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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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
바람때문이야 - 제26화 차라리 돌멩이에 비는게 낫겠어요
바람때문이야
제26화 차라리 돌멩이에 비는게 낫겠어요
1979.04.28 방송
인생극장 바람때문이야는 정하연 극본 이규상 연출로 1979년 4월1일 제1화를 시작으로 1979년 4월 30일 제28화 마지막회 방송되었다.
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하룻밤 경찰서에서 새웠어. 아침인데 형사 아저씨가 날 부르더군. 윤선생님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 앉으시오. 만길이라는 사람이 고소를 취하했소.
- 그것 보세요. 우린 죄가 없어요.
- 죄가 없는게 아니요.
- 정말 이에요 아저씨. 윤선생님하곤.
- 하여간 고소를 취하했으니까 내가 알 바 아니오.
- 만길씬 어떻게 되나요?
- 그 사람은 입건됐소.
- 그럼, 그 아주머니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나요?
- 공갈 협박죄는 친고죄가 아니오. 그건 형사상의 문제지.
- 만길씬 그 부인 한테서 강제로 돈을 얻어낸게 아니에요. 주는 돈을 받았을 뿐이에요.
- 그건 조살 해보면 알겠지.
- 아저씨, 정말 만길씬 죄가 없어요. 내말을 믿어 주세요. 만길인 배운것도 없고 무식하지만은 좋은 사람이에요. 보세요. 죄 없는 사람 고생 할까봐 고소를 취하했잖아요? 윤선생님하고 저를 고소한것도 모두 그 부인의 꾀임에 속은거라구요. 뒤늦게 그걸 깨달을 거에요.
- 하여간 재수 좋은줄 알고 나가시오.

- 아무리 애원해도 형사아저씬 내 말을 못 알아 듣는거야. 윤선생님은 입 꽉 다물고 한마디도 안하더군. 우린 밖으로 나왔어.

- 그 친구가 안됐구만.
- 왜 한마디도 안하는거에요. 아저씬 만길이가 아무 죄없는 거 알잖아요.
- 거기선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
- 아주머니한테 얘기 좀 해주세요. 만길이 같은 사람 감옥에 보내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아저씨만 집에 돌아가면 모든일이 해결 되는거 아니에요? 말씀해 주세요 아저씨.
- 그 친구를 사랑하고 있구만.
- 아저씬 사랑밖에 모르세요? 사랑이 그렇게 중요해요? 그까짓 사랑 없어두요 만길이 하고 나하곤 잘 살거에요.
- 난 집에 돌아가지 않을거야.
- 왜요?
- 지영이 한테 대한 조그만 속죄의 의미도 되겠지. 하지만 지영일 귀찮게 하진 않겠어. 하여간 난 집에는 안들어가. 사랑도 없이 같이 살 수 가 없어.
- 또 그 놈의 사랑. 참 뒤늦게 철이 나셨군요.
- 그래. 이제야 겨우 사는데 철이 난 모양이야. 이 모두 지영이 덕분이지.

- 그러고보니 안됐더군. 윤선생님 완전히 풀이 죽었지 뭐야.

- 어디로 갈건가 지영인.
- 만길이 면회하러요.
- 그 친구 만나거든 내가 미안해 하더라고 전해줘.
- 그런 말 안해도 돼요. 만길씬요 아저씨 원망하지 않을거에요. 나처럼요.
- 행복해질거야. 지영이와 그 친군.
- 고마워요.

- 면회를 시켜주데. 만길인 만길이 답게 히죽히죽 웃고 있었어.

- 많이 먹어. 이런 때 일수록 많이 먹고 기운 차려야지.
- 아, 마 배부르다.
- 더먹어. 허기져서 힘 빠지면 마음도 약해지는거야. 만길이 지면 안돼. 그래야 솔잎이 데리고 고향에 가서 우리도 오붓하게 살지.
- 니, 날 기다릴끼가?
- 기다려야지.
- 마 참말이가?
- 난 기다릴거야. 니가 평생 감옥살일 한다고 해도 난 널 기다릴거야.
- 마 삼삼하데이.
- 뭐라고?
- 마 기분이 좋구마. 마 난 고소를 취소하면 니 날 버리고 그 사람하고 마 내빼버릴줄 알았는데.
- 솔잎인 어떡하고.
- 맞제? 마 솔잎이 내 딸이제? 아이고 마 이제 살았네. 니 참말로 나 용서해 주는거지.
- 내가 윤선생 아주머니 만나서 다시한번 사정해볼께. 자기도 사람이면 없는 죄를 끝까지 뒤집어 씌우진 못할거야.
- 관두그라.
- 뭐?
- 마 만날필요 없는기라.
- 왜.
- 마 그런 인간한테 사정하고 빌게 없는기라. 마 드럽게 빌긴 와 비노.
- 빌어야지.
- 빌지 말그라. 마 니 말대로 평생을 콩밥먹어도 니한테 빌게 하고 싶진 안데이. 마 알았제? 마 하늘이 두쪽나도 빌지 말그레이.
- 알았어. 안 빌게.
- 니 약속 어기면 안된데이. 보레이. 마 내는 홀몸이 아니데이. 마 지영이 니 묵여살려야지 마 솔잎이 키워야지 마 가장인기라. 마 그런데 그런 여자한테 빌어 갖고는 체면이 말이 아니데이. 마 알겠나.
- 알았다구.
- 그라믄 가 보그라.
- 만길이 너, 날 감격 시켰어.

- 그러나 만길일 그냥 내버려 둘수는 없었어.

- 왜 날 찾아왔죠?
- 빌러요.
- 빌어? 아가씨가 나한테?
- 네.
- 아하하.
- 아주머니, 빌게요. 만길씨하고 나하곤 평생을 같이 살기로 약속을 한 사이에요. 그런데 호적에 빨간줄이 가보세요. 그런다고 못 살건 아니지만 아주머니가 아량을 조금만 보이시면 우린 행복해 질텐데 좀 도와주세요.
- 법대로 하면은 그만이죠.
- 아주머니, 빈다니까요.
- 법정에 가서 빌어요. 나한테 빌거 없어요.
- 정말 너무하시네요.
- 아가씨도 본성을 드러내는군. 만길이라는 사람도 그랬어. 처음에는 양순한척 비굴하게 나오다가 이쪽에서 냉정하게 나가니까 향스럽게 덤벼들기 시작했지. 당신같은 인간들은 그러니까 동정의 여지가 없는거야.
- 이제야 알겠어요.
- 뭘.
- 만길씨가 왜 아주머니 같은 여자한텐 빌어서 안된다고 했는지. 차라리요 나무나 돌멩이 앞에 엎드려서 비는게 낫겠어요.
- 잘 생각했군.
- 차 값은 제가 내고 나가겠어요.

- 잘했다. 말하는거 보니까 만길이 그 녀석 제법인데.
- 그래도 그 여자가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 잘못은 자기 남편이 저질렀는데 화풀이는 애꿎은 사람한테 하고 있잖아?
- 그러니까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려 살아야 하는거다.
- 우린 잘 살거야.
- 그래. 잘 살아야지. 참, 고아원에서 연락이 왔더라.
- 뭐라고?
- 입양 계획을 취소했으니까 언제든지 원할 때 솔잎일 데리고 가라고 하더라.
- 그래?
- 시간 끌거 없이 지금 당장 가서 데리고 와라. 시골 데리고 가기 전까지는 내가 키워 줄테니까. 아니, 나하고 같이가자. 일어서.
- 언니, 고마워.

- 잘 생각했습니다.
- 나는 솔잎이가 여기서 살게 돼서 무엇보다 기쁩니다.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장선생님.
- 참, 입양 수속을 밟으셔야 할겁니다. 여기 규칙이 그래놔서.
- 아 저 입양 수속은 필요 없어요.
- 솔잎인, 죄송합니다 원장선생님. 솔잎인 제 딸이에요.
- 아 아니 뭐라구요?
- 죄송합니다. 제가 키울수가 없어서 남을 시켜서 여기다 맡긴거에요.
- 그랬었군요.
- 부끄럽습니다.
- 사정이 있었겠지요.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그 앨 키우기로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 그럼 오늘 솔잎이 데려가도 되는거에요?
- 네. 그러십시오. 뭐 규칙에 어긋나지만 그까짓 규칙이야 고치면 되는거고 말입니다. 하하하하.
- 고맙습니다 원장선생님.
- 지영아, 솔잎이 좀 봐라. 아니 어떻게 된 애가 낯도 안 가리는구나.
- 이모인줄 아나보지.
- 그러게 말이야.
- 잘 됐습니다. 정말 잘 됐군요.

- 용서가 될까요? 솔잎일 내가 낳은 자식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죄없이 죽어간 내 아이가요. 날 용서해 줄까요? 안되겠죠? 평생 솔잎이 한테 대신 속죄를 해도 말이죠.

안경진, 김영식, 유민석, 나병옥, 설영범, 유명숙, 유해무,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제25화 세사람 모두 덫에 걸린 꼴이지 제27화 걱정 안해. 너 잡초잖아


(입력일 :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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