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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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겨울나무 - 제18화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킵니다
춤추는 겨울나무
제18화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킵니다
1979.10.18 방송
(음악)

동아방송 개국 16주년 기념 오백만 원 고료 라디오 드라마 입선작 배명숙 극본 춤추는 겨울나무.

고려야구, 동산유지 공동제공.

(음악)

배명숙 극본 춤추는 겨울나무 이기상 연출 열여덟 번째.

(음악)

(비상전화벨 소리)

(비상전화 수화기 드는 소리)

- 네.

-(전화 음성) 선생님, 웬 남자분이 좀 뵙고 싶다는데요. 용건이 있다구요.

- 누군가?

-(전화 음성) 그건 뵙고 말씀드리겠대요.

- 들여보네요. 그럼.

- 네.

(비상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누굴까.

(문 두드리는 소리)

- 네.

(문 여닫는 소리)

- 이한철 선생이시죠?

- 그렇습니다만?

- 박영진 씨가 보내서 왔습니다. 태영그룹에-.

- 그래요? 그런데 무슨 일로...

- 다름 아니고 이걸 전해드리라고 해서 왔습니다.

- 이게 뭐죠?

- 글쎄요. 전 다만 전해드리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 그래요?

- 받으시죠.

- 그럼 거기 잠깐 앉으세요. 제가 이걸 펴 보는 동안에요.

- 아닙니다. 전 그만 가겠습니다. 제가 할 일은 전해드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 그럼 나 이거 받을 수 없어요. 뭔지도 모르고 받을 수 없어요.

- 안 받으시면은 제가 곤란해집니다.

- 그러니까 잠시 기다리라는 거 아닙니까?

(종이 펴는 소리)

(서신 내용)

- 『강세경의 남편입니다. 어제 제 어머니 결례를 용서하십쇼. 노인네라 세상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그런 결례를 한 것이니 노엽게 생각지 마시고 용서하십쇼. 그리고 여기 수표 한 장을 동봉합니다.

약소하지만 거두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찾아뵙고 전해드리는 것이 도리인 줄 압니다만

피차 거북할 것 같애서 사람을 보냅니다. 그리고 제 아낼 잘 부탁합니다. 수고하십쇼.』

(종이 접는 소리)

- 이게 얼마짜리 수표죠?

- 천만 원짜리가 아닙니까?

- 그래요? 워낙 동그라미가 많아서 헤아리기가 쉽지 않군요.

(봉투에 종이 넣는 소리)

- 이거 박영진 씨한테 도로 갖다 주십쇼. 그리고 난 일원짜리 동전 한 닙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전해주십쇼.

- 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전 전해드리라는 명령만 받았지 도로 받아오라는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 선생님, 제 입장을 좀 봐주십쇼.

- 당신은 박영진 씨의 비섭니까?

- 네, 부탁입니다.

- 알겠소. 그럼 내가 처리하죠.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쇼.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흠, 천만 원.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열이 있으시다구요?

- 네.

- 음... 감긴가 보군요.

- 그런가 봐요.

- 어제 바깥바람을 잠깐 쏘여서 그런가 봅니다. 그토록 쇠약해지신 거예요.

- 음... 그럴 테죠.

- 약 드셨죠?

- 네. 왜... 그렇게 보세요?

- 아... 아닙니다. 한숨 푹 주무세요. 주무시고 나면은 열이 내릴 겁니다.

- 네.

- 당신,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엾어 보이죠? 당신 가엾지 않아도 좋을 여잔데.

난 오늘 당신의 남편을 만나러 갈 겁니다. 그 사람이 날 번거롭게 만드는군요.

(음악)

(문 여닫는 소리 및 발자국 소리)

- 별일 없나? 연락 온 데 없구?

(발자국 소리)

- 어, 아니.

- 안녕하십니까.

- 아니, 선생께서 어떻게?

- 뵈러 왔죠.

- 30분쯤이나 기다리셨습니다.

- 그럼 회의실로 연락을 하지 않고서?! 아이, 죄송합니다.

바쁘신 분을 30분씩이나 기다리시게 해서. 어서 들어가십시다.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자, 들어가시죠.

- 네.

- 앉으세요.

- 네.

- 저, 웬일이십니까? 전혀 뜻밖이라서.

- 저도 여기 오게 될 줄은 몰랐죠.

- 무슨 일이 있나요? 세경이한테?

- 아닙니다. 부인께선 잘 계십니다. 오늘 온 건 이걸 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 어, 아니, 이건...

- 비서에게 전하려고 했더니 한사코 그럴 수가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제가 왔습니다.

- 이걸 왜 도로 돌려주시는지? 제가 무슨 실수라도?

- 아주 큰 실수를 하셨죠.

- 네?

- 일 원도 줄 이유가 없는 사람에게 이런 거액을 주려고 했으니 실수도 이만저만한 실숩니까?

- 아니, 선생. 왜 이러십니까? 아, 너무 약소했던가요?

- 거듭 말씀드리지만은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킵니다. 환자의 신분이 비밀이어야 한다면은

전 그걸 지킵니다. 아시겠어요?

- 하지만 선생께서는 서수연 씨와 친하십니다!

- 어제 어머님과 약속했습니다. 서수연 씨에게 비밀로 하겠다구요.

- 서수연 씨는 내 아내와 가장 절친한 친굽니다. 그리고 또 그 여자는 똑똑한 여자예요.

전 수연 씨가 아내 일을 알게 될까봐서 제일 걱정을 했어요. 근데 선생께서 수연 씨와 친하시다니까-.

- 그래서 돈으로 제 입을 막자는 겁니까?

- 음, 그런 뜻이 아니구요.

- 제가 왜 서수연 씨한테 부인 얘길 안 하는지 아십니까? 서수연 씨가 알아도

치료에 별 도움이 못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난 오직 환자의 치료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럼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 아니, 잠깐! 제 얘기 좀 들어주십쇼.

- 무슨 얘기를 하시려구요? 전 더 이상 이런 무의미한 일로 시간 뺐기고 싶지 않습니다.

- 무의미한 일이라뇨?! 선생께 우리 가문의 안전이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께 보답을 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그것뿐입니다. 아, 전 선생을 이해할 수가 없군요.

왜 제 호의를 한사코 마다하시는지.

- 그러실 테죠.

- 네?

- 실례하겠습니다.

(발자국 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음악)

(괘종시계 소리 및 책 넘기는 소리)

- 10신데 오겠다고 해놓고 웬일이시지? 그럴 분이 아닌데.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전화벨 소리)

- 오, 이 선생님인가?

(전화벨 소리)

- 여보세요?

- (전화 음성) 나야, 수연아.

- 아, 지숙이 아니니. 밤늦게 웬일이야?

- (전화 음성) 아하하, 놀랬지?

- 놀랬지 않구? 왜, 니 남편 아직 안 들어온 모양이구나?

- 어? 어떻게 알았어?

- 결혼한 여자가 밤늦게 친구한테 전화를 한다는 건 남편이 집에 없단 증거야.

남편 있어봐라. 친구 생각나나. 안 그래?

- (전화 음성) 아하하, 소설간 역시 다르다니까. 그래. 뭐하고 있니?

- 책 보고 있어.

- (전화 음성) 어, 무슨 책?

- 프로이드.

- (전화 음성) 프로이드? 그거 혹시 우리 오빠 영향 아니니?

- 그럼 그렇다고 해둘까?

- (전화 음성) 깍쟁이, 절대 그렇다곤 안 하지. 그래, 우리 오빠 자주 만나?

- 왜 그리 관심이 많지?

- (전화 음성) 왜? 관심 좀 가지면 안 되니?

- 공연한 관심 갖지 말어. 아직 그러기엔 일러.

- (전화 음성) 아직이란 단서가 붙는 걸 보니 우리 오빨 친구로 만들어버릴

심산은 아닌 모양이지?

- 그래, 솔직히 얘기하면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어.

- (전화 음성) 어, 그렇다면 희망이 있는데.

- 너, 이제 보니까 그 얘기가 하고 싶어서 전화했구나! 이 밤중에.

- (전화 음성) 그래, 맞았어. 제발 부탁인데 우리 오빨 친구로 만들지 말아줘.

우리 오빠까지 친구로 만들어 버리고 나면 넌 끝이야. 우리 오빠 같은 남자가

또 있을 줄 아니? 그러니 알아서 해.

(초인종 소리)

- 어, 끊어야겠어. 누가 온 모양이야.

- (전화 음성) 설마 우리 오빠일 리는 없고 누구지? 이 밤중에.

- 그... 글쎄?

(음악)

박웅, 배한성, 송도영, 김민. 권희덕, 이기전, 정경애, 장춘순.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주제가 작곡 노래 최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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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동아방송 개국 16주년 기념 오백만 원 고료 라디오 드라마 입선작 배명숙 극본 춤추는 겨울나무.

이기상 연출 열여덟 번째로 고려야구, 동산유지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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