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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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19화
야행열차
제19화
1979.01.19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열아홉 번째.

(음악)

- 그런데 그게 어떻게 됐다는 얘기죠?

- 이상하지 않습니까? 단체에서는 초대권을 보낸 적이 없는데 초대권이 댁으로 발송이 돼 있으니까 말이죠.

- 박 형사님.

- 네.

- 박 형사님은 공연단체의 성격을 잘 모르고 계시는 것 같애요.

- 네, 그건 사실입니다. 전 따분하게 극장 같은 데 앉아 있는 건 질색이라서요.

- 단체에서 외부로 보내는 초대권은 한정이 돼있어요. 그래서 단체임원이라고 해도 표를 마음대로 어쩌지 못하죠.

그래도 뭐 정 보내야 할 데가 있으면 자기 돈을 내서 예매권을 사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 네, 그래서 그 점도 알아봤습니다. 단원들 중에서는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다지 뭡니까?

- 꼭 단원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아빤 얼굴이 꽤 넓으신 분이에요. 아빠가 통 바깥출입을 안 하시는 걸 알고

바람도 좀 쐴 겸 출입을 하시라고 보낸 것인지두요.

- 에헤헤헤헤.

- 제가 자주 박 형사님을 상대해 드리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 잘 모르겠는데요?

- 어리숙한 듯하면서도 매사에 빈틈없는 성격. 그리고 직업에 대한 성실성? 그런 것 때문이었어요.

- 아하하하, 절 그렇게 봐주셨다니 이거...

- 그런데 말이죠. 그 빈틈없는 성격이 저희 집안일에 관계되었을 때 전 어떻게 해야 하죠?

- 글쎄요?

-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결코 유쾌한 기분은 아니군요.

- 아, 아이, 인경 씨.

- 제 얘길 들으세요. 전 이 순간,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한은 박 형사님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했다고 생각해요.

이 이상 알고 싶으면은 박 형사님 스스로 알아보도록 하세요. 저녁 잘 먹었어요.

- 아이, 인경 씨! 아이, 인경 씨!

(음악)

- 아... 여보?

- 네?

- 아까부터 당신 표정이 왜 그 모양이오? 어디 편찮소?

- 아, 아니요.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 아니야, 당신 얼굴이 썩 좋아보이질 않아요. 혹시 말이야. 당신 아까 인경이한테서 무슨 얘기 들은 거 아니오?!

- 무슨... 얘길요?!

- 인경이가 그럴 애는 아니지마는 당신한테 혹 듣기 거북한 얘기 하지 않더냔 말이오?

- 아... 참, 당신도. 인경이 성격 잘 아시면서 그래요.

- 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다면은 당신 표정이 그럴 리가 없어. 아깐 두 사람이 민망해 할까봐 내 말은 안 했지만.

두 사람은 그때 분명히 싸우고 있었어. 뭣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 사실은 당신 일로 걱정하고 있었어요.

- 내 일로?

- 인경인 당신이 이렇게 변한 모습을 본 적이 없대요. 아버님이 무엇 때문에 요즘 저러시느냐고 묻더군요.

- 그래서?

- 제가 모른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요? 그런데도 인경인 제가 뭘 알고 있다면서, 숨기는 게 아니냐고 묻더군요.

그래도 전 역시 앵무새처럼 모른다는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 이봐, 갑자기 왜 이래? 진정해요.

- 여보. 한마디만 얘길 해주세요.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왜 혼자서만 괴로워하시는 거예요?!

- 글쎄, 진정하라니까 그러는구만.

- 결국 저 같은 여자는 아무것도 알 자격이 없다는 뜻이군요.

- 네, 그래요. 전 이 집에 있을 자격도 없는 여자예요. 2년 전, 당신이 절 그 형편없는 처지에서 구해주시지만 않았더라면

전 아직까지도 혼자서 긴 수렁을 헤매고 다녔을 거예요. 그런 저한테...! 당신은 구세주였어요.

- 응? 무슨 얘길 하려고 이러는 거야?!

- 저하고 당신 얘길 하고 있는 거예요! 확실히 당신은 구세주였어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면서부터...!!

- 그만두라니까!!

- 아... 네, 때려주세요! 차라리 절 실컷 때려주세요!! 그 편이 훨씬 제게 낫겠어요! 전 당신이 원하는 구원의 여인상도

아니고 벙어리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할 말은 해야 되겠어요. 전 그저... 평범한 여자니까.

평범한 얘길 해야 되겠어요. 제가 당신을... 배...신...

- 그만둬!! 그만둬!!! 그만, 그만!!

(음악)

- 흑...

- 여보, 내가 심했어.

- 흐흑.

- 내가 나빴소.

- 흑... 아니에요 .당신은 언제나 옳았어요. 나쁜 쪽은 제 쪽이에요. 당신은 언제나 제 쪽이었어요.

- 글쎄, 그만해두라니까.

- 아... 흑...

-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다만 우리 둘이 처음 만나던 날을 생각합시다. 하늘이 얼마나 높았으며, 바람은 어떻게 불어와

당신의 그 긴 머리채를 흔들었는가를. 난 그날,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느꼈던 게야. 이 여자야말로 내가 그토록

찾고 있던 그 여자다, 바로 내 여자다. 당신은 그렇게 우아하고 당당하게 내 앞에 서 있었소.

- 제발 그만...!! 그만해두세요!!!

-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에 대한 내 애정엔 조금도 변함이 없어. 그러니 그것만은 믿어요. 다른 것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알겠소?

- 제발 그만해두시라니까요!!

(음악)

- 그러니까 니 생각엔 그 초대권이 민삼열이가 보낸 것 같단 말이지?

- 네.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하지만 민삼열이는 오페라가 공연될 시간에 산장호텔에 있었지 않니?

- 반장님도. 제 얘기는 민삼열이가 초대권을 보낸 거는 윤세현이와 같이 오페라구경을 하자는 뜻이 아니라요.

산장호텔로 오라는 신호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 그러면은 니 생각엔 범인이 누구란 말이냐? 차 화백?

- 그럴 수도 있죠? 그리고 차인경일 수도 있구요?

- 차인경이?!

- 네.

- 사건 당시 차인경은 민삼열이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차인경이는 한때 민삼열이와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근데 윤세현이 때문에 민삼열이가 자기에게서 멀어지자-.

- 질투 때문에 살인을 했단 말이냐?! 흐흐, 하지만은 그거는 너무 비약이 심하지 않니? 잉? 차인경이는

그런 아가씨 같아 뵈지 않던데.

- 그러니까요. 전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어쨌든 차인경이는 거리상으로 민삼열과 윤세현,

그 두 사람 사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점에 있었으니까요.

- 그건 그렇다 치고... 차 화백이 범인이라면은...

- 그야 빤하죠. 민삼열과 자기 부인과의 사이, 만나는 장소 따위를 사전에 알아두었다가 윤세현이보다 한걸음 먼저

덮쳤을 가능성 말입니다.

- 하지만 차 화백은 밤낮 작업실에서 나온 적이 없는데 만나는 장소, 시간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니?

- 그래서 조미령이가 등장한 거죠. 그 정보를 조미령이가 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아이고, 이거 참 어지럽구나. 그렇게 되면은 강현배는 어떻게 되는 거냐?

- 네, 저도 그 점이 풀리지 않았는데요. 강현배의 경우는 차 선생이 돈으로 매수를 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 그러니까 니 얘긴 청부살인?!

- 그렇죠.

- 아아...

박 형사의 추리는 어느 정도 사건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에- 여기는 조미령의 방.

어제부터 짐을 쌓았다 풀었다 막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

- 응?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세요?

- 경찰입니다.

- 아, 잠깐 기다리세요.

(문 여닫는 소리)

- 아... 아니?!!

- 소리 내지 마. 이 칼이 안 보여?!

- 아...!

(음악)

(음악)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열아홉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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