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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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16화
야행열차
제16화
1979.01.16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열여섯 번째.

(음악)

(망치로 깨뜨리는 소리)

- 으잇!! 으잇!! 으잇!!

(망치로 깨뜨리는 소리)

- 여보!!

- 윽!!

- 왜 이러시는 거예요?!

- 당신은 저만큼 물러가 있어요!

- 안 돼요!! 이러시면 안 돼요!!

- 물러가 있으라니까!!

- 그럴 순 없어요! 우선 그 망치부터 내려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물러서지 않겠어요!

- 뭐야?!

- 차라리 그 망치로 절 치세요!

- 당신을...?!

순간 분노와 연민으로 뒤엉킨 차준호의 시선이 세현을 쏘아본다.

- 왜... 그런 눈으로 절 바라보세요? 네?

- 이잇!!

(망치 떨어뜨리는 소리)

- 여보, 말씀을 좀 해주세요. 당신이 그렇게 심혈을 쏟아 제작하신 이 작품들을... 네? 여보.

- 그 이유가 꼭 알고 싶다면 얘기해주지. 그것들은 이미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야.

- 네?!

- 예술가가 정열을 잃었을 때 남는 것이 무엇이겠소? 그런 정신으로 두드려 맞춘 것을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겠소?

- 전 지금 당신이 말씀하시는 뜻을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왜 갑자기...

- 말했잖소. 그것들은 작품이 아니라고. 허접쓰레기, 돌덩이에 불과하다고. 음... 그만해둡시다.

오늘은 내가 좀 지나쳤나 보오. 당신이 이해를 좀 해주오. 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가끔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견딜 수 없는 싫증을 느낄 때가 있는 법이야. 다만 그 때문이오.

- 아니에요. 당신은 지금 뭔가 말할 수 없는 일 때문에 괴로워하고 계신 거예요. 전 그게 알고 싶어요.

그게 뭐죠, 여보?!

- 허허, 이거 경찰이 집안에 자주 드나드니까 모두 어떻게 되기라도 한 모양이구만.

도대체 알고 싶다는 게 뭐요? 그래, 아닌 말로 내 손으로 민삼열이를 죽였다는 고백이라도

듣고 싶다는 거요?!

- 네?!

(음악)


- 아, 당신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설마 당신이...?

-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게야?! 난 그날 온종일 작업실에 있었고 당신이 늦게 집으로 돌아왔을 때

문을 열어준 사람이 바로 나였던 걸 잃어버렸소?!

- 근데 왜 하필이면 그런 말씀을...?

- 당신이 하도 보채기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을 뿐이야. 자자, 그런 불쾌한 얘기는 이제 정말

그만둡시다. 음, 인경이가 잣죽을 끓였다는데 오랜만에 인경이 음식솜씨나 맛보도록 할까?

아깐 괜히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인경이한테까지 신경질을 부렸지 뭐요.

- 네, 나가서 준비하겠어요.

- 여보.

- 네?

- 미안하오.

- 저한테 그런 말씀 안 하시기로 하셨잖아요.

- 으흠...

(문 여닫는 소리)

한동안 윤세현이 사라진 곳을 뚫어져라 쏘아보고 있던 차준호 화백. 그런데-.


(전화벨 소리)

- 응?

(전화벨 소리 및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후암동입니다.

- (전화 음성)이거 아침부터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저 수사과 송입니다.

- 어, 그렇잖아도 내 편에서 지금 막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잘됐군.

- (전화 음성)아니, 차 선생님이요?!

- 그렇소. 아침나절에 조미령이한테서 전화가 왔었더군요. 한 번 만납시다. 그 애 얘기라면은

나도 한 가지 밝히고 넘어갈 일이 있어서 말이요.

- (전화 음성)좋습니다. 그럼 제가 그리로 찾아뵐까요?

- 그럴 거 없어요. 그쪽에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요. 그럼 내가 나가도록 할 테니깐요.

몇 시... 어디요? 아니 뭐, 찾아보면 찾을 수 있겠죠. 그럼 이따가 봅시다. 음.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음악)

- 반장님, 이, 얘기가 어떻게 돌아가는 판입니까? 이게?

- 야, 박아. 너는 정말 머리가 왜 그렇게 아니 돌아가니?

- 아니, 아니. 저...

- 엥? 그야 뻔한 일 아니냐. 어제 우리가 다녀간 뒤 조미령이가 차 화백한테 전화를 걸었을 게 틀림없는 일 아니야?

그렇게 되니까 차 화백이 선수를 쓰고 있는 거다. 지금.

- 아, 따지고 보니까 그럴 법도 한데요. 그러니까 반장님은 어, 차 선생님 스스로 손을 들고 나올 때를 기다리셨다는

얘기로군요.

- 그래, 이제야 정신이 좀 드니? 나 지금부터 나가볼 테니까 장 형사한테 연락이 오거든 조미령이한테

잠시도 눈을 떼지 않도록 단단히 일러둬.

- 네. 알겠습니다.

- 으흠.

(문 여닫는 소리 및 전화벨 소리)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예, 수사과입니다.

- (전화 음성)아, 나예요.

- 아이, 장 형사님도 양반소리 듣긴 다 틀리셨군요.

- (전화 음성)어? 무슨 소리예요?

- 예, 반장님이 방금 나가시면서요. 조미령이한테선 잠시도 눈을 떼지 말라구요.

- (전화 음성)아유, 그렇잖아도 지금 눈에 진물이 날 지경이라구. 거긴 별일 없어?

- 네, 차 선생님이 반장님 만나자고 해서 반장님 지금 막 나가셨습니다. 별일 없으시죠?

- (전화 음성)어, 별일 없어. 나중에 또 연락하지.

- 네. 수고하세요.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박 형사님,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지금?

- 에... 글쎄 말이야. 뭔가 꼬투리를 잡았다 하면 얘기가 딴 길로 빠져버리니. 아, 이렇게 골치 아픈 수사는

처음인데 이거?

- 음, 커피 한 잔 드릴까요?

- 좋지,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도 얘길 처음부터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

(음악)

- 차 선생님, 여깁니다.

- 아이구, 이거 내가 늘 한 걸음 늦는구만요.

- 에헤헤, 이 참 나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전화로도 얘길 했지마는 송 선생이 전화를 걸기 전에 제가 전화를 걸려고 했었다니깐요.

- 네.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 본데 말씀을 해보시죠.

- 아, 그렇잖아도 바쁘실 텐데 나 같은 사람이 자꾸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하구만요.

- 허허, 웬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은 저희들이 오히려... 어허허허.

입으로는 오히려 한편으로 차준호 화백의 일거일동을 날카롭게 뜯어보고 있는 송 반장.

- 송 반장님.

- 말씀을 하시죠.

- 우리, 자리를 좀 옮기는 게 어떨까요?

- 자리를요?!

- 그러니까 좀 조용한 곳으로 말이에요. 이런 곳에게 알량한 내 과거를 털어놓기가 좀 무엇한 생각이 드는군요.

- 뭐, 좋도록 하시죠. 흠, 제가 마침 차를...

- 차 걱정은 마십쇼. 차는 제가 가져 왔으니깐요.

- 그래요?

차준호 화백이 자가용을 몰고 왔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아무렇지도 않은 이 사실에 송 반장은 왜 그렇게 놀라는가.

아무튼-.

(음악)

장 형사가 거의 집념에 가깝게 지키고 있는 조미령의 아파트. 그런데-.

(전화벨 소리)

- 음, 아, 여보세요. 아파틉니다.

- (전화 음성)오래간만이군. 나야.

- 아니?!

- (전화 음성)벌써 내 목소리를 잊은 건 아닐 테지. 나, 강현배라구!

(음악)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것은 틀림없는 강현배의 목소리. 도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났단 말인가?

(음악)

(광고)

(음악)

송 반장, 홍계일. 박 형사, 배한성. 차준호, 박웅. 윤세현, 이경자. 장 형사, 이근욱. 조미령, 김정미.

강현배, 설영범. 미스 안, 양미학.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열여섯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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