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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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추적자
야행열차 - 제4화
야행열차
제4화
1979.01.04 방송
(달리는 발자국 소리 및 사이렌 소리, 차 급정거 하는 소리)

(헬리콥터 돌아가는 소리)

연속수사극 추적자.

(음악)

야행열차.

(음악)

고려식품 제공.

(광고)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네 번째.

(음악)

- 음...

- 여보, 정신이 좀 나오?

- 아니...?

- 누워 있어요. 아, 누워 있으라니까 그러네.

- 아...

- 정말 나로서도 믿기지가 않는군. 미스터 민이 죽다니. 그것도 피살을 당하다니.

- 여보...

- 응, 그래그래. 내가 공연히 쓸데없는 얘길 했구만. 잊어버리도록 해요. 모든 걸 경찰에서 알아서 하겠지.

그보다도 아깐 정말 놀랐어. 난 당신이 어떻게 되는 줄 알았지 뭐요.

- 미안해요...

- 여보, 우리 사이에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소.

- 네... 어, 근데 아까는... 아까는 어떻게 된 거죠?

- 인경이가 너무 경솔했었소. 아니, 인경이가 경솔했다기 보단 당신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는 표현이 옳겠고.

그새 의사가 다녀갔었소.

- 어...

- 안정이 필요하다고 하더군.

- 그럼... 그렇게 오랫동안...

- 바로 그게 당신 몸이 쇠약해져 있다는 증거요. 지금 생각하니까 모든 게 내 잘못이요.

난 일밖엔 모르고 게다가 이 집은 당신 혼자 지키기엔 너무 덩치가 커.

-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 내 얘기 마저 들어요. 어떻소? 여보.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이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 여...행이요?

- 그래. 가까운 일본에라도 다녀옵시다. 당신한텐 어떤 신선한 것이 필요해. 혼자서 밤차를 타는 것도 좋지마는

좀 더 넓은 곳에서 매인 데 없이 자유롭게 호흡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어떻소?

- 음... 좋아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 나 때문이 아니야. 당신을 위해서야.

- 네...? 절 위해서요?

- 그래, 우리 둘을 위해서. 내일부터라도 수속을 밟겠소.

-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진 마세요.

- 그래,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 건강이 첫째야. 자자, 얘기 그만하고. 푹 쉬도록 해요. 나도 그만 물러갈 테니까.

- 여보.

- 왜?

- 고마워요.

- 이런, 내가 그런 식의 배려를 싫어한다는 걸 잘 알면서 그래. 고맙다든가 미안하다든가 그런 식의 감정은

그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기만 하면 돼.

- 네.

- 자, 그럼 정말 나가보겠소. 음. 아, 참.

- 네?

- 어제 오페라 구경 재미있었소?

- 응? 네?!

(음악)

여기는 북악산이 올려다 보이는 민삼열의 전용 테니스코트다.

- 저도 신문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아직 한창 일을 더 해야 할 나이에 원...

- 네, 저도 개인적으로 민 선수의 팬이었습니다. 이젠 뭐 지나간 얘기가 돼버렸지만요.

- 누구보다 개인적인 팬이 많은 친구였죠.

- 네.

- 경기 태도가 깨끗한 데다가 훤칠한 미남이고.

- 근데 유능한 선수가 왜 대표 팀에서 탈락됐죠?

- 그걸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에이, 고인이 됐으니까 얘깁니다만 그 친구 오래전부터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었습니다.

- 허리디스크요?

- 아, 예. 그걸 숨기고 그렇게 오래 대표생활을 해왔다는 게 신기할 정돕니다.

- 아...

- 아무튼 테니스는 그 친구 생활의 전부이다시피 했으니까요.

- 대표 팀에서 탈락된 게 무척 충격적이었겠군요.

- 아, 그야 당연한 일 아닙니까? 한땐 자살까지 할려고 했었으니까요.

- 네?! 자, 자살이요?!

- 아... 내가 왜 이렇게 쓸데없는 얘기를...

- 아이, 안심하십쇼. 전 경찰관이지 신문기자는 아닙니다.

- 예, 저, 부탁합니다. 이 마당에 와서 고인을 욕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네, 그건 저도 마찬가집니다. 근데 이, 이 테니스코트 말입니다.

- 예.

- 실소유주가 민삼열 씹니까?

- 아, 아이, 아닙니다. 접니다.

- 아, 그래요? 그러면 민삼열 씬?

- 예, 거 이를 테면 초빙코치인 셈이죠. 워낙 인기가 좋은 친구여서 아닌 말로 재미를 좀 봤습니다만.

- 아, 예. 주로 어떤 층을 대상으로 코치를 했어요?

- 예?!

- 아, 저, 제 얘기는...

- 아아, 알겠습니다. 그 친구의 여자관계가 알고 싶으신 거군요.

- 아하하하, 수사상 필요합니다. 여자관계뿐만 아니고 민삼열 씨의 모든 걸 말이죠.

- 물론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죠.

- 네.

-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미혼인 데다가 실력 있겠다.

- 아하하하, 특별히 가깝게 지낸 여자 없었어요?

- 글쎄요... 이곳에 나오는 여자 대부분이 민삼열 씨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 네.

- 하지만 그 친구 쪽에선 드러내놓고 어떤 한 여자와 가깝게 지낼 순 없는 일 아닙니까.

- 그러니까 직업의 성격상 말이죠?

- 아이, 죄송합니다. 그 이상은 저도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하하하, 좋습니다. 저 그렇다면 이 테니스코트에 등록한 명단 같은 거 좀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 아, 예. 그야 어렵지 않습니다. 자, 관리실로 가시죠.

- 네.

(전화벨 소리)

- 네, 싸롱 외뿔소입니다.

- (전화 음성)경아니, 나야.

- 어, 언니. 왜 여태 안 나와요? 어디예요? 거기.

- (전화 음성)어, 여기 아파튼데 나 오늘 몸이 안 좋아서 못 나갈 것 같아서 말이야.

- 몹시 아프우?

- (전화 음성)아, 아니야. 몹시 아픈 건 아니고 가벼운 몸살감기가 오셨나 봐.

- 네, 그럼 푹 쉬세요. 여기 일은 저희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요.

- (전화 음성)아, 그래. 나대신 수고 좀 해줘. 그럼 믿고 끊는다.

- 네, 몸조심 하세요.

(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언니, 오늘 못 나온대?

- 어, 몸살 감기래나 봐.

- 몸살감기? 아유, 몸살감기는 무슨 몸살감기야? 또 강가인가 뭔가가 잔뜩 잡고

늘어진 게지.

- 언니도 참 딱해. 아, 그 사람 어디가 좋아서 질질 끌려 다니는지.

- 좋아서 끌려 다니나. 걸핏하면 죽인다고 협박을 하니까 그렇지.

- 그러기에 여자란 한 번 만만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그걸로 끝장나는 거라구.

- 누가 아니래. 아휴, 소름끼쳐.

(음악)

- 도대체 날 언제까지 여기에 가둬둘 작정이야?

- 그건 니가 하기에 달렸어.

-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잖아! 다시는 그 남자 안 만나겠다고 했잖아.

- 닥쳐!

- 잘났어! 걸핏하면 나 같은 여자한테 힘자랑이나 하려고 들고 정말 잘났다구!

- 그만두지 못해?!

- 아휴, 속 터져 정말!!

- 바로 그거야. 잠시도 한자리에 붙어 있질 못하고 몸을 비비 트는 그 끼!

- 뭐야?

- 이번 기회에 아주 뿌리를 뽑아놓고 말걸?

- 아... 제발 빌어. 여자가 나 하나만도 아니잖아?! 왜 그래?!

- 나한텐 니가 마지막 여자야. 나도 지쳤어. 미친개처럼 들쑤석거리고 다니는 일.

- 흥! 그건 댁의 사정이고.

- 자꾸 입 놀릴 거야?!

- 체!

- 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꼼짝 말고 있어.

- 아니, 어딜 갈려고 그래?!

- 멀린 안 가. 곧 돌아올 테니까 얌전히 있기나 해.

(문 여닫는 소리)

- 저게... 자, 잠깐 기다려!! 이봐!! 이봐!! 이봐!! 아유, 참, 미쳐!! 내가 미친다니까!!

(문 두드리는 소리)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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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송 반장, 홍계일. 박 형사, 배한성. 차준호, 박웅. 윤세현, 이경자. 장 형사, 이근욱. 조미령, 김정미.

그밖에 안경진, 유명숙, 이기전. 해설 김규식. 음악 오순종.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정찬모.

(음악)

극본 신명순, 연출 이형모. 추적자 야행열차 네 번째로 고려식품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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