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여덟 번째.

(음악)

- 왜 그렇게 놀라시오?

-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이 어떻게 민삼열 씨를...! 아, 두 사람은 서로 얼굴도 모르는 처지였다구요.

- 하지만 두 사람은 만났어요. 그것도 민삼열 씨가 피살되기 몇 시간 전에!

- 전 몰라요! 정말 모르는 일이라구요!

- 좋습니다. 그거는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오늘 저녁 말입니다. 우리 수사관이 외뿔소에 들렸을 때

거기에 있는 아가씨가 아파트로 전화 건 일이 있죠? 있어요? 없어요?

- 있어요. 민삼열 씨 일로 경찰이 찾아와 있다고 전화했더군요.

- 그때 강현배 씨는 어디 있었죠?

- 같이 있었어요.

- 언제부터요?

- 어젯밤부터 줄곧이요.

- 그런데 우리가 찾아갔을 때 강현배 씨는 없었소. 어디로 갔죠?

-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 이것 봐요. 조미령 씨! 무조건 모른다고만 대답하면 그걸로 일이 끝나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요?!

- 괜히 겁주지 마세요. 전 모르니까 모른다고 얘기한 것뿐이에요. 부탁이에요. 뭘 알고 싶으시면 제가

아는 것부터 물어주실 수 없어요?

- 이것 봐요!! 조미령 씨!!

- 아유, 괜히 겁주지 마시라니까 그러시네?

- 어허... 참, 거.

- 이거 한 가지는 말씀 드리죠. 그 사람 옛날부터 경찰이라면 무조건 싫어하는 버릇이 있어요.

- 왜요?

- 그거야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렇겠죠? 하지만 전 그 사람의 과거 같은 거 알고 싶지도 않았어요.

알아봤자 별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 강현배 씨가 아파트를 나간 게 몇 시쯤이었소?

- 아, 제가 전화를 받는 직후였으니까 일곱 시나 그쯤 됐을 거예요.

- 그런데 어디로 갔는지 짐작도 아니 간단 말이오?!

- 그 사람은 워낙 그런 사람이에요. 올 때도 그렇고 갈 때도 그렇고 자기 편한 대로였다구요.

- 좋습니다. 그러면은 이번에는 조미령 씨 얘기 좀 합시다. 어제 평소보다 일찍 외뿔소를 나갔다고 들었는데?

- 네, 사실이에요. 어제는 왠지 일할 기분이 나질 않아서 가게 문을 열어주고 곧바로 나와 버렸어요.

- 아파트로 돌아간 건 몇 시쯤이었습니까?

- 한 11시쯤... 되어서였어요.

- 그동안 어디서 뭘 했어요?

- 네, 말씀 드리죠. 인천을 두 번 왕복했어요.

- 인천?

- 네. 저 같은 여자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엔 아주 좋은 코스죠. 아하, 반장님도 언제 한 번 이용을 해보세요.

무슨 일이 잘 안 될 때는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 흐흐흠, 충고 고맙소. 헌데 정작 중요한 사실은 말이에요. 조미령 씨가 그렇게 인천을 두 왕복하는 사이에

민삼열 씨가 피살당했다는 데 있어요.

- 반장님, 아까부터 강현배, 그 사람을 의심하고 계신 것 같은데 잘못 짚으셨어요. 그 사람은 민삼열 씨를 죽이지 않았어요.

- 그럼 누가 죽였소?

- 으음, 네?!

- 방금 말하지 않았소?! 강현배라는 사람은 절대로 민삼열 씨를 죽이진 않았다. 그런데 민삼열 씨가 피살된 시간에

당신 말대로라면은 당신은 인천행 전철을 타고 있었소.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가 있어요?!

- 아아, 아이, 그건...!

- 말해 봐요!!

- 아... 제 얘긴 강현배 그 사람은 그런 끔찍한 짓을 할 위인이 못 된다는 뜻이었어요. 다른 뜻은 없어요! 정말이에요?

- 흠.. 조미령 씨. 우리 피차 시간 낭비는 하지 맙시다. 당신은 분명히 뭔가 알고 있는 거예요!

- 아, 넘겨짚지 마세요. 자꾸 그런 식으로 유도를 하시면은 전 이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 아하하하하, 이거 참.

(문 여닫는 소리)

- 반장님.

- 어, 뭐야?

- 전홥니다.

- 그래?

- 저기, 이봐요! 도대체 날 언제까지 이 방에 잡아둘 생각이세요?! 전 바쁘단 말이에요!

- 잠깐만 기다리세요.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까.

- 어, 참.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어디서 온 전화야?

- 장 형사님이십니다.

- 그래?

(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아, 여보세요?

- (전화 음성)아, 저예요. 반장님.

- 그래, 무슨 일이야?

- (전화 음성)전화번호를 알아냈어요.

- 전화번호?

- (전화 음성)예, 그 좀 오래된 것이긴 하지마는 민삼열이가 이 호텔에서 외부로 건 전화번호가 나왔어요.

- 그래? 그 참, 수고했구만. 그렇다면 말이야. 일단 이리로 들어오도록 하지.

- (전화 음성)예예, 그럼 이따 뵙도록 하겠어요.

- 그래 빨리 와요.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아이, 전화번호라니요?

- 민삼열이가 산장호텔에서 외부로 건 전화번호가 나왔다는구나.

- 아? 제가 물었을 때 아무데도 전화 건 데 없다고 하더니?!

-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니? 너는 매사에 너무 서둘러서 탈이라고 하지 않았니?!

- 아! 아이, 아이, 그게 아닙니다!

-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 전화번호 어제 오늘 건 것이 아니고 오래 전 걸 뒤져서 찾아냈다는 기야.

- 아뿔싸, 이런 참...

- 왜? 이제 정신이 번쩍 나니?

- 장 형사님 그 충청도 기질은 못 당하겠는데요?

- 밤낮 느려 터졌다고 퉁박만 줄 게 아니라 이런 기회에 좀 배워둬라.

- 네네네네. 앞으로 알아 모시겠습니다. 근데 조미령이는 뭐랩니까?

- 글쎄다.

- 아니, 글쎄라뇨?!

- 분명히 뭔가 알고 있는 눈친데.

- 네.

- 정작 중요한 대목에 가선 입을 닫아버리지 뭐냐.

- 아, 강현배에 관해선요?

- 처음부터 끝까지 모른다는 기다.

- 아... 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 어떻게?

- 일단 조미령이라는 아가씨를 풀어놔준 다음에 뒤를 쫓는 방법 말이죠.

- 글쎄다. 그런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 아무튼 그 얘기는 장 형사가 온 다음에 결정하도록 하지.

참, 그 전화번호가 사건해결의 열쇠가 될 런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 네, 그야 물론이죠.

(음악)

- 도대체 몇 번이나 얘길 해야 알아듣겠니?! 자유도 좋고 화랑을 경영하는 것도 다 좋아요.

이 집에서 널 방해할 사람이 누가 있니?! 왜 꼭 혼자 나가서 살아야겠다는 거니?!

- 아빠!

-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물론 너는 너대로 생각이 있겠지. 하지만! 너 좋을 대로 살자는 세상이 아니에요.

시집도 안 간 여자가 혼자 나가 산다고 쳐봐요. 그것도 멀쩡하게 집을 놔두고 말이야! 내 얘기가 고루하게

들릴 런지 모르겠다마는 세상은 그렇지가 않아요.

- 그쯤 해두세요. 인경이가 어디 한두 살 먹은 어린앤가요?

- 어린애가 아니니까 하는 소리 아니요?! 내 말대로 진작부터 집에 들어와 살았으면은 경찰이 왜!!

- 제발이에요!! 아빠. 경찰이 찾아온 건 그저 의례적인 거였어요. 제가 이 집에 들어와 살았다면

경찰이 곧바로 이리로 찾아왔을 런지도 모르잖아요?!

- 뭐야?!

- 아빠, 신경과민이세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요. 민 선생님의 죽음하고 저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 그것도 말이라고 하니?!

- 그게 뭐가 문제예요?! 전 아빠가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 아... 소문이라는 게 있지 않니? 가뜩이나 시끄럽고 말 많은 세상인데 이번 일로 해서 니가 괜히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라도 해봐라.

내 기분이 좋겠니?!

- 저... 뭐라고 대신 말씀 좀 해주세요. 저하고 민 선생님의 사이가 남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그런 정도였던가요?

- 아이, 아... 무슨 그런 소릴? 아버님도 그런 뜻에서 하시는 말씀은 아닐 거야. 이번 기회에 아예 집으로

돌아와 줬으면 해서 하시는 말씀이지.

- 관둡시다. 어이 내가 공연한 걱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 음, 저...

- 뭐지?

- 전화가...

- 전화?

- 아주머님한테요.

- 그래? 여보. 왜 그러고 서 있소?! 가서 받아 봐요.

- 네.

(전화수화기 드는 소리)

- (전화 음성)아, 저, 거기가 차준호 선생님 댁 맞죠?

- 네, 그런데요. 아이, 실례지만 어디시죠?

- (전화 음성)아, 예. 저, 경찰입니다.

- 으음, 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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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송 반장, 홍계일. 박 형사, 배한성. 차준호, 박웅. 윤세현, 이경자. 장 형사, 이근욱. 조미령, 김정미. 인경, 권희덕. 정 씨, 정경애.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여덟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