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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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에즈베리파크의 저녁놀
제30화 - “소년들 대마초 흡연 적발 사건이요.”
제30화
“소년들 대마초 흡연 적발 사건이요.”
1979.03.30 방송
인생극장 ‘에즈베리파크의 저녁놀’은 1979년 03월 01일부터 1979년 03월 31일까지 31회에 거쳐 방송되었다.
고은정 극본, 이규상 연출 서른번째.

- 엄마! 엄마! 소포야 소포. 서울서 선생님이 크리스 마스 선물 보내셨어.

- 어. 그래? 영아는 좋겠구나.

- 난 선물 보내주는 사람 하나 없군.

- 뜯어, 엄마?

- 아이 그럼 뜯지. 니 선물인데 뭘 엄마한테 물어보니?

- 아이 가슴이 두근 거려서 그래.

- 바보. 어서 뜯어 봐라.

- 엄마가 뜯어. 아이 아니야. 내가 뜯어 볼래. 내 방에 가서 뜯어 볼거야.

- 아휴, 기집애도 참.


- 참 세월 빠르다. 아 그래 어느 새 크리스 마스가 됐니? 그 동안은 별 일 없었구?

- 별 일 없었다고 해야겠지. 어쨌든 살았으니까. 그 이가 보름만에 퇴원해서 집에 오곤 무슨 일이 있었던가 쉽게 세월이 갔어. 계속해서 약을 먹으니까 그 약이 무슨 약인지 나야 짐작을 하면서도 모르는 채 했지만 아이들이 어디 그러니?


- 아빠, 무슨 약을 맨날 잡수세요?

- 응. 그런게 있어.

- 그런게 뭐예요?

- 건강해 지라고 먹는 거야.

- 아빠 그럼, 아직도 어디 아프세요?

- 쟨, 아 뭘 꼬치 꼬치 묻니? 약 잡수실만 한 이유가 있으니까 잡수시는 건데.

- 이유?

- 난 아차 실수 했구나 싶어 찔끔 했어. 그 일 감싼다는게 오히려 덧들인 결과가 된거야. 그런 나날 이었어. 여전히 가게에 나가 물건 팔고, 밤이면 돌아와 오밤중에 저녁 해 먹고 쓰러져 자고, 새벽 4시면 눈 비비면서 나가고 그런 일과엔 지장이 없었으니까.

- 참, 여기 오면 다 그렇게 부지런해 지나 보지?

- 돈 만 있으면 키신져 하고 코 맞대고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닉슨 별장 옆에 나란히 집도 지을 수 있으니 왜 안 그렇겠니.

- 과연 황금만능 세상이다.

- 그렇다고 잔꾀를 피워서 일확천금을 하거나 사기를 쳐 볼 길을 죽어도 없으니까 죽어라 움직이는 거지.

- 움직이는 것 만큼은 정직하게 보상이 오니까.

- 아이 그래. 크리스 마스에 트리 장식은 했니?

- 그야 물론이지. 영호, 영아도 가게도 모두 쉬고, 케이도 고향에 다녀온다고 해서 일본에 가고.

- 엄마 엄마, 인형이야. 신랑 색시 인형.

- 어디 보자. 어머, 정말 예쁘구나.

- 오래간만에 한복 입은 사람, 아니 한복 입은 인형 본다.

- 영아야, 이건 신랑 색시가 아니라 춘향 이도령 이구나 뭐.

- 아이 어쨌든 신랑 색시 잖아.

- 신랑 색시는 사모관대에 쪽두릴 써야지. 이건 머리를 땋아 늘이고 도령은 복건을 쓰지 않았니?

- 그런건 몰라도 돼. 어쨌든 남자 여자 짝꿍끼리 잖아?

- 뭐? 짝꿍?

- 응. 엄마, 나 전에 가지고 온 한복 입어 볼까?

- 왠걸. 맞겠니? 니가 그 동안 얼마나 컸는데.

- 에이. 그래도 입어 볼래. 이따가 헬렌 고모네 파티에 그거 입고 갈래.

- 아이 맘대로 하렴.


- 여보, 그럼 한복 그만 두고, 그냥 투피스 입을 까요?

- 글쎄.

- 아이 빨리 골라 줘요. 자요. 다 들여 놨으니까 아무거나 입을 수 있어요. 나, 당신이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거 입을래요. 응?

- 흰색을 너무 야하지 않아?

- 어. 그래요? 그럼, 아 저 이 검정 무단은 어때요?

- 음. 글쎄.

- 아이 참 시간 없어요. 누님이 시간 맞춰 오라고 했잖아요. 옷 이랑, 목걸이, 구두 당신이 마음에 드는걸로 골라 놓으세요. 나 그 동안 화장하고 나올게요.


- 호호호. 아이구, 그러고 보니까 너 여간 애교가 늘지 않았구나. 나이 어린 정부가 늙은 영감 한테 애교 떨 듯 아주 장족의 발전을 했는데 그래?

- 그렇게 해야 집안이 편한 걸 어쩌겠니. 그렇잖아도 그 이 치료를 맡아 하던 중국 의사가 한 번 날 보자고 하더니 그러는 거야.

- 네. 부인 말씀 이해가 갑니다. 허나 부인 께서도 노력을 하셔야지요. 밖에서는 동업자, 안에서는 현모, 부엌에서는 가정, 침실에서는 요부, 하루 한 번씩만 실천을 해 보십시오.

- 하하하하. 아유, 미국식 수신제가 평천하로구나.

- 웃지마. 웃을 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 아이 저 다 골라 놓으셨어요? 여보, 여기 뒷머리 좀 잡아 주세요. 올리니까 짧아서 자꾸 빠지네.

- 뭐야 그게.

- 왜요?

- 루즈 색깔이 그게 뭐냐고. 마릴린 몬로 같이 침을 질질 흘리는거 같잖아.

- 이 은빛 장미색은 당신이 좋다고 하시던거 아니에요?

- 오늘은 안 좋아. 내가 보는게 아니고 모두에게 보이는거란 말이야.


- 하하하하. 자, 여러분 메리 크리스 마스.

- 메리 크리스 마스.

- 마음껏 즐기십시오. 우리 뚱보 와이프 다른거 볼 거 없습니다만 후르츠 펀치의 솜씨는 일품 입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일품의 솜씨 있습니다만 그것은 나만 아는 비밀 입니다.

- 아유 아유 저 이는 주책이야. 어휴.

- 마담,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난 이 동네에서 나서 70년이 가까워 오지만 마담 내외같이 어울리는 부부는 처음 봤어요. 더구나 국적도 서로 다르다면서 어쩌면 그렇게 꼭 맞는 두 짝의 장갑 같은지요.

- 감사 합니다. 장갑에는 국적이 없어서 그런가 보죠.

- 오랜만 입니다. 미세스 변.

- 어머나, 헤밀턴 씨 안녕 하셨어요?

- 플로리다에서 어제 돌아 왔습니다. 집에 오니 초청장이 와 있더군요.

- 여행 이셨나요?

- 네. 출장 겸 여행 겸 그랬습니다.

- 어머! 헤밀턴 아저씨, 메리 크리스 마스.

- 오! 영아, 아름답습니다. 색동 저고리 오랜만에 보는군요.

- 아이 작아 졌어요. 이렇게 팔이 나왔잖아요.

- 하하하. 옷이 작아진거 아니죠. 영아가 큰 겁니다. 미스터 변 안 오셨습니까?

- 영호가 친구끼리 파티가 있다고 해서 라이드 해주러 갔어요. 곧 올 겁니다.

- 네. 그 때 부상은 다 나았습니까?

- 15일 동안이나 입원 했었어요. 그래도 아빠 아직까지 약 잡수세요.

- 영아야.

- 약이요?

- 아 네. 건강이 좀 안 좋아서요.

- 오! 그렇습니까. 유감 입니다. 부인, 추실까요?

- 아이 저...

- 엄마 춰 봐. 엄마 춤 추는거 난 한번도 못 봤잖아.

- 나가시죠. 나, 어쩌면 이 곳을 아주 떠날 것 같습니다.

- 어머나, 어디로 가시는데요.

- 내 아이들 데리고 아시아 쪽으로 선교 나갈 것 같습니다.

- 그러세요?

- 수임의 나라 한국이 있는 아시아에서 마음의 빚 갚아보고 싶습니다.

- 아시아라면 한국으로 가시는 건가요?

- 아닙니다. 인도 폼페이 입니다.

- 네.

- 그 동안 부인 얼굴 보면서 수임 살아난 듯 많이 행복 했고, 많이 아팠습니다.

- 그 간에 여러가지 호의 감사 했습니다.


- 실례 합니다. 주인 되시는 분 어디 계십니까?

- 하하. 이거 무슨 실례요. 어. 자, 가만. 아 여러분 그대로 즐기십시오. 이거 미안 합니다. 자 자, 이리 나오세요.
무 무슨 일 입니까?

- 네이비 블루의 74년형 볼보가 이 댁 찹니까?

- 우리집 차는 아니지만 왜 그럽니까?

- 방금 동양 소년이 이 집으로 들어왔지요?

- 동양 소년?

- 볼보를 운전하고 왔을 텐데요?

- 왜 그러십니까?

- 아니 스톤 언제 왔어. 지금 차 운전하고 들어왔어?

- 아니요. 전 아까부터 여기 와 있었습니다.

- 그럼, 이 사람이 볼보는 왜 물어 해지?

- 영호가 하루만 제가 운전을 해 보겠다길래 줬지요.

- 이거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 있었습니까?

- 소년들 대마초 흡연 적발 사건이요.

- 아 아니!

- 우리집에 그런 사람 없어요. 그런 소년 없어.

- 분명히 그 차는 이리로 오는 하이웨이에 버려졌고, 이 근방에 동양 사람 집은 여기 밖에 없는데요?

- 하하 무슨 소리. 동양 소년 동양 사람 집으로 꼭 와 해나. 증거 대시오. 증거!

- 아니...

- 다음에 증거 갖고 오시오. 가요! 우리집 파티 있는거 봤지? 가슈! 가!


- 아 어떻게 된거냐? 무슨 일이었어?

- 그날 밤으로 리키 왕이 영호를 감쪽같이 여기 로스앤젤레스 차이나 타운으로 보낸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 영호 지금쯤... 아휴. 중국 사람들 자기들끼리의 조직 대단한 건 전통이 있지 않니?


- 극본 고은정,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에즈베리 파크의 저녁 놀 서른번째로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 제공 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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