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열세 번째.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아이.
- 어디 연락 온 데 없었니?
- 예, 좀 전에 장 형사님이 전화 하셨습니다.
- 그 친구 지금 어디 있대?
- 조미령이를 풀어줬잖아요? 곧바로 조미령의 아파트를 지키고 있습니다.
- 음, 그 친구 강현배에 대한 집념이 보통이 아니구만. 강현배라고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쉽사리 아파트에 나타날 것 같은가?!
- 아, 그... 왜 이렇게 갑자기 저기압이시죠? 그 차 선생님 만나고 온 성과가 좀 있으셨습니까?
- 그것도 예술가 기질인지는 모르겠다마는 이 당최 숨 쉴 틈도 안 주지 뭐냐? 다음에 올 때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고함고함이다.
- 예... 사실 차 선생님 입장으로선 경찰이 자꾸 드나드는 게 좋을 리는 없죠.
- 아, 그렇다고 손님으로 찾아간 사람을 개 몰듯 해야겠니?!
- 억울하면은 확실한 증거를 잡으시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뭐.
- 어, 야. 너 지금 또 날 놀리는 게야?!
- 아니, 아닙니다. 아닙니다. 반장님. 근데 요즘 신경과민이신 것 같습니다. 수사를 하다 보면은 이런 경우도 있고
저런 경우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뭐.
- 아니야, 분명히 뭐가 있어. 내가 오늘 그 정도로 뜸을 들여놨으니까 머지않아 움직일 기다. 어떤 식으로든지
움직일 기야. 일단 움직이기만 하면은 그 확실한 증거라는 놈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내고 말 기다.
(발자국 소리)
- 반장님, 부검결과가 나왔는데요.
- 어, 그래? 어디. 으흠...
- 그 밑을 마저 읽어보세요.
- 뭐? 특별한 목적으로 만든 공구? 이... 가만 있거라. 야, 박아.
- 네.
- 그 차 선생인가 차 화백님인가, 요즘 조각에도 손을 댔다고 했지?
-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리한 흉기라면 번지수가 다른데요? 지금 대리석 작품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화가가 공구를 살 때, 당장 자기한테 필요한 것만 사니?
- 글쎄, 제가 알기로는 한 세트를 몽땅 사는 경우가 보통이죠.
- 으흠, 그렇다면은 너, 나하고 당장 화구점으로 가보자.
- 에이, 에이. 또 헛수고 하시는 거 아닙니까?
- 잔말 말고 따라오라면 따라와요.
- 아, 예. 알겠습니다. 음.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음악)
여긴 차준호 화백의 작업실.
- 아... 아니, 술이... 음.
(문 여닫는 소리)
- 여보, 여보!
- 네. 저, 여기 있어요.
- 술 좀 더 가져와요.
- 여보. 당신. 지금 너무 과음하시는 거 아니세요?
- 도대체 일이 손에 잡혀야 말이지. 경찰인가 뭔가 드나들면서부터 도무지 모든 일이 엉망진창이야.
- 있긴 있는데... 그만 드시죠.
- 내 방으로 좀 갖다 줬으면 고맙겠소.
- 네.
(문 여닫는 소리)
- 음, 빌어먹을 민삼열인가, 뭔가. 죽은 다음에도 속을 썩이는구만. 도대체 되는 일이 없다니까. 예잇!!
(망치 두드리는 소리)
- 예잇!!
(망치 두드리는 소리)
- 예잇!!
쇠망치를 들어 거의 완성된 대리석 작품을 부숴버리는 차준호 화백.
- 이익! 이이익!!
(전화벨 소리)
- 음, 아, 여보세요.
- (전화 음성)마침 댁에 계셨군요. 옆에 아무도 없나요?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히 조미령의 목소리가 아닌가?
- 난 여태 경찰에 있는 줄 알았는데?
- (전화 음성)제가 왜요? 무슨 죄를 지었다고 경찰 신세를 져요?!
- 거기 어디요?
- 저희 아파트예요.
- 집으로 될 수 있으면 전화하지 말라 하지 않았소?!
- (전화 음성)그럼 어떻게 해요? 제가 직접 찾아뵐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알았어요. 내 곧 그리로 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요.
- (전화 음성)약속한 돈도 오늘 받을 수 있는 거겠죠?
- 그래, 알았다고 하지 않았소? 음.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음...
조미령이가 무엇 때문에 차준호 화백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게다가 약속한 돈이란 또 무슨 뜻일까?
(문 여닫는 소리)
- 아, 오늘은 그만 해야겠소. 급히 나가봐야 할 때가 생겨서 말이야.
- 또 경찰인가요?
- 여보. 당신만이라도 내 앞에 그 경찰 소리 좀 뺄 수 없소?
- 아이, 네. 저도 모르게 그만...
- 가서 옷이나 좀 내와요.
- 알겠어요.
(문 여닫는 소리)
- 이거 엎친 데 덮친다더니 하필이면 이런 때 전화를 걸게 뭐람.
(음악)
한편, 시내 화구점을 몽땅 뒤지다시피 해서 수사반으로 돌아온 송 반장과 박 형사.
- 아...
- 야, 박아. 이게 웬 게 이렇게 비싸, 야?
- 예, 워낙이요. 조각 작품 하려면 돈이 좀 듭니다. 대리석 사야죠? 목재 조각 작품에 쓰이는 피나무라고 있는데요.
이놈이 또 돈을 엄청나게 잡아먹습니다.
- 야야야야, 연설 고만하고 도대체 이것들 다 어떻게 쓰는 거냐?
- 아, 보시면 모르시겠어요? 이건 대리석 따위를 조각할 때 쓰는 망치하고 정이구요.
- 야야, 거기, 거, 삐죽한 건 어따 쓰는 기야?
- 네, 요건 아까 말씀드린 그... 피나무 같은, 아주 결이 고운 나무를 다듬는 데 쓰는 겁니다.
- 그래? 이거 모두 내 눈에는 흉악한 흉기로만 보이니 어쩐 일인가?
- 어, 뭐, 반장님, 그러시다가 괜히 무식하단 소리 들으시겠습니다.
한편, 여긴 조미령의 아파트가 있는 광장. 벌써 몇 시간 전부터 허름한 바바리코트 차림의 장 형사가
언 손을 녹이고 있다.
- 아, 이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춥지? 이러다간, 이거 또 공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 강현밴가 뭔가
내 앞에 나타나기만 해봐라. 어디.
(차 멈추는 소리)
그때, 막 한 대의 택시가 아파트 정문 앞에 서는 게 보인다. 무심코 시선을 던진 장 형사의 눈이
차에서 내리는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놀라움으로 커다랗게 열린다.
- 아니, 저...?! 차 화백 아니야?! 이... 차 화백이 여긴 웬일이지? 이거.
(음악)
- 자, 놓고.
- 야, 박아. 음. 우선 말이다. 우선 이것들을 감식계로 보내서.
- 네.
- 민삼열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같은 것인지 여부부터 알아내도록 해라.
- 그, 그야. 뭐 어려울 게 있겠습니까만 아무래도 반장님, 헛돈 쓰신 것 같은데요.
- 으흐흐흐흐흐흠, 니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돈은 내가 쓴 거니까.
- 네네네.
(전화벨 소리)
- 네, 수사괍니다.
- (전화 음성)아, 박 형사야? 나예요.
- 아, 예. 아, 장 형사님. 여태도 거기 계시는 거예요?!
- (전화음성)아이, 그게 아니라구. 아주 중대한 사실이 밝혀졌어.
- 네?! 중대한 사실이라니요? 강현배를 잡기라도 하셨습니까?
- 야, 박아. 전화 이리 내라. 아, 난데. 중대한 사실이라니, 그게 무슨 일이야?
- (전화 음성)예, 아, 글쎄 제가 조미령이 아파트를 지키고 있는데 차준호 화백이 들이닥치지 뭐예요.
- 응?! 뭐야?! 차 화백이!! 그래서?
- (전화 음성)예, 그래서 뒤를 쫓아가봤더니 조미령의 방으로 들어가지 뭐예요?
- 히... 나 이거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만. 이것 봐. 장 형사 그렇다면 말이야. 계속 거기서 수고를 해줘.
내 그리로 곧 갈 테니까. 응, 그래. 부탁해.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나, 이거 참.
- 반장님,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차 화백이 어떻게 됐다고요?
- 아, 글쎄 차 화백이-.
- 예.
- 지금 조미령이를 만나고 있다지 뭐야?
- 아이? 아이, 일이 묘한 데로 풀려가네요? 예?
- 야, 박아. 여러 말 말고 어서 현장으로 가보도록 하자.
- 네. 어, 이거 봐라?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음악)
(광고)
(음악)
송 반장, 홍계일. 박 형사, 배한성. 차준호, 박웅. 윤세현, 이경자. 장 형사, 이근욱. 조미령, 김정미. 미스 안, 양미학.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열세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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