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열 번째.
(음악)
- 야, 박아. 도대체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응?! 차인경이하고 민삼열이하고 어떤 관계라고?
- 예, 그게 좀 아주 복잡합니다. 이, 차인경이가 민삼열이를 좋아한 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고 하구요.
어, 차 선생님 말씀으로는 차인경이 쪽에서 민삼열 씨를 멀리 했다고 그러구요.
- 왜?
- 철이 들었다는 거죠. 그, 차인경이를 만나봤는데 담담해요. 사실 민삼열이하고의 관계는 끝난 것 같습니다.
문제는 민삼열이가 전화를 걸었을 때,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느냐 이건데요. 차준호 선생은 차인경이한테
전화를 걸었을 거란 거죠.
- 흠... 근데 차인경이한테는 별로 용의점이 없어 보이는데?
- 무슨 근거로요?
- 뭐, 특별한 근거는 없이, 그저 육감으로.
- 아휴, 그 육감이 제발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 야, 너, 차인경이한테 호감 갖고 있지? 이 놈야, 야, 바른 대로 말해.
- 예, 차인경, 그 아가씨 매력 있는 아가씹니다. 아, 그렇다고 해도 제가 뭐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아하하.
- 자, 그건 그렇고 차인경, 윤세현의 당일 행적 조사해라.
- 네, 찾아보겠습니다. 당일 행적, 과거 다 알아보겠습니다.
- 야야야야, 너 나한테 지금 반항을 하는 기야?!
- 아아아니, 반항이라니요?! 윤세현을 알아보려면 차인경을 통하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 그렇다면은 이게 어떻게 되는 거냐?! 모녀가 민삼열이와 삼각관계였다는 기야?!
- 원, 반장님도 참. 제가 보기에는요. 세 사람이 다 용의점이 있습니다. 차 선생님, 차인경, 윤세현.
다 용의점이 있어요. 누굴 의심해야 합니까?!
- 아, 참. 니가 차인경이를 좋아하고 있지 않니?!
- 아, 아이?! 관장님, 정말 이러시깁니까?! 예?!
- 아, 아이, 아니다. 자, 그런데 그 셋 중에 누가 제일 관련이 있겠니?
- 이... 글쎄요. 그게...
차준호의 집을 다녀온 박 형사는 웬일인지 차준호 일가에 짙은 용의점을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음악)
- 여보.
- 네?
- 나, 술 한 잔 갖다 주구려.
- 네.
(술병 뚜껑 여는 소리 및 잔에 술 따르는 소리)
(술 마시는 소리)
- 그 친구 거, 굉장히 유쾌한 친구더구만.
- 뭐가...요?
- 어, 박 형사라는 친구 말이야. 매력 있어. 괜찮은 친구야. 왠지 마음에 들어. 그런데...
- 그런데요?
- 그런데 그 친구한테서 받은 인상은 내가 민삼열이를 죽였다고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같애.
- 아...
- 내가 그따위 인간을 죽일 것 같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오?
- 아...
-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냐구.
- 제 대답을... 꼭... 들으셔야 하는 질문인가요?
(술 마시는 소리)
- 관둡시다. 관둬.
(음악)
박 형사가 차준호의 저택을 다녀온 지 얼마 후.
- 조미령 씨, 모든 게 밝혀졌습니다. 얘기를 해보세요. 당신 잘못 없어요. 강현배 어딨습니까?
- 더 할 말 없어요. 뭘 물어요?
- 조미령 씨. 당신한테 용의점이 없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왜 강현배 씨를 감싸고 도는 게요?!
- 용의점이 없다면 왜 자꾸 절 괴롭히는 거죠? 불쾌해요.
- 수사를 하려면요. 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잘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강현배 씨가 어디 있느냐 하는 겁니다. 강현배 씨가-.
(문 두드리는 소리)
- 뭐야?
- 전화 왔어요.
- 누구?!
- 강현배 씨라는 데요?
- 응, 뭐?! 응?!
(음악)
- 어, 나 수사과 송 반장인데.
- (전화 음성)네, 강현배입니다.
- 어디 있어?
- (전화 음성)찾아가 직접 뵙겠습니다.
- 어디 있는데?!
- (전화 음성)말씀 드리죠. 조미령이는 민삼열 씨 피살사건하고는 상관없습니다.
그만 괴롭히십쇼!!
- 아아아, 아니?!
한편, 박 형사는-.
(음악)
- 저, 반장님이 말이죠. 제가 인경 씨한테 호감을 갖고 있답니다.
- 아하하하.
- 하하하.
- 정말 그러세요? 사실 저도 미스터 박한테 호감을 갖고 있는데요?
- 피차 좀 솔직하죠. 저희 수사과 반장님이 너구리십니다. 의심하고 있어요.
- 저를요?!
- 네. 의심하고 계십니다.
- 어머, 반장님. 엉터리다.
- 왜 엉터리죠?
- 절 의심하다니요?
- 글쎄요. 근데 전 세 분이 다 의심스러운데요?
- 누구요?
- 차인경 씨, 차준호 씨, 윤세현 씨.
- 아하하, 농담이시겠죠.
- 4개월 전 민삼열 씨가 차인경 씨 댁에 전화를 했어요.
- 이상할 것 없잖아요? 아빠도 민 선생님 잘 아시고, 우리 어머니도 아시고 저도 아는데요?
- 아버님은 관심 없다고 하시던데요? 민삼열이라는 인간성 자체를 싫어하시는 것 같던데, 화를 내시더군요.
- 아빠는 조금 성격이 괴팍스러운 데가 있어요.
- 어떻게 말입니까?
-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가 잘 안 가는... 아아, 아니에요. 관두죠.
- 아니, 계속하세요.
- 필요 없어요.
- 사실은 이 경찰이라는 게 말이죠. 참 답답합니다. 친한 사람하고도 원수를 질 수가 있구요. 요거요거요거 때려잡고 싶은데
건드릴 수도 없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중요한 문제는 사실을 캘 수밖에 없다는 데 있어요. 4개월 전에 밤 9시에 전화를
건 적이 있습니다. 민삼열 씨가요. 전화를 누가 받았어요?
- 제가 받았어요. 왜요?
- 네. 좀 문제가 있습니다. 어허허허, 솔직히 말해주십쇼. 솔직히 민삼열 씨와는 어떤 관계셨어요?
- 고등학교 때, 짝사랑을 한 적이 있어요.
- 음, 한 마디만 더 묻겠습니다. 윤세현 씨는 어떻게 된 겁니까?
- 네?!
- 아, 아이, 이거 제가 실례를 했나요?
- 아하하, 아니에요. 괜찮아요.
- 저, 어머님 말씀이에요.
- 친어머니가 아니에요!
- 네, 그렇죠.
- 그 여자하고 이번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죠? 혹시 치정사건으로 보신 건 아니겠죠?
- 으으음, 네?!
그렇다. 박 형사의 눈이 반짝인다. 지수가 높은 박 형사의 지능이 재빠른 회전을 한다.
치정관계. 그 방향으로 수사는 상당히 압축되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한편 장 형사는 민삼열의 테니스장 주변에서 한 여인을 만나고 있다.
- 차인경 씨하고 민삼열 씨 관계는 어느 정도인가요? 아, 저, 물론 비밀은 지켜 드리겠어요.
- 아이, 솔직히 말씀 드리죠. 민삼열 씨는 여자들한테 인기가 꽤 높은 편이었어요.
- 그런데 민삼열 씨 쪽에서 별로 마음을 주지 않았었죠.
- 예, 죄송해요. 한마디만 더 묻겠어요. 차인경 씨가 언제부터 테니스코트에 댕겼어요?
- 글쎄요... 아, 제가 작년부터 다녔으니까 그 이전일 것 같은데요?
- 아, 이거 자꾸자꾸 미안해요. 혹시 그... 윤세현이라는 여자 아세요?
- 윤세현...이요? 아, 글쎄요. 기억에 없는 이름인데요?
- 아, 그러세요?
- 잠깐 저, 가만 있어보세요. 혹시 화가 차준호 씨 부인 아니세요? 윤세현 씨라는 분?
- 예, 그런데요?
- 아, 알아요. 아유, 그분 나무랄 데 없는 분인데요. 저, 혹시 민삼열 씨하고...?
- 아, 아니에요. 저, 저희들 입장을 좀 이해해주세요. 일단 수사선상에 떠오른 사람들은
1차 수사를 하게 돼있어서요.
- 아, 그러니까 결국 윤세현 씨가... 아유, 아닐 거예요. 아주 좋은 여자예요.
아이, 그 여자는 글쎄 그럴 리가 없을 텐데...?
- 뭐, 잘 모르신다고 하시더니 퍽 많이 알고 계시군요.
- 아, 아니에요. 그저 호감이 가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 이상은 모릅니다.
- 차준호 씨는 어떻게 아세요?
- 그야 유명한 화가시니까요.
- 아... 그림 좋아하시는가 보군요.
- 아, 네. 그림은 그릴 줄 모르지만 감상은 좀 합니다.
- 아, 그래서 차준호 씨를 아시는군요.
- 네, 저희 영감님이 명화 수집을 취미로 하셔서요.
- 후... 예, 고마워요.
(음악)
- 아... 답답해. 음...
윤세현, 하늘거리는 실내복 치맛자락을 끌며 사뿐히 몸을 움직인다.
(문 여닫는 소리)
방문을 나선 윤세현. 움직임은 사뿐하지만 속마음을 결코 그렇지 못한가 보다.
- 음...
뭔가 잔뜩 도사린 듯한 표정. 윤세현은 차준호 화백 서재 앞에 멈춰 선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윤세현.
- 음...
(음악)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열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