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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에즈베리파크의 저녁놀
제19화 - 미스터 변 같은 동양인 특유의 자존심은 못 따라가요.
제19화
미스터 변 같은 동양인 특유의 자존심은 못 따라가요.
1979.03.19 방송
인생극장 ‘에즈베리파크의 저녁놀’은 1979년 03월 01일부터 1979년 03월 31일까지 31회에 거쳐 방송되었다.
고은정 극본, 이규상 연출 열 아홉번째.


- 영아야, 빨리 나와. 아빠 시간 없어요.

- 잠깐만요. 나 오늘 조 선생님 한테 편지 꼭 부쳐야 되는데 이제 한 줄만 더 쓰면 돼요.

- 영아야, 너 오늘은 챠우챠우 안나가는 날이지?

- 응.

- 그럼 학교 갔다가 오빠 병원으로 가 봐야 된다.

- 아빠가 라이드 해 줘야지 혼자 어떻게 가요?

- 몇 시에 학교 끝나지?

- 2시요.

- 어. 하여튼 내가 못 가면 케이라도 대신 라이드 해주랄테니까 빨리 가자. 오늘 이거 너무 출근이 늦었다.

- 챠우챠우에서는 학교에 걸어갈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빠, 우리 자동차 하나 더 사지 그래?

- 뭐야?

- 그럼 학교 가는건 엄마가 라이드 해 줄수 있잖아.

- 운전면허 없이 운전 하다가 큰일 나게?

- 엄마, 그까짓 면허 따면 되잖아. 인제 오빠도 내후년이면 면허 딸텐데 자동차가 하나 있는건 너무 불편해. 아빠 그지?

- 필요하면 아빠가 다 라이드 해주는데 뭣하러 경비들게 차를 둘 씩이나 쓰니?

- 차 하나 있는 집은 우리집 밖에 없더라 뭐.

- 영아야, 너희들 2,3년 있으면 모두 차 가질텐데 엄만 따로 필요 없어요. 가끔 빌려쓰지 뭐.

- 이히히히. 누가 빌려주나 뭐?

- 뭐야? 아 그럼 엄마 차도 안 빌려줄거야?

- 자, 다왔다. 고만 재잘거리고 내려.

- 아 참, 너 점심값 가지고 나왔니?

- 어머, 50전 짜리 책상위에 놓고 그만 깜빡 잊어 먹었네.

- 에이 것봐. 가만있어라. 내 지갑에 코인.

- 어. 여기 1불 짜리 동전 있다.

- 아하하. 땡큐. 이따 2시에 아빠 와야 돼.

- 어. 알았다.


- 케이가 왠일인가 하겠네요. 우리 오늘 너무 늦어서.

- 우리 시간으로 봐서 늦은거지 물건 사러오는 사람으론 아직 이른 시간인데 뭐.

- 이따 2시에 배달이나 없었으면 좋겠어요. 영아 학교에서 기다리지 않게.

- 어떻게 맞춰 봐야지.

- 영아 말대로 차가 하나 더 있어도 괜찮겠죠?

- 괜찮기야 하겠지.

- 급하면 제가 배달을 할 수도 있고 말이에요.

- 그거 하고 싶어서 차 또 하나 사자는 거야?

- 네? 그거 라니요?

- 차 끌고 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싶어서?

- 또 시작이시네.

- 뭐가 시작이야?

- 아니에요. 차고 뭐고 관둬요. 아침부터 괜히 기분 상하지 맙시다.


- 어서오세... 어머, 헤밀턴 씨 저희집에 다오시고 왠일이세요?

- 아, 네. 우리 아이들 하고 저녁식사 나왔습니다. 자, 이리들 와.

- 네.

- 어머나, 귀엽게 생겼군요.

- 얘, 찰리! 네 분 테이블 안내해 드려라.

- 아, 영호는 오늘 일 안합니까?

- 어머, 모르고 계셨군요? 영호 다쳐서 병원에 있어요.

- 저런. 어디 다쳤습니까?

- 패싸움 하다가 다리에 칼을 맞았어요.

- 오, 안됐습니다. 미세스 변 걱정 많이 되시겠습니다.

- 이쪽으로 오시지요. 준비 됐습니다.

- 아, 네. 고맙소. 자자, 우리 저쪽으로 가자. 네. 고맙습니다.

- 아니, 이 이는 손님 몰리기 시작하는데 왜 안오는거야? 아, 어서오세요. 몇 분 이세요? 찰리, 손님 두 분 안내 해드려. 22불 입니다. 감사 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 찰리? 이리 좀 와봐.

- 아니 왜그러세요?

- 아까 왕이 무슨 전화를 받았다고?

- 파크 사이드 수화 한테서 왔어요. 스톤이 2시에 영아를 픽업 해주기로 했는데 4시가 되도록 드리버리 나가서 안왔다고 영아를 병원까지만 좀 데려다 주시라구요.

- 그래서 곧장 나가셨단 말이야?

- 그렇죠. 마침 손님도 별로 없었구요.

- 섬머빌까지 가고 오고 한 시간 반이면 될텐데 왠일이야?

- 네. 챠우챠웁니다. 어. 순석이. 왠일이냐?

- 누이, 집에서 아무 연락 없었어요?

- 집이라니 너 지금 어디 있는건데?

- 뉴욕에요.

- 뉴욕? 아니 거기까지 드리버리를 간건 아닐테고 무슨일이냐?

-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 얘가 웃기는? 아 2시에 영아 픽업 해주기로 했다면서?

- 그랬죠.

- 4시가 돼도 안온다고 수화가 이리로 연락을 해서 리키가 나갔는데 리키도 아직 아무 소식이 없어요.

- 누이, 나 말이에요. 지금 귀신한테 홀린거 같은데 하여튼 밤 늦게나 도착 할거에요. 그래서.

- 아니 근데, 아이구 얘 너 이상하다. 왜 집에다 전활 하지않고 이쪽으로 하는거야?

- 누이밖에 더 있수?

- 뭐야?

- 틀림없이 매형이 영아를 데릴러 갔을거라고 알고 있었지.

- 너 너 술 마신거야? 원 횡설수설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구나.

- 하하하하하. 모르실거에요. 짐작도 못 할 일이니까. 전화 끊어요.

- 아이고 얘, 순석아! 아이고 얘! 아니 이건 어떻게 된거야?

- 여기 얼마죠? 아주 맛있는 저녁 먹었습니다.

- 아이고, 아 네. 네. 196불. 아니 뭘 잡수셨는데 이렇게 계산이.

- 허허허. 우리 아이들 오랜만에 외식이라서요.

- 아, 네.

- 아 참, 영호 있는 병원이 어딥니까?

- 섬머빌 카운티 호스피털 이에요.

- 아, 네. 전화를 좀 써도 되겠습니까? 미스터 변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전해야 겠군요.

- 네. 쓰세요. 지금 아마 수화밖에 없을텐데.

- 아 그렇습니까? 미스터 변은 어디 갔나요?

- 네. 어디 좀. 곧 올겁니다.

- 안녕히 가세요. 감사 합니다.


(따르릉~)

- 여보세요? 아, 헤밀턴 씨. 안녕 하세요. 네? 걱정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왠종일 가게에 매어서 저도 아직 못 가보고 있어요. 미스터 변도 밖에 나가서 발이 묶여 있기도 하구요. 네? 아니 어떻게. 누님이 그러세요? 네. 아 아니에요. 그렇게 폐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아 글쎄 감사 합니다만 사양 하겠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휴, 참.

- 헤밀턴 이라는 분은 뭐하는 분이죠?

- 아, 왜?

- 뭐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목사나 신부같은 그런 성직자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비급 배우 같은 하여튼 미국사람 냄새가 좀 없어요.

- 미국사람은 어떤 냄새가 있는데?

- 대부분 단세포 식물처럼 단순해 보이지 않아요? 동양 사람처럼 복합적인 분위기가 없죠.

- 케인 어느 편이라고 생각해요?

- 저요? 전 야누스 처럼 두 개의 얼굴이 절충이 돼있죠.

- 자부심이 대단하군.

- 그래도 미스터 변 같은 동양인 특유의 자존심은 못 따라가요.

- 자존심? 그 이가 자존심이 지금 어딨어. 제사 지낸지 오랜데.

- 아니요. 그걸 지키려니까 상처를 입고 파괴되고 하지요. 내던져졌으면 진작에 해방 됐을걸요?

- 어머나, 아니 몇 시야? 9시가 넘었잖아? 왠일이지 케이? 그 이가 낮에 배달 주문 받은 집이 어딘지 알아?

- 미스터 변이 간 집 말이에요?

- 응.

- 왜 일전에 팬케잌 먹으라고 불렀다는 뚱보네 집이에요. 무슨 파티가 있을 예정이라면서 주문을 상당히 많이 했죠.

- 얼마나 되지? 거리가?

- 거기까지야 뭐 얼마 걸리나요? 한 시간이면 갔다 오는 거린데요. 어디 필라델피아 라도 가신거 아닐까요?

- 글쎄 영호도 궁금하고, 영아가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겠고, 오늘은 모두가 전화 한통 없으니 왠일인지 모르겠네. 고모부라도 연락을 주실만 한데.

- 저, 챠우챠우에 전화를 해볼까요? 아, 누군가 한 사람은 도착 이군요.

- 어머나, 헤밀턴 씨.

- 아, 병원이든 댁이든 라이드 해드리지요. 팁은 두둑히 주셔야 합니다. 아하하하하.


- 자동차가 없으면 꼼짝 못하는 형편에서 수화는 팁을 주고라도 편승을 해야 합니다. 남편 변순석이나 고모부 리키 왕의 자동차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 만은 없죠. 집엣 일이나 병원 일 어느 하나를 생각해도 말이에요. 내일 다시 뵙죠.


- 장미자, 김수희, 김규식, 오세홍, 안경진, 김한진, 장광, 나레이터 고은정,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극본 고은정, 연출 이규상 인생극장 에즈베리파크의 저녁놀 열 아홉번째로 고려식품, 삼성제약 공동제공 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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