겠다고.

- 그 말, 그 액면 그대로 믿어도 좋은 건가요?

- 믿고 안 믿고는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우린 현장으로 가보도록 하자.

- 아이, 현장으로는 왜요?

- 현장이란 건 말이다. 자고로 자료의 창고라는 말도 못 들었니? 따라와!

(음악)

- 아, 저, 그렇지 않아도 지금 막 반장님께 전화를 걸려던 참이었어요.

- 무슨 새로운 자료라도 발견했나?

- 새로운 자료라기보다는 저 요 전날 말씀에 차준호 씨가 처음 여기 나타났을 때,

조그마한 손가방을 들고 있는 걸 봤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거 기억나세요?

- 어, 참?! 그때 그랬지?

- 예, 그런데 그게 아무리 찾아봐도 그 비슷한 것도 보이질 않지 뭐예요?

- 저도 기억이 납니다. 밖으로 나올 땐 틀림없는 빈손이었는데? 반장님, 혹시 강현배가 노린 게 그

가방 아닐까요? 그날 이후에 조미령이는 방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온 적이 없으니까 가방이 저절로 어디로

없어졌을 리도 없구요.

- 가만가만가만, 생각 좀 해보게 좀 조용히 해라!

송 반장의 머릿속엔 며칠 전 차준호 화백이 들려준 얘기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 (전화 음성)송 선생, 잘 아시겠지마는 그 애하고 타협하는 길은 돈밖엔 없었습니다.

사실은 그날도 그래서 조미령이 아파트를 찾아간 겁니다. 돈으로 여자와 흥정을 하다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그런 심정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가방엔 돈이 들어 있었다는 얘기가 되지 않는가.

- 돈?

- 네? 돈이라뇨?

- 그때 그 가방 안엔 틀림없이 돈이 들어 있었어.

- 어, 어, 얼마나요?

- 여러 말 말고 차 선생님 댁에 전화 좀 해라.

- 네, 알겠습니다.

(전화 수화기 들고 전화번호 다이얼 돌리는 소리)

- (전화 음성)후암동입니다.

- 아, 저, 차준호 선생님 댁이죠?

- (전화 음성)네, 그런데요?

- 아, 차 선생님 지금 계세요?

- (전화 음성)선생님, 한 시간 전쯤 외출하셨는데요. 실례지만 어디시죠?

- 아, 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없다니?

- 벌써 한 시간 전에 외출했다는데요?

- 한 시간 전에?

- 네. 그렇다면 아까 전화도... 밖에서 건 모양이네요?

또다시 차준호 화백에 대한 짙은 의혹이 먹구름처럼 일어난다. 차준호 화백, 과연 어떤 인간인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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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계일, 배한성, 박웅, 이경자, 이근욱, 정경애.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스물세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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