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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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22화
야행열차
제22화
1979.01.22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스물두 번째.

(음악)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각 시발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에 긴급수배를 하는 한편, 서울 인근의 무허가

하숙집, 사창가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상황실을 통해 즉각 하달된다. 그러나 정작

송 반장 자신은 그때까지도 한 가닥 의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조미령의 죽음을 확인한

그 순간부터 줄곧 송 반장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의혹.

- 박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 뭘 말씀이세요?

- 강현배가 조미령의 살해범이라는 가정 하에서 말인데-.

- 아이, 가정이 아닙니다! 사실이에요! 강현배가 아니면 미쳤다고 자기가 죽인 여자를 얌전하게

침대 위에 눕혀놓고 도망갑니까?!

- 글쎄 말이다. 시체를 침대 위에 얌전히 눕혀 놓고 갈 정도라면은 애초에 죽이질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니겠니?!

- 사실은 저도 그 점이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정말 왜 죽였죠? 민삼열이를 끌어넣어서 삼각관계로 설명을 하자면은

설명 못할 것도 없지마는요.

- 야, 박아. 그렇다면은 민삼열이를 죽인 것도 강현배의 짓이라는 얘기가 되잖니?

- 반장님 말씀도 그게 애매하다는 것 아닙니까? 조미령이를 죽도록 사랑해서 민삼열이를 죽였다면 조미령이까지

죽일 이유가 없잖아요?

- 허기야, 젊었을 땐 읽은 책이다마는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사랑하면은 죽이기라도 한단 말이야.

- 반장님, 별걸 다 아시네요. 아하하하하.

- 아하하하하.

- 너도 읽은 책이야?

- 네, 학교 때- 헤, 연극을 한 적이 있죠.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라는 연극인데요. 거기 그런 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죽이기라도 한단다. 죽이고 난 다음에 내 다시 사랑하마. 가만, 강현배 이 녀석 건방지게

오셀로 흉내 낸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그런데-.

(전화벨 소리)

- 음, 내 받지.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수사괍니다.

- (음성 녹음)반장님이십니까?

- 그런데요?

- (음성 녹음)저, 강현뱁니다.

- 으응?!!

(음악)

- 이, 이것... 봐!! 강현배라고 했나?!

- (전화 음성)예, 틀림없는 강현배입니다.

- 응, 이거 반갑구만.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걸었지?

- (전화 음성)조미령이를 죽인 범인을 가르쳐 드리려구요.

- 그래, 말해봐.

- (전화 음성)바로 접니다.

- 그런데?

- (전화 음성)그런데는 뭐가 그런뎁니까?!! 당신들 경찰들 말이에요. 범인은 틀림없이 나니까

괜히 엉뚱한 사람 때려잡지 말란 말이에요!!

- 아이, 이것 봐! 이보라고!! 강현배!! 강현배!! 아이잇!

- 아, 그 자식 뭐란 얘깁니까?!

- 가만,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가가, 맞았어. 고속버스 터미널이야!!

- 고속버스요?

- 어렴풋이 안내방송이 들렸어.

- 아, 혹시 헛들으신 거 아닙니까?

- 잔소리 말고 따라와!!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음악)

(차 멈추는 소리 및 차문 여닫는 소리)

(발자국 소리 및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 아이, 반장님. 이거야 낙동강에서 오리알 건지기지!

- 야, 너 끝내 불평만 늘어놓기야?!

- 아이, 아닙니다.

- 나는 이쪽으로 해서 한 바퀴 돌 테니까.

- 네.

- 넌 저쪽으로 해서 훑어보도록 해.

- 네, 알았습니다.

가뜩이나 복잡하기로 소문난 고속버스 터미널. 거기서 강현배를 잡는다는 일은 박 형사 말대로 낙동강에서 오리 알 건지기만큼이나

어려운 노릇이다. 게다가 구정을 코앞에 둔 때라 철 맞은 암표상들이 도처에서 활갯짓이다.

- 자, 자, 이거 어쩐다?

이때.

- 아저씨.

- 어?! 응.

- 막차 있습니다.

- 뭐? 막차?

- 딱 한 장 남았습니다. 따라오세요.

- 필요 없어, 임마.

- 아, 싸게 드릴게요. 넉 장만 내십쇼.

- 아, 너? 너 정말 나 약 올릴 거야?!

- 예?

- 너, 마침 잘 만났다. 너 나 좀 보자.

- 아아아이, 왜 이러세요? 저, 아저씨 단속이세요? 저저저, 이러지 마시고...

- 뭘 이러지 말아?!! 이리 와!!

- 야, 박아. 너 뭘 가지고 그러니?!

- 아, 이 녀석이 저더러 암표를 사라고 부득부득!

- 너 또 어째 그러니?! 니가 지금 암표 단속하러 나온 거야?!!

- 아아아... 예예예예. 꺼져, 임마! 너 어젯밤에 용꿈 꾼 줄 알아. 꺼져!! 어서 빨리!!

- 아, 예예. 고맙습니다!

- 야, 야, 아무래도 아니 되겠다. 파견소를 가서 협조를 구하도록 하자.

- 아, 참. 반장님도 파견소엔 벌써 전통을 때려뒀지 않습니까?!

- 말이 많구나. 어서 따라오기나 해.

- 네, 아휴, 그냥, 아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그렇다면 강현배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 아저씨.

- 네.

- 불 좀 빌립시다?

- 네, 여기.

깊숙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강현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전화를 건 이유는 수사관들을 혼란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수법이었다. 그때쯤 강현배는 유유하게 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가를 향하고 있었다.

- 휴우우우... 으흐흐흠.

- 어디 좋은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예, 그럴 만한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아하하하하.

도저히 몇 시간 전에 살인을 한 사람이라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표정. 박 형사의 말대로

머리 한구석이 돌아버린 것은 아닐까.

(음악)

같은 시간, 차준호 화백 일가의 표정은 어떤가.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후암동입니다.

- (전화 음성)저예요. 인경이에요.

- 아, 인경이.

- (전화 음성)저, 방송 들으셨어요?

- 방송이라니? 무슨 방송?

- (전화 음성)아니, 그럼 여태 아무것도 모르고 계세요?

- 아이, 글쎄. 무슨 방송인데?

- (전화 음성)외뿔소 마담 조미령이 아시죠?

- 조미령? 으..응. 들은 것도 같애.

- (전화 음성)그 여자가 오늘 낮에 피살당했는데요.

- 어...엇, 피살을 당하다니?!

- (전화 음성)제 얘기 마저 들으세요? 아무튼 피살을 당했는데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강현배라는 남자를

쫓고 있대요.

- 그래서?

- (전화 음성)그런데 기자들 얘기로는 민삼열 씨도 바로 그 강현배라는 사내가 죽였을 거라는 거예요.

- 그...래?!

- (전화 음성)아, 저, 아무튼요. 전화는 곤란하고 제가 지금 그리로 갈 거니까요. 전화 이만 끊겠어요.

- 알았어요.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싸롱 외뿔소의 마담 조미령이 피살됐다. 그리고 범인은 민삼열 피살사건의 범인과 같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인경의 다소 들뜬 목소리. 그러나 윤세현의 얼굴 한편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좀체 걷힐 줄을 모른다.

- 인경이한테서 온 전화요?

- 어?! 네?!

차 화백의 이 한마디에 불침이라도 맞은 듯 깜짝 놀라는 윤세현. 왤까?

(음악)

(광고)

(음악)

송 반장, 홍계일. 박 형사, 배한성. 차준호, 박웅. 윤세현, 이경자. 강현배, 설영범. 차인경, 권희덕. 그리고 김환진, 이기전.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스물두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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