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본 정하연, 연출 이규상.
- 솔잎일 데려가려구요?
- 제가 키우겠어요. 안되나요?
- 수속이 다 끝났는데.
- 양자 수속이요?
- 다음주에 미국으로 떠나기로.
- 취소할 수 없나요?
- 글쎄요.
- 솔잎이 제가 키우겠어요. 원장 선생님 미국이 좋긴 좋지만요 하지만 부모 자식간의 정이라는게 있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그 애를 호강시켜주진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난 진짜 엄마가 돼 줄수 있어요.
- 솔잎이 한테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스민은 아직 결혼도 안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솔잎이를 키우겠다는건.
- 얘길 하자면은 복잡해요. 하지만 다 말씀 드릴게요. 저 결혼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솔잎이가 자기 앤줄 알고 있어요. 제작년에 그 사람 애를 가졌었어요. 그런데 아 저 원장선생님 전 그 애한테 속죄를 하고 싶어요. 솔잎이를 처음 보는 순간 난 솔잎이가 그 애 라고 믿었었어요.
- 네. 무슨 얘긴지는 잘 알겠습니다. 좋습니다. 한번 알아 보지요. 솔잎이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면은 보내지 않도록 해보죠.
- 고맙습니다 원장선생님. 고마워요.
-솔잎이 민자 언니 까지도 그 앤 내 딸이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 부산에서 만길이가 도망친 다음 난 민자언니 하고도 헤어져서 몇달동안 숨어서 살았거든. 하여간 그런일을 지금 소상하게 밝힐 필요는 없는거지. 그런데 만길이로 부터 연락이 끊어졌어.
- 그 녀석, 또 약속 어기는거 아니야?
- 그렇진 않을거야.
- 예감이 그래.
- 연락이 오겠지 뭐.
- 무작정 기다릴수만은 없잖니.
- 무슨 사정이 있겠지.
- 그래. 만길이 한테 사정이 생긴거야.
- 실례합니다.
- 누구세요?
- 윤지영씨 계신가요?
- 전데요.
- 아, 그러세요?
- 누구시죠?
- 만길이라는 사람 아시죠.
- 만길씨요?
- 어떤 관계입니까.
- 만길씨가 무슨.
- 어떤 부인을 공갈 협박한 혐의로 구속이 됐어요. 미안하지만 서까지 같이 가주실까요?
- 아, 제가 왜요.
- 가보시면 압니다.
- 알았어요. 가지요.
- 김옥순이라는 분 아십니까.
- 김옥순씨요? 모르겠는데요.
- 그럼 윤상도씨는 압니까?
- 네.
- 윤상도씨의 부인이 김옥순씨 입니다.
- 그런데요.
- 만길이라는 사람이 그 김옥순씨를 찾아가서 협박을 해서 금품을 뜯어냈어요. 아가씨가 자기 부인인데 윤상도씨가 강제로... 그러니 돈을 안내면 고소를 하겠다고 말입니다. 사회적 지위도 있고 하니까 돈을 내준 모양입니다.
- 그렇지 않아요. 그 여잔 모든걸 다 알고 있었어요.
- 다 알고 있었다니. 그럼, 아가씨와 윤상도씨가 정말 어떤 관계가 있었나요? 만길이라는 사람이 억울하다고 윤상도씨와 김옥순 부인을 걸어 고소를 했어요.
- 만길씨를 만나게 해주세요.
- 그 전에 두 사람이 결혼한 사이인지 아닌지 그걸 말해주시죠.
- 먼저 만길씨를 만나게 해주세요.
- 기다리시오.
- 만길이에 대한 미움에 앞서 난 윤상도씨의 부인이 미웠어. 이건 분명 계획적으로 만길이한테 돈을 주고 올가 맨거라고.
- 어, 니 왔나.
- 앉어.
- 이거 치지 마소. 뭐 힘없고 돈없으니께 마 이런 설움 당하는게 아니가. 마 니하고 내하고 결혼 안하고 산다꼬 부부로 인정해 줄 수가 없다 쿠는기라.
- 대답해봐요. 두 사람이 동거중이었나요?
- 마 사실대로 대답하면 안되나.
- 당신은 가만히 있어.
- 마 겁날게 없는기라. 우리에겐 마 솔잎이란 딸도 안있나.
- 딸이 있어?
- 정말입니더.
- 이 사람 말이 맞습니까?
- 네.
- 마 그거 보소. 마 내가 와 거짓말 시키겠는교.
- 딸이 있다고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 마 말 할 기회를 줬는교. 무조건 내가 마 공갈 협박을 했다카니.
- 아저씨, 윤상도씨 부인을 좀 만나게 해주세요.
- 마 만날필요 없는기라. 마 내가 미쳤나. 내 마누라 뺏기고 공갈 협박죄로 쇠고랑까지 차고, 마 내도 감정이 있는기라. 마 죽고 살기로 해보는기라.
- 만길씨.
- 와 눈을 부릅뜨노. 마 내가 말 잘못했나. 마 내는 정정당당하게 위자료 청구했는기라. 마 그거를 갖고 니캉 내캉 솔잎이캉 잘 살아 보겠다고 마 알겠나. 우리가 마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말이다.
- 만길인 기가 펄펄 났어. 난 윤상도씨의 부인을 만났어.
- 부부라구요?
- 네.
- 그 말을 날더러 믿으란 말인가요?
- 그럼 왜 돈을 주셨어요.
- 그건. 체면 때문이지. 내 남편과 그리고 내 체면.
- 돈을 요구한 만길씨 물론 나쁩니다. 하지만 돈을 준 아주머니도 나빠요.
- 허 참. 적반하장이군.
- 아주머니 일부러 돈을 주셨죠?
- 일부러?
- 아니면 왜 그사람을 고발했어요.
- 날 협박했다니까.
- 협박 따위에 넘어갈 부인이 아니잖아요?
- 아가씨 무척 영리하구먼. 하긴 영리하니까 내 남편을 유혹했겠지. 우유부단한 사람이긴 하지만 내게는 착한 남편이었어. 그러던 사람이 아가씰 만나고 부터는 태도가 변했어.
- 절 만났기 때문에 변한게 아니에요. 아주머니, 우리 거짓말 시키지 말기로 하지요. 일이 이렇게 까지 됐잖아요?
- 아니 아가씨까지 날 협박할 셈인가?
- 만길이 그 사람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거에요.
- 난 상관 없어요. 내 남편과 아가씨 문제지.
- 윤선생님하고 헤어질 생각인가요?
- 우린 이미 남남이야.
- 네?
- 좋겠군. 우리가 이혼을 해서.
- 난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난 윤선생님 다시는 안만나요.
- 나하곤 상관 없어요.
- 아주머니, 경찰서에 가서 말해주세요. 협박 때문에 돈을 준게 아니라구요. 만길이란 인간이 측은해서 그래서 돈을 준거라구요.
- 난 그런 말 못해요.
- 부탁이에요 아주머니. 제 말대로 하면 윤선생님 집으로 돌아갈거에요.
- 돌아와도 이번에는 내가 받아주지 않아요. 나한테는 이젠 필요없는 사람이에요.
- 네.
- 만길이란 사람이 당신들 두 사람을 간통죄로 고소했다죠? 그것으로 이 문제는 해결 된거에요. 난 아무 상관이 없어요.
- 아주머니.
- 잘들 해보라고. 벼락을 맞을 인간들 같으니라고.
- 결국 윤선생님, 나, 만길이 세 사람 모두 그 부인이 쳐 놓은 덫에 걸린 꼴이 되고 만거지. 난 내 발로 경찰서를 찾아갔어.
- 어머나.
- 아니, 지영이.
- 선생님.
- 이젠 됐어. 우린 이제 자유야. 자, 보라고.
- 윤선생님이 두 손을 들어 보였어. 그 손목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안경진, 김영식, 유민석, 나병옥, 설영범, 유명숙, 유해무, 음악 이훈, 효과 심재훈, 장준구, 기술 이원섭.
제24화 아저씬 날 속였어요 ◀ ▶ 제26화 차라리 돌멩이에 비는게 낫겠어요 (입력일 : 2007.06.05)